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ANATOLOGY - 죽음학이란?
죽음학”은 thanatology라고 하는데 thanatos는 그리스어로 “죽음”을 뜻합니다.
죽음은 삶과 나누어 생각할 수 없다는 취지에서 “사생(死生)학” 혹은 “생사학”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죽음학은 사람이 반드시 맞이하게 될 죽음에 관하여 종교학, 철학, 심리학, 간호학, 사회학, 의학, 문화인류학 등 여러 방면의 전문가들이 공동으로 연구를 하는 학문 분야입니다.
대표적인 내과교과서인 Harrison에서도 2005년도 판부터는 Palliative and End-of-life care가 책 초반부의 Introduction to Clinical Medicine에 등장하고 있습니다.
말기 암 환자에게 나쁜 소식을 어떻게 전할 것인가 라든가, 임종이 얼마 남지 않은 환자가 의식이 없어 보여도 청각과 촉각은 가장 마지막까지 유지되는 감각이므로 가족들이 환자의 손을 잡고 그동안 못 다한 이야기를 나눌 것을 권장하라는 등의 내용입니다.
2008년 1월 미국 하바드 의대에 단기연수를 다녀온 서울의대 의사학교실 김옥주 교수에 의하면, 이곳에서는 “죽음”을 다루는 수업이 있어서, 의대생들이 죽어가는 환자의 집이나 병상을 매주 방문하여 환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일기를 작성하여 환자 임종 경험이 많은 임상 의사 선배들로부터 mentoring을 받고 함께 모여서 경험을 나누는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의과대학 교과과정에도 “환자-의사-사회”나 “의료윤리” 시간에 존엄사, 무의미한 연명 치료의 중단 등을 다루고 있으나 아직 미흡하다는 것이 많은 분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의사들 스스로도 자신의 가족이나 친지의 임종을 지켜보면서, 의과대학 교육과정에서 죽음을 제대로 다루지 않기 때문에 죽어가는 환자를 진료하는 의료현장의 의사들에게 문제점이 많더라는 의견을 피력하는 경우를 종종 만날 수 있습니다.
<한국 죽음학회> 홈페이지의 자료에 의하면, 죽음을 자주 대하는 의사들이 죽음에 대해 갖는 공포나 불안이 일반인보다 오히려 크다고 합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은 없겠지만, 그 실체를 파악하면 공포와 불안으로부터 어느 정도 해방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학 교과과정이나 전공의 연수 과정 중에, 생물학적 죽음을 넘어선 “죽음과 임종” 문제를 다룸으로써, 임종이 임박한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가 죽음은 소멸하는 것이 아니라 삶을 마무리하는 과정이고 이로써 마지막 성장을 이룰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을 환자나 그 가족에게 알려주어 평온하게 그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돕게 되기를 바랍니다.
“죽음과 임종” 문제에 관심을 갖는 회원 여러분께 가장 먼저 권해 드리고 싶은 책은 ”사후생(死後生, On life after death)”입니다.
이 책은 스위스 출신의 정신과의사였던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박사가 주로 어린이 환자의 임종을 지키면서 관찰한 공통된 현상과 그 외에 여러 사람의 근사체험(Near Death Experience)에 대한 경험도 포함된 일종의 Observational study 라고 할 수 있습니다.
로스박사는 우리나라에서는 “인생수업” “상실수업” “생의 수레바퀴”라는 베스트셀러의 작가로 알려져 있는데 2004년 타계했습니다.
로스박사는 세계적으로는 “죽음학”의 효시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후생”은 <한국 죽음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이화여대의 최준식 교수(한국학)가 미국 한 대학의 서점에서 발견하고 번역해서 우리나라에 소개한 책입니다.
1996년 대화출판사에서 초판이 나온 후 최근 6-7년간 절판됐는데 2009년 1월 개정판이 나왔습니다.
