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여행을 떠나는 아침, 새벽 5시 30분부터 일어나 일찌감치 준비를 했다. 몇 주 전부터 준비한 수학여행이지만 뭔가 허전하고 분명 빠뜨린 게 있는 것 같아 더 꼼꼼히 더 세심하게 준비를 했다. 몇 일 전부터 장염으로 고생을 하고 있었는데 당일 아침 배가 아프고 탈수 증세와 설사가 약간 있었다. 엄마는 걱정되는 마음으로 문 앞까지 바래다 주셨고, 나는 설레는 마음과 걱정되는 마음으로 집을 떠나 학교에 도착했다. 학교에 오니 이미 많은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아이들 모두 예쁘게 꾸미고 자기가 아끼는 물건들을 챙겨왔다. 자기가 자기 전에 안고 자는 인형을 가지고 온 아이들도 있었다. 10분 후 버스가 도착하고 8시 30분경 강원도 낙산사로 출발하였다. 버스를 타니 1학년 때 수련회를 떠나는 때가 생각이 났다. 그 때는 힘들까봐 걱정되는 마음이 컸는데 수학여행은 달랐다. 수학여행은 중학교 마지막 여행이라는 생각이 들어 많은 기대와 설레는 마음으로 가득하여 떠난 여행이었다. 가는 도중 한계령 휴게소에 들렸다. 높은 곳이라서 그런지 많이 춥고 안개가 많이 꼈었다. 그러나 경치는 정말 놀라울 정도로 아름답고 멋있었다. 나가서 많이 둘러보고 사진도 찍고 싶었는데 그 때 내가 몸 상태가 좋지 못해서 나가지 못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아쉬운 마음뿐이다. 나중에 기회가 있으면 그곳에 꼭 한번 다시 가 보고 싶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면서 어느 덧 양양에 도착했다. 낙산사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걸어 올라가야 했다. 그래서 친구들이랑 모여서 올라가는데 너무 힘들었다. 무슨 절이 산에 있냐고 투덜거리며 낙산사에 도착했다. 낙산사는 지난 2005년 화재로 인해 많은 문화재를 손실하였다. 2005년이면 내가 3학년이었는데 그 때 외삼촌 결혼식 때문에 한번 온 적이 있었다. 화재가 난 직후 간 낙산사는 정말 폐허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많이 복구가 되어 대충 예전 모습이 갖추어 진 것 같다. 낙산사 위에서 내려다본 동해 바다는 정말 아름다웠다. 반짝반짝 빛나는데 너무 예쁘고 멋있었다. 춘천에 살아서 그런지 바다를 볼 기회는 많지 않은데 정말 바닷가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낙산사를 구경한 후 밑으로 내려가서 점심을 먹고 낙산 해수욕장에 갔다. 바로 앞에서 바다를 보고 구경하니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다른 반 아이들은 아예 몸을 다 적시고 노는 애들도 있었다. 참 용기 있는 아이라고 생각했다. 나도 그렇게 하고 싶었지만 아직 날씨도 춥고 신발도 한 개 밖에 없어서 발 적시지도 못했다. 그 대신 지영이랑 화정이랑 바다를 배경으로 많은 사진을 찍었다. 여행이 끝난 후 남는 건 사진 밖에 없을 거라 생각을 해서 다른 친구들과도 많이 찍었다. 옆에서 지영이는 조개 껍데기를 줍고 있었다. 지영이는 참 좋은 생각을 한 거 같아 나도 한 개 달라고 부탁했다. 착한 지영이는 선뜻 자기가 주운 제일 예쁜 조개 껍데기를 나한테 줬다. 역시 착한 지영이다.
그 다음엔 설악산에 갔다. 설악산에도 정말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너무 멋있고 아름다워서 애들이랑 계속 감탄사를 연발했다. 물론 사진도 찍었다. 설악산에 올라가는데 어찌하다보니 꼴등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그래도 끝까지 올라가고 싶은 마음에 쉬지도 않았다. 몸은 많이 힘들었지만 기분은 좋았다. 푸른 나무들이 뿜어내는 산소 때문이였을까? 공기가 깨끗하고 스트레스가 다 해소되는 것 같았다. 비선대에 올라가서 선생님이 아이스크림을 사주셨다. 슬프게도 장염을 앓고 있었던 나는 입에 대지도 못했다. 정말 아쉬웠다. 내려오는 길은 발이 너무 아프고 다리가 풀려 내려오기가 힘들었다. 그래도 부지런히 내려오니 버스에 도착했다. 그렇게 하루 일정을 다 마치고 나니 벌써 4시였다. 벌써? 라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시간이 빨리 가는 것 같아 아쉬웠다. 숙소에 도착하고 방을 배정받고 편히 쉬었다. 맛있게 저녁 식사를 하고 레크레이션 시간을 기다렸다. 8시가 되자 위층으로 올라갔다. 첫 번째로는 우리 반 민수가 노래를 불렀다. 우리 반을 대표해서 정말 멋있게 잘 불렀다. 그리고 많은 아이들이 춤과 패션쇼 등 열심히 연습하고 준비한 공연을 멋지게 소화하며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랐다. 장기자랑이 끝난 후 야식으로 치킨이 준비되어 맛있게 먹고 놀다가 새벽 1시쯤 잠이 들었다.
