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차 SAPPORO
이번 출장의 목적은 일본에서 가장 춥다는 북해도 寒地의 도로연구에 대한 일본한지토목연구소 연구진과의 미팅과 일본에서 눈이 많이 오기로 유명한 니가타의 루빗트포장에 대한 견학이다.
2011년 2월7일 08:00
새벽 4시에 인천공항에 도착하여 지겹도록 기다린 대구의 안사장과 경용형, 형석이와 나는 8시경 인천공항에서 만났다. 10시 비행기인 관계로 제일먼저 출국수속을 밟고 출국장을 빠져 나오니 형석이가 제일 바쁘게 움직인다. 한참을 면세점을 기웃거린 그는 한보따리를 손에 쥐고 나오면서 입을 궁시렁거린다. “동네 아줌마들이 일본 출장 간다니까 날 보따리장수로 아나...”
대한항공 KE765
우리를 눈 덮인 북해도로 안내할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해외여행의 경험이 적은 나로서는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본다는 것만으로 흥분하기 충분하다. 구름들 사이로 비행기가 지나가고, 아래에 구름을 본다는 것만으로도 창문에서 눈을 쉽게 돌릴 수 없음은 어린시절 바라만 보던 비행기에 동경이랄까? 창밖을 보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사이 벌써 삿뽀로국제공항에 착륙한다는 기내방송이 나온다. 벌써 2시간 40분이나 날아 왔으나 내게는 너무나 짧은 시간이었다. 세계3대 축제인 삿뽀로 눈축제 기간임에도 공항에는 눈이 별로 없었다. ‘이거 실망인데’라고 생각하며 공항 지하에 있는 JR선을 타기 위해 내려가 7일간 무조건 JR선을 탈 수 있는 JR PASS를 사서 바로 삿뽀로 역으로 출발한다.
일본에 오면 늘 부러운 것이 있다. 그것은 정확한 시간에 정확히 도착하는 일본의 열차이다. 연착한다는 방송에 무감각해진 우리로서는 부러우면서도 화가 나는 일이기도 하다. 깨끗하고 아늑한 JR선을 40분가량 타니 삿뽀로 역에 도착하였다. 우리는 드디어 북해도의 차가운 바깥바람을 맞을 수 있었다. 서울보다는 덜 차가운 날씨에 공기는 맑게 내 콧속으로 들어와 청량함 마저 들었다. 서둘러 호텔을 찾아 나서니 하늘에서 눈이 내린다. ‘이제 시작이다’

일주일간 무조건 JR선을 탈 수있는 JR PASS

삿뽀로 역에서
호텔로 가는 길에 공항에서 했던 눈이 없어 실망했다는 생각을 점점 뒤집는다. 차도와 인도는 눈 벽으로 가로막혀 있고, 차량이 뜸한 이면도로는 눈이 쌓여 빙판길을 만들어 놓았다. 온통 눈 세상이었다. 잠시 후 눈 축제로 유명한 오호리공원이 나온다. 웅장하리만큼 큰 눈 조각과 작은 조각들이 어우러져 있으며, 축제에 빠져서는 안돼는 먹거리 장터도 보인다. 우리 일행은 잠시 공원에 들러 사진 몇 장만 찍고는 바로 호텔로 이동했다. 5분쯤 걸었을까? 난 내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도로 한복판에 우리나라 1940년대를 연상하는 전차가 다가오는 것이 아닌가? 우리나라보다 선진국인 일본이... 1960년대에 태어난 나도 보지도 못하고 듣기만한 전차가 내 눈 앞으로 다가오다니... 마치 영화 쎄트장에 온 기분이 들었다. 난 내눈에 들어온 전차를 카메라에 담기 바빴다. 무조건 셔터만 누르면 작품이 되는 기분마저 들었다.

