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게시판은 2022년 고양신일초등학교 5학년 3반 친구들을 위한 게시판입니다.
세상의 흐름이 많이 변하여... 초상권 관계 등으로 사진을 올리지 못함을 양해해 주세요.
오래 전에는 담임을 맡으면 꼭 그 친구들과 20년 후 만남 약속도 하고는 했는데...
두 가지 사유로 2014년부터는 약속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첫째, 20년 후면 선생님의 나이가 많을텐데... 한 치 앞일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약속을 해두고 지키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겠구나...
또한 살아보니 정말 선생님을 그리워하는 제자라면 20년 후가 아니라 언제라도 연락을 해온다는 사실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둘째, 현재 선생님의 계획은 정년퇴임 후 깊은 산골에서 자연을 벗 삼아 지내는 노후를 꿈꾸고 있습니다.
먼 산골에서 도시를 찾아 나오는 것이 쉽지만은 않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종업식 날, 눈물을 흘리며 선생님과 연락할 길을 묻는 5학년 3반 친구들을 위해서 까페 주소를 알려주면서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선생님이 까페지기이지만, 1년에 두 번 까페에 들어간단다. 이해해주렴."
사실 올해부터는 한 달에 한 번이라도 까페에 접속하고자 마음먹고 있습니다.
교단에 선 지 20년이 가까워오면서 결혼식 등 큰 경사를 전해오는 제자들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선생님은 SNS를 하지 않습니다.
페이스북을 하다가 제자들이 너무 많이 연락을 해오는데, 바로 바로 답글을 달지 못하니 너무 미안해서 1년 만에 탈퇴를 하고 말았지요...
그래도 유일하게 이 까페는 유지를 하고 있습니다.
오래 전 제자들이 선생님이 기억나면 10년 뒤에도 회원가입을 하고 찾아오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전담교사도 많이 하다보니 길러낸 제자가 1천 명이 넘고, 초등학교 선생님이다보니 성인이 된 제자들이 인사를 하면 얼굴을 바로 알아보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졌습니다.
특히 여학생들은 안경을 벗고 성형을 하면서 몰라보게 예뻐지는 경우가 많더군요.
나중에라도 여러분이 선생님을 만나면 "왜 선생님이 나를 기억 못 하시지?" 하면서 서운해하지 말고, 꼭 먼저 이름, 선생님을 만났던 연도를 알려주시길 부탁합니다.
여러분이 선생님에게 자주 연락하지 않아도 선생님 마음 속에는 언제나 여러분이 있고, 여러분의 꿈과 미래를, 행복을 늘 응원하면서 살아간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어쩌다 제자들의 좋은 소식을 듣게 되면 그 날은 하루종일 기분이 좋고, 슬픈 소식을 듣게 되면 마음 아파 잠 못 이루는 것이 선생님의 진심이랍니다.
사랑하는 5학년 3반 친구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여러분이 잘 자라날 모습을 기대하면서 응원하겠습니다.
선생님이 많이 그리울 때는 이 게시판을 통해 소식 나누도록 해요.
여러분 모두 사랑합니다....
첫댓글 선생님 저 김태민입니다. 오랜만에 카페에 들어와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제 중1이 되어 초등학교와는 많이 다른 경험을 하고있어요. 나중에 꼭 찾아뵐게요!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