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여성의전화> 시절 제가 했던 망언이 생각납니다.
마흔이 되면 입을 닫아야 한다고...
하지만 더 그 이전 세상을 몰랐던 맹랑했던 시절에 했던 말로 이불킥을 했던 기억은 없습니까? 저는 마흔되면 죽어야 한다고 했었던거 같기도 합니다....ㅠㅠ
여든이 되면 죽겠다던 시아버지를 우스개꺼리 삼아 흉보던 때는 어떨까요?
그러던 제가 60이 되었습니다. 퇴직을 했고, 식탁 위에 매일 먹어야 할 약이 늘어났고, 할 수 없는 요가 체위와 늘어진 피부, 주름은 더 많이 늘어났고, 혼자인 것을 마냥 즐거워 할 수 만은 없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시아버지도, 또 내게 여자 마흔이 넘으면 입을 좀 닥쳐야 한다는 교훈을 주었던 그 여인도, 늙은 몸이 용납되지 않는 사회가, 그렇지만 투명인간처럼만은 살 수 없는 현실 속에서의 자족적인 대응은 아니었을까...생각해보게 되네요.
<나쁜년>들 모두 나이듦, 늙었음을 행동 하나하나 시시각각 느껴가며, 모든 이야기 끝에는 건강을 강조하는 예외없는 말년의 징조(?)에 돌입했습니다..ㅋㅋㅋ.. 그뿐인가요 혹시라도 꼰대가 되버리면 어쩌나...전전긍긍한 적은 없을까요?
우리 모두 공통으로 겪고 있는 늙음이라는 이 실존적 문제는 그저 막연하게 불안, 두려움, 회피라는 감정으로 찾아오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거기가 끝.(저 같은 경우..말입니다)
우리는 모두 어떻게 늙기를 바라고 있나요?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자신의 몸을 보며 어떤 생각을 하고 있나요?
물론 답도 없지만, 피할 수도 없습니다. 그저 우리는 공통의 경험을 말하고 사유하면서 우리가 말년에 할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해보면 어떨까 합니다. 잘 늙기, 잘 죽기...글쎄요..여하튼 무슨 큰 의도도 없고, 그저 개인적으로 읽어보고 싶었던 것들을, 함께 이야기하고 싶을 뿐입니다. 어쩌면 연대가 우리를 다른 구원의 길로 인도해 줄지도 모르니깐요...아, 그렇지 않아도 상관없어요. 나쁜년들과 함께라면, 함께 하는 시간 자체가 즐겁고 소중하기 때문이지요(오모나 오글거리네요....ㅋㅋ)
여튼 같이 읽고 나누고 싶다는 얘기입니다~~
책은 이렇게 생각하고 있지만 더 뺄수도 추가될 수도 있고 더 좋은 책이 있다면 바뀔 수도 있습니다.
『내가 늙어버린 여름』(이자벨 드 쿠르티브롱/김영사)
『새벽 세시의 몸들에게』(김영옥 외)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올리버색스/알마)
『늙어감에 대하여』(장 아메리/돌베개)
『모든 것의 가장자리에서』(파커J. 파머/글항아리)
『집에서 혼자 죽기를 권하다』(우에노 치즈코/)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어떤 일정으로 할지는 아무 것도 정해진 것이 없어요.
다만 함께 하고 싶다면 댓글을 써주세요~ 그런 다음 원하는 사람끼리 단톡방을 따로 개설할 예정입니다. 아, 영화가 추가될 수 있어요~!
휴~ 긴 글 읽느라 애썼어요~~
2022년 9월 28일 나쁜년 단톡방에 올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