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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자료는 인천교구 환경사목부에서 실시한 제 6기 환경교리학교(2018.4.2) 강의 내용을 소개한 것이다.
인천이 지켜야할 10대 자연유산
조강희 (인천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인천의 환경은 괜찮은가? 솔직히 많은 인천시민들은 이 질문에 쉽게 긍정적인 답변을 하지 못하고 있다. 아직까지 시민들은 인천이라는 도시는 산업단지로 대변되는 공업도시 이미지와 푸르른 녹지보다는 희뿌연 하늘의 회색도시의 이미지를 먼저 떠올린다. 인천은 특히 다른 도시에 비해 외형적으로 비약적 팽창을 하고자 했고, 게다가 단기적인 재산적 가치 증식을 위한 무분별한 개발이 참으로 많았다. 골프장이나 도로를 건설하기 위해 수려한 산림을 훼손하고, 신도시를 값싸게 건설하기 위해 천혜의 갯벌을 매립을 하는 등 과거 20여년간 압축적인 개발에만 주력한 도시였다.
그러다보니 인천의 환경운동의 많은 이슈는 대부분 무엇 무엇에 대한 반대를 중심으로 활동할 수밖에 없었고, 정작 중요한 무엇을 지키기 위해 반대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은 시민들에게 쉽게 알려지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렇다보니 지금 현재도 그나마 남아있는 인천의 천혜의 자연유산도 보호되지 못한 채 조금씩 사라져버리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지켜야 할 인천의 자연유산은 타 도시에 비해 결코 적지 않다. 그리고 그 자연유산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있다. 이제 그 인천의 자연유산을 하나씩 소개한다.
1. 생명, 평화의 상징 “저어새”
그 첫 번째는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인 저어새다. 황새목 저어새과에 속하는 저어새는 몸이 흰색이고 부리가 주걱처럼 넓고 긴 것이 특징이다. 갯벌이나 논에서 긴 넓적부리로 저어가면서 먹이를 찾아 먹는다고 하여 이름이 붙여진 새인데 봄이면 인천과 강화도에서 번식을 하고 겨울에는 홍콩, 대만등지에서 월동을 한다. 특히 전 세계 2,000여 마리밖에 존재하지 않는 희귀 조류로 정부는 1968년부터 이 새를 천연기념물 205호로 지정한 바 있다. 이렇듯 저어새의 번식지는 전세계에서 오로지 인천 강화지역이다. 한마디로 인천은 저어새의 유일한 서식지이자 고향임으로 이점이 더욱 저어새를 우리가 지켜야 할 근본적인 이유다. 일반적으로 저어새의 번식지는 대부분 육지 멀리 떨어진 무인도로 암반과 풀밭 사이 바닥에 둥지를 트는데 주요 번식지역은 강화지역과 DMZ 지역의 무인도였다. 남북을 오가며 생활하는 새이어서 저어새 번식지를 관찰하기 위해서는 배를 타고 서해 멀리 DMZ 무인도로 직접 가야만 했다. 그 만큼 저어새는 원시자연생태계에서만 번식하는 새이다. 하지만 2009년 3월 믿을 수 없는 사건이 발생했다. 저어새가 인천 송도 남동유수지 인공섬에 최초로 둥지를 튼 것이다. 이는 학계에서도 비상한 관심을 받았던 사건이었다. 알다시피 남동유수지는 승기천의 마지막 지점으로 인근 송도해안도로 공사로 인해 교통소음이 매우 심할 뿐 아니라 남동공단으로부터 흘러들어온 오폐수로 인해 악취 민원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곳이다. 이런 악조건임에도 불구하고 이곳 남동유수지에 저어새가 번식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과거 강화지역 번식지들이 홍수로 그 지형이 바뀌어버린 것과 더불어 이곳 송도갯벌지역이 먹이를 쉽게 구할 수 있는 조건이기 때문이다. 그 이후 저어새는 매년 수십마리에서 많게는 수백마리씩 남동유수지에 번식을 하고 있다. 이를 보기 위해 인천지역뿐아니라 전국각지에서 그리고 나아가 전세계 조류전문가들이 남동유수지를 방문하고 있고, 매년 연수구는 저어새 축제를 개최하게 되어, 결국 그 인공섬을 저어새의 섬으로 일컫어지는 게기가 되었다. 일반적으로 저어새는 다리 길이 정도의 약 40cm 내외 얕은 물에서 먹이를 사냥한다. 주걱 모양의 부리를 물 속에 넣고 약간 벌린 상태로 부리를 좌우로 젓거나 대고 있다가 물고기나 새우, 수서 곤충류 등이 촉감으로 느껴지면 재빠르게 부리를 닫아 잡아 먹는다. 물때에 맞춰 행동하며 물이 들어오는 시기와 빠지는 시기에 왕성하게 먹이를 찾는다. 저어새는 일부일처로 생활하며 번식이 끝나면 유대관계가 약해지나 다음 해 다시 만나 번식하는 경우도 많다. 알은 보통 2개에서 4개정도 낳으며 3개가 보통이다. 암수 함께 교대로 알을 품으며 둥지 재료도 함께 모은다. 포란은 25일 정도이며, 태어나서 40일 내외가 되면 둥지를 떠난다. 이소한 이후에도 몇 달 간은 어미가 새끼에게 먹이를 준다. 어린 새끼는 부리 길이가 짧고 폭이 좁으며 점차 자라면서 길어지고 넓어진다. 매년 새끼가 자라기 시작하는 5월이면 물 댄 논을 찾아 겨울동안 숨어있던 미꾸라지와 개구리, 물고기 등을 잡아먹는다. 이는 땅을 갈아엎고 로터리를 진 후 물을 댄 논은 부리를 다치지 않고 젓기에 좋으며, 수심도 얕아서 먹이 잡기가 좋다. 하지만 모내기한 벼를 휘젓고 다니다 떠오르게 하기 때문에 농민들이 쫓아버리며 제초제와 농약의 보편적 사용으로 저어새가 먹을 것이 거의 없어졌다. 그나마 남북한 접경지역의 몇몇 무인도와 한강하구의 갯벌이 마음 편히 서식할 수 있는 곳으로 남아있으나 번식의 어려움과 먹이 감소로 이마져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저어새는 번식기에는 황금색 목테와 뒷머리로 우관이 화려하게 뻗어난다. 이것은 바로 옆에서 둥지 자리와 재료를 경쟁하며 싸우는 이웃의 갈매기와 가마우지에게 자신이 크고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저어새는 나이가 들면서 부리에 주름이 많아진다. 이 주름은 지문과 같이 개체마다 달라서 서로를 구별할 수 있다.
