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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 초반까지, 이 기간 동안 존 윌리엄스(John Williams)는 12편 여의 영화음악을 작곡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 모든 작품이 영화의 흥행성공과 함께 전설적 명작으로 기록되었다는 거다. 그야말로 그의 음악인생의 '황금기'였다. 블록버스터의 효시로 회자되는 <죠스>(Jaws, 1976)를 위시해 <스타워즈>(Star Wars) 삼부작, <미지와의 조우>(Close Encounters of the Third Kind), <인디아나 존스> 삼부작, 그리고 <이.티>(E.T)까지, 할리우드대작영화에 연달아 동참한 그는 다산의 대가라 불릴 만했다. 그 음악들은 대부분 대규모 교향악 연주에 의한 것이었고, 영화 내러티브의 일부로 작용하는 바그너방식 라이트모티프를 확립해 후대의 귀감이 되었다.
1975년 <죠스>에 이어 <스타워즈>(Star Wars)로 1977년 또 다시 아카데미음악상을 거머쥔 그의 악상은 지구촌 영화 팬들에게 잊을 수 없는 영감을 선사했다. 이듬해인 1978년 개봉한 공상과학액션대작 <수퍼맨>(Superman)은 1970년대 여름 블록버스터 액션영화의 진수를 음악으로 과시한 스타작곡가로서 존 윌리엄스의 지위를 재확인시켰다. '수퍼맨'에게 날개를 달아줌과 동시에 초인적 주인공으로서의 주제의식을 심어준 그의 음악적 영감은 속편은 물론 TV 만화영화와 드라마시리즈로 맥을 이은 일련의 작품들에서도 주제곡으로 재연됐다. 1980년대 중반 <수퍼걸>(Supergirl)의 음악을 작곡한 제리 골드스미스(Jerry Goldsmith)도 그에게 영향을 받았을 정도다.
런던 교향악단(London Symphony Orchestra)의 연주와 함께 영화음악거장은 영화사에 위대하게 길이 남을 팝스오케스트라의 전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도 각별하다. 비록 <스타워즈>(1977)와 <인디아나 존스>(1981)에 비해 상대적으로 각광은 덜 받았지만, 웅장한 행진곡풍의 표제음악과 러브테마 사이에서 절묘한 균형감을 유지한 “수퍼맨”의 가공할 스코어는 대가가 남긴 또 하나의 걸작으로 기록되었다.
존 윌리엄스는 당시까지 매우 광대하고 유명한 음악들로 왕성한 창착력을 발휘했다. 복잡 미묘하고 까다로운 TV용 드라마나 영화, 그리고 특이하다할 만큼 색다른 코미디물을 위해 쓴 스코어들로 십여 년을 보낸 후, 윌리엄스는 1968년에 에미상을 수상한 하이디(Heidi)의 텔레비전 판 음악과 스티브 맥퀸(Steve McQueen) 주연의 <리버스>(The Reivers, 1969)의 스코어로 탁월한 재능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는 <수퍼맨> 뮤지컬의 감독 겸 제작 해롤드 프린스(Harold Prince)가 제작해 연극무대에 올린 <지붕위의 바이올린>(Fiddler On The Roof, 1971)을 각색한 영화의 음악을 훌륭하게 감독해 생애 첫 오스카상을 거머쥐었다. '최우수 스코어링 각색과 주제가 스코어'(Best Scoring Adaptation and Original Song Score)부문이었다. 한동안 일련의 재난영화 유행에 합승해 꾸준한 유명세를 탄 그는 1975년 <죠스>(Jaws)와 2년 후 믿기 어렵게 성공한 <스타워즈>(Star Wars)로 자신의 영역에서 정상급 작곡가의 반열에 올랐다. 오스카트로피를 연달아 품에 안는 겹경사도 맞았다.
