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과 이혼에 대한 가치관 변화와 고령화 등으로 인해 3번 이상 결혼하는 사람이 많아진 세상을 말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3년 혼인한 남녀 32만 2,807명 중 남성 4만 8,948명(15.2퍼센트)과 여성 5만 4,320명(16.8퍼센트)이 삼혼 · 사혼을 포함한 재혼 인구였다. 이렇듯 다혼(多婚) 인구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사회적 시선은 여전히 따가운 편이다. 『경향신문』 2015년 3월 14일자는 인터뷰에 응한 다혼자들은 “알려져서 좋을 게 없고, 과거의 아픔을 떠올리고 싶지 않다”는 이유를 들며 한결같이 실명 노출을 꺼렸으며, 아예 인터뷰를 거절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고 했다.
『경향신문』이 선우 부설 한국결혼문화연구소와 함께 3혼자 · 3혼 도전자 100명을 대상으로 이메일 · 전화 · 우편 조사를 한 결과, 다혼을 하는 가장 큰 이유로 응답자의 73퍼센트가 “외로움”을 들었다. 전문가들은 재혼에 비해 다혼의 결혼 유지율이 높은 것으로 추정하는데, 왜 그럴까? 아주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이선희는 “첫 결혼이 사별이 아닌 이혼으로 깨진 경우 자기 성찰 없이 전 배우자에 대한 원망과 보상심리로 재혼하는 경우가 많아 재이혼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면서 “삼혼자들은 많은 풍파를 겪으면서 현실적 기대를 내려놓고 이전 혼인 생활에서 범했던 오류를 스스로 고친다. 그 결과 유지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다혼자들이 겪는 가장 큰 고민은 자녀와 재산 문제다. 『경향신문』 2015년 3월 14일자는 “자녀 문제는 배우자를 선택할 때부터 걸림돌로 작용한다. 특히 자녀가 많은 다혼자를 반기는 경우는 거의 없다. 상대방 자녀를 어떻게 대하느냐가 고민거리이기 때문이다. 실제 재이혼의 상당수는 자녀 갈등이 주원인이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다혼 부부의 경제적 문제도 간단치가 않다. 각자의 재산이 다르기 때문이다. 초혼 때는 함께 고생한다는 생각으로 내 것, 네 것 구별이 없다. 하지만 다혼자들은 ‘상대방 재산이 아무리 많아도 함께 이룬 것이 아니라서 내 것이라는 생각이 안 든다’고 말한다. 그래서 다혼자 중에는 자신의 재산을 새 배우자에게 공개하지 않는 이들도 있다.”
실제로 『경향신문』의 설문에 응한 100명의 삼혼자 · 삼혼 도전자 중 “재산을 다 공개하고 둘의 재산을 합치겠다”고 답한 사람은 44퍼센트에 불과했으며, 나머지는 ‘새 배우자 것은 새 배우자가, 내 것은 내가 관리하겠다’(30퍼센트)거나 “일부만 공개하겠다”(10퍼센트)고 응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