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과~재배
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맛있고 기능성이 뛰어난 아열대 과일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아열대 과일중 생과로 많이 이용되고 있는 용과에 대해 알아본다.
1. 분류와 원산 내력
용과(Dragon fruit)는 중앙아메리카 코스타리카, 콰테말라~콜롬비아가 원산지인 선인장과 식물로서 원산지에서는 피타야라는 이름으로 생과로 이용되고 있다. 25종이 알려지고 있지만 백색계인 Hylocereus undatus, 적색계인 H. costaricensis, 황색계인 H. megalanthus가 주로 식용으로 이용되고 있다. 아시아에 처음 소개된 것은 약 100년 전 프랑스인에 의해서 베트남에 도입된 이후이다. 현지에서는 용이 여의주를 물고 있는 모습과 흡사하다 하여 ‘화룡과(火龍果, 드래곤후룻트)’라고 불리며, 우량 백색계가 선발되어 경제적으로 재배되고 있다. 대만에는 네덜란드인에 의해 중앙아메리카로부터 도입되어 ‘번과(番果)’라는 이름으로 재배되고 있다. 또한 일본 오키나와에서도 대만을 통해 많은 계통이 도입되고 있다. 일본에는 일찍이 콜롬비아, 베트남으로부터 용과가 수입되었으나, 최근 오키나와의 생산이 급증하여 수입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일본의 경우 2005년도 농림수산성 통계에 의하면 오키나와, 미야, 가고시마 등지에서 주로 재배되고 있으며, 재배면적은 43ha, 수확량은 400톤에 달하고 있다.
한편, 국내에서는 국민소득 증가에 따라 웰빙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증가하면서 맛있고 기능성이 많은 아열대 과일 소비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아열대 기후로 진입한 제주도에서도 서귀포시를 중심으로 일부 농가에서 몇 년 전부터 재배되고 있는데, 면적 10ha, 25톤 정도가 생산되고 있다.
2. 용과 특성
가. 생육 특성
용과는 줄기가 광택이 있는 짙은 녹색~회녹색이며, 뿌리가 줄기나 돌담에 달라붙어 20m 이상 성장한다. 줄기의 중심부에는 둥글고 딱딱한 심이 있고, 3~4개의 모퉁이를 가진 각진 모양이며, 각 모서리는 직선형~물결모양이다. 가시부분에는 0~8개의 가시가 있고, 가시의 숫자, 길이나 굵기는 종에 따라 다르다. 과육은 백색~진한 빨강 보라색까지 다양하다. 백색계, 적색계라고 구별하고 있지만, 요즘에는 교잡육종으로 담홍색이나 옅은 복숭아색의 과육도 생산되고 있다. 직경은 5~20cm, 과중은 300~1,500g으로 다양하다. 꽃은 야간에 개화하여 다음날 아침 무렵에는 꽃잎이 시들게 된다. 일반적으로 백색 계통은 자가 화합성이다. 적색계를 재배하는 곳은 다른 적색계나 백색계의 품종을 혼식하여 타가수분 시킨다. 용과는 CAM(Crassulacean Acid Metabolism) 식물로서, 낮에는 기공을 닫아 수분의 감소를 막고 온도가 낮아지고 습도가 높아지는 야간에 기공을 열고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용과가 건조에 강한 이유가 이 때문이다. 과실은 타원형으로, 성숙하면 과피가 적자색 또는 선홍색이 된다. 과피는 두터운 고무모양이며, 과피 내에는 젤리 또는 한천과 같은 과육으로 채워져 있다. 과육은 적색, 복숭아색 및 백색이 있으며 과육 내에는 검은 종자가 많이 들어 있다.
나. 생리적인 특징
열대원산이기 때문에 용과는 자주 개화할 수 있지만, 최저 기온이 8℃ 이하가 되면 줄기에 황색반점이 생기고, 서리에 맞게 되면 줄기마디가 한해를 받아 고사한다. 화아분화에는 장일 조건이 필요하다. 용과 화분은 물에 잠기면 발아력을 잃기 때문에 개화시에 강우가 있으면 거의 열매를 맺지 않는다. 또한 화분은 건조해도 발아력을 상실한다. 화분은 건조하지 않게 냉장 보관하며, 약 10일 정도 발아력이 유지된다. 수분으로부터 수정까지는 2일 정도 소요되며, 이 때 꽃받침은 갈색으로 시들고 암꽃에 달라붙는다. 강우가 있는 곳의 꽃받침이나 암꽃에 곰팡이가 발생하여 과실에 발생할 수 있으므로 농가에서는 수분 후 3일이 지나면 꽃받침과 암꽃을 제거해야 한다. 용과의 뿌리는 천근성이므로 여름철에는 관수 하지 않으면 줄기가 시들어 고사하게 된다. 반대로 과다한 관수는 뿌리의 산소가 부족하게 되어 생육이 현저하게 억제되므로, 배수가 좋은 토양으로 적당히 관수한다.
