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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닭춘기>를 펴냅니다. 우리 6학년의 첫 번째 시소식지입니다. 지난 번 편지에 썼듯이 우리반은 매주 한 편의 글을 쓰기로 했습니다. 살면서 겪은 이야기들, 느낌들을 솔직하고 진솔하게 쓰고 그것을 묶어서 한 달에 한두 번 시소식지로 내기로 했지요. 그렇게 쓴 글들은 다시 한 해가 지나고 나서 중학교 올라가지 전에 책으로 묶어서 한 권씩 주려고 합니다. 아이들이 커서 어른이 되어서도 가끔 이 책을 읽으면서 그때 어떤 일이 있었는지 살펴보면 좋겠다 싶어서 그렇게 하기로 했습니다. 시 소식지의 이름을 정할 때 아이들이 모두 <닭춘기>가 좋다고 했습니다. 자기들이 닭띠가로 하면서 닭띠들이 사춘기에 접어들었다고 그렇게 부르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재미있는 이름입니다. 월요일 아침마다 차를 마시는데 그때 나온 이야기들 중에서 동무들이 재미있다고 한 이야기를 글감으로 잡아서 씁니다. 첫 번째 차마실 때 혼자 있을 때 이야기가 나와서 첫 번째 글감으로 삼았습니다. 혼자 있을 때 몰래 핸드폰을 하다가 소리가 들려서 조마조마했다는 이야기도 들어있고, 무서웠다는 이야기도 들어있습니다. 아이들은 사춘기가 되면서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질 것입니다. 저는 책을 읽거나 생각을 하면 좋겠는데 아이들 마음은 그렇지 않습니다. 실컷 게임을 하거나 핸드폰을 가지고 놀면 좋겠다고 합니다. 그런 마음은 어른이나 아이나 똑같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가정방문 가서 만나 뵌 부모님들은 한결 같이 핸드폰을 좀 줄이면 좋겠다고 합니다. 제 생각도 그런데, 제 맘대로 하면 아이들과 사이가 나빠질 뿐이라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조금씩 줄여나가는 것이 어떨까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다음 주에도 이런저런 글감으로 시를 쓸 것입니다. 가끔 시간 나실 때마다 읽어보면 좋겠습니다. |
엄마 없을 때>
엄마 없을 때
배재훈
오늘 엄마가 장을 보러가면서
나랑 동생에게 게임 조금만 하다가
끄라고 했다.
엄마가 갔다.
게임을 계속하다가 대문소리를 듣고
컴퓨터를 껐다.
게임을 하면 시간이 빨리 가는 것 같다.
세연이의 말
박하연
겨울 방학에 가족들이 다 밖에 나가서 세연이랑 나만 있었다.
나는 쇼파에서 핸드폰을 하고 있는데 세연이(동생)가 갑자기 울면서 이렇게 말했다.
‘할머니 머리’
나중에 물어보니 그냥 언니 놀래 켜 볼려고 한번 해본 말 이였다고 했다.
그땐 정말 세연이가 무서웠다.
아이패드
김동빈
엄마가 짐에 없을 때 엄마 몰래 아이패드로 게임을 했다.
비밀번호 누르는 소리가 났다.
나는 빨리 치우려고 노력 했지만
엄마에게 들켜버렸다.
엄마 몰래
김은겸
어느 날 학습지를 다 하고나서 나의 자유시간 때 마인크래프트PC를 하는데 그날은 컴퓨터도 하고 싶고 핸드폰도 하고싶었다. 그래서 나는 엄마 몰래 컴퓨터를 하면서 핸드폰으로 유튜브를 틀어놓고 컴퓨터에 걸쳐놓아 컴퓨터와 핸드폰을 같이 하였다. 그렇게 하고 있는데 윗층에서 엄마의 발소리가 들렸다.
그래서 그 소리를 듣고“어떻게 엄마온다.”라고 본능적으로 말하였다.
고민을 하다 결국 내가 앉고 있던 소파에 있던 쿠션 뒤로 숨겼다. 숨기자마자 엄마가 왔다.
다행히 엄마는 알아차리시지 못하였다.
나는 안심하고 다시 게임을 하였다,
핸드폰
이수민
좀비고라는 게임을 엄마 몰래 하였다.
