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陽虛者,火虛也,爲神氣不足,爲眼黑頭眩,或多寒而畏寒。陰虛者,水虧也,爲亡血失血,爲戴陽,爲骨蒸勞熱。” 구절에 대한 저의 해석 방식의 현토입니다. 괄호 안의 현토는 보통 생략합니다.
陽虛者는,火虛也ㅣ니,爲神氣不足,爲眼黑頭眩이며,或多寒(호되)而畏寒이오,
陰虛者는,水虧也ㅣ니,爲亡血失血,爲戴陽,爲骨蒸勞熱ㅣ라。
‘陽虛하다는 것’은 (人體에 있어서) 火虛에 해당하는 것이니, (인체의 정신과 육체의 관점에서 陽(陽氣,陽火)의 범주에 해당하는 정신활동의 발현의 측면에서는) 神氣不足의 상태에 해당되며, (인체의 상부와 하부의 관점에서 陽의 부위에 해당하는 頭部 기능 중에 제규(諸竅)의 외합(外合)의 측면에서는) 眼黑, 頭眩의 상태에 해당되며, 혹 (인체 음양의 상대적 평형의 결과로 나타나는 寒熱증상의 측면에서는) 多寒하면서도 畏寒한 증상으로도 나타날 수 있다( ‘而’ - 원래 陰이 많은 체질이라서 寒한 증상이 많은 것이 아니라 陽虛로 인하여 상대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이므로 ‘多寒에 畏寒한 증상이 겸’하는 것으로 감별진단의 요점을 나타내기 위해서 사용한 ‘역접or순접+부연’의 의미의 접속사로 해석함).
‘陰虛하다는 것’은 (人體에 있어서) 水虧에 해당하는 것이니, (인체의 정신과 육체의 관점에서 陰(陰水,陰血)의 범주에 해당하는 육체손상의 측면에서는) 亡血, 失血의 상태에 해당되고, (인체의 상부와 하부의 관점에서 하부의 음의 손상으로 인한 상부에 나타나는 증상에 대한 영향의 측면에서는) 戴陽의 상태에 해당되고, (인체의 음양의 상대적 평형의 결과로 나타나는 寒熱증상의 측면에서는) 骨蒸勞熱의 상태에 해당된다.
답변
먼저 음양편을 한번 정독해보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그러셔야 전체 맥락이 이해 되실겁니다.
다음으로...
1. 우선 원문 해석을 할 때에는, 한 글자 한 글자 뜻을 명확하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기본적으로 ‘爲’자에 ‘해당된다’라는 뜻은 없습니다. 이렇게 되면 ‘의역’의 범위에서 해석한 것이 되어야 하는데, ‘해당하다’라는 말의 뜻을 사전에서 찾으면 다음과 같습니다.
해당하다4 (該當--)[해당하다]
[동사] 어떤 범위나 조건 따위에 바로 들어맞다.
유의어 : 들어맞다, 상당하다2, 해당되다
“A가 B에 해당한다”라고 하려면, B가 좀더 넓은 범주이고 A는 그 B의 조건에 맞는다는 의미가 됩니다. 이렇게 되면, ‘陽虛’와 ‘陰虛’가 뒤의 ‘병증’이라는 조건에 맞는다는 이야기가 되어야 하기에, 나쁘게 말하면 오역이 됩니다.
앞뒤의 다른 사례들(表實, 表虛, 裏熱 등등)과 마찬가지로 陽虛, 陰虛와 火虛, 水虧는 큰 틀에서의 이야기이고, ‘爲~~’로 표현되는 병증들은 그 사례들로 보는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2.
한의계에서는 섬세한 번역을 하지 않고 막 접근하곤 하지만, ‘神氣’라는 단어에는 생각보다 여러 뜻이 있습니다.
한어대사전을 베이스로 한 바이두한어의 상세해석을 보면...