2. 신비의 모래섬 “풀등”
그 두 번째는 인천 앞바다에 나타나는 풀등이다. 풀등은 강이나 바다 한 가운데에 모래가 쌓이면서 그 위에 풀이 자란 지형을 가리키는데 풀치, 하벌천퇴라고도 불린다. 조수간만의 차이에 따라서 하루에 두 번째 바다 한가운데에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형태여서 신비의 섬이라도 불린다. 인천앞바다의 경우 지리적으로 한강하구에 위치하여 여러형태의 풀등을 볼수 있다. 그 중에서 가장 보존가치가 높아 정부로부터 보호지역으로 지정되어 있는 지역은 2곳인데 바로 대이작도 풀등과 장봉도 풀등이다. 대이작도 풀등은 생태계보전지역으로, 장봉도 풀등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난 2003년에 정부로부터 각각 지정되어 보전관리되고 있다. 대이작도 풀등은 인천항에서부터 서남쪽 방향에 위치한 대이작도 앞 바다위에 위치한다. 주변 섬으로는 소이작도와 승봉도, 그리고 사승봉도가 있다. 사승봉도는 모방송사의 1박2일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무인도체험 섬으로 소개되어 세간에 널리 알려진 섬이다. 여름 피서철에는 풀등은 신비의 해수욕장으로 변신한다. 풀등이 바다위로 드러내면 배를 타고 와서 즐기다가 다시 수면아래로 가라앉을 때가 다면 다시 배를 타고 나가는 경험을 할수 있다. 규모는 약 30여만평 정도로 대부분 모래로 구성되어 있다. 과거에는 50여만평이 넘을 만큼 매우 큰 규모였으나 90년대부터 수도권에서 사용되는 골재수급의 공급처로 주변 바닷모래를 채취하면서 그 규모가 크게 줄었다. 또 한곳인 장봉도 풀등은 인천공항이 있는 영종도에서 배를 타고 30여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옹진군 장봉도 인근에 위치하고 있다. 주변에는 신도, 시도, 모도등이 있는데 유명 TV드라마세트장이 남아있어 외국인의 관관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또한 풀등 주변에는 멸종위기종인 노랑부리백로의 최대 서식지인 동만도, 서만도라는 무인도가 있고, 바로 인근에서 유명한 만두리 어장이 위치하고 있을 만큼 해산물이 풍부한 곳이다. 인천의 풀등이 이렇게 발달하게 된 이유는 이쪽 경기만이 한강하구에서 나오는 담수와 해수가 만나는 지역으로 초대형 삼각주형태가 많이 발달해있기 때문이다. 이런 지형적 조건은 다른 서해갯벌과 달리 바다 한가운데 섬처럼 드러나는 모래톳이 산재되어 있다. 풀등지역은 밀물과 썰물에 의해 바닷물속에 잠겨있다가 나타나는 모래섬이기에 근본적으로 인적이 있을수 없다. 따라서 꽃개, 새우등 해양생물의 산란처이자 서식처이고 노랑부리백로, 저어새등 희귀철새들이 취식을 할 수 있는 절묘한 곳이다. 하지만 이러한 아름다운 신비로운 경관도 여러 개발압력에 그 규모줄고 있거나 사라질 운명에 놓여 있다. 대이작도 풀등의 경우는 지속적으로 바닷모래채취사업이 진행되고 있어 풀등뿐 아니라 주변섬의 백사장에서 모래가 사라지고 있다. 이제는 도리어 모래를 포설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또한 장봉도 풀등은 모래에 섞여 있는 검은 티타늄을 채굴하기 위해 광산개발업자들이 끊임없이 개발을 추진중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정부에서 영종도와 강화도를 대규모 인공방조제로 연결하여 조력발전소를 건설하겠다고 하여 치명적인 훼손위기에 놓여 있다. 조력발전소가 건설되면 이 풀등지역 위로 인공방조제가 관통하거나 가로막혀 더 이상 제 모습을 볼수가 없다.
3. 남과 북을 오가는 “백령도 물범”
그 세 번째는 백령도 점박이물범이다. 물범은 천연기념물 331호,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으로 지정된 고래 종류를 제외한 서해안 유일의 해양 포유류이자, 국제적인 해양보호종으로 백령도에 약 300마리 정도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물범은 번식기인 겨울철만 빼고는 백령도에서 산다. 백령도에는 10월까지만 있고 이후에는 염도가 낮아 서해 중에서 유일하게 겨울에 얼어붙는 지역인 빙해가 있는 중국 발해만으로 헤엄쳐가서 얼음위에 보통 1마리의 새끼를 낳고 다시 3월에 백령도로 돌아온다. 왕복 1,600 킬로미터의 여정을 매년 반복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물범들은 얼음 위에서 새끼를 낳는 해양포유류이기 때문에 북위 45도 이북의 북극권에서만 서식하는데 특이하게도 백령도 물범은 38도 이남에서 서식하고 있다. 보통 다 큰 물범은 길이가 160㎝ 정도이고 체중은 80~120㎏으로 수명은 35년 정도를 산다. 과거 물범은 1940년대 8천마리까지 있었으나 현재는 서식지 파괴와 남획으로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 물범은 바다에 살지만 폐와 코로 숨쉬는 포유류이기에 바위에 올라와 숨을 쉬며 휴식을 취해야 한다. 그렇다보니 일광욕이 가능한 풀등과 암초를 확보하는 건 물범에게 아주 중요하다. 물범이 많이 쉬고 있는 백령도 인근의 바위를 물범바위라고 부르는데 이곳은 다시마 밭이 발달하여 점박이물범의 주요 먹이인 조피볼락을 비롯한 어족자원이 풍부한 지역이다. 북방한계선(NLL) 바로 아래에 있기 때문에 현지의 어민조차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고 있다. 특히 물범바위위에는 많을 땐 200여마리 가까이 몰리는데 좁은 바위 위를 차지하겠다고 몸싸움을 하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점박이물범의 서식에 대한 최초 기록은 다산 정약용의 둘째 형인 조선 후기의 문인 정약전이 쓴 자산어보에 기록되어 있다. 한편 물범이 서식하고 있는 백령도는 지금은 한국에서 멸종해버린 흰 깃을 펴고 비상하는 따오기가 많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하지만 멸종된 따오기와 마찬가지로 백령도 물범은 그 수가 급격히 줄고 있고 보존노력이 매우 위급한 상황이다. 한때 8천마리를 헤아리던 이 점박이 물범의 개체수는 현재 1천마리 이하로 급감하였고 백령도에서 확인되는 개체수는 200~300 마리에 불과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파악하고 있다. 만약 이렇게 게속 개체수가 축소된다면 제 2의 따오기 사태가 벌어질수도 있다. 개체수 급감의 원인은 불범 포획과 기후변화와 산업화에 따른 서식환경의 파괴다. 특히 중국 측의 불법 포획과 백령도 물범바위 근해의 어로활동은 물범의 생존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물론 중국도 이 물범을 국가중점보호동물로 지정하고 있고, 한국도 멸종위기 야생동물로 지정하였지만 개체수 증가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물범의 집단 서식지가 어민들의 주된 조업 구역이라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물범의 서식지 보호는 어민들의 어로활동을 제한하는 결과를 가져오고 이로 인해 어민과의 갈등이 유발된다. 따라서 물범도 보호하고 어민들의 경제적 이득도 유지할 수 있는 대안으로 백령도 물범 생태관광프로그램의 적극적 개발이 요구된다. 생태관광을 통해 물범을 보호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어 물범과 인간이 모두가 상생하는 대안이 시급히 만들어져야 한다.
