박균철, 윤하씨가 날짜를 잡았다면서 나에게도 함께 산행을 했으면 좋겠다고 한다.
사흘 후 5월1일 토요일에 게릴라 산행을 하기로 하고 부랴부랴 공지를 했으나 예상대로
대부분이 황금연휴를 맞아 이곳저곳으로 여행을 떠나는지라 산행에는 관심도 보이지 않는데
홍지청씨가 함께 산행을 하겠단다. 4명이 15인승에 넓~직~허니 자리를 잡고 이야기 꽃을 피운다.
그 많던 오토바이들은 어데로 갔는지 하노이가 텅 빈듯 공항으로 가는 신작로가 뻥뚫린게 시원해서 좋다.
우리가 탄 차량이 땀다오산을 오르기 시작하는데, 이게 웬 일인가 오르내리는 차량이며 오토바이가 줄을 잇는다.
어데 갔나했더니 여기 다 모인것 같다. 겨우겨우 마을에 들어서니 이젠 인산인해다. 시장바닥처럼 사람들로 메어졌다.
자동차가 앞으로 나아가질 못한다. 정말 베트남사람들이 점점 여유가 있어지는 모양이다.
사람들을 피해 츄아동 등산로 입구로 향하는 소도로로 들어서 얼마 못갔는데 앞에서 오던 차량이 길이 않좋아 못간단다.
그래!! 이왕 산행을 할터인데 조금 일찍 내려서 걷기로 한다. 박균철사장이 나눠주는 쵸코렛 두개와 사과 한개씩 그리고
아침에 구입한 김밥 두줄씩을 받아 넣고 한참을 걸러서 츄아동 입구 등산로로 들어선다.
입구엔 주차된 차량이 한대도 없다.
간밤에 비가 왔는지 길이 몹시 미끄럽고 안개가 짙게 깔려 인근의 빽빽한 대나무만 보일 뿐인 등산로를 조~심 조~심
걷는다. 츄아동까지는 약 10키로 거리인데 오늘은 오랫동안 산행을 못했던 분들도 동행하므로 왕복 3시간 정도에서
되돌아오기로 했다.
질퍽거리는 등산로는 산허리를 휘어감고 끊어질듯 끊어질듯 이어지는데, 끊어진 네댓군데는 굻은 나무가지로 보를
세우고 그 위에 대나무를 깔거나 잔 나무가지를 깔아 못을 박았는데 보기에는 그 닥지 안전해 보이질 않지만 지난
겨울 훈련산행 때 몇 번 경험한 바로는 문제가 없었기에 조심해서 건너기로 한다. 게다가 오늘은 미끄러워 조심조심
걷는데도 불구하고 대나무 한개가 부러지면서 내 오른쪽 다리가 밑으로 빠져 뒤에 오는 일행들은 더욱 더 엉거주춤
조오~심하며 다리로 이어진 구간을 건너곤 한다.
약수물이 지렛대 위 나무대롱을 따라 졸졸 흐르고 대나무로 엮은 평상이 있는 시냇물가에 도착하여 싸들고 온 김밥을
먹는다. 9시반경에 하노이를 떠나 이제 겨우 1시간반을 걸었는데 벌써 1시반이다. 여기서 늦은 점심을 먹고 되돌아
가기로 한다.
그런데 말로만 듣던 거머리가 홍지청씨 바지에 붙어 떼내려 애를 써도 잘 떨어지지가 않는댜.
그러고 보니 내 배낭 위에서도 놀고 있다. 돌아오는 내내 온 몸이 스믈거린다.
작고 검은 거머리가 앞으로 우기 산행에 조심해야할 공공의 적 1호라 하겠기에, 긴팔, 장갑, 목까지 천으로 가릴 수
있는 모자 등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할 것같다.
예의 우리식당(?)에서 맥주 한잔을 걸치고 하노이로 돌아오니 어둠이 내려 앉는다.
윤하씨, 홍지청씨는 하노이 생활 7-8년 만에 가장 운동을 많이 한 날이었다며 조금씩 산행시간을 늘려가면 좋겠단다.
하노이에서도 산행을 할 수 있어 즐겁고 작은사랑모임이 8월말 라오까이로 향해 판시판을 오를 계획이라면 본인들도
꼭 판시판에 오르도록 벌써부터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겠단다. 일행과 저녁을 함께 하고 집에 들어와 옷을 벗는데
발목에 거머리를 달고 다녔는지 피가 많이도 흘렀고 한 동안 멈추지 않고 흘러 거머리 공포가 한동안은 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