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 백운산은 생각보다 큰 산이다. 전남에서는 지리산 다음으로 높으며, 정상에 오르면 아름다운 한려수도와 지리산, 무등산까지 보이며, 고로쇠수액으로 인하여 봄산으로 알려져 있으나 봄에는 진달래 여름에는 짙푸른 숲과 깊은계곡, 가을단풍, 겨울의 설원으로 계절마다 독특한 모습을 드러낸다.
일반적으로 정맥들이 막바지에 이르러 힘을 소진하듯 가라 앉는 것이 보편적인데 호남정맥의 최남단에 있는 백운산만큼은 지리산에 견주어도 결코 뒤지지 않을 정도로 웅장하면서도 당당하게 솟아 있다.
우리나라에는 무려 20여개 정도의 산과 봉이 백운(白雲)이라는 이름을 쓰고 있다. 산이 높아 하얀 구름이 지나다 산릉에 걸릴 만큼 모두 웅장하다. 지리산을 중심으로 남과 북 거의 같은 거리에 백운산이 대치하고 있다. 남에는 광양 백운산이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있으며 북으로는 함양-장수 경계의 백두대간 상에 1,279m 높이의 또 다른 백운산이 있다. 두 산은 높이도 비슷하고 지리산을 바라볼 수 있는 멋 또한 일품이나 광양 백운산이 한재를 중심으로 북서쪽 또아리봉-도솔봉-형제봉의 산줄기와 동남쪽 정상에서 억불봉으로 이어지는 주능선의 장쾌함에 있어서나 성불계곡, 동곡계곡, 어치계곡, 그리고 금천계곡의 수려한 계곡들로 인하여 산의 깊이를 더하고 있다.
지리산과 호남 정맥의 맑은 물이 흘러드는 섬진강은 남한의 5대강 중 가장 좋은 수질로 아직도 은어와 참게, 재첩이나 민물장어가 잡히고 있는데 백운산 능선에서 유유히 흐르는 섬진강을 보노라면 바다를 보는 것과 또 다른 멋을 느낄수 있다. 한편으로 한반도의 쓰라린 역사를 엿볼 수 있는 곳 또한 백운산이다. 삼국 시대의 유적은 물론 구한말에는 호남 의병들의 구국 활동 무대였고, 1948년 있었던 여수 14연대 사건 직후에는 빨치산들이 전남도당 본부를 구축하는 등 역사의 흔적이 묻어 있는 곳으로 그만큼 산세가 깊고 험난했다는 반증이다.
백운산은 신라시대 4대 고승중 한사람이며 한국 풍수의 원조인 도선국사가 35년간 머무르며 수백명의 제자를 길러내고 열반에 든 유서 깊은 옥룡사지(옥룡면 추산리 백계동)가 자리하고 있기도 하다. 옥룡사지를 감싸고 있는 7ha 면적에 7천여 그루의 동백림은 2월에서 4월까지 백운산의 또 다른 볼거리이기도 하다. 백운산 북동쪽 섬진강변에는 광양 매화마을(다압면 도사리)이 자리하고 있는데 3월에는 매화축제가 열리기 때문에 매화마을 관광을 겸한 백운산 등산도 시도해 볼 만하다.
산행길잡이
등산 기점을 중심으로 보면
•옥룡면 방향에서는
1. 선동마을 - 백운사 - 상백운암 - 주능선삼거리 - 정상(3시간30분소요) 예전에 많이 이용하던 코스다. 승용차 이용이 많아지면서 백운사까지 차로 오르는 사람들이 많아지다보니 등산코스가 짧아지고 올라갔던 길로 다시 내려와야 하는 단점이 있다.
2. 진틀(논실1교) - 병암산장 - 진틀삼거리 - 주능선삼거리 - 정상 - 신선대 - 진틀삼거리 - 진틀 (4시간30분소요) 승용차를 이용한 원점 회귀 코스로 권하고 싶다. 코스가 짧다고 느껴지면 신선대에서 한재를 경유하여 논실로 내려와도 된다.
3. 동동부락 - 광양제철수련원 - 주능 - 억불봉 - 주능 - 정상(5시간소요) 걸음에 자신있는 사람에게 권하고 싶은 코스다. •봉강면 성불사 방향에서는 성불교 - 형제봉 - 도솔봉 - 성불사(4시간소요) 성불교 왼쪽에서 난 산길을 따라 오르면서 형제봉 주능을 타고 도솔봉에서 성불사로 하산하거나 한재까지 연결해도 된다. 성불계곡의 풍치가 뛰어나다.
•섬진강변에서는 섬진강변에서 오르는 백운산은 매화꽃 필 시기가 가장 좋을 것 같다.
1. 남도대교 - 중대리 - 한재 - 신선대 - 정상(왕복3~4시간) - 또아리봉 - 도솔봉(왕복4시간) 화개장터앞 남도대교에서 시멘트 포장도로(임도) 따라 대리 포장도로 끝까지 승용차 이용 가능.