4. 인천의 보배 “갯벌”
그 네 번째는 갯벌이다. 인천을 방문하는 외국인이 인천공항을 통해서 입국한 후 영종대교를 타고 도시로 들어오게 되면서 가장 먼저 만나는 것이 드넓게 펼쳐진 갯벌의 모습이다. 특히 물이 빠진 바다 위에 붉은 빛의 융단이 광활하게 펼쳐진 영종갯벌은 우리나라 최대의 칠면초 군락지이자 세계에서 보기드문 자연경관이다. 한국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은 이 경관을 보며 탄성을 자아내고 이것이 한국의 첫인상으로 기억된다. 갯벌이 생성되는 과정을 이해하려면 조석현상을 이해해야 한다. 썰물과 밀물, 그리고 사리와 조금때에도 드러나는 부분이 매일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갯벌의 면적을 정확히 추산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서해는 빙하가 녹아 흘러들어온 물이 고여서 생긴 바다로 빙하가 녹으면서 해수면이 차츰 높아지면서 서해는 바다로 변했고, 광활한 갯벌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이러한 자연적인 조건으로 갯벌이 만들어진 곳은 세계적으로도 많지 않다. 우리나라의 서해안과 영국, 독일, 네덜란드를 포함한 북해안, 캐나다 동부해안, 미국 동부 조지아 해안, 남아메리카 아마존 하구 등이 바로 세계 5대 갯벌이라는 그곳이다. 인천앞바다에는 약1천㎢에 가까운 갯벌이 발달되어 있다. 특히 한강하구지역은 한강, 임진강, 예성강 등 담수가 유입되는 지역으로 넓은 갯벌이 발달되었다. 특히 강화도, 석모도, 볼음도, 영종도, 무의도 등의 섬 주변에 대규모 갯벌이 발달돼 있고, 장봉도, 영흥도, 자월도, 덕적도 등에도 독립적인 갯벌이 산재해 있다. 특히 약 3백㎢에 달하는 강화남단갯벌은 한강 하구로부터 유입된 토사가 쌓이는 곳으로 가희 우리나라 갯벌경관의 최고를 자랑한다. 최근 인천발전연구원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생태적 가치와 경관 등을 고려하면 강화남단갯벌을 우리나라 최초의 갯벌국립공원으로 지정해도 무리가 없다는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되돌아보면 90년대초에 사회적으로 갯벌의 중요성을 최초로 알렸던 방송 다큐멘타리 “갯벌은 살아있다”의 취재 현장은 바로 인천 송도갯벌이었다. 송도갯벌은 해안선으로부터 펄갯벌, 모래펄갯벌, 모래갯벌 등이 이어서 분포하여 다양한 갯벌 종류를 한 번에 느낄 수 있는 지역이다. 특히 동죽조개로 유명하였으며 지난 80년대 말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전국 총생산량의 90%를 차지하였다. 또한 국제적인 보호새인 검은머리갈매기, 천연기념물 자어새, 검은머리물떼새, 도요새 등 수많은 철새들이 지금도 도래하는 등 풍부하고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고 있다. 하지만 과거 인천갯벌의 역사는 보호지역이 아닌 매립을 통한 육지를 만드는 대상에 불과했다. 삼목도, 용유도 사이에 있던 갯벌 1400만평의 영종갯벌은 1992년에 인천공항건설을 위해 매립되어 사라졌고, 최근 기간연장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수도권쓰레기매립지 6백30만평도 1980년대에 갯벌을 매립한 지역이었다. 또한 남동 갯벌은 남동공단조성을 위해 대부분 간척되었고, 송도 갯벌은 1990년대부터 송도신도시 건설을 위해 매립되었고, 현재도 진행중이다. 넓은 갯벌을 자랑했던 도시 인천. 그러나 지속적인 갯벌매립으로 인천연안 갯벌은 조금씩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 그 결과 최근 5년간의 전국 갯벌감소 조사결과를 살펴보면 인천의 경우 전체적으로 여의도 면적(2.9㎢)의 11배에 달하는 면적이 줄어 갯벌감소 1위를 차지했다는 결과다. 이런 통계는 갯벌에 대한 저급한 환경 의식을 보여주는 상징으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5. 인천의 허파 “S자 녹지축”
그 다섯번째는 S자 녹지축이다. 녹색도시의 척도는 일단 도시를 쾌적하고 풍요롭게 느끼게 하는 얼마나 많은 푸르른 녹지를 가지고 있는가다. 하지만 인천은 불행스럽게도 전국 7대광역시 중에서 밑바닥에 머물고 있다. 그나마 섬으로 이루어진 강화군과 옹진군이 인천시로 포함되어 수치적으로 녹지율이 높아졌지 도시내륙에서 체감할 수 있는 도심녹지율은 매우 부족하다. 그러면 과거부터 인천은 원래 녹지가 부족했었는가? 그렇지 않다. 원래 인천은 가현산-계양산-철마산-원적산-문학산-청량산으로 이어지는 한남정맥의 녹지축이 관통하는 도시였다. 한강의 남쪽 산줄기인 한남정맥은 경인서남부지역의 핵심녹지이며 생태축으로 이 축을 하늘에서 보면 영어 알파벳 S자의 모양을 하고 있어 S자 생태녹지축이라고 불리었다. 하지만 지금은 각종 도시개발로 인해 대형도로와 택지개발로 30여곳이 끊어져 버렸다. 녹지축이 끊어져 있다 보니 동물과 식물의 유전자원은 고립되었고, 상호 연계가 되지 않아 생물종 다양성이 매우 취약해졌다. 한 예로 한몸이었던 문학산과 청량산은 80년대 말 8차선 도로로 인해 완전히 분리되었고, 이제는 청량산을 떨어져 있는 녹색의 섬이라고 불릴 수밖에 없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게다가 경인아라뱃길 건설로 인해 가현산과 계양산이 완전히 끊어져 버렸다. 무릇 연안갯벌의 무분별한 매립이 단순히 갯벌생태계의 죽음을 넘어서 그 지역에서 서식하는 다양한 도요물떼새들의 멸종으로 이어지고 있듯이, 끊어진 인천의 S자형 녹지축은 다양한 동식물들의 또 다른 멸종으로 이어지고 있다. 