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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올레 1코스를 걷고 나서 ...
* 일 시 : 2008. 7. 4(금) 10:00~17:20 * 날 씨 : 흐리고 한 때 소나기
몇 일전부터 제주도 일기예보를 유심히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었다.
2박 3일 세미나 일정 중에 마지막 날 단체투어가 개별 자유 시간으로 변경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전부터 염두에 두었던 제주 올레를 걸어보기로 했다.
혹시나 해서 경등산화와 배낭은 준비하고 온 상태였다.
‘시사저널’ 창간 정기구독자였으며, 다시 ‘시사 인’ 창간부터 구독하고 있는 본인은 주간지 특집
으로 다룬 서명숙 이사장님의 ‘산티아고 순례 길’과 ‘네팔 트래킹’ 기사를 감동 있게 읽었다.
그래서 언젠가 제주도에 가면 제주 올레를 걸어보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마침 세미나가 제주도
에서 있어서 좋은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태왕사신기 세트 옆에 있는 세인트 포 리조트에서 2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3일째 아침 식사 후
일행과 인사를 나누고 J 과장님과 김녕까지 택시를 타고 나왔다.
당초 마라도 투어를 계획하셨다가 올레를 걸을려고 했으나 가방과 신발이 마땅하지 않아 원래
대로 모슬포 방향으로 떠나는 한양대 J 과장과는 반대 방향으로 가는 버스 정류장에서 동회선
순환버스를 기다렸다.
09:21분경 버스가 도착하여 시흥초등학교를 향하여 버스에 올랐다. (1,000원)
동쪽 해안선을 따라 달리는 버스는 외곽순환도로와 작은 동네들을 순회하며 아기자기 한 제주
풍경을 보여주었다.
[시흥초등학교 전경]
약 30분을 달려 시흥초등학교를 약간 지나 올레 길 표시판이 있는 근처에 내려주었다.
혹시나 해서 학교까지 걸어가 배낭을 내려놓고 잔디밭 교정을 걸어보았다.
한창 단장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고, 건너편 저쪽에 병풍처럼 늘어선 오름이 인상적이었다.
정문에서 좌측 반대쪽에 위치한 백엽상에서 브로셔 1권을 일하시는 분께 부탁해 건네받고 10시
까지 기다렸지만 공휴일이 아닌 관계로 함께 걸을 일행은 없는 듯 했다.
조금 전 지나왔던 ‘제주 올레길’ 들어가는 길 쪽으로 다시 내려와 밭둑 사이로 난 길을 따라갔다.
걱정했던 7월 초순 더운 여름 날씨는 많은 구름으로 인해 다행히 걷기에 적당하였다.
밭둑 돌담 벽에 파란색으로 계속 방향표시가 되어 있어서 첫 걸음이 편안하였다.
한참을 걸으니 우측으로 시흥청년회에서 ‘제주 올레길 두산봉 산책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라는 현수막을 친절하게도 걸어놓았다.
이제 첫 오름이 시작되는가 보다. 걷기에 편하도록 바닥에 고무와 밧줄로 작업을 해놓아 미끄러
지지 않게 해놓았다. 중간지점에 운동시설도 설치를 해놓은 것이 보였다.
역시 경사를 올라가니 등줄기에 땀이 흐르기 시작한다. 조금 올라가니 쉼터를 만들어 놓아 물 한
모금을 마셨다. 저 멀리 한라산 방향은 안개와 구름에 가려서 잘 보이지를 않는다.
첫 번째 오름 능선에 오르니 우측으로 방향 표시가 나있고, 쇠파이프와 소나무를 이용한 간이문
으로 막혀있었다. 사용 후 꼭 닫아 달라는 글귀가 있었다.
살며시 밀고 들어와 문을 원래대로 닫고 조금 걸어가니 길 양쪽으로 소가 유유히 풀을 뜯고 있다.
아하! 벌써 소 목장 길을 통과하고 있구나 생각했다. 중간 중간에 쇠똥 무더기가 깔려있어서 조심
스럽게 걸어야 했다.
오름 오른쪽 아래는 시흥초등학교 근처로 예쁜 마을들과 논, 밭이 펼쳐져 있고, 저 멀리에는 성산
일출봉과 우도가 안개 속에 가물 가물거린다.
아마도 시흥초등학교에서 보았던 병풍바위 위쪽 부분을 지나는 것으로 보인다.
얼마를 걸으니 아래쪽으로 내려가는 방향 표시가 있고 왼쪽으로 소들이 걸어 다니는 질척한 도로
가 전개된다. 그 와중에도 길옆에 피어있는 엉겅퀴와 호랑나비가 반가워 셔터를 눌렀다.