고전 낭만주의 양식을 표방한 다량의 음악에 더해 <스타워즈>의 음악은 윌리엄스의 공동작곡가 앙드레 프레빈(André Previn)이 지휘한 런던교향악단의 찬란히 빛나는 연주를 특색으로 했다. 이 경험은 차후 6년 이상 윌리엄스가 오케스트라와 정기적으로 작업하는 데 매우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윌리엄스는 1977년의 가을에 <수퍼맨>의 테마들의 윤곽을 그리기 시작했다. 동시에 그는 <퓨리>(The Fury)와 <죠스2>(Jaws 2)에 앞서 스티븐 스필버그(Steven Spielberg)의 <미지와의 조우>(Close Encounters of The Third Kind)를 위한 그의 야심찬 스코어를 마무리하고 있었다. 특수효과 구현을 위해서라도 당시로서 엄청난 예산이 투입된 이 영웅서사극이 극장용 영화로 재탄생되기까지 무려 5년여가 걸렸고 음악도 그 일부였다.
특수효과에 난항이 있었던 것에 비해 음악은 차질 없이 진행되었다. 하지만 그 때 강철사나이(Man of Steel)의 비행과 궁지에 빠진 어려운 상황을 반주하는 음악이 최초의 모델은 아니었다. 선행된 것은 다양함과 차별성의 추구였다. 콜롬비아에서 제작된 연속물은 러시아 작곡가 미샤 바칼레이나코프(Mischa Bakaleinakoff)에 의한 보다 작은 방식의 행진곡을 쓰는 한편, 18년 후의 무대 뮤지컬은 당대의 찰스 스트라우스(Charles Strouse)의 밝은 사교적 멜로디를 리 애덤스(Lee Adams)의 가사에 결합해 사용했다.
플레이셔(Fleischer)의 만화와 1950년대 텔레비전시리즈에는 그러나 승리의 행진곡이 쓰였다. 이 음악들은 캐릭터와 관련해 가장 일반적인 음악의 결합을 형성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윌리엄스는 그 자신의 행진곡을 쓸 때 현명하게 이 방식을 보존했다. 세 가지 모두 같은 방식 안에서 선율적으로 편곡되었다. 만약 그 멜로디에 가사가 붙었다면 아마도 청취자들이 따라 부르고 싶게 만들었을 것이다.
상성부의 5번째 음정 간격의 현저한 사용은 또한 리하르트 스트라우스(Richard Strauss)의 'Thus spake Zarathustra'(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교향시 곡조를 명백히 했다. 알다시피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19세기 후반 독일 실존주의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Friedrich Nietzsche)의 소설과 동명의 곡이다. "수퍼맨"을 이해하는 문학적인 출처와도 같다.
스트라우스의 연주는 스탠리 큐브릭(Stanley Kubrick)의 유력한 1968년 공상과학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2001: A Space Odyssey)에서 책꽂이와 같은 음악의 역할로서 서막에 사용된 것으로 가장 유명하다. 큐브릭의 SF명화는 시각이나 주제에 있어 이후 <스타워즈>와 <미지와의 조우>에 영향을 끼쳤다. 확실히 그의 물리적인 세계에서 최고의 경지로 진화하는 니체의 존재감은 “수퍼맨”의 신화체계에도 그리고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도 공히 적용될 수 있다.
니체 자신이 작곡가였고 리하르트 바그너(Richard Wagner)와의 친분이 두터웠던 걸로 유명한 것이 우연의 일치는 아닐 것이다. 바그너의 음악양식이 라이트모티프를 사용했고, 그의 작품 <니벨룽겐의 반지>(Ring of The Nibelungen)가 그 범례라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 이는 곧 존 윌리엄스의 영화음악작법이 되었고, <스타워즈>와 같이 <수퍼맨>의 원형적 서사에도 적용되었다.
< 수퍼맨>에는 그러나 <스타워즈>(Star Wars)나 <제국의 역습>(The Empire Strikes Back) 또는 <레이더스>(Raiders of The Lost Ark)의 것과 혼동할 수 있는 음악은 부재하다. 모두 웅장하고 우렁찬 금관악기가 득의양양하게 울려 퍼지며 감정을 격상시킨다. 런던교향악단의 연주로 완성된 것은 다를 게 없지만, 각각의 곡은 명백히 차별화되고 영화와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비범하게 다작을 하면서도 대범한 이력이 두드러진 이 특별한 시기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이와 같은 스코어의 우수성은 또한 완전한 연대기적 재발매에 특별히 이바지하도록 만들었다. <수퍼맨>의 오리지널 1978년 앨범은 그 자체로 풍부하고 고귀했기에 주목받았다. 그러나 <스타워즈>의 사운드트랙앨범이 빌보드앨범차트 2위까지 도달하자 포괄적인 교향악 영화스코어들에 대한 수요가 증대되었고 그 규모는 더 윤색되고 광대한 영화제작 쪽으로 향하는 추세에 비례해 점점 증가했다. 작곡가의 지속적인 대중적 인기 덕에 <수퍼맨>의 지위는 영화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작품 중 하나가 되었고 음악도 차차 업그레이드되어 새로운 세상과 만났다.