꼭 희귀동식물이나 그 서식지만이 보전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2차적으로는 인천시민이 쉽게 찾을 수 있는 도심녹지가 적다보니 수많은 등산객에 의해 거미줄처럼 새로운 등산로가 생기면서 산림파괴를 가속화하고, 또한 기존 등산로마저 더 넓어져 제 2, 제 3의 또다른 녹지훼손이 벌어지는등 심각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런 인천 녹지의 상태는 지역시민단체에 의해 끊임없이 제기되었고, 인천시도 적극적인 보존노력이 조금씩 보이고 있다. 민관이 함께 등산로 없애기 운동과 등산도 폭 줄이는 운동이 성과를 내고 있고,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산을 훼손하는 일이 거의 사라지고 있다. 또한 인천시는 끊어져 있는 녹지축을 잇기 위해 징맹이고개 생태통로 연결사업등 지속적인 녹지축 보전사업을 각 구청과 함께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하지만 계양산 골프장 논란에서 보여졌듯이 아직도 대부분의 녹지가 개인사유지로 되어 있어 재산권문제와 연동되어 갈등의 씨앗이 되고 있다. 무분별한 도시개발로 단절과 훼손이 가속화하자 2010년부터 시민단체가 중심이 되어 녹지축을 보전하고 시민의 참여를 도모하기 위해 인천둘레길을 조성하였다. 인천 둘레길 추진단은 시민워크숍, 답사 등을 거친 뒤 코스를 정하고, 방향표시 마스코트와 안내리본을 설치했다. 계양산에서부터 청량산까지 인천의 S자 녹지축 전체를 걸을수 있는 인천둘레길은 인천의 녹지축을 따라 서구 검단 가현산에서 연수구 청량산까지 인천의 중심부를 관통한다. 특히 이 둘레길은 새로 만든 길이 아닌 기존의 산허리를 도는 길은 그대로 유지 보존했다. 최근에는 인천시민 뿐아니라 경기와 서울의 많은 등산객들이 발걸음을 하는 명소로 자리잡아가는 중이다.
6. 인천의 “하천”
그 여섯번째는 하천이다. 인천에는 굴포천, 장수천, 승기천등 30여개의 지방하천이 도심과 내륙을 흐르고 있다. 인천은 기존의 구도심과 더불어 추가로 갯벌을 매립해서 도시가 형성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시 갯벌사이에 바닷물이 흘러들어왔던 갯골이 하천으로 변화된 곳들이 다수 존재한다. 따라서 그 규모도 그리 크지 않을뿐더러 인천의 지리적 특성상 과거 하천이라고 부르기도 어려운 일명 개천이라고 할 정도로 심각한 오염원의 중심이었다. 인천은 큰 산이 없고, 그렇다보니 가장 높은 산인 계양산에도 큰 계곡을 보기가 어렵다. 이는 비가 오더라도 자연적으로 물을 충분히 저장하지 못하는 조건이고, 결과적으로 평상시 인천의 하천은 대부분 물이 없는 건천이다. 게다가 과거 하천 주변지역에 처리되지 못한 오수와 폐수가 하천으로 유입되어 악취와 민원발생의 중심지였다. 그렇다보니 주민들의 민원에 의해 일부하천은 콘크리트로 상부를 덮는 복개가 이루어졌고, 결과적으로 근본적인 해결은 유보한 채 오염된 물은 그냥 바다로 흘러들어 갔다.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환경단체 중심으로 하천을 살려야 한다는 운동이 90년대 중반부터 추진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2003년에 전국지방자치단체 최초로 관련 하천조례가 제정되고 민관합동 하천살리기추진단이 구성되었다. 이런 제도적 뒷받침속에 승기천, 굴포천, 장수천, 공촌천, 나진포천등 5개 하천살리기 운동이 선결적으로 추진되고,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하천살리기운동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진다. 하천에 오폐수가 유입되었던 관로를 하수관거를 통해 모두 차폐하고, 또한 건천이라는 인천하천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수종말처리장의 방류수를 하천의 유지용수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되면서 일정규모의 하천유지수량을 확보한 지금의 하천의 모습을 띄게 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여러 문제점이 존재한다. 장수천을 제외하고는 인천의 하천의 대부분이 바다와 자연스럽게 연결되지 못하고 치수의 목적으로 건설된 유수지로 막혀 있다. 또한 아직도 일부 하천의 경우 하수관거시설이 건설되지 못해 오염된 오폐수의 유입으로 인한 악취로 인해 하천 복개에 대한 논란이 끝이질 않는다. 하지만 지속적인 시민들의 참여와 행정의 노력으로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승기천>
승기천은 남동구와 연수구 사이에 흐르는 지방 하천으로, 옛날에 오랫동안 폐허로 남아 있던 마을이 다시 생겨나면서 이어졌다고 하여 '승기'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인천 시내 하천 가운데 가장 넓고 자연적인 유량이 가장 많은 하천이다. 인천시는 승기천의 테마를 “도심지에 철새가 날아드는 하천”으로 정했다.
<장수천>
장수천의 이름은 남동구 장수동에서 유래된 것으로 인천대공원에서 서창동을 지나 소래포구를 통해 바다로 흘러드는 지방하천이다. 상류에는 인천대공원의 호수가 조성되어 있는데 이 호수의 물은 한강물과 관모산의 계곡물을 원천으로 하고 있다. 최근 장수천의 상류인 인천대공원 하류부분 왼쪽에 생태습지 및 반딧불이 서식지가 조성되었다. 특히 타 하천에 비해 수변식생이 양호하고 인천의 가장 하천다운 자연하천의 모습을 형성하고 있다. 인천시는 장수천의 테마를 “반딧불이와 함께하는 하천”으로 정했다.