가는 길 중간 왼쪽으로 방목 중인 소들이 여유 있게 지나가는 길손님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마지막 지점은 비가 와서 질척거림이 심하여 발을 디딜 곳이 마땅치 않았다.
겨우 지나와 철 대문의 사잇문을 열고 나왔다. 역시 문 닫는 것에 신경을 써야 할 듯...
다시 편안한 길이 전개된다. 얼마 후 다시 우측으로 전환하라는 파란 표시가 나왔다.
건너편으로 공동묘지가 보이고 푸른 잔디밭으로 덥인 또 다른 오름이 펼쳐진다.
여기가 ‘알오름’인 모양이다.
묘지를 지나오니 포장도로가 쭈~욱 전개되는데 우측으로 나있는 파란 철 대문으로 들어가란 표시
가 되어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온통 풀밭이다. 방향을 살피니 11시 방향으로 작은 나무에 파란 표시가 붙어
있다. 아, 이쪽 방향이구나 하고 올라가니 한참가다 보니 또 방향이 헷갈린다.
두리번거리니 역시 11시 방향 저쪽 위 소나무에 표시가 붙어있다.
능선을 올라가니 또 다른 작은 묘지가 하나 있고 저 멀리 봉우리에 말 무리가 보인다.
처음에는 도망 칠 듯 하더니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렌즈를 계속 만지고 있으니 태연하게
포즈를 취해준다.
아니, 오히려 정상을 지나기 위해서는 말무리를 지나야 하는데 피할 생각을 않고 몇 마리는 서서히
따라오기 까지 한다.
아마, 여성분들은 혼자 걷다가 같은 상황을 만나면 순간적으로 무섭겠다는 생각도 든다.
알 오름 정상에는 정상 표지석이 박혀있다. 두산봉 145.9m.
온통 녹음의 천지이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등줄기의 땀을 식혀본다.
까마득히 성산일출봉이 보이고 얼마 후 걸어야 할 종달리 해안선이 유난히 길어 보인다.
한 줄기 바람에 땀을 식히고 다시 내려온다.
얼마를 오니 갑자기 파란 시그날이 보이지 않는다.
순간 당황스럽다. 어디로 가야하나? 배낭에서 브로셔를 펼쳐보니 자세한 그림이 그려져 있다.
길이 없어 당황스럽지만 바로 직진하여 내려가도 되고, 약간 표시가 있는 왼쪽으로 가면 다시 처음
능선으로 올라오던 길과 만나게 되고 옆으로 가는 길을 만나게 되니 당황할 필요가 없는 것 같다.
한참을 가면 말 먹이 물통에도 파란 표시가 있다.
다시 철 대문을 나서고 조용히 닫는다.
비포장도로를 약간 걸어 나오면 아까 파란대문을 들어 갈 때 계속되던 포장도로와 만나게 된다.
이제부터 이 길만 따라가면 된다. 길옆으로는 농부들의 일손이 바쁘다.
다만 비가 내리는 철에는 군데군데 물이 고여 있어서 지나기가 조금 불편한 곳이 있다.
그러나 사람이 가는 길에는 어딘가에 길이 있어 양쪽을 자세히 살펴보면 풀을 헤치고 가는 길이
개척되어 있었다.
도로 옆에 마련된 작은 묘지 담 벽에 배낭을 내려놓고 물 한 모금과 초코파이로 에너지를 보충
한다. 담벽 밑에는 철 이른 코스모스가 빙그레 웃고 있다.
조금 걸어 나오면 한라산 방향에서 종달리 쪽으로 가는 포장도로와 만나게 되는데 여기부터는
차들이 쌩쌩 달리기 때문에 뒤를 주의해야 할 듯하다.
그래서 길을 건너 앞에서 오는 차편을 보면서 걷기로 했다.
한참을 걸어야 제주에서 오는 순환도로와 만나게 되고, 사거리에서 신호등을 건너면 종달리
마을이다.
브로셔에서 많이 보았던 아름다운 종달초등학교가 나온다.
지금은 수업시간 중인지 운동장이 조용하다. 여기도 운동장이 잔디로 덥여있다.
자그마한 학교가 매우 정겹다.
학교 담벼락 아래에 핀 꽃을 앵글에 담는다고 하다가 순간 파란 표시를 잃었다.
학교 정문 쪽으로 향하였더니 파란 표시가 없다.
다시 돌아갈까 하다가 그대로 직전하면 해안선에 만나게 되겠지 하고 걸으며, 민가 장독대 옆에
핀 선인장 꽃을 촬영하였다.