(http://hanyu.baidu.com/s?wd=%E7%A5%9E%E6%B0%94&device=pc&from=home#detailmean)
1. 神妙灵异之气。
《礼记·孔子闲居》:“地载神气,神气风霆,风霆流形,庶物露生,无非教也。” 孔颖达 疏:“神气,谓神妙之气。”《史记·封禅书》:“ 长安 东北有神气,成五采,若人冠絻焉。”
2. 指道家所谓存养于人体内的精纯元气。
《庄子·田子方》:“夫至人者,上闚青天,下潜黄泉,挥斥八极,神气不变。” 郭象 注:“夫德充於内则神满於外。”《淮南子·要略》:“言至精而不原人之神气,则不知养生之机。”《云笈七籤》卷十三:“致令六腑神气衰,百骸九窍不灵圣。”原注:“神气不凝於丹田之中,灵光不照於藏府之内。” 清 梁章鉅 《退庵随笔·读子二》:“道家只为一己,只要神气常存。”
3. 精神气息。
汉 仲长统 《昌言下》:“和神气,惩思虑,避风湿,节饮食,适嗜欲,此寿考之方也。” 宋 王谠 《唐语林·补遗一》:“﹝悍马﹞数日而神气一小变,踰月而大变。志性如君子,步骤如俊乂,嘶如龙,顾如凤,乃天下之骏乘也。” 清 蒲松龄 《聊斋志异·刘海石》:“﹝狐属﹞吸人神气以为灵,最利人死。”
4. 指神志。
《太平广记》卷四二八引 唐 薛用弱 《集异记·裴越客》:“羣婢渐以汤饮灌之,即能微微入口。久之,神气安集,俄復开目。” 宋 陈鹄 《耆旧续闻》卷七:“ 曹 神气恍惚,若有所凭。”《红楼梦》第九七回:“见 黛玉 颜色如雪,并无一点血色,神气昏沉,气息微细。”
5. 神情,神态。
《后汉书·蔡邕传》:“和液畅兮神气寧,情志泊兮心亭亭。” 三国 魏 嵇康 《幽愤诗》:“仰慕 严 郑 ,乐道闲居;与世无营,神气晏如。” 清 蒲松龄 《聊斋志异·仙人岛》:“﹝ 王勉 ﹞神气沮丧,徒有汗淫。” 老舍 《二马》第四段四:“﹝ 老马 ﹞看出儿子的神气不对,可想不起怎样安慰他。”
6. 指事物的状态、状况。
郭沫若 《北伐途次》十九:“适逢其会有好几盏马灯的洋油都点尽了,灯光幽幽地快要熄的神气。” 沈从文 《从文自传·辛亥革命的一课》:“洗过了脸,我方走出房门,看看天气阴阴的像要落雨的神气,一切皆很黯淡。”
7. 风格气韵。
南朝 梁 何逊 《答江革联句不成》诗:“日余乏文干,逢君善草札,工拙既不同,神气何由拔。” 宋 姜夔 《续书谱·总论》:“大抵下笔之际尽仿古人,则少神气。” 清 沉初 《西清笔记·纪名迹》:“ 北宋 院本画,用笔工緻,傅色明釅,规模神气,逼似 唐 人。”
8. 神采焕发;有生气。
宋 俞文豹 《吹剑录》:“﹝ 杜甫 ﹞《禹庙》诗:‘云气生虚壁, 江 声走白沙。’一‘生’字、‘走’字,古庙顿有神气。” 宋 吴幵 《优古堂诗话》:“使九门之外,有非常之客;北闕之下,有神气之宾。” 巴金 《大镜子》:“但是我的书房里偏偏留着那面大镜子,每次走过它前面,我就看到自己那副‘尊容’,既不神气,又无派头,连衣服也穿不整齐,真是生成劳碌命。”
9. 得意;傲慢。
茅盾 《色盲》三:“他抡开右手的五个指头很神气地向空间作了个捞捕的姿势。” 赵树理 《三里湾·还得参加支部会》:“ 范登高 已经没有那么‘神气’了,便带着一点乞求的口气说:‘可是你也得叫我说话呀!’”
여기에서 선생님께서 보신 뜻은 3번이나 4번인 듯합니다.
3번은 정신 상태가 겉으로 드러난 것, 4번은 의식 자체를 말한다고 보시면 되는데...
