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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안 시대의 선두주자인 서산. 불과 20여년전만 해도 그냥 서해안의 조그만 소도시에 불과했다.
물론 지금도 인구 16만명으로 수도권의 작은 소도시에 불과하지만 땅넓이는 서울에 버금간다.
서산은 농촌과 어촌, 공단이 함께하는 곳이다. 특히 동부권이 개심사와 해미읍성, 마애삼존불과 일락사,
아라메길 등 역사와 문화가 함께하는 지역이고 서남부권이 철새도래지, 부석사, 간월암, 천수만 등
자연환경을 뽐내는 곳이라면 서산의 북부권은 바다와 공업지역이 자리한 곳이다.
서산의 최북단에 위치한 대산읍은 어릴적만 해도 하루에 버스가 몇번 들어가는 서산시내에서 느린
시내버스를 타고 1시간을 달려 가야만 할 정도로 오지였다. 하지만 요즘의 그곳은 거대한 화학단지와
석유단지들이 24시간 불야성을 이루며 서산의 발전을 견인하고 있다.
또 대호방조제와 석문방조제를 달리는 해안드라이브코스는 수도권 시민들의 주말 바다여행지로 손꼽히며
낚시꾼과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독곶의 황금산과 화곡의 삼길포, 벌천호해변, 가로림만의
웅도 등이 요즘 새롭게 각광받는 여행지로 떠오르고 있다.
육지의 끝자락 숨겨져왔던 여행지이지만 알음알음 알려지면서 방문객이 늘고 있다.
서산 대산읍의 끝마을인 삼길포항은 대호방조제를 만들기 전에는 인천까지 가는 여객선이 다니던 곳이다.
예전에는 서해대교도 없었고 아산방조제도 없어 예산을 거쳐 천안으로 해서 서울로 가야하는 그야말로
멀고먼 한양길이었기에 이쪽 삼길포에서 배를 타고 인천으로 가는쪽이 더 편하고 빠른 방법이었다.
그런 이유로 지금도 인천지역에는 이쪽 서산, 태안 사람들이 많이 터를 잡고 있다.
지금은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의 이야기가 됐지만.
지금의 삼길포는 우럭축제가 열리고 사철 바다를 낚으려는 낚시꾼들과 드라이브 온 사람들이 많은 곳이다.
특히 이곳도 10분만 가면 나오는 일출일몰로 소문난 왜목마을, 장고항과 가까워 일출을 볼 수 있기에
주말에 찾는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하지만 시골의 조용한 포구는 그런 티를 내지 않고 언제나 시골의
넉넉한 인심으로 여행자들을 반겨준다.
최근에는 이곳 삼길포에도 걷기좋은 서산 아라메길 14코스가 만들어졌다. 서산의 북쪽관문이자
아름다운 삼길포항이 있는 그곳에. 삼길포항에서 시작해 삼길산을 감고 돌면서 항구에서 보이는
삼길산전망대로 오르는 왕복 1시간여의 짧지만 아기자기한 트레킹코스이다. 싱싱한 해산물과
걷기좋은 산, 점점히 떠있는 아릿한 섬들과 푸르른 바다, 상쾌한 바닷바람이 가득한 그곳으로 떠나보자.
아침으로 황태해장국을 먹고 잠깐 삼길포항의 아침산책을 즐기면서 바닷가를 거닐다가 마침 선상횟집이
열렸길래 사온 놀래미. 1kg 7마리에 15,000원이다. 함께 트레킹길에 올랐던 토마스님이 초장과 이슬이를
협찬했다. 어릴적 부모님과 외삼촌과 함께 이곳 선창가에서 대나무낚시대로 잡은 망둥이회의 맛을
볼 수는 없지만 그래도 저렴한 가격에 싱싱한 회를 바로 먹을 수 있는 것이 삼길포항의 매력이다.
용왕님께 올릴 먹거리를 준비했으니 일단 눈을 즐겁게 해주는 삼길산행을 재촉한다.
삼길포항에서 비상도로로 닦아놓은 길을 따라 오르다보면 이런 이정표를 만난다.
바로 전망대를 향해 직선으로 산길을 따라 올라가는 코스이다.
단풍나무가 별로 없기에 가을단풍의 모습을 보기는 힘들었다.
화곡리로 이어지는 비상도로에는 봄이 오면 하얀 벚꽃나무길이 열려 장관을 이룬다.