<굴포천>
굴포천은 판개라고도 불리며 부평구와 계양구, 부천, 서울의 강서구, 김포시를 가로 질러 한강으로 흐르는 지방 하천이다. 굴포천의 기원은 고려시대부터 시작되는데 고려 고종때 최충헌의 아들 최이가 물살이 빠른 강화 손돌목을 피해 보다 안전한 세곡 운반을 위하여 만들려고 기획했고, 이후 조선 중종때 실제 공사가 이루어진 인공하천이다. 굴포천은 부평구에 있는 부평묘지공원내의 칠성약수터에서 발원하여 도심지와 공단지대를 지나 부천시를 통과하여 경기도 김포시 신곡동의 신곡 양· 배수장에 이르는 지방하천으로 인천에서 가장 긴 하천이다. 굴포천을 사이에 두고 동쪽에는 동부간선수로와 서쪽에는 서부간선수로가 남북으로 축조되어 있다. 인천시는 굴포천의 테마를 “자연과 이야기하면서 걷고 싶은 하천”으로 정했다.
<공촌천>
서구 경서동을 흐르는 공촌천은 계양산에서 발원하여 일도 유수지를 거쳐 서해로 직접 유입되는 하천이다. 하구부에 설치되어 있는 배수갑문은 해수침입을 방지하고 있으며, 또한 공촌천하구 우안측으로 공촌하수종말처리장이 있어 인근 유역에서 유입되는 오수를 처리하고 있다. 공촌천은 지금의 공촌교 부근에서 연안습지로 흘러들어가는 짧은 하천이었는데 90년대 중반 지금의 청라지구를 매립하면서 길이가 길어졌다. 최근 주변에 택지개발이 이루어졌고, 청라경제자유구역이 개발되면서 하천의 오염이 우려되고 있다. 인천시는 공촌천의 테마를 “창포꽃 하늘거리는 하천”으로 정했다.
<나진포천>
나진포천은 서구 대곡동을 거쳐 김포에서 계양천과 합수돼 한강으로 흘러들어가는 하천이다. 중류 쪽에는 농경지가 위치해 농업용 수로로 이용되어 수질이 양호한 편이나, 상류 쪽은 사정이 안좋다. 나진포천은 북서쪽으로 가현산, 남서쪽으로 둥그재산, 동쪽으로 만수산이 유역경계를 이루고 있고, 하류부근에 지방하천 대곡천과 합류하며, 북동쪽으로 지방하천 계양천과 합류한다. 인천시는 나진포천의 테마를 “도심지에 철새가 날아드는 하천”으로 정했다.
7. 옹진군 천연기념물
그 일곱 번째는 인천시 옹진군의 천연기념물이다. 보통 천연기념물은 학술적 가치가 높거나 드물고 희한한 동식물과 그 서식지, 지질, 광물 등을 모두 총칭하여 지정한다. 우리나라는 지난 1962년 12월 천연기념물 제1호(대구 도동 측백나무숲)가 지정된 이후, 2013년 7월 현재까지 모두 433건의 천연기념물이 지정되었다. 이중 인천에는 옹진군에 8곳, 강화군에 5곳, 서구에 1곳 등 총 14개의 천연기념물이 존재하고 있다. 먼저 옹진군의 천연기념물을 소개한다. 내용은 문화재청 자료를 인용했다.
<옹진 대청도 동백나무 자생북한지, 천연기념물 제66호, 1962년 지정>
동백나무는 따뜻한 남쪽지방에서 자라는 난대식물이기에 평균기온에 따라 식물들이 자랄 수 있는 지역을 구분하는데 표시가 되는 나무로 알려져 있다. 특히 대청도의 동백나무 자생지는 동백나무가 자연적으로 자랄 수 있는 북쪽 한계지역으로 학술적 가치가 매우 중요하다. 최근 기후온난화가 점점 가속화되어 북쪽한계지역이 계속 올라가고 있으나 분단으로 인해 이북지역은 확인이 불가능하다. 보통 동백나무는 남쪽 해안이나 섬에서 자라는데 꽃은 이른 봄에 피는데 꽃이 피는 시기에 따라 춘백(春栢), 추백(秋栢), 동백(冬栢)으로 부른다. 대청도의 동백나무 자생지는 한때 전국적으로 동백나무가 불법 채취될 때 파괴되어 그 수가 많이 줄어들었다. 약 60년 전의 기록에 의하면 지름이 20㎝에 이르는 큰 나무가 147그루 있었고 높이 3m에 지름 27㎝의 큰 나무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현재는 큰 나무들을 찾아보기 어렵다.
<옹진 백령도 사곶 사빈(천연비행장), 천연기념물 제391호.1997년 지정>
사빈(沙濱)이란 모래가 평평하고 넓게 퇴적되어 만들어진 곳을 말하는데 백령도 사곶 사빈은 백령도 용기포 부두의 남서쪽과 남동쪽의 해안을 따라 자리잡고 있다. 언뜻 보면 모래로 이루어진 듯 하나 사실은 규암가루가 두껍게 쌓여 이루어진 해안으로 썰물 때면 길이 2㎞, 폭 200m의 모래해변이 나타난다. 이 모래는 크기가 매우 작고 모래 사이의 틈이 작아 매우 단단한 모래층을 형성하고 있다. 사빈은 콘크리트 바닥처럼 단단하여 자동차의 통행은 물론 6.25 전시 때에는 천연비행장으로 활용되었으며 유엔군 작전 전초기지로서의 비행장 역할을 유감없이 발휘하여 군 작전에 많은 공헌을 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천연비행장은 현재 이태리의 나폴리와 더불어 전 세계에 2개 밖에 없다. '89년대 초까지 군사 통제구역으로 민간인 출입이 통제되어 자연 그대로 잘 보존되었으나 지금은 주변에 백령호 건설 영향등으로 보존이 시급하다.
<옹진 백령도 남포리 콩돌해안, 천연기념물 제392호,1997년 지정>
콩돌해안은 남포리의 오금포 남쪽 해안을 따라 형성되어 있으며, 해안의 길이는 800m, 폭은 30m이다. 콩돌해안의 둥근 자갈들은 백령도 지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규암이 부서져 해안 파도에 의하여 닳기를 거듭해 콩과 같이 작은 모양으로 만들어진 잔자갈들로 콩돌이라고 한다. 특히 파도에 돌이 구르는 소리가 일품이다. 콩돌의 색깔은 흰색·회색·갈색·적갈색·청회색 등 형형색색을 이루어 해안 경관을 아름답게 하고 있다.