수학여행의 둘째 날, 아침 일찍 일어나 밥을 먹고 남양주 종합 촬영소로 출발했다. 날씨가 너무 맑고 더웠다. 도착하니 주차장이 정말 넓었다. 아마도 여기서 촬영을 하기위해선 많은 차량이 필요하기 때문일거라 생각했다. 여기저기 둘러보았다. 시설은 그다지 좋진 않았다. 낡고 지저분했다. 위에는 한옥마을 세트가 있다고 하는데 있는지 몰라서 못 올라가봤다. 그래서 밑에 민속마을 세트랑 영상지원관에 들어가서 구경도 하고 사진도 찍었다. 영상지원관 안에는 재미있는 기계들이 많았다.
남양주 종합 촬영소를 다 구경하고 버스를 타고 정약용 생가로 이동했다. 정약용 생가에 들어가는 입구에는 거중기, 정약용이 쓴 책들에 대한 소개가 있었다. 거중기는 수원화성을 만들 때 사용되었던 기구인데 이 거중기 때문에 공사기간이 7년이나 단축되고 많은 돈이 절약되었다고 한다. 영어 선생님과 함께 정약용 묘를 올라가봤다. 올라가니 정약용 생가가 다 보였다. 올라가서 경건한 마음으로 인사를 했다. 앞으로 일이 잘 풀릴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정약용 생가를 다 둘러본 후 숙소로 향했다. 이 시간 이후부터 마음이 설레기 시작했다. 이유는 저녁 먹고 에버랜드를 가기 때문이였다. 모든 아이들 모두 같은 마음이였을거라 생각한다. 두근되는 마음으로 저녁을 먹고 출발하려고 준비하는데 반바지를 입으면 안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선생님들께 서운했다. 그래도 우리 학교 학생들을 위하는 마음이시니 긴 바지로 갈아입고 에버랜드로 출발했다. 에버랜드는 야간에도 사람들이 무척이나 많았다. 우리 조원들이랑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놀이기구를 5개를 탔다. 후룸라이드를 탈때는 새치기를 해서 뒤에 있는 사람들에게 욕을 먹었다. 많이 창피하고 미안했다. 다시는 그런 일을 하지 않겠노라 다짐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에버랜드에서 생각나는건 길고 긴 줄과 발바닥이 아프게 돌아다닌 것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그래도 친구들과 함께해서 정말 즐거웠다.
그렇게 둘째 날이 흐르고 셋째 날이 왔다. 셋째 날에는 전 날에 못탔던 놀이기구들을 다시 탈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아침을 먹고 몰래 반바지를 입었다. 에버랜드에 도착하자 어제 밤보다 사람이 배 이상으로 많았다. 그리고 날씨가 정말 더웠다. 반바지를 입기 정말 잘한 것 같다. 도착하자마자 화정이 일행과 무조건 T익스프레스로 뛰어갔다. 줄이 정말 길었다. 그러나 그나마 우리는 빨리 도착한 것이다. 우리 뒤에 사람들은 2시간을 기다려야했지만 우리는 1시간을 기다렸다. T익스프레스는 정말 대단했다. 맨 뒤에 탔는데 몸이 위로 붕붕 뜨는 느낌이였다. 놀이기구 중 제일 재미있었던 것 같다. 다음에는 더블 락스핀을 타러 갔는데 줄이 너무 길었다. ‘사파리나 가서 동물이나 구경할걸...’이라는 생각이 지금에서야 든다. 에버랜드를 재미있게 이용한 후 여주로 이동했다. 여주에는 세종대왕의 영릉이 있다고 해서 갔다. 가서 세종대왕의 업적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그러나 설명 시간이 너무 길었다. 그래서 세종대왕의 영릉에 갈 시간이 부족하여 가지 못해 너무 아쉬웠다. 그 대신 설명을 많이 들어 세종대왕에 대해 많이 안 거 같아 많이 아쉽지는 않았다.
세종대왕의 영릉을 보고 난 후 신륵사에 갔다. 신륵사는 신라 진평왕 때 원효가 지은 절이라고 한다. 또 고려 말 나옹스님이 머물렀다는 곳으로 유명한 곳이다. 드라마 ‘추노’ 촬영지였다고도 한다. 그러고 보니 추노에서 본 생각이 났다. 설명해주시는 선생님께서 설명을 정말 재미있게 잘해주셔서 신륵사에 대해 많이 알고 배웠다.
이번 수학여행에서 친구들과 함께 즐거운 추억도 쌓고 좋은 경험과 재미있는 체험을 많이 해서 여행을 정말 즐겁고 재미있게 다녀온 것 같다. 강화도를 못가 조금 아쉽긴 했지만 그 대신 간 설악산이나 낙산사도 정말 재미있었고 경치나 풍경이 정말 멋있고 아름다웠다. 무엇보다도 친구들, 선생님과 더 가까워지고 모두 함께한 여행이라서 더 행복하고 즐거운 여행이었다.
첫댓글 글을 참 잘 썼구나. 기행시작부터 끝까지 꼼꼼하게 기록한 걸 보니 지연이의 성품을 알 수 있겠다. 차분하면서도 성실하고 그러면서도 치열한 지연이. 지연이 글을 읽으며 다시 한번 수학여행의 느낌이 살아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