아마도 그쪽으로 걷다보니 종달리 소금밭 쪽을 넘어왔나 보다.
[종달초등학교에서 우측(정문)이 아닌 좌측 길로 접어드시길...]
얼마가지 않아 파란 표시를 다시 만나게 되고 우측으로 펼쳐지는 지나왔던 말미오름과 알오름을
감상하며 걸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바다를 끼고 걷는 길이다.
여기서부터 종달리 해안이 성산일출봉까지 펼쳐진다.
자연석으로 만들어놓은 해안 분리석 위에 걸터앉아 물 한모금과 초콜렛으로 시장기를 채운다.
사진을 찍는 다고 너무 지체해서 그런지 벌써 12시30분이다.
점심은 시흥해녀의 집에서 먹어야 할 것 같은데 얼마나 걸릴지...
끝없이 펼쳐지는 긴 해안선을 따라 걸었다.
지금은 썰물이라 해안선이 더 넓어 보인다.
중간쯤 오니 종달리 해안선을 알리는 해녀상이 있다. 또 옆에는 오징어를 길가에서 말리고 있다.
긴 해안선을 거의 돌아 시흥리 해녀의 집이 보일 즈음 하늘이 심상치 않다.
천둥과 번개가 심하게 친다. 검은 구름이 몰려오는 것이 소나기가 내릴 조짐이다.
일단 식당까지는 빨리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빨리 걸었다.
거의 다 왔을 때부터 빗방울이 들기 시작했다.
2층에 올라가 조개 죽을 시킬까 하다가 오늘 땀도 많이 흘렸는데 전복죽으로 영양을 보충하자고
생각했다.
주문을 하고 선풍기로 땀을 말리며 배낭에서 브로셔를 꺼내 다시 읽어보았다.
준비하시는 분들이 생각을 많이 하고 만들었는 것 같았다.
역시 앞에서 수고하시는 분들 때문에 여러 사람들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여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는 것 같다.
식사가 나오기 전에 주는 밑반찬과 부침개로 요기를 달래고 있는데 전복죽의 양이 말이 아니다.
큰 그릇에 가득 나오는데 이것을 다 먹을 수 있을까 할 정도다.
어차피 지금은 비가 세게 오니 잠시 피하고 가야할 것 같으니 천천히 바깥 풍경을 감상하며
즐기며 맛있게 먹었다.
새벽 일찍 한라산 등산을 떠난 아주대병원 L 팀장은 지금 어디쯤 가고 있을까 궁금하다.
몸도 정상적인 상태가 아닐텐데 백두대간을 종주하고 한라산을 오르지 못했다고 무리하게 떠
나는 것 같아 못내 마음이 아렸다.
또한, 마라도로 향한 한양대병원 J 과장님은 짙은 안개 때문에 배가 출항할 수 있으려나...
모두 좋은 분들이라 함께 걷고 싶었지만 미처 사전 준비를 해오지 못해 아쉬움을 달래야만 했다.
소나기 때문에 거의 한 시간을 해녀의 집에 갇혀 있었다.
빗줄기가 약간 가늘어질 즈음 우의와 양산으로 무장하고 다시 성산일출봉을 향하여 걸었다.
이제부터는 비 때문에 주변 경치를 앵글에 담을 수가 없다. 무작정 걸었다.
가능하면 다른 생각도 하지 않고, 무념무상 그대로...
오조해녀의 집을 지나 갑문을 지날 때도 계속 비가 내렸다.
지나가는 차들에서 팅겨나오는 물벼락이 위험해 조심스럽게 걸어야 했다.
갑문을 지날 때쯤 우측 바다에는 노랑, 파랑 우의를 입고 조개를 잡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윤정식당 근처 즈음에서 성산일출봉에 안개가 걷혔다 끼였다 했다.
비가 오는데도 우의를 입고 올라가는 인파가 멀리에서도 보였다.
파란 표시만 보고 따라가니 오일 장터는 열리지 않았고, 한 떼의 초딩들이 음악학원 버스에서
우루러 내려 달려가고 다른 팀을 다시 학원봉고차에 승차하고 있었다.
여기도 큰 도회지와 다를 바가 없구나 생각했다.
빗줄기 때문에 동암사 방향으로 올라가지 못하고 도로 쪽으로 걸으니 표시를 또 잃었다.
바다 쪽을 보고 걸어가니 잠시 후 다시 만난다.
이제 빗줄기는 흩뿌리는 정도로 약해졌고 바람만 세게 분다.
