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완도 보길도 산행
李順姬
어둑새벽 격자봉 산마루에 오르니
정글 숲 사이로
은빛 바다가 엿보이는
안개 스멀스멀한 보길도가 누워있었다
태고 때부터 파고에 닳아
“둥근 긍정으로 살라.”는
온유의 깻돌
예송리 초승달 해변은 수채화를 그리고
이곳은 사람의 손이 타지 않아
이끼 낀 바위와 원시림에 붙은
자잘한 콩난의 심장이
콩당콩당 누군가를 기다리듯
그리움으로 뛰고 있있다.
................................................
이순희(李順姬) 약력
문학춘추 詩신인상, 文藝思潮 詩신인상, 아동문예 문학상
한국문인협회, 詩流문학회장, 전남시인협회부회장, 목포문인협회회장
전남문학상, 전남시문학상, 삼성출판문화상
시집 「아름다운 동행」, 「아름다운 여정」,「아름다운 안나푸르나」
주소/
58675
전남 목포시 남악1로 15, 103동 501호(옥암동, 한국아델리움APT)
☎ (061)281-9726 010-4614-7197
E-mail/ domini07@hanmail.net
--------
7. 법화사터 쑥부쟁이
배덕만
식전댓바람부터
그리움이 밀려든다
그날 밤
적당히 취해 비틀거리며
밀려드는 그리움을 찾아
먼언 길을 떠난다
그 길 끝에 피어있던
쑥부쟁이
나를 부른 것이 너였구나
나를 취하게 만든 것이 너였구나
지난한 무더위 끝에서
비틀거리지 말라며
다독이는 너의 환한 미소
지금 네가 내게 있듯
나 또한 그렇게
네 앞에 서겠다
더 이상 취하지 않아도
비틀거리지 않아도 되는
우리들의 가을을 위하여.
한국문협 회원
목포문인협회 회원
한우리감리 (주)이사
전남 목포시 남해로 44ㅡ1번지
010 7664 2848
--------
8. 몽돌해변에서
백학근
매섭던 겨울 다 지나고
봄볕이 완연한 바닷가에
몽돌은 가슴을 치고 있었다
정의라 할지라도
그것이 진리라 할지라도
고개 들면 죽임을 당했지요
풀칠이라도 하려면
손바닥을 비비고 머리를 조아려야 했지요
불의를 보고도
모른 척 하고 외면하고
눈 감고 귀 막고 살았지요
‘야 이놈아 모난 돌이 정 맞는다’
몽돌은 잘 알고 있지요
------
9. 장도(將 島)에 올라
장하지
나, 너, 우리조국 대한민국.
뿌리를 알고 싶은 것에 눈을 뜨는 아침
아이야, 오늘은 장도(將島)에 오르자
일 천 이백년 전 자랑스런 우리의 조상이
일 만 명의 병사에게 물을 기리지 않게 했다는
청해 청 우물이 있던 자리를 지나
청해진의 당집에 오르자.
천민의 아들로 태어나 성(姓)씨도 받을 수 없던 시절
활을 잘 쏘아 그저 궁복이라 불렀다는 더벅머리 소년이
꿈을 키웠다는 그곳에 가자.
굴욕을 당할 수밖에 없는 가난한 사람들을 지키며
소중한 바닷길을 열고
신라, 당, 일본을 잇는 무역의 뱃길을 내어
부자 나라를 이루게 했던 해양 개척의 선구자
베풀 장(張)에 보존할 보(保), 언덕 고(皐).
장 보고 의 당당한 이름을 떨친 우리의 장군
그 분의 입신은 신민을 돕는 이웃 사랑이었음을 기억하자
자랑할 만한 선조에 대해 알고 싶은 아이야!
완도 읍 장좌리 목책으로 이어진 청해진의 장도(將島)에 올라
비단을 펼쳐놓은 듯 빛나는 바다에서 너의 장도(莊途)를 바라보자
------
10. 예송리에 앉기
김정선
상처가 덧나거든
예송리 자갈밭에 앉아 보세요
천년 동안
파도가 쓰다듬어
둥글어진 자갈들이
서로를 끌어 안고
몸을 받아 줄 것입니다.
지구가 이리저리 몸을 굴리고
바람이 무리지어 휘감겨도
자갈들은
서로를 끌어안고
파도에 몸을 맡겨
또르륵또르륵
한꺼번에 아우성을 토해내는 곳
아픔이 덧나거든
예송리 자갈밭에 앉아 보세요
목포문인협회 회원
-------
11. 방그레 완도
김용국
절벽에 선 백성에게
살길을 내주신 장보고 장군님
절벽에 선 인생에서
노래를 찾으신 윤선도 선생님
고운임들 숨결 밴
갯바람 파도소리 살아 맴돌아
김 걷고 미역 뜯는 손길에도
밭 갈고 글 쓰는 얼굴에도
차향 같은 미소 남실거린다.