시멘트길이 끝나고 삼길산 전망대를 향해 나무로 만든 계단길이 나온다.
5분정도를 오르면 정상을 만날 수 있다.
시멘트길에서 삼길산전망대로 오르는 길 입구에는 화장실이 설치되어 있어 급한 용무를 해결할 수 있다.
그리고 비상도로길을 오르다보면 바다가 훤히 보이는 곳에 널찍한 정자가 서있는데, 서해안을 조망하며
간식이나 도시락을 먹기에 좋다. 정자에 앉으면 대난지도와 소난지도, 국화도와 입파도까지 보인다.
삼길산 전망대 아래에서 바라본 주변의모습. 앞쪽 산등성이에 나있는 길로 가면 바다에 떠있는
달의 모습이 아름답다는 고목이 있는 해월사가 있다. 삼길산전망대에서 일출을 감상하고
해월사로 내려가는 트레킹코스를 추천한다. 2년전 지인들과 저 산아래 있는 외할머니댁에서
송년회를 하고 새해 첫날 해월사에서 이곳 전망대까지 올라 새해의 행복과 건강을 기원하며
야호를 외쳤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멀리 운해에 가려진 대산읍내의 망일산도 보인다.
드디어 30여분만에 삼길산 봉수 전망대에 올랐다.
살짝 흐린 날씨지만 그래도 가을 아침의 공기는 신선하고 상쾌하다.
삼길포항과 주변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이곳은 과거 해안을 통해 침투하는 적을 살피기 위해
밤에는 횃불로 낮에는 연기를 피워 외적침입 등 위급한 상황을 다음 봉수대에 전달하는 역할을 했던 곳이다.
지금은 봉수대가 없고 황량한 터만 있었지만 새해 해맞이 장소 겸 주변의 해안풍경을 볼 수 있도록
봉수대와 전망대를 설치했다. 비록 160여m의 낮은 산이지만 백제시대 창건된 고찰 해월사가 있으며
동쪽으로는 당진의 왜목마을로 연결되는 대호방조제와 도비도, 초락도, 서쪽으로는 서산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석유화학단지와 대죽공단, 대산항이 전망대에서 훤히 보인다.
서울의 남산이나 통영 미륵산 못지 않은 전망을 갖고 있다. 삼길포항 오른쪽으로는 돌아가신
외할아버지의 땀과 에너지가 고스란히 묻어있는 대호방조제와 대호만이 손에 잡힐듯이 보인다.
대호만에는 드넓은 간척지 평야가 펼쳐져있고 그 안에는 씨알좋은 대호만붕어와 배스, 가물치 등의
풍부한 어족자원이 유유히 헤엄친다. 북쪽으로는 시원스레 펼쳐진 대난지도, 소난지도, 풍도 등의
크고 작은 섬들이 아름답게 어우러져 다도해의 장관을 보는 듯하다.
예전에는 이곳 대산지역이 북쪽과 멀지 않아 무장공비들이 자주 소형선박을 이용해 침투했다고 한다.
전망대에 오르니 대호방조제의 모습이 보이고 거대한 대호만이 아스라히 눈에 들어온다.
삼길포항에 떠있는 어선들과 선상좌대낚시터가 보인다. 이곳 삼길포에는 럭셔리한 윈체스터골프장이
들어서 있는데, 물론 지역발전에는 좋지만 주변 풍경과는 다소 어울리는 것같지 않다.
대산화학단지의 커다란 트레일러와 덤프등이 이곳 대호만을 통해 평택항이나 다른 지역으로 가기에
항상 위험한 도로의 모습이 연출되었는데, 새롭게 대호방조제를 이어주는 길을 만드는지
수문 뒷편으로 도로 공사중인 모습이 보인다.
삼길포항의 앞바다에는 수중좌대낚시터가 있어 낚시객들의 발길을 잡는데, 배를 타지 않고도
다양한 어종의 굵은 씨알의 싱싱한 물고기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정면으로 보면 옛날에는 섬마을이었던 초락도의 산능선이 있고
그 뒷편 흐릿한 곳에는 왜목마을과 당진화력발전소의 하얀 연기를 뿜는 우람한 굴뚝이 보인다.