지나가는 안개와 옅은 구름이 성산일출봉을 신비롭게 만들었다.
성산일출봉에서 바라본 광기기 해안 저쪽 끝부분은 안개속에서 가물그렸다.
해안을 맨발로 걸어보라고 했지만 파도에 밀려온 바다 쓰레기가 너무 많아 불편했다.
모래사장과 풀밭 길을 번가라 가며 섭지코지를 향해 걸었다.
섭지코지가 안개 속에서 저 멀리에 아스라이 보였다.
오히려 해안선 걷는 것이 만만하지 않았다.
순비기 군락을 밝고 걸을 수도 없고 해서 한참 고민스러웠다.
어느 지점인가에 도달하니 해안가 마지막 민가(횟집)를 지나니 맞은편 구릉 위에 있는 배에
파란 표시로 바깥(우측)으로 나가라고 방향 표시가 되어있다.
[초보자들은 배에 표시된 방향만 보고 우측으로 나가면 도로쪽으로 연결되고 돌아가라는
표시가 있다.
아마 예전에 섭지코지 개발 공사가 한창일 때 이 지점에서 돌아가야만 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아무 생각없이 무턱대고 따라 가고 보니 섭지코지에서 성산일출봉쪽으로 가는 도로와
연결되었다. 또한, 길 쪽에는 다시 오던 방향으로 가라는 표시가 파란 화살표로 되어 있다.
(아마 이쪽 부분은 사무국에서 한 번 체크해 주시는 것이 어떨지 모르겠음...?)
봄철에 유채꽃이 한창일 때는 여기가 성산일출봉을 무대로 촬영하는 포인트인지 여러 가지
장식들이 있었다.
사무국에 전화를 할까 망설이다 그냥 섭지코지 방향으로 주 도로를 따라 걸었다.
차들은 쌩쌩 달려가고 입구 쪽에는 도로 공사가 한창이었다.
해안선은 충분히 보았으니 도로 옆으로 전개되는 풍경들도 보기에 괜찮았다.
홀로 걷는다는 것이 또 다른 묘미가 있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평소에 걷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이렇게 오래 동안 혼자 걸어본 것이 처음이 아닌지 모르
겠다.
초등학교시절엔 비포장도로 십리(4km) 길을 걸어 다녔고, 중학교는 읍내에 있어 삼십리(12km)
길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자전거를 타고 다녔다.
자전거나 승용차를 탈 때는 비포장도로가 너무 불편하다고 생각했고, 포장이 되었으면 달리기
에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오늘 제주 올레를 걸어보면서 새삼 느끼는 것이 흙을 밟으며 걷는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새삼 깨닫게 되었다.
그런 길이 우리들 주위에 점차 사라지고 있는다는 것이 얼마나 아쉬운 것인지 모르겠다.
도로를 걸어 민박 마을들이 밀집한 동네에 들어오니 해안선에서 넘어오는 올레 길 표시를 다시
만나게 된다. 결국 내가 도로쪽으로 돌아오고 말았다. 어찌하랴~ 그래도 길은 통하니...
섭지코지에 입구에 다다르니 신양해수욕장을 개장하기 위해 분주한 손길들이 있었다.
아직도 성산일출봉은 구름 속에 걷혔다 닫혔다 한다.
주차장 주변의 작은 공원에 있는 "노인상"이 인상적이다.
섭지코지가 제1코스 종점인데 여기까지 와서 올인 촬영지를 안볼 수 없어서 아쿠아리조트 쪽으로
계속 걸어 아름다운 섭지코지를 구경했다.
평일인데도 관람객이 상당히 많은 편이다.
언제 비가 내렸냐는 듯 하늘은 쾌청하여 주변 경치에 빠져서 셔터를 누르다보니 거의 한 시간을
보내고 말았다.
엷은 구름은 오히려 성산일출봉을 더욱 아름답게 보이게 한다.
등대 쪽으로 해서 촬영세트 성당과 해안도로를 따라 내려오다 다시 리조트 내부로 들어가 여기
저기를 둘러보고 정문으로 나와 입구 쪽에 도착하니 정기 교통편이 없다.
택시를 부르자니 마음이 허락하지 않는다.
이제 온몸이 지칠 시간도 되었고 종아리도 서서히 아파온다.
혹시나 지나가는 빈 택시라도 있으면 탈까 했지만 신양해수욕장까지 다시 올 때까지는 오지 않았다.
입구 주차장에서 배낭을 내려놓고 잠시 쉬며 마지막으로 성산일출봉을 앵글에 잡아본다.