<옹진 소청도 스트로마톨라이트 및 분바위, 천연기념물 제508호, 2009년 지정>
스트로마톨라이트(stromatolite)란 바다나 호수 등에 서식하는 남조류등의 군체들이 만든 화석으로 지구에서의 생명체 탄생 기원을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한 학술적, 교육적 가치를 갖고 있다. 남한에서는 소청도에서만 확인되고 있고, 북한에서는 평양 부근 등에서 존재한다고 알려져있다. 특히 스트로마톨라이트 내에서는 국내 최초로 박테리아 화석이 보고되어 국내에서는 가장 오래된 화석(약 6억 내지 10억년 전)으로 평가 받고 있다. 하지만 소청도의 스트로마톨라이트는 일제강점기에서부터 수십년 전까지 건축 재료용으로 많이 채석되어 남아 있는 양이 매우 적을 뿐만아니라, 무단채취의 위험성이 높아 보존이 필요하다. 또한, 분바위라고 부르고 있는 백색의 결정질 석회암이 해식작용으로 노출되어 있어 주변 해안의 경관이 매우 수려하다.
<옹진 신도 노랑부리백로와 괭이갈매기 번식지, 천연기념물 제360호,1988년 지정>
노랑부리백로는 만주, 중국 동부, 한국 등지에서 주로 번식하는 희귀한 여름 철새로 전세계 노랑부리백로의 대부분이 우리나라에서 번식하며 살고 있다. 괭이갈매기는 한국, 일본, 연해주 남부, 중국 연안 등지에서 번식하는 흔한 텃새로 우리나라 전 해안과 섬에서 서식한다. 번식지는 옹진군 장봉리에서 서쪽 해안으로 약 20.5㎞ 떨어진 거리에 있는 작은 바위섬이다. 노랑부리백로는 섬의 남북 경사진 면에서 정상까지 약 200m 범위에서 집중적으로 번식한다. 노랑부리백로는 지구상에 약 2,000마리 내외의 생존집단이 잔존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신도에는 해마다 350쌍 이상이 번식하여 평균 3개의 알을 낳아 둥우리를 떠나고 있으므로 전 세계 집단의 반 이상의 노랑부리백로가 한국에서 번식하며 생존하고 있다는 결론이 된다. 또한 신도의 괭이갈매기도 국내에서는 최대의 번식집단이라 할 수 있다.
<옹진 백령도 진촌리 감람암포획 현무암분포지, 천연기념물 제393호,1997년 지정>
백령면 진촌리에서 동쪽으로 1.3㎞ 정도 떨어진 해안에 존재하고 있는데, 해안선을 따라 지름 5∼10㎝ 크기의 노란 감람암 덩어리가 들어있는 용암층이 만들어져 있다. 용암층은 두께가 10m 이상이며, 검은 현무암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곳은 지구 속 수십 ㎞아래에서 만들어진 감람암이 용암이 분출할 때 함께 올라와 만들어진 것으로 지하 깊은 곳의 상태를 연구하는데 매우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감람암 포획현무암이 분포하는 곳은 경기도 전곡, 평택 강원도 철원 일대, 울릉도 및 제주도에 국한되어 있다.
<옹진 백령도 남포리 습곡구조, 천연기념물 제507호,2009년 지정>
습곡구조는 백령도 장촌포구 서쪽해안 약 300m 지점인 용트림바위 바로 건너편 해안절벽에 있으며, 그 규모는 높이 약 50m, 길이 약80m 정도이다. 이곳은 백령도 일대에 광범위하게 분포하는 선캄브리아기 백령층군의 장촌층이 동아시아 일대에 광범위하게 일어났던 고생대 말~중생대 초의 지각변동으로 형성되었다. 즉 지하 깊은 곳의 횡압력으로 변성 및 변형작용을 받아 습곡 및 단층이 이루어진 후, 지각이 풍화 및 침식되면서 서서히 융기되어 지금과 같은 지형을 이루었다. 이렇게 선명하게 드러난 큰 규모의 단층 및 습곡구조는 매우 드문 일로서, 한반도의 지각 발달사를 규명하는데 매우 귀중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옹진 백령도 연화리 무궁화 , 천연기념물 제521호, 2011년 지정>
백령도내 1930년대 건립된 중화동 교회 앞에 위치하고 있으며 수형이 우수하고 높이가 6.3m로, 현재 알려진 무궁화 중 가장 크며 꽃이 홍단심계로 순수 재래종의 원형을 보유하고 있다. 수령은 약 100년정도 되었다고 추정하고 있다.
8. 강화군 천연기념물
그 여덟 번째는 인천시 강화군의 천연기념물이다. 보통 천연기념물은 학술적 가치가 높거나 드물고 희한한 동식물과 그 서식지, 지질, 광물 등을 모두 총칭하여 지정한다. 우리나라는 지난 1962년 12월 천연기념물 제1호(대구 도동 측백나무숲)가 지정된 이후, 2013년 7월 현재까지 모두 433건의 천연기념물이 지정되었다. 이중 인천에는 옹진군에 8곳, 강화군에 5곳, 서구에 1곳 등 총 14개의 천연기념물이 존재하고 있다. 그럼 옹진에 이어 강화의 천연기념물을 소개한다. 내용은 문화재청 자료를 인용했다.
<강화 갑곶리 탱자나무, 천연기념물 제78호, 1962년 지정>
강화도는 고려 고종(재위 1213∼1259)이 몽고의 침입을 해 있었던 곳이기도 하고, 또한 조선 인조(재위 1623∼1649)가 정묘호란(1627) 때 난을 피했던 장소이다. 이 당시에 적을 막는 수단으로 성 바깥쪽에 탱자나무를 심어서 쉽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곤 했다. 이렇듯 갑곶리 탱자나무는 우리 조상들이 외적의 침입에 대비하여 심은 국토방위의 유물로서 역사성을 지니고 있으며, 또한 탱자나무가 자랄 수 있는 가장 북쪽 한계선인 강화도에 자리하고 있어 그 의미가 크다. 수령은 400년이며 나무의 크기는 높이가 4.2m, 지상부의 줄기 둘레는 2.12m이다. 탱자나무는 주로 영·호남지방에 분포하는데 울타리용으로 많이 심고, 감귤의 대목으로도 심는다. 중국이 원산지로 아주 오래전에 한국에 들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한국에서도 자생해왔을지도 모른다고 하여 논란이 있다. 열매와 껍질은 약재로 사용되며 줄기에 가시가 나 있어 과수원 울타리용으로 많이 활용된다.