십장이 계속 두근두근 거렸다.
걸리면 바로 핸드폰 압수다.
엄마 몰래하니 조금 무서우면서도 재미있었다.
엄마한테 걸리지는 않았다.
숙제
주현아
엄마, 아빠가 산에 갔다.
동생들도 어디 가 있어가지고
집엔 나 혼자 밖에 없었다.
나가기 전에 엄마는 숙제를 하라고 했다.
너무하기 싫어서 그냥 놀았다.
한 참을 지나 엄마, 아빠가 도착했다.
재빨리 숙제하는 척 했다.
안 혼났지만 엄마가 알아챌까봐 심장이 두근거렸다.
게임
이수빈
12시가 조금 넘어서 몰래 게임을 하고 있었다.
거실에서 계속 딱딱 소리가 났다.
아무소리 아니라고 생각하면서 계속 게임을 했다.
너무 무서웠다.
거실로 나가보았다.
알고 보니 아빠가 이빨로 소리를 내고 있었던 거다,
다행이라고 생각 했는데 또 소리가 났다.
이번에는 오빠가 입으로 소리를 낸 거였다.
몰래 게임하기
임진서
할머니가 안 계셔서 몰래 게임을 한 적이 있다. 그 때 갑자기 할머니가 들어오셔서 핸드폰을 숨겼다.
할머니께서“또 게임했지? 핸드폰 ”\보여 줘봐”이러셨다.
나는 게임하던 기록을 지우고 메신저에 들어가서 난 이렇게 말하였다.
“친구랑 메시지하고 있었는데?”
정말 숨 막히는 순간 이였다.
게임
류도민
아무도 없어서 심심했다. 게임하는데 툭 소리가 났다.
난 무서워서 방문을 잠그고 집 문도 잠그고 테이블 밑에 쪼그려서 게임했는데 노크소리가 또 들렸다.
열어보니 이모였다. 문 안 열었다고 혼이 났다.
나는 이모가 너무나 무섭다. 이모랑 있을 때는 늘 불안하다.
엄마 없을 때
김현서
엄마를 부르는데 아무 대답도 없었다.
유투브 다 보고 엄마한테 전화를 했는데
엄마 어디 간다고 했다.
엄마친구랑 있다고 했다.
야외 공원이었다.
몹쓸 핸드폰
조예인
5학년 여름방학 때이다.
학원에서 애들이랑 무서운 것을 봤다.
학원 끝나고 집에 아무도 없었다.
TV 틀고 밥을 먹었다.
2층 문 열리는 소리와 계단 걷는 소리가 났다.
모든 집안에 불을 켰다.
TV볼륨을 다 올리고
재미있는 동영상이라고 봤더니 귀신이야기였다.
핸드폰을 내던지고 소리를 질렀다.
너무 놀라서 심장이 벌렁벌렁거렸다.
무서운 소리들
이은열
형이 기숙사 가서 어머니까지 따라갔다.
집에 아무도 없었다.
스폰지밥을 보고 있는데
발소리가 크게 들렸다.
몇 초 뒤 문소리가 들려 살펴봤는데
아무도 없었다.
갑자기 무서워져 TV 이어폰을 연결하고 볼륨을 높게 올렸다.
배고픈 날
심동근
엄마 아빠가 집에 없었다.
TV 보고 있었더니 배가 고프다.
엄마한테 전화했는데 안 받았다.
엄마 아빠는 대체 언제 올까?
너무 배고프다.
노랫소리
조현근
엄마가 한 시간 정도 나가있을 때였다.
이불을 펴고 무서운 동영상을 봤다.
갑자기 콧노래 소리가 들렸다.
위층에 이사 온 사람이겠지 했는데
소리가 사방으로 퍼졌다.
소름이 돋았다.
무서움
김예빈
엄마 아빠가 늦게 들어오셨다.
그날은 우리가 과외를 받는 날이었다.
영어 선생님이 아파서 안 오셨지만
우리 집 전화기가 고장 나서 우리는 몰랐다.
너무 무서웠다.
핫케이크
김연우
우리 엄마는 호평중학교 영어 선생님이다.
동생은 나랑 집에 같이 돌아온다.
배고픈데 집에 먹을 게 없어서
뭘 만들어 먹었다.