3. 재배관리
가. 묘목 양성
번식 방법에는 실생법, 삽목법, 접목법 등에 의해 이루어지만, 주로 삽목법이 많이 이용된다. 품종 개량이 목표라면 접목법이 유리하다고 한다.
①실생법
종자는 수분 후 20일 이상 지나면 이미 발아력이 있지만, 완숙한 과실로부터 채취한 종자를 이용한다. 종자는 물로 씻은 후, 물을 적신 여과지 등에 파종하여 물이 마르지 않도록 유지하면, 보통 7~10일 후에 발아한다. 선인장류의 발아 적온은 17~34℃이지만, 용과 종자는 25℃ 이상에서 안정되게 발아한다. 종자는 건조시켜 저온으로 보존하는 것으로 장기간 보존할 수 있다. 그러나 실생법은 변이가 생기기 때문에 대목용으로 사용하여야 한다.
②삽목법
충실한 줄기마디를 잘라서 햇빛이 비치는 밝은 곳에서 건조시킨다. 약 1주일 후, 적옥토나 경석토를 용토로 하는 포트에 삽목하여 충분한 물을 주고 단, 깊게 심으면 발근이 늦는다. 2~3주 후면 발근 하여 30~45일 후에는 이식이 가능하고, 삽목은 4, 5월이 최적기이다.
③접목법
대목 20~30cm의 높이로 윗부분을 수평으로 제거하여 중앙에 보이는 형성층에 삽수를 삽입해 접목한다. 여러 종류의 접목법 중에 할접이 주로 이용된다.
나. 과원 조성
토질 선택시 배수가 좋아야하므로 보통은 이랑 재배한다. 산성이나 알칼리성 토양에서도 생육하지만, 토양은 pH 6.5 전후의 약산성이 이상적이다. 수확량을 많게 하려면 식재 전에 다량의 완숙 퇴비를 투입하여 굵은 줄기마디를 형성하게 하여 저장양분을 보다 많이 축적하는 것이 좋다. 강풍에는 잘 견디지만 태풍으로 장시간의 바람으로 노출되면 과실 중의 수분이 없어지고, 과실이 스펀지상태가 된다. 탄저병이 비바람으로 인해 비산할 수 있으므로 방풍 대책이 필요하다.
용과는 당도가 10°Bx 이하가 되면 단맛이 없게 느껴지고 밋밋한 맛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고당도 과실 생산을 위한 재식토양을 개발하였다. 흙, 모래, 퇴비를 2 : 2 : 1로 혼합하여 사용한 결과 당도가 기존의 흙과 퇴비를 4 : 1로 사용한 것보다 당도가 1°Bx 정도 높아졌다.
[그림 1] 용과 재배용 토양 선발
다. 정식
정식할 곳에 미리 지주를 세워서 식재와 동시에 줄기를 유인한다. 지주의 높이는 1.5m 정도가 좋다. 배수성이 나쁜 토양에서는 식재한 줄기마디가 썩기 쉽기 때문에 이랑을 만드는 것이 좋다. 이랑 간격은 2.5~3.0m가 필요하다. 콘크리트 기둥을 세워 기둥 양측에 한 주씩 총 2주를 식재하거나, 하우스용 파이프를 지주로 하여 파이프 한 개당 2주 정도 식재한다. 또한, 자가불화합성의 적색계와 자가화합성의 백색계를 한 주씩 식재하여 적색계의 수분율을 높일 수 있다.
