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을 두번 죽이는 부검 이야기

[사람과산재]

안녕하세요?

과로사 산재보상 한길을 걸어가는 사람들

 "과.한.사람들" 대표노무사 한창현입니다.

15년 과로사 산재 분야 전문가로 일해 오는 동안 많은 사례와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과로사 산재보상 관련 제도와 실상에 관한

날카로운 이쓔들을 짚어드리고자 합니다. 

어느날 갑자기 건강에 문제가 없던 한 집안의 가장이 쓰러지고,
가족들에게는 "사인미상" 돌연사라는 사인이 주어진다면...
정말 청천병력과도 같은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뇌심혈관계 질환과 같이 사인이 밝혀진다면, 과로성 질병인지라도
따져볼 수 있을텐데... 가족들은 막막할 수 밖에 없습니다.

부검을 통한 사인의 규명이 필요할진대, 가족들은 그 필요성에 대한
인식조차 때가 지난 후에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습니다.

이번에는 사인미상 과로사 산재보상을 위한 핵심 쟁점인
부검에 관한 이야기를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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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족을 두 번 죽이는 부검 이야기 ]

근로자가 돌연사한 경우 관련 행정기관에서 부검제도를 반드시 설명할 의무를 지우도록 하는 법률개정이 반드시 도입되어야 한다.

작년 겨울에 모기업 자동차 부품 연구원이 집에서 잠을 자다 사망한 사건과 관련하여 망인의 배우자를 상담한 적이 있다.

우리나라 중소기업 연구원의 대부분이 그렇듯 늘 야근을 밥 먹듯이 한다.

겉으로는 화려하게 보이지만 영업직 사원처럼 연구 실적을 내지 못하면 승진은 커녕 연봉마저 깎이는 것이 우리나라 연구원들의 암울한 현실이다.

망인의 회사는 잘나가는 벤처기업이었지만, 매년 새로운 제품 모델을 개발해내지 못하면 투자가 끊길 수 있기 때문에, 연말만 되면 망인이 속해 있던 제품 개발팀은 야근 및 철야업무가 일상화 되어 있었다.

재해발생당시에도 망인은 밤 10시가 넘어서 업무를 마쳤다.

퇴근 후 같은 팀 소속직원들과 회사 인근 술집에서 간단한 회식을 하고 집에 12시경에 들어와 잠을 자다 다음날 새벽 6시경에 배우자가 느낌이 이상해 망인을 흔들어 깨웠으나, 이미 망인은 의식을 잃고 동공이 풀린 상태였다.

119을 불러 바로 큰 병원 이송하였으나, 이미 119에서 사망한 것으로 판정되었고, 병원에서는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를 해보았으나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

누가 봐도 직감적으로 “과로사” 구나! 하고 생각할 수 있었는데, 재해당시 망인의 가족 누구도 과로사가 뭔지, 이런 경우도 산재가 되는지 조차 몰랐다.

사체검안서가 발급되었지만 사인은 “사인미상”으로 되어 있었고,

장례가 끝날 때까지 가족이나 친척 중 누구도 “부검”을 이야기 한 사람이 없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서에 부검을 달가워하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고 하더라도 병원이나 경찰에서도 그 누구도 부검의 필요성을 이야기한 사람이 없다는 것은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과로성 질병이 산재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업무상 과로 및 스트레스와 사인 간에 의학적 · 법률적 상당인과관계가 입증되어야 한다.

위 사례와 같이 사인미상 사건의 경우 망인이 평소 육체적으로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업무 과부하 및 장시간 근무로 인한 피로 누적이 있음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사인이 명확하지 않으면 과로와 사망의 원인이 되는 질병간의 의학적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않기 때문에 업무상 질병으로 승인 받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부검제도가 너무도 안타깝다.

근로자가 갑자기 돌연사 하는 경우 근로자가 평소 사망에 이를 정도의 뚜렷한 기존질환이 없는 이상 근로자의 작업환경요인을 당연히 의심해 보아야 한다.

따라서 갑자기 돌연사한 근로자의 경우 최초 이를 목격하는 행정기관인 119구조대나, 경찰, 병원에서 망인의 가족에게 장례 전 반드시 산재와 부검제도에 대해 최소한의 안내만 해줬더라도 이와 같은 답답한 사례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근로자가 돌연사 한 경우 이를 처리하는 관련 행정기관에서는 반드시 산재보상 제도와 부검제도를 안내하도록 하는 행정지침이나 법률 개정이 있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토마토노무법인 산재과로사센터 공인노무사 한창현 

 사인미상의 과로사 사건도 재해자의 근무 스트레스와 과로를 구체적으로 입증 제시하여 승인될 수 있습니다. 과로사 및 과로설 질병에 의한 산재는 사고나 장해와 달리, 입증이 까다롭고 보상급여가 높기 때문에 승인이 어렵습니다. 과로사산재 전문 공인노무사와 함께 면밀하게 준비해야 합니다. 궁금하신 점과 어려운 점은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