한려해상국립공원의 멋진 풍광과 고군산군도의 모습을 옮겨놓은듯한 시원한 바다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여름철 호젓하고 한가로운 섬휴가여행지로 괜찮은 대난지도와 소난지도가 바로 눈앞에 들어오고
그 뒷편 희미한 섬인 안산의 풍도도 관찰할 수 있다. 대난지도는 대호방조제의 중간쯤인 도비도에서
여객선을 이용해 20여분이면 갈 수 있기에 주말이나 여름 휴가철에는 사람들로 만원을 이룬다.
대난지도에는 선착장 인근에 서해안이라는 생각을 확 잊게끔하는 물맑고 수심 적당한 해수욕장이 있고
마을을 지나 북쪽으로 가면 인적 드문 바다를 전세낼 수 있는 해안가도 있다. 낚시도 잘되고 다양한
해산물이 풍부해 밤에 후레쉬를 들고 가면 낙지, 소라, 성게 등 지천에 널린 맛난 먹거리를 구할 수 있다.
대난지도해수욕장 언덕 너머에는 또다른 시크릿한 해변이 있는데 편의시설도 없고 밤이 되면 인적없는
무인도같은 모습이 되지만 캠핑장비를 챙겨가서 하룻밤 낚시질도 하고 밀려오는 파도소리를 들으며
소주한잔과 함께 달콤한 휴식을 취하기에 그만이다.
삼길산 전망대 바로 아래에는 삼길포항의 싱싱한 횟거리들을 파는 은골이 있다.
선상횟집보다 조금 비싸지만 다양한 해산물과 반찬들이 푸짐하게 나오니 회를 먹기에는 괜찮다.
친척들과 친구들과 함께 두어번 회와 이슬이, 낚시를 즐긴 추억이 있다.
정면 가운데 보이는 예전에는 절해고도였던 도비도의 모습이 철탑뒤로 보인다.
이곳 주민들이 썰물때에 멀리까지 빠져나간 갯벌에서 낙지며 바지락, 굴 등을 채취하던 곳이다.
물론 지금도 캐고 있지만 예전만 못하다고 한다. 방조제를 막은 뒤로 물의 흐름이 예전같지 못하기 때문이다.
도비도에는 농어촌공사에서 운영하는 콘도와 어촌체험시설, 해수탕, 선착장 등이 있어 해안드라이브길에
잠시 쉬어가기 좋은곳이다. 그리고 이곳에서 먹는 바지락칼국수와 조개찜도 사람들의 입맛을 돋우어주는
별미로 꼽힌다. 서산 천수만이 철새도래지로 유명하지만 이곳 대호만에도
풍부한 먹이와 넓은 논이 있어 다양한 종류의 철새를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삼길산 166고지에 만든 봉수대의 모습. 제작년 1월 1일에 왔을때엔 우물처럼 낮았는데 이젠 제법 높아졌다.
2년동안 많이 큰 모양이다. 저 봉수대 꼭대기에 살짝 지붕을 올리면 더 멋스러울 텐데. 사방 시원하게 뚤려있어
감미로운 바람이 불어와 잠깐동안의 등산으로 흘린 땀이 서해바다로 씻겨 나가는 듯 하다.
삼길포항에서 떠온 놀래미회를 맛본다. 15,000원의 놀래미회는 서넛이 먹기에 부족함이 없다.
또 놀래미는 자연산이니 그 맛은 말할필요없이 꿀맛이다.
올라오는 동안 숙성되서인지 쫄깃하고 고소하다.
삼길산 정상에서 맛본 놀래미와 이슬이는 천상의 메아리를 들려준다.
산행에서 먹는 이슬이의 맛은 횟집이나 식당에서 먹는 맛과는 차원이 다르다.
푸짐했던 놀래미회도 밀려드는 젓가락질에 바닥을 드러낸다.
놀래미회를 먹고 뒷돌아서니 대산항과 대산석유화학단지가 보인다.
산등성이에 놓인 비상도로를 따라 가면 대산항과 화곡리에 닿을 수 있다.
삼길산전망대 오르는 길 화장실 옆에 주차시켜 놓고 전망대에 올랐다가 대죽리까지 산길을 달리는 재미도
괜찮다. 대죽리를 지나 독곶 황금산에 가면 몽돌이 펼쳐진 해변과 코끼리 바위, 임경업장군 사당이 있는데,
황금산 입구의 간이횟집에서 파는 가리비회와 조개구이, 바지락칼국수는 안먹으면
후회할만큼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준다.