제가 말씀드린 것은 3이나 4가 아닌 '2번'의 의미입니다.
道家에서 말하는, '인체 내부에 보존하고 기르는 元氣'를 말합니다.
이는 음양편을 보아도 웬만큼 알 수 있고, 허실편에서 “夫神氣者,元氣也”라고 언급한 것을 보아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傳忠錄 상권 대부분은 상당히 짜임새 있는 구조로, ‘理->陰陽->六變->六變의 구체적 사례들’의 구조를 가지고 일관하고 있습니다. 그 최상위인 陰陽과 水火 개념의 문맥상 2번의 의미로 보는 것이 자연스러운 이유입니다.
하지만, 정확히 개념과 맥락을 잡으시려면, 道敎에 대한 상식을 가지고 陰陽篇을 상세히 보셔야 합니다. 한의대에서 유교나 불교는 접하지만 道敎를 접할 일은 사실상 거의 없는데, 道敎 수행과 관련된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면 엉뚱하게 이해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神氣, 元氣, 元神, 火候 등의 개념은 도교 수행에 있어 아주 핵심적인 용어들이며, 도교 관련 자료를 볼 때에 끊이지 않고 나오는 주제이기도 합니다. (도교 내에서도 시기적으로, 지역적으로 다양하고 혼란이 많습니다. 심지어 후기 도교에서 元神은 불교 유식론의 아뢰야식 개념과 뒤섞이게 됩니다)
神氣를 그냥 정신, 정신 상태가 겉으로 드러난 것이라고 보려 하면, 음양편의 "命門爲受生之竅, 爲水火之家, 此卽先天之北闕也。"나 허실편 바로 뒤쪽의 “夫神氣者,元氣也” 같은 문장의 맥락을 이해하기 어려워집니다.
陰陽篇에서는 “元陽者는 卽無形之火니, 以生以化하며, 神機是也오, 性命係之, 故로 亦曰元氣”라고 하였고, 같은 虛實篇의 바로 조금 뒷 문장에서는 “夫神氣者,元氣也”라고 하였습니다. 이렇게 보면 ‘元陽=無形之火=元氣=神氣’라는 논리가 성립됩니다. 그래서 ‘爲亡血失血’과 ‘爲神氣不足’의 ‘爲’만은 원인으로 해석하는 수 밖에 없지 않나도 하였던 것입니다.
하지만 같은 虛實篇에서 “元氣微虛, 則神氣微去, 元氣大虛, 則神氣全去”라고 했으니, 元氣를 먼저로 보는 것이 더 합당할 듯도 싶습니다(여기에서의 神氣도 위에서 말한 2번의 의미로 보셔야 합니다). 이렇게 되면, 陽虛 ․ 火虛로 나타나는 병증들 중 하나로 볼 수도 있겠습니다.
해석 면에서 일단은, ‘爲’를 ‘되다’ 정도로 해석해서, “陽虛와 陰虛로 인해 이런 병도 생기고, 저런 병도 생긴다”가 아니라, “陽虛와 陰虛가 ~~도 되고, ~~도 되고”식으로, 병증들을 나열한 것으로 보면 무난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다음날의 카톡에 “그냥 陰虛의 증상 나열로 본다면 역시 그냥 증상의 하나로 보아도 문제는 없겠습니다.”라고 했던 것입니다. 꼭 원인 결과를 따지지 않고, “음허에는 이런 것들이 있다”는 정도의 의미로 ‘爲’를 해석하는 방식입니다. 이 경우 직역은 ‘되다’이니, “음허는 양혈실혈도 되고, 뭐도 되고 뭐도 되고...” 하는 식의 나열로 보는 것입니다.
예전 강의 때에 장경악이 도교의 영향을 크게 받아서 이런 이야기가 나온 것임을 꽤 길게 설명한 것이 있었는데, 이런 맥락을 못 들으신 입장에서는 저렇게 해석하시기가 쉬울 수 밖에 없습니다.
참고로,「類經圖翼」의 「三焦包絡命門辨」등을 보아도, 장경악이 도교에서 큰 영향을 받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