흰 구름과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말 한마리가 성산일출봉과 잘 조화되어 또 한 장 눌러보았다.
기다려도 빈 택시가 오지 않아 성산읍 버스정류장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다시 한참을 걸어 성산읍 방향 삼거리를 걸어갈 즈음 뒤에서 빈 택시가 경적소리를 울린다.
친절한 택시 기사가 ‘어디로 가시느냐고?’ 묻는다.
‘제주 가는 동회순환버스를 타기 위해 정류장에 간다.’고 하니 비행기 시간에 맞추어 공항에 가실
려면 택시로 가시는 것이 시간 상 맞을 것 같다고 친절하게 제의를 하신다.
지금 성산읍에 가서 버스를 타고 가면 공항까지 가려면 시간이 빡빡할 것이라고 한다.
요금도 통상 요금에서 할인해주겠다고 하신다. (30,000원 => 20,000원)
그래서 친절한 택시기사님의 제의에 동의하고 택시에 올라 제주시 용암해수랜드에 도착하니
18:10분이었다.
만보계의 걸음 수는 32,000보. 새벽에 세인트 포 골프장 주변을 걸었던 한 시간, 7천보를 합치면
39,000보 정도가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10시15분 올레 출발지(시흥초등학교)에서 섭지코지를 나와 택시를 탈 때가 17시 15분쯤이고 점심
시간 1시간을 빼면 6시간 정도를 계속 걸었던 셈이고, 섭지코지에서의 1시간을 빼면 5시간 정도의
제주올레를 걸었다는 결론이다.
평소에는 혼자 걸을 때 걸음이 상당히 빠른 편이지만 오늘은 가능한 사진을 찍으며 천천히 걸을
려고 했지만 어떤지 모르겠다.
아침에 걸었던 거리와 올레 코스 15km, 섭지코지 한 바퀴를 합치면 약 20~24km 정도는 되지
않을까 생각되었다.
다음에는 동료들이나 집사람이랑 함께 걸어보는 시간도 만들어보고 싶다.
내가 살고 있는 대구에도 신천 길이라던지 달비골, 팔공산 등이 있지만 하루 종일 바다를 바라보며
걸을 수 있는 곳이 없어 아쉽지만 나름대로 좋은 길이 더 없을지 다시 한 번 돌아보고픈 마음도
간절하다.
산티아고 길을 걸으시고 깨달음이 오셔서 이렇게 제주에 좋은 길을 개척해 주신 이사장님과 임원
들분께 감사하다는 인사 말씀을 진심으로 전하고 싶다.
홈페이지를 들여다본 느낌이 생업을 밀쳐두고 제주올레에 올인 한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였다.
아무튼 국민건강을 위해 좋은 길 걷기 운동에 일조하시고, 아름다운 외국 길만이 아닌 우리의
좋은 길 개척을 위해 새로운 바람을 일으켜 주심에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린다.
걷는 것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처음 걷는 분을 위해 가능한 자세히 기록으로 남기고자 했으나
어떻게 도움이 되실지 모르겠다.
물론 사무국에서 브로셔를 잘 만들어 놓아 손에 들고 가면서 계속 보면 큰 어려움이 없을 것 같다.
가끔씩 본인들의 영감만을 의지하다가 순간적으로 당황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앞서 걸으시고 좋은 기록을 남겨주신 빗방울님을 비롯한 여러분들의 기록이 많이 도움 되었다.
감사하다는 말씀과 참으로 대단하신 분들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역시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남들도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을 느낀 귀한 일정이었다.
앞으로 다시 제2, 제3의 코스에 도전하기로 하고 일상으로 돌아왔다. 아쉬움을 남긴 채...
[시간대별 참고 자료]
김녕 출발 09:20:50 - 시흥초등학교 10:15 - 제주올레 입구 10:17 - 올라가는 길 10:31:39 -
말미오름(소목장) 입구 10:40:36 - 출구 11:00:49 - 알오름(말) 입구 11:11:16 - 정상 11:21:21 -
출구 11:35:49 - 종달초등학교 12:10:36 - 종달 해안도로 12:27:52 - 해녀 상 12:39:14 -
시흥 해녀의집 12:50:57 [중식 1시간/소나기] - 성산일출봉 윤정 식당 14:16:57 - 광치기 해안
14:39:58 - 출구(배) 표시 15:12:58 - 신양해수욕장 15:40:13 - 섭지코지 16:08:28 - 등대 16:19:11 -
올인 촬영지(성당) 16:32:08 - 신양해수욕장 주차장 입구 17:09:43 - 성산읍 입구(17:25) - 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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