고매한 사운드의 위세는 시대의 변천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친다. 무려 30년이 지나 세기가 바뀌었음에도 이 테마음악이 유구한 생명력을 이어온 건 영웅적이고 원대하면서 고매한 희망의 애국적 감성을 후대 청취자들에게도 선명하게 각인시켰기 때문일 것이다. 화려한 금관악기 팡파르와 맹렬하면서 감성적인 스트링 선율이 주도권을 쥔 권위적 관현악협주는 '수퍼맨'의 존재의식 그 자체였고, 첨단기술로 새롭게 탄생한 영상과 함께 지구촌 영화팬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행진곡(March)에 관하여
<수퍼맨>은 극장의 스크린 막이 열리면서 시작한다. 형식적으로 그야말로 딱 맞아 떨어지는 영화다. 이는 작곡가 존 윌리엄스(John Williams)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였다. 그의 음악은 이 포맷 안에서 바그너의 다채로운 오케스트라의 오페라 방식에 따라 발전될 수 있었다. 윌리엄스의 스코어는 액션과 대사로부터 분리했을 때도 온전한 드라마적 이야기를 전하는 것이었다. 영화의 시작과 함께 커튼이 열리면 소규모의 직사각형 스크린 내에 '수퍼맨' 코믹스를 상징하는 고유의 흑백화면이 나타난다. 데일리 플레닛 빌딩의 화면이 실사의 대응부로 서서히 사라지고, 카메라가 꼭대기 위로 그리고 외부공간으로 이동한다. 화면은 완전한 파나비전 폭을 통해 열린다. 근사하게 채색된 오프닝 자막들이 힘차게 위로 솟아오른다. 카메라의 원경을 통해 관객들은 이전에 보지 못한 오프닝크레디트 시퀀스를 마주한다.
음악은 영화의 처음부터 영상을 반주하면서 개략적인 극의 전개내용을 요약해서 들려준다. 유명한 영원불멸의 '수퍼맨'의 테마는 웅대한 극적 영화음악의 전통적 가치로써 진정한 서사(epic)적 사운드를 각인시켰다. 'Prelude and main title march'(서곡 그리고 메인타이틀 행진곡)이 영화의 도입부 영상에 조응해 울려 퍼진다. 자막과 함께 서막을 여는 음악이다. 제작자들이 설정한 '전주곡'(Prelude) 개념에 일반적으로 인식된 '행진곡'(March)을 결합했다. 1978년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앨범에는 금관악기에 의한 화려한 팡파르로 시작하는 합주편곡이 사용되었다. 주제를 담은 이 곡은 'Theme from Superman'(수퍼맨에서의 테마), 'Superman march'(수퍼맨 행진곡), 그리고 'Finale and end title march'(종곡과 엔드타이틀 행진곡)와 같이 다른 곡들에서 화려한 금관악기 취주를 원천적으로 내포하고, 관현악편곡에 따라 다양하게 변주되면서 발전, 전개된다.