식재 후에 너무 관수하면 지하부가 썩기 때문에 토양이 마르지 않는 정도로만 관수한다. 줄기마디에서 발근해 새로운 줄기마디가 성장하기 시작하면 이때부터 시비 또는 관수를 자주하여 줄기마디의 생육을 촉진시킨다. 줄기에서 높이가 1.3~1.5m 이상이 되면 가로 방향으로 유인한다. 수평이 된 줄기마디의 가시부분에서 새로운 줄기마디가 발생하므로 이것을 아래로 늘어뜨려 지상부에서 30~50cm로 자르고, 자른 곳의 가까운 부분의 가시부분에서 꽃봉오리가 나온다. 일본 오키나와에서는 성목을 초봄에 식재하면, 그 해의 가을에는 꽃봉오리가 발생한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다음 해 열매를 기대할 수 있다.
라. 개화 및 수확
품종이나 계통에 따라 생육모양은 다소 다르지만 줄기마디의 가시 부위에 꽃눈이 착생하기 시작한다. 적색계가 백색계보다 빨리 개화하므로 자가불화합성인 적색계의 처음 꽃의 수분에는 다른 적색계 품종을 심어야 한다.
고온 장일인 여름철에는 주기적으로 꽃을 볼 수 있으며, 일시적으로 개화했다가 꽃이 지는 현상이 4~5번 일어난다. 개화시에 강우가 있으면, 수분을 하여도 결과율이 떨어진다. 다른 품종을 혼식하여 타가수분하여 착과율을 향상시키거나, 개화기에 꿀벌을 방사하여 수분해야 한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인공수분인데, 이른 아침에 수술을 잘라낸 즉시 암꽃의 주두에 묻힌다. 황색계는 백색계와 적색계에 비하여 생육 기간이 길어서 고온하에서 4개월, 저온하에서는 6개월이 소요된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용과 개화기는 5~6월과 9~11월이다. 제주에서의 개화 시기는 적색계가 7월 중순~9월말, 백색계가 8월 중순~9월말로 적색계가 한달 정도 빠르다. 수정한 과실은 개화 후 1주 정도에 급속히 비대하기 시작해 25일 후 과피가 적녹색에서 선명한 적색으로 착색하기 시작한다. 개화로부터 30~40일후 과실이 착색기이며, 이 시기에 수확한다. 수확 후 평균 과중은 적색계가 340.8g으로 백색계의 549.6g보다 적다. 용과 과실은 단기간에 비대하여 성숙한다. 따라서 늦가을부터 봄에 걸쳐 과실을 생산하고 있지 기간에는 줄기에 충분한 양분을 축적시키기 위한 시비관리가 필요하다.
4. 병해충과 생리장해
가. 병해충
꽃받침, 암꽃 및 과실에의 탄저병, 역병 및 과실이나 줄기마디를 부패시키는 사상균도 보고되고 있다. 탄저병의 황색반점이 보이면 그 줄기마디를 즉시 잘라내야 한다. 충해로서는 개미가 있는데 줄기나 과실에 자주 침해하기 때문에 사전에 방지하는 것이 좋다.
그림 3. 용과 과실과 줄기에서의 병충해
나. 생리장해
토양수분의 급격한 변화로 과정부가 찢어지는 열과 현상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과실 발육중의 토양수분은 항상 충분한 상태를 유지한다. 또한 꽃이 과다하게 피면 꽃봉오리가 노랗게 변하여 낙화하는 경우도 있다. 착과는 결과지당 2~3개가 적당하다. 만약 3개 이상 열매가 맺히면 과실 비대가 나쁘고, 당도도 낮아진다.
그림 4. 용과의 주요 생리장해 (낙화, 착색불량, 열과)
5. 저장 및 영양 특성
용과는 후숙형 과실이 아니기 때문에 수확 후 당도가 증가하지는 않지만 산 함량은 감소한다. 용과 과실의 이상적인 당산비는 40 : 1이라고 한다. 14℃에서 2주 정도는 품질이 유지될 수 있다. 일본에서는 생과로 먹거나 요구르트에 이용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주로 생과용으로 판매되고 있다.
백색계 용과의 경우 당은 포도당이 6.6%, 과당은 1.8%이며, 비타민 C 및 섬유소가 많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과실의 붉은 색 색소는 베타시아닌이다.
한편, 용과는 꽃받침이나 꽃잎도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농촌진흥청 온난화대응농업연구센터에서는 최근에 대만 등지로부터 백색계와 적색계 용과를 도입하여 환경적응성 평가 등을 수행하고 있다. 현재 용과는 신비스러운 모양과 더불어 기능성 과실로서 소비가 이뤄지고 있는데, 앞으로 맛있고 소비자 기호에 맞는 우수 품종이 선발이 된다면 소비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