핫케이크를 만들어 먹었다.
동생이 엄마가 만든 것보다 맛있데서 기분이 좋았다.
노래
김호연
학교 갔다 오면 4시까지는 나 혼자다.
그 시간에 핸드폰을 하며 노래를 부른다.
그 시간이 굉장히 좋다.
하지만 오빠가 언제 올지 몰라 두근두근하다.
핸드폰
전혜민
엄마 아빠까지 전부 없고 나 혼자 남았을 때
핸드폰을 실컷 하려고 했다.
꺼내서 하려는 순간
갑자기 엄마가 들어왔다.
순간적으로 핸드폰 숨기고
준비해둔 인형을 갖고 놀았다.
잠>
꿈
김동빈
나는 꿈을 꾸고 싶다.
6학년이 돼서 꿈을 안 꾼다.
재미있는 꿈을 꾼 적도,
무서운 꿈을 꾼 적도 없다.
뺨
배재훈
꿈을 꿨다.
꿈에서 어느 사람들이 나를
죽이려고 쫓아왔다.
무서웠다.
나는 꿈인 걸 알았다.
잠을 깨려고 뺨을 때렸다.
발을 피하고 싶다
이수민
매일 자고 나면 어떤 부위가 아프다.
왠지 내 옆에서 자는
동생 때문인 것 같다.
오빠의 꿈속 주문
이수빈
우리 오빠
꿈속에서 주문을 한다.
치즈, 불닭볶음면
주문을 다하고
냠냠 말하고 다시 잔다.
잠꼬대
임진서
나는 잘 때마다
이불을 혼자 다 덮는다.
할머니가 이불을 가져가려 해도
내가 이불을 돌돌 말아서
못 가져간다.
잠버릇
김호연
나는 매일 꿈에서 싸운다.
자고 일어나면 엄마가
욕 좀 그만하고 그만 때리란다.
나는 꿈속에서 뭘 했을까?
침대 모서리
주현아
자다가 몸이 아파서 깼다.
침대 모서리에 몸을 기대고 자서
아픈 거였다.
용꿈
조현근
나는 용꿈을 꾸려고 했다.
용꿈을 꾸면 운이 좋아진다고 들었다.
용꿈을 꿨다.
친구들에게 말하면 안 되는데
말해줘서 운어 없어졌다.
진짜 운이 없었다.
귀신
서세찬
태권도를 하고 잠을 잤다.
일어났더니 아기귀신이
쭈그리고 앉아있었다.
무섭지 않았다.
갑자기 눈물이 나왔다.
왜 눈물이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슬펐다.
꿈나라
전혜민
어제 꿈나라는 구름 위를 걷는 꿈.
오늘 꿈나라는 귀신 보는 꿈
내일 꿈나라는 무엇일까?
소리
김예빈
잠을 자려고 했다.
어디서 이상한 소리가 났다.
탁... 탁...
어디서 소리가 나는지 찾지 못했다.
아직도 밤마다 그 소리가 난다.
잠버릇
이은열
드르렁~ 푸하~
내 코골이는 코끼리 울음소리
모두다 짜증을 낸다.
퍽 “으악”
내 발차기 실력은
태권도 선수
잠이 안 온다
류도민
자고 싶어서 눈 감으니
답답하고 잠이 안 와서
짜증이 난다.
내가 웃는 게 운는 게 아니야.
조예인
엄마 배에 멍이 들었다.
왜 그런지 물어봤다.
내가 자다가 발로 찼댄다.
웃음만 나왔다.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
잠버릇
심동근
나는 자면서 이를 간다.
할머니는 이 소리가 싫다고 하셨다.
나도 이를 안 갈고 싶은데
마음대로 안 된다.
내 침대 위의 인형
박하연
나는 침대에서 잔다.
내 침대 위에 인형이 있다.
내가 잠꼬대를 한다.
인형이 떨어진다.
동생이 맞고 운다.
나는 모르고 그냥 잔다.
잠 잘 때
김연우
잠 잘 때 몰랑이 인형
내 덩치만한 인형을 안고 잔다.
그러면 머릿속에 몰랑몰랑 소리가
울려 퍼진다.
머리도 몰랑이가 됐다.
첫댓글 아이들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