<강화 사기리 탱자나무, 천연기념물 제79호, 1962년 지정>
강화 사기리 탱자나무도 갑곶리 탱자나무와 유사한 시기에 심어진 것으로 추측된다. 나이는 약 400살 정도로 추정되며, 높이는 3.56m, 뿌리부분 둘레 2.2m이다. 가지의 굵기로 미루어 볼 때 매우 컸던 것으로 추측되지만 현재 대부분 가지가 죽고 동쪽 가지만 살아 있다. 수령을 500년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으나 확증이 없다. 조선시대의 강화출신 암행어사 이건창이 이 나무를 보았다고 전하여 오고 있다. 탱자나무가 심어졌던 당시 성은 무너져 없어졌으나 그 밑에서 적병의 발뿌리를 노리던 탱자나무의 일부가 남아 지금까지 끈질긴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
<강화 볼음도 은행나무, 천연기념물 제304호, 1982지정>
은행나무는 살아 있는 화석이라 할 만큼 오래된 나무로 우리나라,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중국에서 유교와 불교가 전해질 때 같이 들어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가을 단풍이 매우 아름답고 병충해가 없으며 넓고 짙은 그늘을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어 정자나무 또는 가로수로도 많이 심는다. 강화 볼음도의 은행나무는 나이가 약 800살 정도이고, 높이는 24m, 가슴높이의 둘레는 8.96m이다. 마을의 언덕 위에서 정자나무의 구실을 하고 있으며, 마을을 지켜주고 보호해주는 신성스런 나무로 여겨지고 있다. 800년 전에 홍수에 떠내려 온 나무를 심은 것이라고 전해지며, 부러진 가지를 불에 태우면 재앙을 받는다는 전설이 있어서 주민 모두 가지에 손대지 않으며 보호해 오고 있다. 1950년대까지만 해도 마을 사람들이 해마다 정월 그믐날에 모여 마을의 평안과 풍어를 비는 풍어제를 지내곤 했다. 하지만 6·25후 볼음도가 민간인 통제구역으로 지정됨에 따라 출어금지가 이루어져 풍어제는 이제 볼 수가 없게 되었다. 볼음도 바닷가 북동향 언덕에서 자라는 정자목이며 앞에 좋은 경관이 펼쳐진다.
<강화 갯벌 및 저어새 번식지, 천연기념물 제419호, 2000년 지정>
강화 갯벌 및 저어새 번식지는 1억 3천 6백만평으로 여의도의 52.7배에 달하여 단일 문화재 지정구역으로는 가장 넓으며, 세계적으로도 가장 우수한 갯벌로 갯벌보존과 저어새의 서식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강화 갯벌은 강화의 남부지역과 석모도, 볼음도 등 주변의 섬 사이에 자리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보존 상태가 양호한 몇 남지 않은 갯벌로 경제적 생산성은 물론 자연 정화능력, 해양생태계의 보물창고로서 아주 중요한 곳이다. 또한 철새의 이동경로상 시베리아, 알래스카 지역에서 번식하는 철새가 일본, 호주, 뉴질랜드로 이동하는 중 먹이를 먹고 휴식을 취하는 중간 휴게소에 해당하는 곳으로 세계적인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특히 전 세계 2,000여 마리밖에 존재하지 않는 희귀 조류로 정부는 1968년부터 이 새를 천연기념물 205호로 지정한 바 있다.
<강화 참성단 소사나무, 천연기념물 제502호, 2009년 지정>
강화 참성단은 단군이 하늘에 제사를 지내기 위해 돌로 쌓은 제단이라고 전해지는데 아랫단은 자연석을 다듬어서 반듯하고 납작하며 둥글게 쌓았고 그 윗단은 네모반듯하게 쌓았다. 둥근 아랫단은 하늘을, 네모난 위의 단은 땅을 상징한다고 한다. 고려와 조선왕조는 때때로 이곳에서 제사를 거행하기도 하였다. 일제시대에 단군을 숭배하는 대종교가 생기고 난 이후에는 이곳 마니산 참성단은 민족의 성지로서 주목받게 되었다. 지금도 해마다 개천절에 제천행사가 거행되며, 전국체전의 성화는 이곳에서 태양열을 이용하여 붙이고 있다. 참성단이 과연 단군의 제천단인지는 단정할 수 없으나, 강화도에는 청동기시대의 고인돌이 있고, 단군과 연관된 전설이 전해 내려오고 있어 상고시대에 무시못할 정치세력이 형성되어 있었던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참성단 소사나무는 전형적인 관목 모습에 나무갓이 단정하고 균형 잡혀 있으며 참성단의 돌단 위에 단독으로 서 있기 때문에 한층 돋보이는데, 규모와 아름다움에서 우리나라 소사나무를 대표한다고 볼 수 있다. 소사나무는 잎이 작고 줄기가 고목의 모습을 가져 예부터 분재 소재로 사랑을 받아온 대표적인 전통나무이다. 특히 인천의 경우 영흥도 십리포, 백아도, 굴업도 등 해안주변에서 커다란 군락을 이루며 자라고 있다. 잎과 열매이삭이 크고 큰 나무로 되는 것을 왕소사나무라고 하며, 한 꽃이삭에 꽃이 많이 달리는 섬소사나무는 한국 특산종이다.
