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끝기맥 01구간 산행기
땅끝기맥 01 구간
노적봉 → 까치골임도
2013년 03월 24일
▶ 산행거리 : 도상거리 11.0Km
산행시간 : 6시간 35분
▶ 장소 : 노적봉 → 동산마을임도(전남 장흥)
▶ 동행 및 날씨 : 대구백운회 17명(따뜻한 봄날)
▶ 일정 및 시간
집 출(05:20) → 성서 출(05:50) → 남해고속도 함안휴게소(06:50) → 광양항 바닷가 헤매기 → 병동마을(10:10 산행시작) → 노적봉(10:55 기맥시작) → 화 학산갈림길(11:35) → 각수바위이정표(11:55) → 점심(12:00) → 각수바위 (12:55) → 유치재(13:30) → 소반바위산(14:20, 493m) → 수락재(14:45) → 굴 래봉(15:55, 409m) → 동산마을임도(16:10) → 동산교(16:45 산행종료) → 후미 도착(18:10) → 마을 출(18:30) → 성서 착(22:10) → 집착(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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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주기
함안휴게소에서 야산과 조우하며 아침을 먹고 출발한다. 나물국에 찬 서 너 가지, 7년째 먹고 있는 익숙한 아침인데 석 달을 먹지 않았다고 벌써 낯이 설다. 배추를 숭덩숭덩 썰어 넣은 배추국을 먹기에 부담이 없다. 아침 후 다시 길을 나서니 한참을 눈을 붙이고 밖을 쳐다보니 한쪽으로 바다가 보이기 시작한다. 우리는 산으로 가야하는데 웬 바다가 나오는지 알 수가 없다.
잠시 후 기사님은 네비를 따라오니 여기로 왔다며 이곳이 맞느냐고 묻는다. 산으로 가야할 사람들이 산이 아닌 광양항 끝까지 달려와서 네비 타령을 하고 있으니 기가 찰 노릇이다. 저 멀리로 최근에 개통했다는 이순신교가 보이기 시작하는 지점에서 차를 돌린다. 아무리 네비를 따른다고 하나 산으로 가야 할 버스가 바다로 가니 뭐가 잘못돼도 크게 잘못된 것이다. 운전을 업으로 하는 사람이 그렇게나 몰라서야 원... 네비 없는 시절에도 관광버스 기사들은 길을 잘도 찾아 다녔다.
남해고속도를 타고 서쪽으로 달리다가 장흥IC에서 빠져나와 병동리 삼거리에 도착하니 시간은 10:00시를 지나고 있다. 삼거리에서 도로가 좁아지는 관계로 이번에는 운곡마을까지 버스가 들어가느냐 못들어 가느냐를 두고 설왕설래하다가 마침 산객을 태워주고 나오는 버스에 물으니 대형관광은 들어가기 힘들다하여 1Km 이상을 걸어 들어가니 버스가 충분히 들어갈 수 있는 길이다.
동네로 들어서니 반듯하게 지어진‘들꽃향기펜션’이 자리하고 펜션을 우로 돌아 산으로 접어든다. 졸졸 물이 흘러내리는 봄 산이 시작되면서 그리 힘들지 않은 오르막이 이어지다가 10:55분, ‘우 곰치재, 좌 삼계봉’이정표가 서 있는 곳에 도착하며 잠시 쉬어간다. 때를 정확히 알고 산천초목은 여기저기서 봉우리를 터트리고 망울이 맺어 한해의 시작을 알리는데 백운호는 적당할 때 닻을 올리고 새로운 출발을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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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5분, 마침내 작은 정상석이 서 있는 노적봉 430고지에 도착하며 참았던 여장을 푼다. 펼침막을 펼쳐 땅끝기맥 출발점을 알리는 사진을 남기고, 촉촉이 땀이 난 몸은 봄기운이 가득하고 남녁의 산들은 봄에 들뜨는데, 우리도 여기서 잠시 닻을 내리고 막타임을 가지고 휴식모드로 접어든다. 갖가지 간식이 나오고 저마다의 모습으로 휴식을 취한 다음 땅끝을 타고 해남 토말에 도착할 그날을 기다리며 땅끝기맥의 출정이다. 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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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석 뒤쪽으로 기맥은 이어지고 화학산이 안내되어 있다. 그것도 올라왔다고 내리막이 제법 가파르게 이어지면서 기맥은 북쪽으로 한동안 진행하다가 서쪽으로 방향을 틀게 된다. 잡목이 옷깃을 잡는 능선을 빠져나와 임도같은 좋은 길을 만난 잠시 후인 11:35분, 화학산 갈림길에 도착한다. 지도도 제대로 보지 않고 화학산을 가보고 가자고 야산과 함께 화학산으로 진행하며 지도를 보니 화학산을 갔다 오기에는 너무 길이 멀어 포기하고 돌아선다.
