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꽃과 개꽃 대한 小考

[산사나이]

참꽃과 개꽃 대한 小考

진달래, 개꽃과 참꽃의 차이점, 또 영산홍이냐 연산홍이 맞는냐, 그리고 두견화는 참꽃이냐 등에 대하여 참꽃과 개꽃에서 실마리를 찾아보자. 참꽃은 진달래, 개꽃은 철쭉의 다른 이름이다. 진달래와 철쭉은 똑같이 철쭉과에 속하면서 봄이면 앞서거니 뒤서거지 피어나 우리 산야를 아름답게 물들이는 꽃들인데, 왜 하나는 참꽃, 하나는 개꽃으로 불리게 되었을까. 그것은 먹을 수 있는가 없는가의 차이 때문이다. 진달래는 먹을 수 있는 꽃이기에 참꽃, 철쭉은 먹지 못하는 꽃이기 때문에 개꽃이 된 것이다.

 

진달래는 칡이나 아카시아, 쑥과 마찬가지로 춘궁기(春窮期)나 흉년에 밥 대신 배를 채울 수 있는 구황식물(救荒植物)이다. 철쭉 쪽에서 보자면 뭐 이런 개 같은 경우가 있나 할지도 모르겠지만, 목구멍이 포도청이고 밥이 곧 하늘인 현실에서 같은 꽃이라고 해도 목구멍에 넣어 허기를 끌 수 있는 진달래가 참꽃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것이 참의 한 단면이라고 생각한다.

 

참이란 진실 또는 진리를 뜻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삶의 진실, 진리는 이렇듯 사람의 목숨, 생명과 연관될 수 밖에 없는 것이 아닐까. 사람을 살게 하는 것, 그것이 참이라는 얘기다. 참꽃의 '참'은 거짓이 아니고 진짜라는 뜻과 허름하지 않고 썩 좋다는 뜻을 나타내는 말이다. 그래서 말 그대로 참기름은 진짜 참기름일 수 밖에 없는데, 요즘은 하도 가짜 참기름이 나도는 바람에 순(純) 진짜 참기름이 등장했다.

 

참말도 그렇다. 그냥 '참말이냐' 하면 될 것을 '진짜 참말이냐'고 물어야 하는 세상이다. 참먹은 품질이 좋은 먹, 참숯은 화력이 센 백탄을 가리킨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은 우리가 알고있는 참다래는 80년대 초 뉴질랜드에서 도입하여 현재 삼천포, 고성 등 남부해안 지역에서 재배하는 양다래(키위)인데 그 어감(語感)이 소비자가 받아드리는데 좋지않다하여 하루아침에 참다래로 변신한 것이다.

 

진짜 참다래는 심산에 으름과 머루와 함께 넝쿨로 커는 그 다래가 참다래인데 어쩐일인지 양다래가 참다래로 둔갑하여 과일가게에서 팔리고 있는 참말로 개? 같은 세상이 되어버린 것이다. 아이러니 하게도 우리것이 개다래이고 서양다래(kiwi fruit)가 참다래라...

 

양다래가 참다래로 둔갑하고, '참' 앞에 그것도 못믿어워 '진짜'란 수식어가 더붙는 작금의 현실에서 앞으로 진짜를 더 오리지날로 통용할 단어를 만들어 볼만도 하다. 나 역시 개 같은 하루 아닌 참 하루를 맞이하러 슬슬 칼이나 갈로 나갈랍니다. 모든님들 오늘도 참날이 되소서....

[참깨비]

얼씨구! 산사나이 운영자님 잘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