미국의 경우 ‘죽음학(Thanatology)“이 1963년경부터 대학의 교과목으로 채택된 걸로 아는데, 죽음학회(http://www.adec.org)를 통해서 논문 발표 등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핀란드에서는 1983년에 근사체험에 관한 일련의 논문이 의학회를 통하여 발표되어 많은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고 합니다.
서구에서는 근사체험에 대한 임상연구가 2001년 Lancet지(2001;358:2039-45)에 발표되기도 했고, 이에 대한 editorial도 실렸습니다.
기획에서 발표까지 10년쯤 걸린 연구입니다. Near Death Experience가 죽음 전체의 모습을 보여 준다고는 절대로 말할 수 없겠지만, 죽음의 세계를 문틈이나 열쇠구멍을 통해 엿본 정도는 충분히 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것이 자살예방교육이나 말기 암 환자의 care 등 의료에 활용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또 고령의 노인들이 자신의 죽음을 준비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2005년 6월 한국죽음학회(http://kathana.or.kr)가 창립되어 월례 포럼도 하고 봄, 가을 학회를 열고 있습니다만, 아직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지 않거나 회피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우리나라 사람이 죽음에 대한 갖는 태도는 무관심과 부정(denial), 두 가지입니다.
평소에는 무관심으로 일관하는데 가까운 친척의 죽음을 맞으면 잠시 관심을 두다가 다시 무관심해지지요. 자신이 죽는다는 사실도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무의식에는 “나만은 절대 안 죽는다” 라는 생각이 깔려 있고, 이는 정신분석학자인 프로이드도 설파한 적이 있습니다.
또 한권의 책 “살아 있는 날의 선택”은 우리나라 철학자 유호종 교수가 쓴 책으로, 평소에 죽음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에 대한 것입니다.
이 책은 근사체험이나 삶의 종말체험에 관한 내용은 전혀 없고 순전히 철학자의 사유만으로 죽음을 바라 본 것입니다. 우리는 여행을 가기 전에 가려는 곳에 대해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기도 하고 관련 책자를 사서 열심히 정보를 얻으려고 합니다.
또 떠나기 직전까지 집안을 정돈하고 다른 가족을 위해 이것저것을 챙겨 놓거나 단속해 놓고 자신이 집을 비운 사이 필요한 여러 가지 사항을 메모로 남겨 놓기도 하지요. 하물며 장거리 여행이라고 할 수 있는 죽음에로의 여행을 위한 사전준비는 아무리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이 책은 그러한 사전준비서와 같습니다.상술한 주제에 대한 관심이 궁극적으로는 환자가 갖는 질병의 괴로움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 대해 의사가 empathy 내지 compassion을 느끼고 환자를 도울 수 있는 길이 되리라고 믿습니다.
한국죽음학회
한국죽음학회의 창회 목적은 인간의 죽음이라는 인류 보편의 과제를 학술적으로 연구하는 것입니다. 특히 인접 학문 분야인 종교학이나 철학, 심리학, 의학, 간호학, 사회복지학, 장례문화학 등의 분야에서 통용되는 연구 방법론을 이용하여 죽음 문제에 접근합니다.이렇게 연구된 것을 바탕으로 본 학회의 연구자들은 한국적 맥락에서 죽음 문제를 궁구합니다. 죽음 문제를 회피하려고만 하는 한국인들이 더 이상 이 문제를 외면하지 말고 직시해서 보다 더 잘 죽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려는 것입니다.본 학회는 기본적으로 학술적인 연구를 목적으로 하지만 죽음이라는 주제에 관심 있는 일반인 모두에게 개방되어 있습니다.2005년 6월 창설되었으며 매년 1-2회의 학술대회와 월례포럼 등을 개최합니다. 2007년 12월 1일 “한국인은 어떻게 죽는가?” 라는 주제로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하였고 2008년 11월 15일에는 “사람은 죽은 뒤에 어떻게 될까? - 신비가들이 체험한 사후 세계“ 라는 주제로 진행되었습니다.