그동안 1대간 9정맥을 하면서 너무 정신없이 바삐 달려왔다. 그러기에 기맥 또는 지맥은 한달에 한번씩 여유롭게 하루 10Km 정도로 부담없이 운행하면서, 산천경계도 즐기고 웰빙산행을 목표로 하고 있기에 주위에 가까운 산을 다녀와도 무방한 것이다. 내 개인적으로는 기맥이나 지맥을 열개 정도 하면서 1년에 한번 정도 해외산을 나서는 것이 목표다. 그리고 더 나이들기 전 기회가 주어지면 등산학교를 졸업하는 것이 또한 목표이다.
12:00시, 곧 일행들을 다시 따라 잡으니 평평한 길에 자리를 잡으며 점심을 준비하고 있다. 분위기는 예전으로 돌아가 고기를 굽고 라면을 끓인다. 이 고문님 동서는 동서 잘 두어 금방 주류에 포함되어 고기 굽는 본대에 자릴 잡는다. 어딜가나 한국에서는 빽이 세고 볼일이다. 뒤에서 한점 두점 얻어먹는 고기맛이 더 좋을 듯, 점심이 길어지는 가운데 우린 먼저 출발을 서두른다. 안부회장과 양사장님과 넷이다.
12:40분, 출발하니 뒤이어 성주부부가 따라오니 오후 산행의 시작이다. 하지만 오늘은 차에서 많이 헤맨 덕분에 짧은 구간이나 아직 반도 못하여 오후 구간이 길어진 것이다. 잠시 후 각수바위 이정표와 만나고 절벽을 이룬 각수바위가 나타난다. 오늘 구간에서 가장 포인트가 될 각수바위에 오르니 저 아래로 거대한 저수지가 내려다보이며 현기증을 일으킬 만큼 깎아지른 절벽이다. 아름다운 풍광인데 바람이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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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수바위가 앉은 봉우리에도 산이름 하나 붙이면 충분하겠는데 아쉽게도 이름이 없다. 각수바위를 뒤로 하고 다시 기맥을 달리니 고도변화가 거의 없이 편한 상태로 비포장 지방도인 817번 도로 유치재에 도착한다. 유치재에는 산불조심 안내판만이 홀로서서 고개를 지키고 있다. 사진 한 장 남기고 고개를 올라서니 오늘은 400고지 내외의 고만고만한 봉들이 길게 이어져 그리 힘들지 않다.
잡목이 대단한 구간이다. 그나마 겨울이라 다행인데, 녹음이 우거지면 정말 다니기 힘든 구간이 되겠다. 겨울인 지금도 우리의 전진을 방해하고 나뭇가지가 수시로 얼굴에 생치기를 내려고 한다. 잡목이 정신없는 가운데 소반바위산에 도착하나 아무런 표식이 없어 증거를 찾기가 힘들다. 기맥은 여기서 우측으로 크게 틀어 흘러내린다.
