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후, 배곧공원과 곰솔누리길
1. 일자: 2023. 6. 10(토)
2. 장소: 배곧공원, 옥구공원, 곰솔누리길 / 7.66km / 2시간 11분
도팔산 정기산행이 있는 날인데, 일이 생겨 부득이 참석하지 못했다.
오후 3시가 다 되어 집을 나선다. 비 예보가 있다. 비 오는 바다와 숲을 거닐고 싶어 오이도행 전철을 탔다. 전철 타고 바다를 찾을 수 있다, 마음 먹기에 달린 일이다.
배곧마루에 선다. 잔득 흐린 날씨지만 맞은편 송도의 건물들이 손에 잡힐 듯 조망된다. 흔들의자에 앉아 휴일 오후를 즐기는 이들과 아이들과 함께 놀이를 하는 가족들 틈에서 오랫동안 사진찍기 놀이를 한다. 공원 안에 있는 작은 연못의 풍경도 내려다 본다. 누구의 발상인지 흙으로 쌓은 전망 마루를 만든 건 이 도시의 축복이라 여겨졌다.
바닷가로 내려선다. 바람이 몹시 불더니 비가 내린다. 더 늦기 전에 바다 사진을 급히 찍고는 비옷을 걸친다. 비 오는 바다 풍경은 근사하다. 바람에 바닷물이 너울진다. 붉은 등대가 랜드마크 역할을 충실히 한다. 강 건너 마을이 흐릿해 진다. 흔치 않은 경험이 즐겁다.
카톡이 온다. 그새 도팔산은 뒤풀이도 마쳤나 보다. 나도 이곳 사진을 전송한다. 각자의 방식으로 휴일을 알차게 보내면 된다.
1시간을 배곧공원 일대를 걷다가 옥구공원을 거쳐 곰솔누리길에 들어선다. 짙은 숲 그늘이 황토흙과 어우러져 압권이다. 녹색 나무잎이 터널을 이룬다. 자세히 보니 소나무들은 잎이 마른 게 많다. 어인 연유인지 모르지만 조치가 시급할 정도로 황폐해져 가는 모습이 안타갑다. 몇 개의 하늘다리를 건너며 인적 드문 숲을 내 정원인 냥 한가하게 걷다가, 정왕역으로 향한다. 또 1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비는 그치고, 전철은 한산했다. 토요일 오후 나만의 힐링에 만족한다.
건강이란 평소에 관리해야 함을 새삼 깨닫는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생활습관이 옳바라야 한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고, 운동하고, 마음 편하게 먹고.... 평범함 속에 가끔 내 뜻대로 되는 작은 변화가 곧 행복이라 여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