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6일은 잊을수 없는 날이었다.
이렇게 한데 뭉쳐 하나가 된듯이 너무도 친밀한 유대감과 오래된듯한 자연스러운 행동들,비록 많은 인원이 간것은 아니었지만 역대 내가 가본 로즈산악회중 단연 최고였다.
회장인 본인이 복희언니와 안영학 선배의 고향인 용문산을 산행지로 정한것은 복희언니의 언니가 운영하시는 식당이 맛있게 잘한다는 이상길형님(대청봉산악회고문)의자랑과 직접담근 김치로 끓여내는 김치찌게가 일품이라는 소문을 듣고 가보고 싶은 충동을 느꼈고, 상원사와 용문사 두곳의 절과 함께 잎과 열매는 없지만 천년고목인 은행나무의 영험한 기운이 나를 용문산으로 이끌었다.
질책도 있었다. 아까운 대형버스비 내고 너무 가까운곳을 가면 누가 가겠느냐고, 또 전화를 해보니 다녀왔던곳이라 다음산행에나 함께하겠다는 분들이 많았다.
그래서 22명만 갔고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양평의 명소인 두물머리를 추가하기에 이르렀다.
전날 지영희 총무님이 하시던 물건들을 사서 내차에 싣고 당일 아침일찍 모란장앞으로 갔다.
버스는 아직 오지 않았고 다른 산악회원들이 한가득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중에 우리산악회에도 오시고 914산악회에서 뵙던 김재구씨도 있었다.
아는척 할까하다가 다른분들도 많아서 그냥 차안에 있었다.
김재구,김영호씨는 나와 친구하기로한 유쾌한 사람들이다.
김재구씨팀이 떠나고 조금후 예약했던 용성관광버스가 도착하고 처음뵙는 배성호 기사님과 인사한후 내차에 있던 물건들을 버스에 옮겨 실었다.
내차를 모란 뒷골목에 대고 오니 몇몇분이 버스에 계셨다.
예약해 주신분이 많지 않아서 큰기대는 하지 않았다.
예약하신분들중에도 안오신분들이 있었고........
암담한 상황에서 맨뒷좌석에 복희언니가 초청한 5분이 계시지 않는가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그분들 아니었으면 17명,
그렇잖아도 올해1월1일부로 로즈산악회를 맡아 참석자 확보에 많은 노력을 해온 나로서는 역부족임을 느끼고,나를 아껴주시는분들과 우리집사람의 간곡한 만류로 조만간 접어야 할것같은 예감을 느끼고 있던 터라 난감해한 상황이었다.
올 첫산행인 선자령에 39명, 두번째 태백산에 33명, 세번째 소금산에 26명, 이번에 22명 점점 줄어드는 참석자로 인해 그야말로 존폐의 기로에 선 산악회가 된것 같았다.
물론 계속 적자였고 임원분들로 부터 많은 질책을 받고 적자를 탈피하는 방안들을 논의해 보기도 하였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적자가 발생하지 않으려면 참석자를 늘리는것이 급선무였다.
하지만 현실은 계속 줄어드는 신세.
누가봐도 참담하지 않은가
그런데도 이번 산행이 로즈산악회의 발전의 전기가 되고 희망의 씨앗을 본것 같아 상당히 고무적인 생각을 갖게 된 계기였다.
이번만큼은 적자가 아니었다.
이상하리만큼 참석해주신 분들이 어려운 상황에 똘똘 뭉쳐 주셨다.
그 시작은 당일 몸이 아파서 참석이 어렵다는 전화를 하던 나의 선배 조경호씨가 물꼬를 텄다.
회비와 함께 찬조금 10만원을 내계좌로 보낸다며 함께하지 못해서 미안 하단다.
염치가 없어서 10만원만 받는다고 했다.
그소리를 모두가 들었나보다.
나는 회장인데 더는 못내도 10만원은 해야지
사실은 적자가예상돼서 20까지 생각했는데 조경호 선배가 도와준 격이었다.
이후 참석하신분들의 찬조가 이어졌다.
로즈산악회의 기둥이신 이용우고문님을 비롯해서 권영자누님,복희언니,지연이누나,산악회의 마스코트 이인애씨,또다른 선배 정광택씨,존경하는 안영학선배까지,마지막에는 이경애 총무가 김밥을 찬조로 하겠단다.5만원어친데
어떻든 기분좋은 출발이었다.
오늘만큼은 적자를 면하겠구나 하는 생각에 신이났다.
농담도 할수 있었다.
산악회가 무었이더냐 우선 편안하고 기분이 좋아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야 주인분들이 더많이 오시지 않겠는가
임금이 나라만들었다고 혼자하시는가 백성이 있어야지 나라지
백성을 편안하게 해드려야 성군이라지 않던가
주인을 잘 모셔야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상원사 입구로 갔다.
상원사까지 시멘트 포장길이 이어졌다.
