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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중용법(讀中庸法)
朱子曰 中庸一篇을 某妄以己意로 分其章句하니 是書豈可以章句求哉리오 然이나 學者之於經에 未有不得於辭而能通其意者니라 주자가 말씀하였다. 《중용》 한 책을 내가 망령되어 내 뜻으로 장구를 나누었으니, 이 책이 어찌 장구로 찾을 수 있겠는가? 그러나 배우는 자가 경서에 대하여, 말을 알지 못하면서 그 뜻을 통달하는 자는 있지 않다.
又曰 中庸은 初學者未當理會니라 ○ 中庸之書難看하니 中間에 說鬼說神하고 都無理會하니 學者須是見得箇道理了라야 方可看此書將來印證이니라 ○ 讀書之序는 須是且著(착)力去看大學하고 又著力去看論語하고 又著力去看孟子하여 看得三書了하면 這中庸은 半截都了라 不用問人하고 只略略恁看過요 不可掉了易底하여 却先去攻那難底니라 中庸은 多說無形影하여 說下學處少하고 說上達處多하니 若且理會文義면 則可矣니라 ○ 讀書에 先須看大綱하고 又看幾多間架니 如天命之謂性, 率性之謂道, 修道之謂敎는 此是大綱이요 夫婦所知所能과 與聖人不知不能處는 此類是間架라 譬人看屋에 先看他大綱하고 次看幾多間하고 間內又有小間然後에 方得貫通이니라 또 말씀하였다. 《중용》은 처음 배우는 자가 이해할 수 없다. ○《중용》의 책은 보기 어려우니, 중간에 귀(鬼)를 말하고 신(神)을 말하여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배우는 자가 모름지기 이러한 도리[眞理]를 견득하여야 바야흐로 이 책을 보아, 가져다가 인증[證明]할 수 있을 것이다. ○ 독서의 순서는 모름지기 우선 힘껏 《대학》을 보고, 또 힘껏 《논어》을 보고, 또 힘껏 《맹자》을 보아, 이 세 책을 보고나면 이 《중용》은 반절을 모두 마치게 된다. 남에게 물을 것이 없고, 다만 대강 보고 지나야 할 것이요, 쉬운 것은 버리고 도리어 먼저 어려운 것을 다스려서는 안 된다. 《중용》은 형체가 없는 것을 많이 말하여, 하학[人事]을 설명한 부분이 적고, 상달[天理]을 말한 부분이 많으니, 만일 우선 글 뜻을 이해하면 가할 것이다. ○ 책을 읽을 때에는 먼저 모름지기 대강을 보고, 또 많은 간의 시렁을 보아야 한다. 예를 들면 ‘하늘이 명한 것을 성이라 하고, 성을 따름을 도라 하고, 도를 닦음을 교라 한다.’ 한 것이 바로 대강이요, ‘부부가 아는 것과 능한 것과 성인이 알지 못함과 능하지 못함’은 이러한 종류는 (많은) 간의 시렁이다. 비유하면 사람이 집을 볼 때에 먼저 대강을 보고, 그 다음에 몇 칸인가와 칸 안에 또 작은 칸이 있음을 보아야 하는 것과 같으니, 이렇게 한 뒤에야 바야흐로 관통하게 된다.
又曰 中庸은 自首章以下로 多對說將來하여 直是整齊라 某舊讀中庸에 以爲子思做러니 又時復有箇子曰字라 讀得熟後에 方見得是子思參夫子之說하여 著爲此書로라 自是로 沈潛反覆하여 遂漸得其旨趣하니 定得今章句擺布得來에 直恁麽細密이로라 ○ 近看中庸하여 於章句文義間에 窺見聖賢述作傳授之意 極有條理하여 如繩貫棋局之不可亂이로라 ○ 中庸은 當作六大節看이니 首章이 是一節이니 說中和하고 自君子中庸以下十章이 是一節이니 說中庸하고 君子之道費而隱以下八章이 是一節이니 說費隱하고 哀公問政以下七章이 是一節이니 說誠하고 大哉聖人之道以下六章이 是一節이니 說大德小德하고 末章이 是一節이니 復申首章之義하니라 또 말씀하였다. 《중용》은 수장 이하부터 상대하여 말한 것이 많아 매우 정제하다. 내가 옛날 《중용》을 읽을 적에 자사가 지으신 것이라고 여겼었는데, 또 때로 “자왈(子曰)”이라는 글자가 있었다. 읽기를 익숙히 한 뒤에야 바야흐로 자사께서 부자의 말씀을 참고하여 이 책을 저술하셨음을 알게 되었노라. 이로부터 침잠하고 반복하여 마침내 점점 그 지취를 알게 되었으니, 이제 장구를 정하여 펼쳐놓음에 이처럼 세밀히 하게 되었노라. ○ 근간에 《중용》을 보고, 장구의 글 뜻 사이에서 성현들이 술작하고 전수한 뜻이 지극히 조리가 있어 먹줄이 바둑판을 꿰뚫음과 같아 어지럽힐 수 없음을 엿보았노라. ○《중용》은 마땅히 여섯 개의 큰 절로 나누어 보아야 하니, 수장이 이 1절이니 중화를 말하였고, ‘군자중용’부터 이하 열 장이 이 1절이니 중용을 말하였고, ‘군자지도비이은’ 이하 여덟 장이 이 1절이니 비은을 말하였고, ‘애공문정’ 이하 일곱 장이 이 1절이니 성을 말하였고, ‘대재성인지도’ 이하 여섯 장이 이 1절이니 대덕·소덕을 말하였고, 끝 장이 이 1절이니 다시 수장의 뜻을 거듭 말하였다.
問中庸大學之別한대 曰 如讀中庸求義理는 只是致知功夫요 如謹獨修省은 亦只是省意니라 問只是中庸은 直說到聖而不可知處로소이다 曰 如大學裡에 也有如前王不忘은 便是篤恭而天下平底事니라 (혹자가) 《중용》·《대학》의 분별을 묻기에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예를 들면 《중용》을 읽어 의리를 찾는 것은 바로 (《大學》의) 치지 공부요, 홀로를 삼가며 닦고 살핌은 또한 바로 (《大學》의) 성의이다.” “이 《중용》은 곧바로 성인으로서 알 수 없는 부분을 말씀하였습니다.” 하고 묻기에 이렇게 대답하였다. “《대학》에 또한 ‘전왕을 잊을 수 없다.’고 한 것은, 바로 《중용》의 ‘공손함을 지극히 하면 천하가 평해진다.’는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