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솔한 경험의 형상화와 공감력
심사위원 : 김관식(시인, 문학평론가)
조지훈시인은 그의 저서 『시의 원리』에서 “시의 예술적 가치는 증명이나 목적이나 효용성을 초월한 곳에 있으며 자연과 인생 속에 내재하는 미의 소재를 시인의 손으로 다시 창조한 제2의 자연에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오늘날 시인들이 문명화된 공간에서 살기 때문에 그 복잡한 정서를 시로 형상화하는데 여러 가지 창작기법에 의해 표현되고 있으나 그 원형은 결국 자연에 귀착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따라서 강서문학상의 선정 기준을 얼마나 자연과 인간의 일체화를 통해 시를 빗는가의 여부와 자연적인 생명의식을 밑바탕에 깔고 시를 형상화했느냐에 초점을 두었다.
이러한 심사관점에 의해 강서문학상에 응모해온 세 부분의 작품을 읽었다. 「삭정이에 꽃망울」 외 9편을 응모한 조남선 시인은 자연의 외형을 직관적 감성으로 진술한 시와 등산의 경험, 손자들의 재롱을 소재로 시, 어린 날의 회상을 진술하는 등 평범한 일상적인 소재의 시였다. 도시의 공간에서 살아가는 소시민들의 따뜻한 이야기를 “상추에 콩나물 부추에 무나물/고사리에 돌나물 시래기에 열무/무럭무럭 김이 구구한 시래기 된장국”, “밥이 적으면 더 드세유” 등으로 「광장 시장」의 식생활 체험을 생생하게 진술하고, 특히 “사람 사는 맛이 예서 나누나”로 대화로 진솔한 도시인들의 따뜻한 인간미에 공감이 갔다. 따라서 응모한 시들이 “∼하구나”, “∼이여!” 등의 영탄조 표현, 고어, 사어 등 진부한 표현과 직접적인 감정표현 등의 결점이 있음에서도 체험의 진실성을 형상화한 「광장 시장」의 시를 따뜻한 인정미가 돋보여 높이 평가하였다.
또한 「오래오래 따스하다」 외 5편을 응모하신 김미옥 시인은 체험을 육화한 시들이었다. 일상적인 체험 속에서 깊은 사유로 자신의 내면세계를 진술하는 방식의 시표현과 “느티나무 그늘을 뒤집어쓰고 앉아”, “엄마가 품었던 추억의 행간을 더듬는 해거름”라는 자연과 인간의 일체화된 깊은 사유를 통해 발견한 정서를 디테일하게 감각적으로 형상화하고 표현한 「어머니 떠나시던 날이 오면」을 문학상으로 뽑았다.
「문학이 주고 난 뜰에는」 외 4편을 응모하신 시인은 관념적인 표현으로 시적인 의욕이 매우 강렬하여 체험보다는 사상적인 진술과 직접적으로 감정을 표현하려고 노력하신 것이 역력했다. 그렇지만 사상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관념시는 항상 체험시 보다는 공감력이 약한 것이 일반적인 통례이다.
인간이 불완전하듯이 이 세상에 완벽한 시는 존재하지 않는다. 시는 시인이 살아가는 과정에서 자신의 느낌을 형상화하여 언어로 압축하여 표현하는 과정의 산물이다. 일상의 바쁜 틈을 쪼개서 꾸준히 시 창작에 많은 시간을 투입하면 반드시 좋은 시를 만나게 될 것이다. 시 한편을 완성하는 짜릿한 기쁨에 만족하면서 살아가는 시인은 행복하다. 문학상은 그해 행운에 따라 좋은 작품을 썼을 때 받는 것이지 능력을 평가해서 주는 상이 아닌 만큼 다음 해를 기다리는 즐거움도 크리라 본다.
두 분의 문학상을 축하드리며, 시 쓰는 습관을 생활화하여 시 쓰는 즐거움으로 알찬 결실을 거두시길 기원한다.
김봉석 회장님께
대체적으로 조남선 시인은 사물의 외형묘사와 감탄조의 자기감정의 직접적인
토로라는 시적인 형상화가 미숙하며, 나이가 많으신 것같아 시적인 향상의 기대가
어렵고 김미옥 시인은 군데군데 시를 잘 써보려고 애를 쓰나 너무 장식적인 수사에 의존하고
있어 주제를 벗어나고 있으며, 시의 제목 붙이는 방법을 모르고 있습니다. 제목은 간결하고 상징적으로
붙여야 할 건데 시 한 귀절을 진술하고 언어를 입축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으나 이런 분은
지도하면 금방 고쳐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계향 시인은 시는 자기 감정을 토로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지로 형상화하여 정서를
환기시키는 현대시의 원리를 전혀 모르고 있는 문학입문기의 시인으로 시는 사상이 아니고 철학도
아니고 느낌의 표현인데, 설명이 아니라 묘사로 감각적으로 형상화하여 표현한다는 시의 원리를
전혀 모르고 있는 상태인데 이런 사람일수록 자기 시의 단점을 지적하면 무척 화를 낼 경향이
큽니다.
건필을 빕니다. 감사합니다. 참고로 강서문인협회 회원들에 시를 배우고 싶다면 무료로
화, 금토일은 가능하니 시창작교실 개설하여 도움을 드리고 싶습니다.
계좌번호는 농협 1105-12-188504 김관식 입니다.
2017년 10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