미소 벙근 산들 바다
그 안에 미소 머금은 사람들
국난 깊을 땐 창칼 먼저 들었고
얼쑤 좋은 날엔 꿈배 타고 노래한다.
-------
12. 속 울음을 사냥하다
이순애
한낮의 풍경을 독식하던 당신땜에
불면의 밤을 무수히 보듬고 뒹굴었어요.
오늘 아침 그윽한 산들바람에게
해오라기처럼 겸손한 묵상을 하는군요
젊은날 추억의 뼈들이 서서히 일어나고 있어요
반 생이 지나간 후에야 넓은 바다를 만났어요
흙먼지 일어나는 길목을 뜨겁게 걸어야
설익은 문장들이 곤삭아 질까요
아껴둔 불씨를 태우려면 심지를 돋우어야 겠어요
소나기처럼 달려와 온 몸 젖게하고
속 울음 차 오르게 할 가을당신
기어이 맨발의 사냥을 해야겠어요
------
13. 완도 바다색
김명숙
하늘을 바라보는 시선은
완도 바다색이다
가만히 들어보아도
완도 바다색이다
청정의 바다 그 색상이다
갈매기 울고 웃는 모습은
그리움의 시간
노을로 물든 낚싯대 끝에
가슴 마중물 완도 바다색이다
조금 더 깊어지는 어부의 눈빛도
---------
14. 장도에서
박달재
장보고 장군을 만나러
이른 새벽 이슬에 젖어
자도에 갔다.
멀리도 가까이 출렁이는 파도
긴 목교(木橋)를 건너
첫발 내딛는 그 자리에
충절의 절개인가
빨간 해당화가 토혈(吐血)을 하고 있다.
작은 섬을 오르내리고 돌고 돌아도
장보고 장군은 아니 계시고
완도인의 열정인가
충성의 징표인가
가슴 가슴
가슴 미어터진 해당화들이
속내를 보이고 있다.
------
15. 포말
이 보 영
목소리를 낮추고 흐르던 물소리가
경계가 삼엄해진 문턱쯤에 들어서면
하늘이 높은 줄 모른다.
맨몸을 불사르면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건 아프고 부서지는 일
목젖이 부르트도록 울부짖는 너의 절규
먼 그대 천 년을 돌면
꽃 한 송이 피워낼까...
-------
16. 섬
손순자
그대
아주 잠깐 머물다
떠난다는 것을
난 알지요
그대 떠난 후
다시 외로움은
나의 몫으로
남는다는 것을
-------
17. 명사십리
오은서
하늘 품은 바다는
장엄함으로
잔잔함으로
너도 나도 고개 숙이게 한다.
비워진 마음 안에
사랑을, 이해를, 용서를, 차곡차곡 채우고
눈부시게 아름다운 명사십리
황홀함에 동화되어
그 에너지로
난 웃음을 사고 행복을 구한다.
차오르는 감동
누구랑 나눌까 !
비워내고 작아지니
해 맑은 미소가 된다.
명사십리 은빛으로 부서져
눈이 부시게 고운 날에…….
------
18.
험한 세상의 다리가 되어
- 완도대교 -
이옥진
외롭지, 섬이니까
완도야 어서 이리 와
바다를 딛고 서서 섬을 향해 속삭인다
손잡고 함께 걸어가자, 너도 이젠 섬이 아냐
해남아, 너도 좋지
친구랑 가까워져서
그냥 멀찍이 서서 바라만 보고 있었잖아
내 몸은 항상 열려 있어, 언제라도 밟고 가
적막도 깊은 밤엔 불을 밝혀 놓을게
오가며 물빛 길어 슬픔도 헹궈내렴
새벽 놀 저 바다 위에 붉게 물들 때까지
*싸이먼 앤 가펑클의 노래 제목에서
---------
19.
청산도 해저로
안 숙 원
Diver의 신호로
몸 돌려 바라본 바다 속 풍경
신비로운 평화가 펼쳐진다
중생대 였을까?
침수된 육지의 모습이
바다속 용궁으로 태어났다
계곡에 뿌리 내린 수중 나무들...
별이 서서 춤추듯 일렁이고,
계곡과 계곡 사이 바닷길
아름다운 물고기떼가 줄지어 가고 있다
이 길은 어디로 가는 길인가!
헤어지기 싫어 고개 돌려 바라본다.
잘 가라고 인사하는 거북이와
아쉬운 작별하고,
물방울 타고 오른다...
* 약력
한국 문인협회 회원
전남 문인 협회 회원
광주 시인 협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