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기 101년 12월 15일 목요일
제목 : 마음만 읽어주면 되는 것인데
통영교당에는 법호인들로 구성된 일원회가 있다. 일원회원 중에 한분인 방타원 유정원님께서 편찮으셔서 서울 아들집으로 가게 된다는 정보를 듣고 회장이신 옥타원께서 방타원님 문병을 가자고 주선을 하신다. 옥타원님 말씀에 따르면 방타원님은 50여년을 통영교당에 다니셨고 신앙과 수행에 모범이 되어 법사위에 오르셨다는 것이다. 매월 일원회비를 내주신 방타원님이 어쩌면 마지막이 될 줄도 모르는 데 한 20여만 드리면 좋겠다고 하신다. 그런데 일원회에서 상의를 하였는데 회칙에 규칙을 만들어 지출을 해야 한다고 하였다는 것이다.
문병을 가기로 한 날 교당에 모였다. 문병을 가는 사람들이 조금씩 성의를 모았다. 그리고 일원회 회비를 점검하는데 총무가 10만원을 내 놓는다. 그러니까 옥타원 회장님은 마지막일런지도 모르는데 일원회에서 겨우 10만원 밖에 안 하느냐 그래도 한 20만원은 해야 되지 않느냐고 하시고, 총무는 회칙에도 없으니 10만원 밖에 못한다고 하면서 각자의 주장을 세운다.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양쪽 다 승복하지 못하고 서로 너무한다고 생각을 하는 것 같다.
그래서 교무로서 조정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을 했다. 옥타원님 하고 불렀다. 방타원님이 서울 가시면 통영교당에 다시 오실 수 있을려는지 알 수 없는데 우리 일원회에서 성의를 표시고 싶지요. 기금도 500여만원 있으니 한 20만원은 드리고 싶지요 그렇게 말씀을 드리니 교무님 그래요 그러신다. 총무님은 일원회의를 할 때 서로 의논이 되지 않은 돈이라 20만원 드리기가 어렵지요 혹시라도 회원들이 왜 20만원 지출했느냐고 하면 시끄러워질 것 같지요 그러니 그렇다고 하신다.
두 분 다 옳습니다. 회장님은 방타원님을 생각해서 그 섭섭한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고 총무님은 회의에 말썽이 없어야 할 것 같고 그래서 그렇지요 라고 마음을 읽어 드렸다. 그랬더니 논쟁은 끝이 났고 10만원을 드렸다.
내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무시하면 안 된다. 상대방 마음을 읽고 세정을 알아주면서 내 주장을 하면 상대도 나의 마음을 읽을 여유가 생긴다. 그런데 자기의 주장만 하면 듣지도 않고 가는 말들이 모두 튕겨 나오고 만다. 일은 일대로 안 되고 감정만 상하고 그렇게 된다. 대화를 할 때 상대방의 말을 잘 듣고 그런 뜻이군요 그렇게 하자는 말씀이지요 라고 하면서 상대의 마음을 읽는 연습을 하여야 한다. 자기 마음이 전달되었다고 생각하면 긴장이 풀리고 양보도 쉽게 한다.
수문장이 대문을 여는 것은 같은 편이라야지 적군이라고 판단되면 문을 굳게 닫고 싸우게 되는 것처럼 나의 마음을 읽어주면 우군이라고 생각하여 차분하게 되고 경청도 하지만 자기 말만 세우면 적군인지도 모르기 때문에 마음의 문을 열지 않는다. 대화는 마음을 소통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소통하면 못 이룰 것도 없는데 소통이 안 되면 될 일도 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