내 마음을 읽어봐요(Read My Mind)
팡파르와 메인테마에 더하여 '수퍼맨 행진곡'의 각 연주는 간주곡으로서 '러브테마'를 두드러지게 다룬다. 외계 크립톤 행성에서 온 강철인간 '수퍼맨'과 지구의 미녀 '로이스 레인'이 주인공으로서 로맨틱한 러브라인을 그려내는 장면들에서 달콤한 낭만적 감성을 불러내는 효과로 '러브테마'는 관객들을 동일시한다. 현악기와 목관악기의 음색이 특히 서정적인 이 악곡은 실제로 가사를 내포하고 있어 더욱 낭만적이다. 가사가 있는 러브테마 'Can you read my mind'(내 마음을 읽을 수 있나요)는 레슬리 브리쿠스(Leslie Bricusse)가 썼다. 그는 <백만 달러를 강탈하는 법>(How To Steal A Million)과 <안녕, 칩스 씨>(Goodbye, Mr. Chips)에서 윌리엄스와 함께 작업한 바 있다. 장엄하고 진지한 협화음 버전, 'Love theme from superman'(수퍼맨에서의 러브테마)은 앨범 편곡으로 쓰이고 녹음되었다. 하지만 클로징 크레디트가 아주 길기 때문에 그에 맞게 커버할 추가시간을 늘렸다. 영화에서와 같이 'Finale and end title march'(대미와 종영인물자막 행진곡)에 뒤따라 나온다.
영화의 줄거리 상에서 러브테마는 'The flying sequence'(비행장면)로 유명한 드라마틱한 간주곡이 흐르는 내내 중대한 역할을 한다. 섬세하고 우아하게 시작하지만, 수퍼맨과 같이 한 로이스 레인(Lois Lane)의 야간비행을 위해 이 러브테마는 고조되는 바이올린과 함께 활상하는 오케스트라로 증강되어 나타나고, 이 테마가 깔리는 순간은 마곳 키더(Margot Kidder)가 전하는 가사없이 장면을 반주한다. 일종의 책꽂이와 같은 'The flying sequence'는 클라크 켄트의 페르소나와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또 다른 모티프의 모양으로 러브테마를 추가 제공한다. 이 곡은 수퍼맨이 독점인터뷰를 해주기 위해 로이스 레인의 펜트하우스의 'The Terrace'(테라스)에 내려올 때 처음 나타난다. 이 곡과 'Lois and Clark'(로이스와 클락)은 모두 'The flying sequence'를 뒤따르고 러브테마를 포함해 이 모티프를 결합한다. 모든 변주에서, 러브테마는 만화책(Comic Book)의 기원을 넘어 이야기의 낭만적인 영역을 크게 향상시킨다. 극적 걸출함 속으로 여주인공을 데려온다.
크립톤과 스몰빌(소도시)
'The planet krypton'(크립톤 행성)은 두 가지 편곡으로 나타난다. 모두 외계문명에 대한 장중하고 탐구적인 팡파르 형식의 서곡으로 시작한다. 음악은 칠흑 같은 어둠의 광대한 우주 복판에 있는 행성과 그 수도의 대기를 관통해 이동하는 장면들을 반주한다. 장면전개에 따른 시각적 분위기와 같이 음악의 톤도 깊고 어둡다. 영화버전은 속편에서 크립톤 평의회가 세 명의 슈퍼악당들에게 판결을 내릴 때 피아노와 신서사이저 반주와 함께 장면을 휘덮는다.
조렐(Jor-El)역의 말론 브랜도(Marlon Brando)의 전주곡 장식악절로서 'This is no fantasy'(이것은 환상이 아니야)는 영화전반의 분위기를 좌우한다. 그리고 판관으로서 그의 역할은 그를 현명하고 공정한 지도자로서 확고히 한다. 하지만 'Destruction of Krypton'(크립톤의 파괴)이 시작되면서 의회의 장관(트레버 하워드)에 의해 각하된 그들의 행성이 곧 파멸될 거라는 조렐의 경고를 암시하는 효과로 작용한다. 분위기는 신비하고 이질적인 기조를 유지한다. 스코어에서 무언의 고음역 합창으로 이의 첫 징조를 만든다.
이 곡은 그들의 어린 아들 카렐(Kal-El)을 지구로 보내기 위해 준비하는 동안 조렐과 그의 아내 라라(수산나 요크) 간의 대화 장면을, 그리고 곡의 끝에 상승하는 브라스 기조의 반복진행과 같이 크리스털 아크(ark)를 발진시키는 장면을 반주한다. 'Star ship escapes'(별모양 우주선 탈출), 카렐을 태운 수정아크가 연구실의 지붕을 뚫고 빠져 나갈 때 음악은 메인테마의 금관악기 팡파르를 살짝 실어 상징적으로 들려준다. 하지만 이 묵시적 지시악절에서 아주 간결하게 연주된 메인테마의 마디마디는 크립톤 행성의 최후의 순간들에 걸쳐 계속된다. 'The trip to earth'(지구로의 여행)은 특히 목관악기연주가 도전적인 관현악협주의 지시악절로 은하계를 관통해 운항하는 작은 우주선을 끼고 달린다.