2. 다압면소재지(고사리) - 매봉 - 정상(왕복6시간소요) 승용차 이용시 올라갔던 길을 다시 내려와야 하는 단조로움이 있다.
3. 어치계곡에서 억불봉으로 오르는 길 (왕복4시간) 왕새잇골과 백운산 정상으로 오르는 길(불당골)이 있으나 많이 이용되는 곳이 아니다. 어치계곡은 여름철 피서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추천코스
진틀(논실1교) - 병암산장 - 진틀삼거리 - 주능선삼거리 - 정상 - 신선대 - 진틀삼거리 - 진틀
등산은 논실1교에서부터 시작된다. 계곡으로 새로난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700여m쯤 올라가면 왼쪽으로 병암민박집이 나온다. 민박집 앞 계곡 옆으로 난 산길을 오르면 곧 등산안내도가 있고 왼쪽으로 그물망이 200여m쯤 둘러쳐져 있다.
그물망이 끝나면서 숲길이 시작되는데 비목나무, 소나무, 느티나무, 노각나무, 고로쇠나무, 서어나무 들이다. 숲길을 10분쯤 걸으면 산죽밭이 이어지고 산죽밭 사이 누군가가 심었을 독일 가문비나무가 시원스레 솟아있다. 200여m 올라가면 돌밭이 산죽밭을 대신하고 진틀에서 2.1km 지점(산행시간 1시간여 소요)에 갈림길(진틀삼거리)이 나온다. 오른쪽은 정상가는길(정상까지 1.3km) 왼쪽은 신선대가는길(신선대1.1km)이다. 신선대에서 정상까지는 500여m가 되기 때문에 오른쪽 길이 정상에 더 가깝다.
오른쪽 계곡을 건너 지능선 급경사 오름길을 오르면 정상을 500여m 남기고 계단길이 200여m쯤 이어지다 주능선삼거리에 닿게된다. 그곳에서 정상은 300m 정상부는 바위가 불뚝 솟아있는데 몇 사람밖에 설수 없을 정도로 좁다.
정상에서는 한려수도와 지리산 주능선, 멀리 무등산까지 보이고 유유히 흐르는 섬진강의 유연한 곡선이 멋 있다. 암릉길의 철사다리를 오르내리면 신선대에 닿는다. 철사다리가 설치돼 있어 신선대를 오를 수 있다. 신선대에서 바라보는 경치 또한 놓칠 수 없는 작품이다.
신선대에서 곧장 능선을 타고 가면 한재(2.2km)가 나오고, 왼쪽 급경사 길을 내려서면(600여m정도)중간에 경사가 완만해지며 산죽밭과 잠시 쉬기 좋은 바위지대가 나오면서 곧 이어 급경사 길로 내려서면 진틀삼거리에 닿는다. 진틀삼거리에서 부터는 올라왔던 길을 되짚어 진틀(논실1교)로 내려서면 된다.
이 원점회귀 코스가 짧다고 생각되면 신선대에서 한재를 경유하여 논실로 내려온 후(한재-논실 45분정도소요) 버스를 이용하거나 걸어서 진틀로 내려오면 된다.
광양 백운산 자락은 이 맘 때쯤이면 등산객 외에도 고로쇠나무 수액을 마시기 위해 전국에서 몰려 온 사람들로 붐빈다. 고로쇠 약수는 도선 국사가 백운산에서 수 개월동안 가부좌 상태로 도를 닦은 뒤 일어서려 했으나 무릎이 펴지지 않아 나뭇가지를 잡고 일어서는데 부러진 나뭇가지에서 떨어지는 물을 마시자 곧바로 무릎이 퍼졌다하여 골리수(骨利水)라 불리우게 되었다는 유래가 있으며 위장병 신경통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가는길
옥룡면으로 가기 위해서는 남해고속도로 광양 I.C 로 나가. 우회전하여 고가도로로 직진하다 다시 우회전하여 옥룡면 표지판(백운산이라 표기)을 따라 가면 된다. 옥룡면 소재지를 지나면 계곡 따라 광양 제철 수련원, 백운사, 진틀 등의 표지판이 있다. 논실까지 올라 갈수 있다.
봉강면 성불사로 가려면 광양 I.C에서 우회전하여 옥룡면 방향으로 가다 고속도로 굴다리 앞에서 좌회전 865번 지방도를 타면 된다. 매화마을 관광을 겸하려면 구례나 하동쪽에서 961번 지방도로 진입하면 되는데 섬진강변을 따라 드라이브하는 멋이 일품이다.
한재로 가기위해서는 남도대교에서 시멘트 포장임도를 타고 가면 되고 어치계곡을 가기 위해서라면 하동에서 진상면 쪽으로 가다보면 표지판이 나오고 또 다른 길은 매화마을에서 하동쪽으로 가다 우회전 하면 된다. 매화꽃 필 때에는 차량의 정체가 심한 점을 감안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