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존재하는 어떤 생물체든 태어난 곳이 없는 물체는 없을 것이다.
인간도 자신을 낳아준 부모가 있고
항상 '어머니'라는 이름만으로도 性情이
온순한 어린아이의 모습으로 변하는 것을 자주 본다.
군에서 전역을 하고 정계에 뛰어들어 정신없이 지내다 보니
멀리 떨어져 계신 어머니를 잊고 지내는 날이 많아졌다
함께 모시고 살 때는 일상으로 뵈면서
감사한 마음으로 살기도 하지만
어떤 때는 철없는 아이 같이 행동하시면
짜증도 내고, 측은한 생각에 동정심으로 뵙기도 했는데
요양원에서 사시고 나서는 모든 것을 포기하신 모습으로
체념의 눈빛과 표정을 짖는 모습을 대할 때면 죄스러움이 앞선다
해를 넘기면서도 찾아뵙지 않으면
내 마음에 스스로 상처를 줄까봐, 평생을 후회할 것같기도 하여
우리 내외의 어머니들을 뵙기로 하고
여러 계획들을 조정하고
딸 혜연이와 손녀 지인이를 데리고
직접 운전을 해서 경부고속도로를 내려 갔다
고속도로는 어제 내린 눈이 녹으면서 먼지가 섞인 물기가 튀어 올라
차의 워셔액을 다 소모해 가면서 유리를 닦아야 했다
점심 식사를 할 곳이 마땅하지 않아
자운대 체력단련장 식당에서 간단히 점심을 하는데
직원들이 알아보고 인사를 하더니 사장까지 찾아와서 오붓한 시간을 보내지는 못했지만
낯익은 얼굴들을 보니 반갑고 기뻤다.
요양원 할머니들의 간식으로 바나나를 두 상자를 사서 갔다.
지난번 10월에 왔을 때는 자꾸 누우려고만 하시더니
이번에는 나 뿐만 아니라 처와 혜연이 까지 알아보시고 반가워 하신다
더구나 증손녀를 보시고는 이뻐하시며 기뻐하는 모습이 너무 오랜만에 뵙는 모습이다
오늘이 신묘년 1월 1일이니까 1918년 생이신 어머니는 94세가 되는 해다
한세기를 사시면서 한반도의 가장 큰 격변기를 몸으로 겪어내신 모습은
너무나 애처로운 모습이어서 자식인 나 조차 마음이 아프다
방문한 날이 12월 생 할머니들의 생일잔치하는 날이라서
세분 할머니 중에 한분으로 꼬깔 모자를 쓰시고 앉아서
생일 축하 노래를 하는데, 어머니는 촛불을 끄시려고 계속 후후 불어대신다.
케익을 증손녀와 조금 드시고, 우리가 일어서니
먹을 것도 주지 못하고 밥 한끼도 같이 못하고 보낸다고 안타까워하신다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콧등이 시큰해 지며
어머니를 마주 쳐다볼 수 없었다.
다시 차를 몰아서 대구를 향했다.
처가를 방문한지가 6년만이니 정말 해도 너무한 사위다
북대구 인터체인지를 돌아서 시내로 향하는데
얼마나 많이 지형이 바뀌었는지 집사람도 길을 모른다
네비게이션을 의지해서 처가에 도착하니
5시 반쯤되었다.
장모님께 절을 드리고 아무도 없이 혼자 사시는 썰렁한 집을 보니
또 마음이 아프다.
장인어른은 2005년도에 타계하셨으니 벌써 6년째 홀로 지내신다
건강이 아직은 허락하시니 운동도 다니시고 친구들과도 어울리시지만
한해 한해가 달라보이시니 걱정이다.
큰딸내외와 손녀, 증손녀가 온다고 추어탕을 한솥 끌여 놓으시고
배추전을 부쳐놓으셨다.
국회의원 출마한다고 했을 때 목놓아 우시면서 만류하시던 이야기를 한번더 하고
이런 저런 집안 이야기와 사람사는 이야기를 하다가
응접실에서 모두 함께 자기로 하고 함께 누우니 옛날 시골에서 살던 기분이 난다.
불편하기는 해도 이렇게 한자리에 언제 다시 누워보겠는가
처의 큰고모와 작은 고모 내외, 그리고 사촌들이 모두 11시쯤 와서 함께 감사예배를 보고
식당을 예약을 해서 점심을 함께 먹었는데
고모부들께서 오랜만에 약주를 거나하게 드시고,
기분이 한껏 좋아지신 모습으로 장인의 산소로 향하였다.
장모님이 당뇨로 고생하시던 투병시절
커피며 과자를 못드시게 하시던 기억이 지금도 후회되신다고 한다
드시고 싶은 것 그렇게 안 드린 것이 후회되신다며 눈물을 훔치신다
어느 누군들 생전에 후회하지 않고 살 사람이 있겠느냐고 위로를 해드리고
하산하여 헤여지는 증손녀에게 몇번이고 입을 맞추시고
볼을 부비시는 모습이 이제라도 자주 찾아뵈어야 겠다는 마음을 갖게 한다
사시면 얼마나 더 사시겠으며
그것도 정상적인 모습은 그렇게 많이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니
내 자신이 후회하지않으려면 더욱 그렇다
의정활동한다고 바쁘게 돌아다녀도 자신의 어머니 두분도 챙기지 못한다면
무슨 사람의 도리를 하는 것이겠는가?
2011.1.1
한기호 생각
첫댓글 한없이 높고 넓은
부모님 은혜에 보답을
무엇으로 하리오 만은...
건강하고...
국가와 고향을 위하는 일
이 또한 부모님 은혜을 갚는일
아닌가 싶습니다
더욱 건강 하시고
새해도 힘찬 발걸음으로
소외되고 낙후된
접경지역의 발전을 위하여
헌신해 주실것을 당부 드립니다
건안,건승을 기원 드립니다
구로동 현장에서...박 성 환 드림 ^^*~
사단장님의 어머님 사랑하시는생각
너무도 크시고, 너무도 깊으시며, 너무도 넓으신것
제가 너무나 잘 알기에 글을 읽고 있는 순간 가슴이 찡 합니다.
어머님을 뵌지가 5군단장님으로 재임 하실때 찾아뵙고 아직
못 뵈었는데 건강 하시다니 마음이 조금은....
군인으로서 최선을 다하셨고 이제 사회인으로서
지역구를 책임지시는 국회의원님으로서 열과 성의를
다하시고 불철주야 지역 민생 챙기시느라 내몸하나 쉬시는
모습 뵐수가 없어서 못내 마음만 아프답니다.
항상 건강 하시고 효자로서의 책무 다 하시기를 바랍니다
다음에 양구에 오시면 시간좀 내주시기 바랍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