예전에는 저 아궁이가 없이 아궁이 아래까지만 있는 둥근 우물모양이었는데,
이젠 봉수대처럼 보이도록 잘 만들었다. 새해 첫날 이곳 삼길산에 올라 새로운 다짐을 해보고
사랑과 행복을 기원해보자. 아마, 한해동안 좋은일들이 많이 생길것이다.
대호만 옆으로 누렇게 익어가는 벼들이 넓게 펼쳐진 간척지가 보인다. 오른쪽 산등성이는 대산 망일산.
이곳 간척지에서 나오는 쌀은 찰지고 밥맛이 좋은데, 갯벌이었던 곳이 민물로 바뀌면서 짭짜름한 맛이
살짝 남아있기 때문이란다. 서산 뜸부기쌀. 물론 이곳에서 나는 쌀을 지금도 먹고 있다.
해월사로 내려오고 싶었지만 차가 삼길포항에 있기에 전망대 바로 아래 삼길포항으로 직행하는 산길로 간다.
둘러가는 길이 아닌 바로 아래를 향해 꽂힌 길이기에 경사는 조금 있지만
주변 풍경을 보면서 가는 길은 지루할 틈이 없다.
근처 가볼만한 곳
팔봉산 자락의 내륙깊은 어항인 팔봉면 호리 구도포구는 세발낙지와 붕장어가 유명한데,
민물과 바다낚시를 겸할 수 있고 펜션들이 많아 하룻밤 망둥이와 우럭도 잡으면서 쉬기 좋다.
깨끗한 청정갯벌이 숨쉬는 지곡면 중왕리 포구는 지역 별미인 박속낙지탕이 유명하며
가을에는 망둥어낚시가 잘된다. 특히 낙지가 많이 잡혀 철이면 손님들이 많이 찾는다.
고려시대 지선선사가 창건한 대산읍내 망일산 중턱에 있는 망일사는 정충신 장군이 머물렀던 곳으로
경치가 좋다. 이곳에서는 대호만이 한눈에 들어온다.
팔봉면 가로림만에 잔잔히 떠있는 고파도는 500여미터의 아담한 모래해변과 잔잔한 물결,
낙지와 모시조개등이 풍부한 섬여행지다. 가로림만 태안과 서산지역을 두루 볼 수 있다.
몇가구 살지 않는 대산 웅도는 청정갯벌이 넓게 펼쳐져있고 바지락과 굴이 풍부해 어촌체험을 할 수 있고
섬으로 가는길이 아름답다. 달구지를 타고 갯벌로 향하는 길은 흥미진진하다.
1박2일에 나왔던 대산 오지리에 있는 벌말포구는 낚시가 잘되고 몽돌이 깔린 솔밭에서 야영하기 좋다.
해변이 양쪽에 있고 다양한 해산물을 캐기 좋으며 주변이 조용해 낙조감상에 좋다.
대산 독곶의 황금산은 금을 캐던 동굴이 있다해서 붙은 이름인데, 작지만 울창한 수림과 해안절경,
몽돌이 있어 트레킹에 좋다. 특히나 코끼리바위는 신비롭고 던지면 나오는 물반고기반의 천혜의 낚시터다.
삼길포 인근에 있는 해월사에는 대호만과 서해를 아울러 조망할 수 있고 시원한 약수와
오래된 고목의 풍치가 일품이다. 전망대에서 걸어갈 수 있고 삼길포항에서 비상도로를 따라
해월사까지 이동해도 된다. 예전에는 해월사에서 밥도 먹고 스님과 불경도 함께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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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전 올라가는 대신 바다에 머물렀지요. 다 같은 글이면 매력없잖아요! 놀래미 살 때 쐬주 협찬 못한 거 미안해요~~ㅎㅎㅎ
아이구 아닙니다요~~~ 함께 해서 더 좋았시유!! 산이 높지 않아 기냥 걷기 좋더라구요!! 만나뵈서 방가웠습니다! 라면도 못끓여드리고..담번에는^^
서산 폭풍 포스팅~ 수고하신게 보입니다.
감사합니다.. 스산이 볼게 없다지만 곳곳에 숨은 명소들이 꽤 많은 곳이데요..
제일 착한 학생이네요,ㅎ
ㅎㅎ 제주도는 잘 댕겨오신거에요~~~ 피곤하시겠유!
전망대 올라가는건 싫코~~~ 올라가서 보면 장관이고~~~ㅎㅎ
고생하셨습니다.
전망대 올라가는 길이 30분이면 되고 경사도 없어 금방가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