삶과 죽음을 생각하는 회
삶과 죽음을 생각하는 회의 목적은 인간의 삶과 죽음의 의미를 사색하고, 탐구하고,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에게 뿐만 아니라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죽음에 대한 준비교육을 실시함으로써, 죽음기피, 공포심을 불식하고, 안정되고, 풍요로운 삶을 모색하는 데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1991년 창립되었습니다.죽음의 철학과 죽음 준비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공개 강연회를 개최하며, 죽음 준비교육 웍샵과 세미나, 지도자 양성과 웰다잉 강사 뱅크 운영 및 지원, 공동 추모제 및 슬픔 치유를 위한 소그룹 상담, 호스피스 연구와 교육, 독서 모임 메멘토모리 운영, 관련 도서 출판, 격월간 회보 “삶과 사랑과 죽음” 발간 등의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미국죽음학회
1976년 죽음교육과 상담에 관심을 갖고 있는 미국 내 교육자와 임상가들이 모여서 Forum for Death Education and Counseling을 결성했고 수년 후 현재의 단체가 이루어지게 됐습니다. 죽어감, 죽음과 사별(死別) 분야에 있어서는 가장 오래 된 단체로서 비영리단체입니다. 이 단체의 목적은, 죽음 교육과 사별에 따른 슬픔 상담 분야에서 일하는 전문가나 일반인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입니다. 회원은 교육자, 상담가, 간호사, 의사, 병원이나 호스피스 관계자, 정신과 의사, 성직자, 장례 지도사, 사회 복지사, 철학자, 심리학자, 사회학자, 물리치료사 및 자원자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2009년 4월에 제 31차 연례학술대회가 텍사스에서 열렸습니다.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 재단
"인생에서 가장 높은 영적인(spiritual) 가치는 죽음에 대한 생각과 연구를 통해 이루어진다. 삶을 통해서 우리가 배워야 하는 궁극적인 교훈은 다른 사람에 대하여 조건 없는 사랑을 나누는 것이다."세계적인 죽음학자였던 스위스 출신의 정신과의사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박사가 2004년 타계한 이후 아들에 의하여 운영되는 재단입니다. 박사는 타임지가 선정한 20세기의 사상가 100인에 뽑히기도 했는데, 재단의 홈피에는 퀴블러 로스 박사 생전에 저술한 죽음에 관련된 많은 책들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추천문헌
Morse DS, Edwardsen EA, Gordon HS. Missed opportunities for interval empathy in lung cancer communication. Arch Intern Med 2008;168:1853-1858.
Yun YH, Lee CG, Kim SY, Lee SW, Heo DS, Kim JS, Lee KS, Hong YS, Lee JS, You CH. The attitudes of cancer patients and their families toward the disclosure of terminal illness. J Clin Oncol 2004;22:307-314
van Lommel P, van Wees R, Meyers V, Elfferich I. Near-death experience in survivors of cardiac arrest: a prospective study in the Netherlands. Lancet 2001;358:2039-2045.
Schwaninger J, Eisenberg PR, Schechtman KB, Weiss AN. A prospective analysis of near-death experiences in cardiac arrest patients. Journal of Near-Death Studies 2002;20:215-232.
Lai CF, Kao TW, Wu MS, Chiang SS, Chang CH, Lu CS, Yang CS, Yang CC, Chang HW, Lin SL, Chang CJ, Chen PY, Wu KD, Tsai TJ, Chen WY. Impact of near-death experiences on dialysis patients: a multicenter collaborative study. Am J Kidney Dis 2007;50:124-132.
Greyson B. Consistency of near-death experience accounts over two decades: are reports embellished over time? Resuscitation 2007;73:407-411.
French CC. Near-death experiences in cardiac arrest survivors. Prog Brain Res 2005;150:351-367.
추천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