9. 인천의 ”섬”
그 아홉 번째는 인천의 섬이다. 인천에는 섬이 몇 개나 있을까? 공식적인 조사에 의하면 유무인도를 모두 포함해서 171개로 알려져 있다. 이중 유인도는 40여개 정도 된다. 주요 유인도 섬을 살펴보면 강화군에 속해있는 강화도, 석모도, 교동도, 주문도, 아차도, 볼음도, 서검도, 말도와 옹진군에 속해 있는 자월도, 이작도, 승봉도, 영흥도, 선재도, 측도, 장봉도, 신도, 시도, 모도, 덕적도, 문갑도, 굴업도, 지도, 울도, 백령도, 대청도, 소청도, 연평도와 그리고 가까이는 영종도, 무의도, 작약도, 세어도등 이름을 일일이 언급하기도 어려울 만큼 많다. 게다가 모든 섬들이 그러하듯이 인천의 섬들은 각각의 특색과 이야기를 갖고 있다. 특히 아름다운 경치뿐 아니라 지질학적으로도 매우 소중하고 귀중한 특색을 갖고 있다. 서해5도의 맏형인 백령도는 천연기념물인 천연비행장으로 유명한 사곶해변과 현무암 분포지를 포함해서 콩돌해안, 두무진등 빼어난 지질구조와 경관을 자랑하고, 더불어 인천 아시안게임의 마스코트이자 멸종위기종인 점박이물범이 살고 있는 섬이다. 바로 옆 대청도는 옥죽동 해안사구, 사탄동 해수욕장, 역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북방한계지인 동백나무가 매년 꽃피고 있고, 소청도는 역시 천연기념물인 분바위, 그리고 곧 국립철새센타가 들어서 새들의 천국이 될 예정이다. 외국에도 널리 알려져 있는 덕적도는 덕적군도의 엄마섬으로 드넓은 서포리해변, 소나무 숲과 더불어 비로봉 하루 산행코스로 배타고 들어온 등산객들이 연일 북적인다. 한국의 갈라파고스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굴업도는 다시 방문하고 픈 일등섬으로, 서해 먼바다 끝에 있는 울도의 산위 팔각정에서 맞는 바람은 대양의 크기를 느끼게 하며, 육지의 웬만한 암릉산행에 버금가는 백아도의 남봉은 해변의 절벽산행을 경험할수 있다. 또한 하루에 두번씩 바닷길이 열리는 측도, 70년대 학생들의 소풍명소였던 작약도, 최근 생태관광섬으로 재 단장중인 세어도, 주문도와 볼음도의 완충인 아차도, 난개발의 교훈인 섬돌모루, 교동도 화개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다도해등 짧은 지면에 인천의 모든 섬들의 특색과 모습을 담을수 없을 정도이다. 또한 이작도와 장봉도 앞 바다 한가운데 하루 두 번 썰물에 드러났다 밀물에 사라지는 풀등은 그 규모도 여의도보다 더 큰 모래섬으로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어렵다. 한편 연평도의 얼굴바위, 덕적도의 촛대바위, 승봉도와 굴업도의 남대문바위등 인간이 흉내낼수 없는 자연이 만든 조각상이 인천의 섬 곳곳에 산재해 있다. 따라서 이제는 이러한 섬들을 보전하면서도 생태관광을 활성화시키는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 그간 시민단체에서는 인천의 섬들 중 특별히 굴업도가 포함한 덕적군도에 대해서 여러 형태의 대안과 사례를 연구한 바 있다. 폐광산 섬을 예술의 섬으로 탈바꿈시킨 일본의 나오시마 섬 사례나 지형변화 없이 다양한 휴양 프로그램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호주의 쿠란코브리조트 사례, 그리고 덕적군도를 생활 생태 박물관으로 제안된 에코뮤지엄 사례, 덕적군도를 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하자는 사례 등이 그것이다. 그 중 또 하나의 대안이 바로 국가지질공원 지정이다. 국가지질공원 제도는 지구과학적으로 중요하고 경관이 우수한 지역을 보전하고 교육 및 ·관광사업 등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환경부장관이 인증하는 제도를 말한다. 처음으로 제주도가 받았고, 두 번째로 울릉도와 독도가 국가지질공원 인증을 받았다. 그리고 최근 부산의 낙동강 하구, 태종대, 오륙도 등이 세 번째로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지방단체의 입장에서는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을 받으면 중앙정부로부터 조사 및 연구 등 관리 및 운영 등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받게 되기 때문에 매우 유익하다. 게다가 국가지질공원은 지역주민의 재산권 행사에 대한 전혀 제약이 없어 주민 반대가 없을 뿐더러 오히려 생태관광사업 등이 활성화되어 관광객 증가에 따른 고용 창출 및 소득증대로 이어져 지역경제에 긍정적인 장점이 있다. 또한 국가지질공원 중 우수한 지역에 대해서는 세계지질공원 인증까지 받을 수 있어 국제적으로도 홍보가 이루어져 외국인들의 방문 등 새로운 관광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 세계 지질공원은 세계 자연,문화유산과 생물권보전지역 등과 더불어 유네스코 3대 보호제도 중 하나로, 행위제한이 가장 적고 지질·역사·문화·생태 등 다양한 유산과의 복합체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여 지속가능한 발전 모델을 만드는 것을 그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는 다른 보호제도와 달리 보호와 활용을 조화시키는 제도로 지역주민 재산권 제약이 전혀 없어 현재 29개국 100개 지역이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받았다. 이 때문에 광주, 경북, 강원도 등 여러 자치단체들은 벌써부터 국가지질공원 인증에 앞을 다투고 있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인천 섬들이 상대적으로 국내지질공원 인증은 물론 세계지질공원으로서 더 높은 가치를 갖고 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사실 그동안 인천의 섬들은 빼어난 자연환경과 지질학적 가치 등으로 지질공원의 유력한 대상지로 평가 받았지만 행정의 무관심과 주민들의 피해심리 등으로 제대로 추진되지 못한 게 현실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적극 나서야 한다. 국가지질공원으로써의 가치는 물론 세계지질공원의 가치를 갖춘 지역으로 인천이 평가받는 만큼 기초적인 타당성 조사부터 시작해야 한다.
10. 환경을 지키는 “인천 시민”
자, 이제 인천이 지켜야할 자연유산 중 마지막 열 번째를 소개할 시간이다. 그 열 번째는 바로 위에서 언급된 자연유산을 지키고 그 속에 살고자 하는 인천시민, 바로 당신이다. 좋은 학교는 좋은 학교에 다니고 싶은 사람들에게 의해서 만들어지듯이 소중한 자연유산이 보전되는 인천은 그 가치를 알고 지키면서 그 속에서 삶을 누리고자 하는 시민들이 있어야 가능하다. 도시를 재산증식의 수단으로 이용하거나 단기적인 투기대상으로 바라본다면 그 도시는 전혀 지속가능하지 않을 뿐더러 장기적으로는 쇠퇴를 겪을 수밖에 없다. 이곳 인천이 내가 살고 가족이 살아가야 할 장기적으로 삶을 영위하는 곳으로 인식할 때, 주변 자연환경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게 되고 더 소중하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저어새, 갯벌, 물범이 따로 있고 사람이 따로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사람과 모두 공존하는 생태계가 자연이다. 사람은 단순히 생태계를 구성하는 한 부분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공유될 때, 그 도시의 자연생태계는 더욱 풍요로지고 성숙해진다. 저어새는 2,000여마리, 백령도 물범은 300여마리로 근근히 생명을 유지하고 있고, 갯벌은 계속 매립되어 그 속에 숨쉬고 있는 생물은 질식해서 사라지고 있다. 풀등은 바닷모래 채취로 계속 규모가 줄어가고 있고, 그린벨트해제와 도로, 주택건설로 녹지는 움츠리고 있다. 내륙을 거쳐 개발투기의 욕망이 인천의 섬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이에 반해 인천의 인구는 벌써 290만을 넘어서고 있다. 만약 인천의 아름다운 자연유산을 보전하고 함께 어울려 살고자 하는 인천시민이 늘지 않는다면 인천은 콘크리트와 사람만이 사는 저급한 회색도시로 추락할지도 모른다. 인천의 자연유산 보전을 위하여, 아니 생명과 인간이 공존하는 인천을 위하여, 우리 모두 자연유산이 되기를 희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