'Growing up'(성장)은 켄트부부(글렌 포드와 필리스 덱스터)에 의해 아이가 발견되는 장면을 짧게 반주한다. 이후 십대 청년 클락이 캔자스의 평원에서 기차와 경주하는 연속장면을 연주하는 속보의 빠른 음악으로 종결된다. 'Death of Jonathan Kent'(조나단 켄트의 사망)는 소도시(Smallville)의 테마 'Down home on the farm'(농장의 집으로)을 고상한 연주로 감정 이입시킨다. 이 또한 가사를 붙이려 했을 것으로 보이는 곡은 차임벨과 트럼펫의 사용으로 언덕 꼭대기 묘지의 고정 장면을 각별히 효과적으로 반주한다.
종속적인 보조 크립톤 모티프를 반복해 연주하는 오케스트라와 함께 합창이 다시 나타나는 곡 'Leaving home'(집을 떠나며)은 행성자체로서 크립톤 광물체와 관련한다. 이 장면에서 젊은 클라크(제프 이스트)는 녹색 수정체의 “부름”(Called)을 받고 켄트의 헛간에 숨겨진 우주선 잔해 안에서 광채를 발하는 막대수정체를 발견한다. 날이 밝고 첼로로 시작하는 위압적인 악절이 마사 켄트가 양아들 클락과 작별하는 연속장면 내내 '스몰빌 테마' 배후에서 움직인다. 다시 한 번 더 밀밭에서 장면의 매우 형식적인 마무리는 윌리엄스가 멜로디를 충분히 발전시키고 만족스런 음악의 결부를 장면에 조화시킬 수 있게 한다. 영화는 그 다음에 클락이 녹색수정체에 의해 이끌리는 곳, 북극으로 이동한다.
마침내 수정체는 크립톤의 세계와 닮은 얼음형상의 구조물의 일부로 'The fortress of solitude'(고독의 요새)를 세우도록 만든다. 지시악절로서 큐는 여기서 두 개의 크립톤 모티프의 변주를 증강시키는 합창, 첼레스타 그리고 신서사이저를 주된 악기로 처음으로 온전히 그대로 나타난다. 조렐의 홀로그램 이미지가 나타나고 아들 카렐에게 말할 때 음악은 카렐의 12년 동안 방랑여정을 관통하는 'Through time and space'(시간과 공간을 통해)에서 천상의 아름다움으로 조바꿈한다. 종결부에 크립톤의 최후의 생존자는 수퍼맨이 된다. 연속화면의 형식적 절차는 윌리엄스가 수퍼맨 팡파르의 담차고 직선으로 뻗는 금관악기악절의 이입을 가능하게 한다.
메트로폴리스/대도시와 저 너머
메트로폴리스/대도시로 무대를 옮겨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영화와 스코어의 분위기나 곡조도 따라서 변화한다. 데일리 플레닛에서의 첫 날 이후 다소 혼란스럽고 지나치게 열심인 클락 켄트는 풋풋한 신참동료 로이스 레인(마곳 키더)과 함께 길을 가다 권총을 들이댄 노상강도에 의해 뒷골목으로 강제로 끌려간다. 'Welcome to metropolis'(대도시에 온 걸 환영합니다)는 쾌활하게 익살스럽고 러브테마를 통합한 음악으로 분위기를 맞춘다. 'Lex Luthor's lair'(렉스 루서의 소굴)는 교활한 악당 렉스 루서(진 해크먼)와 그의 실수투성이 공모자 오티스(네드 비티)가 연상되는 희극풍의 행진곡을 이입시킨다. 실제 영화에서는 처음과 끝부분만 발췌해서 사용했다. 렉스 루서의 테마의 직접적인 묘사로 윌리엄스는 'The march of the villains'(악당들의 행진곡)를 불러낸다.