삿뽀로 시내를 다니는 전차의 모습

차도와 인도는 눈 벽으로 막혀있다
오호리 공원에서 걸어서 약10분 정도의 거리에 있는 APA 호텔에 오후 3시 45분에 도착한다. check in을 하고 호텔방에 들어가니 침대2개가 좁은 방에 비집고 들어와 있었지만 깔끔한 느낌을 버릴 수는 없었다. 서둘러 짐을 풀고 바로 호텔을 빠져나와 오호리 공원으로 출발하니 벌써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다. 이곳은 서울보다 어둠이 더 빨리 찾아오는 모양이다. 아까의 오호리 공원의 모습보다 더 화려한 오호리 공원이 내 눈에 들어온다. 형형색색의 조명으로 치장한 조각품들은 각각이 폼을 내고 있었고, 공원은 인파로 발 디딜 틈도 없다. 오직하면 공원 왼쪽 길과 오른쪽 길을 일방통행을 하여 관광객들을 이동시킨다. 공원을 가로지르는 차도는 통제하였으며, 곳곳에 staff들이 있어 관광객들을 안전하게 이동시키고 있었다. 이곳저곳을 들러보며 조각품들을 감상하고, 간단한 먹거리로 군것질하며 돌아다닌다. 치즈를 얹어 구운 가리비를 파는 검은 빵모자 아저씨, 긴 칼로 곱창을 익살스럽게 요리하는 빡빡머리 아저씨... 축제에서 빠져서는 안돼는 각각의 조연들이자 주연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공원 전체가 금연인 관계로 곳곳에 실내 흡연장소가 자리를 잡고 있다. 애연가인 나는 담배연기로 가득찬 흡연장소에서 담배를 피워야 한다는 것이 불만이었지만 이 또한 각 담배 메이커들의 홍보 상술과 축제 주최 측의 스폰이 맞아떨어지는 관계라는 것을 쉽게 눈치 챌 수 있었다. 첫 번째 들어간 KENT 흡연장소 안에는 아리따운 아가씨가 짧은 치마를 입고 담배 홍보에 열중한다. 그 홍보를 다 들어주면 홍보용 담배를 준다. 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우리에겐 오지 않았다. ‘이런...XX'
밖을 나오자 일본에 대해 잘 아는 안사장은 우리가 한국인인걸 알고 인터뷰를 안했다는 것이었다. ‘공짜라면 농약도 먹는 우리가 그냥 갈 수는 없지. 흡연장소가 너희만 있냐! LARK로 가자!’
일본말을 모르는 우리는 무조건 담배만 피우고 있고, 답변은 안사장이 하기로 하였다. 조금 지나자 LARK 흡연장소가 나온다. 우리는 조용히 들어가서는 아무 말도 없이 담배만 피운다. 짧은 치마에 아리따운 홍보녀가 아무리 말을 걸어도 우리는 고개만 끄덕거린다. 알아 듣고 있다는... ㅋㅋ 안사장이 답변을 다하자 홍보용 담배를 꺼낸다. 나머지 3명도 아무 말도 안하고 손만 내민다. 담배가 내 손에 들어오는 순간 딱 한마디 한다. “아리가도 고자이 마쓰”
마지막으로 삿뽀로 타워로 발길을 돌린다. 타워에서 본 눈 축제는 그야말로 화려함 자체이다. 여기저기서 쏘아대는 조명과 환호성 ‘몇년만 젊었어도 저 속에 들어가 같이 소리를 지를 수 있겠구만...’하고 생각한다.

고객에게는 항상 친절로 대하는 그들...익살스러움까지 있는 곱창 아저씨

배고픈 이들의 간식

조각품1

작품2

작품3

작품4

보드 선수들의 시합 장면

공원내 흡연장소

삿뽀로 타워에서 본 오호리 공원의 야경

대한민국은 한참 석굴암을 만들고 있다.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출출함과 추위를 달래기 위해 술집으로 들어간다. 일본에 와 본 사람은 느끼지만 그들의 안주 하나하나는 예술이다. 아무리 작은 선술집이라도 그들은 안주에 혼을 넣는다. 회의 맛은 한국에 비해 특히 맛있다는 생각은 없다. 그러나 그들의 정성은 내 눈에 예술로 비추는 것은 무엇일까?

HIDAMARITEI라는 술집 - 참 일본스럽게 한 인테리어이다.

우리나라 고급 일식집에서나 볼 수 있는 먹음직스러운 안주
첫댓글 ㅋㅋㅋ...........
무신 여행사이트도 아니고.............ㅋㅋㅋㅋ
부러우면 진다는데.....부러~~~~~~~~~~~ㅂ 다~~~~~~~~!!
혹시 카페회원들을 위한 귀국선물을 사왔다면 전화주쇼....주소 알려줄테니...^^;;
아다지오란?
악보에서, 안단테와 라르고 사이의 느린 속도로 연주하라는 말. 또는 그 속도로 연주하는 곡이나 악장.
근디 난 왠지..........난 아다지요...........이게 아닌가?...........=3=3=3
난 안다지오 ... ㅎㅎㅎ
인생...자동차...골프스윙...아다지오...ㅎㅎ
2011년에는 노면전차가 있었나요? 지금도 있나요? ㅋㅋ
작년에 갔었는데 지하철로만 다녔던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