길옆하천에 물오른 뭣이던가 감탄하시는 여성분들이 계셨다.
그날이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깬다는 경칩인데 봄을 느끼셨단다.
그렇게 상원사에서 당초 목적지인 장군봉까지 가려하니 대부분 안가신단다.
그래서 그냥 용문사로 비교적 가파른 길을 따라 내려갔다.
중간에 평상에서 간식을 먹었다. 복희언니가 복분자술 한병을 내어 주셨고 우리는 소주와 막걸리 컵라면등으로 맛있는 간식을 즐겼다.
변병남 형님이 나무에 오르신다고 객기도 부리셨고 나는 대청봉산악회 총무님과 러브샷도 했다.
즐거움 그대로였다
용문사는 말그대로 대표적인 천년고찰 아니던가
안영학선배한테 천년된 은행나무의 전설같은 지팡이설을 들으며 절에 기도하러간 일행들을 기다렸다.
다함께 용문사 입구를 향하던중 매표소를 발견하였다.
입장료 2,500원 사전에 알고 일부러 상원사에서 용문사로 넘어오는 코스를 택했었다.
입장료라도 아껴보려고
잘했다. 표받는 여자분에게 왠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모두가 버스에 올라 복희언니의 언니가 운영하시는 한강식당으로 향했다.
전화예약중 복희언니와 똑같은 목소리로 나를 놀라게 했던 복희언니의 언니께 인사드리고 우리는 방에 둘러 앉았다.
일부는 홀에서 드시고
건배하고 소주한잔후 먹어본 김치찌게는 그야말로 일품이었다.
메밀묵에 아가미젖등 밑반찬도 우리를 위해 특별히 만들어 주신것 같았다.
찌게에 들어있는 돼지고기도 무척 맛있었다.
암돼지라서 맛있는거라니까 여성분들의 항의가 들어왔다
그것도 즐거움이었다.
한껏 분위기가 좋아진 우리일행은 두물머리로 향했다.
전에도 와본곳이라 낯설지는 않았지만 산악회 식구들하고 오니 감회가 다르고 기분이 UP되는 느낌이었다.
모두들 사진찍기에 바빴고 나도 연신 휴대폰을 눌렀다.
특히 압권인 장면은 정광택선배와 권영자누님이 무엇인가 진지한 대화를 나누는듯한 뒷모습이 강물과 함께 찍힌 사진이었다.(산행앨범에 올렸슴)
우리는 그렇게 짧지 않은 두물머리에서의 추억을 뒤로하고 버스에 올랐다.
성남으로 돌아오는길, 노래방이 시작되었다.
오부리찬조금을 받는다고 했는데도 많은분들이 노래를 불러 주셨다.
조한권 사장님은 무려 4곡을 부르셨다.
나도 한곡이 끝날때마다 앙코르를 힘차게 외쳤다.
오는중 길이 약간 막혔다.
더 막혔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이 들정조로 짧고 아쉬웠다.
그때 그 의중을 알아차린 신사분이 계셨다.
조한권 사장님이셨다.
모란에 내리기전 나한테 전체에게 노래방을 쏘신단다.
신나서 방송했다.
22명중 10분이 노래방에 모였다.
우리는 맥주를 곁들여 신나게 춤추고 놀았다.
예전에 나이트클럽에서 뒷풀이한 이후로 최고의 뒷풀이었다.
100점 나오면 만원을 화면에 붙였다.
염치없는(?) 이경애총무님은 이것까지 모두 챙겨 오셨다.
노래방을 나와서 아쉬워할 틈도 주지않고 그날 처음오신 잠실사시는 나와는 둘도없는 김우영 형님께서 한잔 쏘신단다. 찬조 못해서 미안하시다고
대청봉총무님이 인도하시는대로 따라간곳은 횟집,
우리의 속을 풀어줄 곰치국을 시켰다.
그렇게 먹었는데도 소주는 또 잘도 들어간다
몸은 지쳐가는데 마음은 더머물고 싶다.
시간은가고 우리도 헤어졌다.
너무너무 즐겁고 감사한 하루였다.
모두에게 다시한번 머리숙여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다음 산행지는 보령시에 있는 성주산과 무창포 쭈꾸미 축제를 찾아 갑니다.
많은분들의 참여를 당부드리고,본카페는 누구나 자유롭게 보시고 글도 쓰고 사진도 올릴수 있도록 개방되어 있습니다.
회원가입과 함께 자유스럽게 카페활동해 주실것을 당부드립니다
첫댓글 바위 같이 묵직하고 든든하고, 바람결에 흘러가는 소리도 귀담을 줄 아는 회장님과
항상 긍정적으로 웃으며 반기는 총무님과
경우 밝은신 고문님들 덕분에
경기 로즈 산악회가 잘 꾸려져 나갈 것 같습니다.
처음 마음 잊지마시고 변함없이 이어지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많은 조언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