'The big rescue'(대 구조)란 곡명의 음악은 데일리 플레닛 빌딩의 모서리에 위험하게 걸려있는 헬리콥터와 로이스 레인을 구조하기 위해 처음으로 대중들 앞에 모습을 나타낸 수퍼맨과 위험에 빠진 로이스 레인을 전체적으로 묘사한다. 영화의 드라마적 중심부로서 뛰어난 장면에 완벽하게 조응하는 스코어링이지만 이 곡이 전적으로 통용되지는 않았다. 도시에서의 첫날밤은 강철사나이에게 'Super crime fighter'(슈퍼 범죄자)를 제시한다. 솔로우 빌딩의 유리창을 타고 보석을 훔치려는 도둑을 저지하고 총을 쏘며 도심에서 추격전을 벌이던 은행 강도들의 배를 관할경찰서로 가볍게 운반하는 연속장면에 깔린다. 수퍼맨의 밤은 나무 위에 걸린 고양이를 내려주고 치명적인 번개에 맞은 대통령전용기를 안전하게 착륙시키는 등, 일련의 'Super rescues'(초특급구출)로 끝난다. 밤중에 생긴 모든 일들에 대해 윌리엄스는 미묘하고 기발한, 그리고 담력 넘치고 힘찬 액션 음악을 내내 적당량 투입했다.
다음날 데일리 플레닛 신문의 1면 제목에는 메트로폴리스의 분위기 'Caped wonder stuns city'(망토를 두른 불가사의의 멋진 사내, 도시를 곡예비행하다)를 묘사한다. 렉스 루서는 얼을 뺐기지만,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 눈치다. 그와 그의 친구들은 웅대한 중앙역(Grand Central Station) 아래 지하 비밀은신처에서 하와이언 식 휴식을 즐기고 있기 때문이다. 이 장면 동안 배경에서 들리는 음악은 기분전환용 'Luthor's luau'(루서의 하와이식 연회), 윌리엄스가 작곡한 소스 뮤직(source musuc)이다. 배경음악의 반대개념으로 극중 등장인물들이 실제로 듣는 음악이다. 'The flying sequence' 간주 후, 루서가 'Crime of the century'(세기의 범죄)를 위한 행동개시에 나서고, 렉스와 악당들은 해군미사일이 궤도를 이탈해 엉뚱한 곳에 떨어지도록 프로그램을 변경 조작한다.
루서는 자신의 야심을 방해하는 수퍼맨의 위협을 불발에 그치게 해야 한다. 그리고 강철사나이를 지하소굴로 유인하는 'Sonic greeting'(음속의 인사)은 오직 수퍼맨만이 들을 수 있다. 반복적으로 순환하는 바이올린 아르페지오가 두드러지는 큐(지시악절)로서 이 곡은 또한 여기서 처음으로 나타난다. 은신처에서 루서는 수퍼맨에게 천인공노할 자신의 계획을 설명한다. 몰래 궤도를 수정한 해군 미사일을 이용해 'The big one'(대사건)을 일으키려는 계획. 이 거사(巨事)로 인해 루서는 세상에서 가장 수지맞는 부동산투기를 할 셈에 한껏 마음이 부풀어 있다. 'Misguided missiles and kryptonite'(오인 미사일과 크립토나이트)는 군이 이 잘못된 상황을 인식하게 되는 장면 내내 연주된다. 한편 루서는 수퍼맨에게 치명적 광물인 크립톤나이트를 목에 걸어줘 죽음으로 이끈다. 이 장면에 합창과 크립톤 크리스털 모티프는 재등장하고 암시적인 악당들의 테마와 멋지게 결합한다.