소반바위산을 지나며 만나는 문암재는 언제 지나갔는지 확인하지 못하고 뒤이어 나타나는 수락재는 갈대가 우거진 모습으로 우릴 기다리고 있다. 수락재를 올라서며 450봉과 만나고 여기서 선왕산이 우측으로 지근거리에 있는데 아무리 봐도 잡목이 우거져 산으로 들어가는 길을 찾을 수 없어 포기하고 만다. 1대간 9정맥이 끝나며 오랫동안 함께 했던 분들의 얼굴이 보이지 않아 아쉽고 보고픈 마음이다. 특히 언제나 앞장서서 백운호를 이끌어주었던 대장님들의 얼굴이 그립고도 그립다.
큰재 역시나 확인이 불가능하고 진행하는 중간에 간간이 산죽지대가 나타나 지루함을 달래주기도 하고 방해를 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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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5분, 굴래봉 409고지에 이르며 오늘 두 번째 산과 조우한다. 1000산을 하려면 하루에 산 5개 정도는 해야 하는데 오늘은 아무리 봐도 산 2개에 그쳐야겠다. 산죽지대를 통과한 어느 순간 힘과 용기를 돋워주는 준.희님 안내판과 만나면서 오늘 산행도 서서히 마감하는 수순에 접어드는데 임도하나를 그대로 가로질러 능선이 이어진다.
오늘 구간의 마지막 409봉을 내려서니 넓게 터를 잡은 임도가 나타나고 임도는 좌측 아래로 넓게 흘러내리는데 여기가 우리가 탈출할 까치골 임도라고 생각된다. 따스한 날씨에 우리가 진행이 빨라 후미를 기다리며 긴 휴식의 달콤함에 빠져드니 곶감이 나오고 빵이 나오고 간식이 오간다. 참외부부까지 동행하며 30여분의 긴 휴식을 끝내고 임도로 탈출하니 임도는 곧 콘크리트 포장길로 바뀌고 몇 분 후 동네 아래 서 있는 버스가 보이면서 하루의 길었던 산행을 마치는 순간이다.
16:45분, 버스는 작은 개울의 다리 앞에 서 있는데 다리는 동산교라고 한다. 간단히 정비를 마치고 씻으러 가는 깔끔이들은 씻으러가고 개울을 돌아보니 버들강아지가 완전히 피어 자태를 햇살에 반짝인다. 봄, 봄, 봄. 봄이다. 해가 기울기 시작하면서 바람이 일며 날이 추워지기 시작한다. 하산주를 해야 하는데 추워서 밖에서는 불가능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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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산이 마침 산에서 내려오시는 동네 어르신께 말씀드려 비어있는 비닐하우스에서 하산주를 준비하고 후미를 기다리니, 회장님이 도착하고 마지막에 두 분 고문님과 사모님까지 내려오시니 오늘 산행도 완전히 끝이 난다. 비닐하우스 하산주는 바람을 막아준 따스한 공간으로 꽤나 낭만적인 곳이었다. 갈 길이 멀어 서둘러 하산주를 마치니 이제 돌아갈 시간이다.
18:30분,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는 가운데 출발을 서두르니 차는 돌릴 곳이 없다면서 비포장도를 한참이나 달려 골짝으로 들어가 어느 동네 앞에서 돌려 나온다. 종일을 차에서 기다리면서 미리 공부해서 차 좀 돌려놓으면 어디가 덧나나? 하여튼 호남정맥 운행때 70Km 정속주행으로 사람을 화나게 했던 기사님, 미리 공부하고 준비하고, 조금 더 달려서 먼 길 땅끝기맥 무사히 시원하게 한번 달려 보십시다!!
<산행후기>
* 1대간 9정맥을 완주한 백운호는 겨울동안 긴 정박에 들어갔다가 봄과 함께 정박 을 풀고 수많은 기맥 또는 지맥 가운데 첫 번째로 땅끝기맥에 나선다. 남도의 산 하는 봄기운이 가득 내려앉은 가운데 우릴 반겼고, 우리 백운호는 봄과 함께 또 다른 새 역사를 써 나갈 것이다.
사족 : 한글에서 문서를 편집하여 복사해 붙이면
사진은 복사되지 않고 글만 남아서
그 사진들을 대충 끼워 넣었습니다.
예쁘게 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