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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창밖에 봄 하늘이 열리고 따스한 봄기운에 남쪽으로부터 꽃소식이 가까이 들리네요 이 꽃샘추위가 지나면 무거운 겉옷 뚫고 새롭게 나오는 부활의 봄 향기가 기다려 집니다 대명성당 이선영 레지나입니다. 안녕 하십니까? 저는 현재 대구 문인협회에서 시와 동시를 쓰며 활동하고 있습니다. 주말엔 그림도 배우는 욕심쟁이 신자입니다.ㅎ
현) 가톨릭문학부회장 현) 대구 아동문학 부회장 대구, 경북, 한국동시문학회 회원 국제펜클럽대구 회원, 반짇고리문학『은시』문학동인 시집 <유리 벽화> 동시집<꽃잎 속에 잠든 봄볕>><맞구나 맞다> 동인지<바람이 도착하는 갈대 역에서>등 다수
부활절을 앞두고 매일 신문사 1층 cu 겔러리에서 세번째로 대명성당 프니엘 성화반이 전시회를 열고 있습니다. 사랑 때문에 목숨 받치신 역사 속 주님의 삶의 모습을 묵상하며 그림으로 그리는 작업 중에서, 겟세마니 동산 차가운 바위에 엎드려, 홀로 기도 하시던 주님 모습의 그림을 보며 깊이 아파했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먼 발치에서 구원사업에 여념없는 아들을 숨어보시던 어머니가, 달빛 아래 긴밤을 홀로 차가운 그 바위에 엎드린채, 기도하며 괴로워 못 견디는 주님을 보실 때, 아마도 성모님은 온 몸을 먼저 웅크린 등으로 바위 되어 받혀 주고 있지 않았을까 생각 했지요. 사순절이 되면 주님의 고난 보다 이상하게도 어머니의 고난이 먼저 떠오릅니다, 인간을 사랑하시는 주님 마음 깜빡대며 잊고 편히 살아가는 일상의 반성을 사순주간 회개의 강을 건느며 단상을 나눕니다. 여러분은 어떠신지요
바위 귀/이선영
깊은 밤
피땀으로 얼룩진 차가운 바위 아래 숨죽여 엎드린 어미의 기도소리도 들으셨을까
차가운 달빛에 등걸 휘인 올리브나무도 시커멓게 속만 타는가 사방은 어둡고 적막하다
고뇌에 찬 절규 애절한 속울음이 오죽 할까만 들려도 듣지 못하는 바위 귀여
갈수록 가슴 깊이 울리는 저 징소리 이 잔을 제게서 멀리 하시되 당신 뜻대로 하소서
그 밤이 지나도 세상으로 열린 귀는 이명증에 지친 채 듣지 못하니
진홍빛 꽃잎 떨어져 켜켜이 쌓여서 바위가 된 뒤에야 깊은 속울음 들리는 귀가 열려지려는 가
ㅡ겟세마네 동산에서ㅡ
출근길에서 다시 집으로 오지 못하신 당신을 생각 합니다. 당신이 하느님 보다 가깝게 느껴기던 아름답던 날들 함께 미사 올리고 가족이 둘러 앉아 아씨씨 프란치스코 성당 앞에서 산 굵은 올리브 묵주로 가족이 둘러 앉아 기도 하며 말씀을 읽어 나누시던 저녁기도 시간이 그립습니다. 남들은 하늘 나라에 필요한 쓸만한 사람이라서 먼저 데려 가셨답니다만, 위로가 되지 않던 긴 날들 순식간에 마비된 얼굴로 주님이 계시지 않느다고 극구 부정 했어도 저는 지금 그시절의 감사의 하느님을 다시 생각하며 주님의 손 잡고 주님께 의탁하며 다시 일어나 당신의 꿈둥이 들을 제자리에 제 깃발로 제 진지에서 최선을 다하길 기도하지요, 힘든 일들은 주님께 의탁하며 모든 일은 다 때가 있다고 위로하며 하늘나라를 기리며.
소실점에서
그 아무도 함께 해 줄 사람 없을 때 어이 견디셨나요?
사랑의 길이지만 어두운 밤 두려움을 어이 견디셨나요?
눈 들어 보시는 곳마다 사람사람 사람
가시는 길이 막히도록
환호의 소리 감탄의 그 소리
메아리치던 소리들 다 떠나고
소리가 그리워 잠 들 수 없는 적막함에
흐르는 눈물로 얼굴 씻으며
당신의 약속에 눈뜨셨을 아버지 아스라한 뒷모습을 생각합니다
믿음 / 이선영 (레지나)
한 걸음씩 가는 거야 어떤 산도 믿음으로 넘는 거지
언제 넘었을까 외줄타기 신기루 길 어떻게 지내왔나
바라보면 아득하던 앞으로만 난 그 길을
보일 듯 아니 보이시는 님 부르며 걷던 길
오늘 걷는 이 길도 보이지 않아도 보이는 듯
손잡고 함께 걸어줘요 당신은 나의 길이 시니까
누가 나에게 손 대었는 가 /이선영
영원을 있게 하신 주님 공간 속 점 하나 찍어 나의 우주로 허락하시니
나는 귀한 꽃 귀한 사람 천 년 만에 핀다는 우담바라 희귀꽃 보다
우리들 속에 나의 꽃은 영원 속에 한 번만 피는 꽃
이런 꽃들 만남으로 주님 알게 하시니 다만 감사 할 뿐입니다
당신이면 할 수 있다는
절박한 마음과 순백의 믿음
필요한 것만 청하는 야이로와 하혈하는 여인의 마음으로 나는 당신께 기도 했던지요
밀알의 썩음이 십자가 사랑이란 말씀 귀열어 들으려고 애는 썼던지요 누가 나에게 손 대었는가
반가움에 환한 그 말씀을 다시 생각합니다.
맞습니다/ 오아시스를 만나려면 반드시 사막을 건너야 한다는 것을 또 잊었습니다.
돌아보니 날마다 제가 구하는 것은 사막 없는 오아시스 였습니다
거친 바람 막아주는 담 벽 안에서도 기분좋은 바깥 바람만 생각 했고
건너야 할 곳을 잊어버린 채 오아시스 푸른 단 맛만 구했습니다.
사막에서 만나는 오아시스 환희를 나는 왜 그리 쉽게 잊어 버리는지요.
비탈 길에서/
오리를 가자고 하면 십리 가 주라 시던 그분의 길을
비탈 길 오를 때마다 생각합니다
아무도 도와주는 이 없어 혼자 오르셨을 그 무게 잊으시고
내 너와 함께 하겠다는 그 위로도 그분은 받지 못했습니다
비탈길 오를 때 마다 그분을 생각합니다
사랑하라는 말 죽음으로 가르쳐도 알아 듣지 못하니
이번 부활절엔 /
언 땅 찬바람 온몸으로 안아도 새봄엔 말쑥한 봄꽃이 핀다.
어둡고 무거운 회개의 강 지나면 오히려 십자가는 더 빛났던 것을
주님을 안다 하면서도 밀알로 썩기 힘들지만
이번 부활절엔 밝고 환한 기쁨을 찾아서 따슨 손 잡아 안아주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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