루서의 연인, 이브 테시마커(발레리 페린)가 실내 수영장에서 허우적대는 수퍼맨의 목에 걸린 크립토나이트를 벗겨내 구해주고, 절정의 액션음악인 'Chasing rockets'(로켓 추격)가 수퍼맨의 활약을 반주한다. 로켓 한기는 우주 밖으로 밀어내는데 성공하지만, 다른 한방은 산 앙드레(San Andreas) 단층에 작렬한다. 이 곡의 엔딩의 멋진 부분, 그리고 'Super feats'(수퍼맨의 대활약)의 시작은 영화에서 온전히 들리지는 않는다. 위험상황이 연이어지는 최후의 순간들 내내, 그리고 수퍼맨의 필연적인 제때 도착 동안만 계속해서 배경에 깔린다. 금문교와 후버댐에서 위험에 빠진 인명을 구하는 장면에서 뒤이어 뚜렷이 나타난다. 굉장한 속도로 활상하는 액션음악의 특색을 그리는 곡은 확실히 최고조에 달하는 이야기의 긴박감을 전한다.
수퍼맨이 젊은 사진사 지미 올슨(마크 맥클루어)을 후버댐에서 구한 후, 강철사나이는 몰살당할 위기에 놓인 군락을 구하기 위해 'Super dam'(특수 둑) 반주와 함께 즉석에서 둑막이를 해야 한다. 이 대단히 놀라운 액션이 연계되는 와중에 로이스 레인은 또 다시 죽을 위험에 빠진다. 핵미사일 폭발로 지반이 갈라지면서 그녀가 운전하던 차가 땅 속에 파묻힐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것. 이 시퀀스의 대부분에서도 음악은 감정이입을 크게 돕는다. 'Finding Lois'(로이스를 찾아서)는 웅장한 팡파르와 러브테마가 포괄적으로 병존하는 것을 특징으로 연속적인 장면전개에 감정적 고조와 긴박감을 더한다.
수퍼맨이 로이스의 사고현장으로 급히 날아가지만 때는 늦었다. 러브테마의 슬픔을 자아내게 하는 음울한 기조의 섬세하고 우아한 연주로 종결하는 곡이 흐른다. 'Turning back the world'(세상을 되돌리다)가 흐르고 로이스의 죽음으로 분노에 찬 수퍼맨은 울부짖으며 서쪽으로 비상해 시간을 되돌린다. 지구를 빙 둘러 회전해 로이스의 죽음을 비롯해 지진 등 미사일 폭발로 인해 파괴된 참사의 현장을 원상 복구시킨다. 크립톤 팡파르가 일시적으로 다시 나타나면서 수퍼맨의 엄청난 결심과 러브테마에 의해 연결된다.
'Finale'(대미)는 팡파르와 러브테마의 요약적 종결로서 더 평온한 무드를 제공한다. 행진곡을 밝고 풍부히 구체화한 연주로 감정을 이끈다. 크립톤 행성의 마지막 자손이 지상으로 의기양양하게 비상해 고공비행하면서 자신의 새 고향의 보호자로서 당당한 자태를 과시한다. 장차 더 흥미진진한 수퍼맨의 모험활극이 펼쳐질 것임을 암시하는 대목. 그 장면 동안에 존 윌리엄스와 런던 교향악단(London Symphony Orchestra)은 20세기가 낳은 가장 위대한 신화적 상상의 인물이 다음세대로 날아들어 안착할 수 있게 했다.
"1978년 중반 저는 거의 1년 반 동안 <수퍼맨>을 촬영 중이었고, 영화에 대한 객관적 타당성을 잃어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존 윌리엄스가 런던교향악단과 함께 첫 녹음 세션을 하는 곳에 갔을 때 그의 오프닝 타이틀테마를 듣고 제 영혼은 비상했습니다. 영화를 위한 그의 사운드트랙은 완벽했고 영원한 고전으로 남을 거라고 확신했죠.“
-1999년 봄 크리스토퍼 리브(Christopher Reeve)
-수록곡-
1. Theme From Superman (Main Title) (4:24)
2. The Planet Krypton (4:45)
3. Destruction of Krypton (5:58)
4. The Trip to Earth (2:23)
5. Love Theme From Superman (5:00)
6. Leaving Home (4:48)
7. The Fortress of Solitude (8:29)
8. The Flying Sequence (4:16)
9. Can You Read my Mind* (3:54)
10. Super Rescues (3:24)
11. Superfeats (5:00)
12. The March of the Villains (3:33)
13. Chasing Rockets (7:33)
14. Turning Back the World (2:01)
15. End Title (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