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식아동 가정 돕는 ‘건강한밥상’ 꾸러미
완주 로컬푸드 건강한밥상에는 회원들에게 유로로 배달되는 꾸러미밥상만 있는 게 아니다.
학교급식에 납품하기도 하고 결식아동 가정에 나누기도 하는데, 지난 2011년 11월에는
한 달에 한 번 배달하는 결식아동 급식현장에 다녀왔다.

“결식아동 가정을 돌며 사랑을 나눠요”
완주군내 결식아동 급식을 받는 학생은 총 850여 명. 이날 두 대의 꾸러미 차량은 어묵, 귤, 야쿠르트, 참치, 유정란 등을 담은 상자를 싣고 삼례지역 총 74개 결식아동 가정을 돌며 사랑을 나눴다. 꾸러미를 받는 곳은 주로 차상위계층, 기초수급자가정, 한부모가정, 조부모가정, 장애인부모를 둔 아동 가정인데, 형편에 따라 두 종류의 꾸러미 중 하나를 배달한다. 예를 들어 장애인 가정, 미취학 결식아동 가정엔 조리된 반찬이나 가공품이 추가된 상자를 배달하는 식이다.
“꾸러미 한 상자에 돈돈한 정이 담뿍”
배송을 담당하는 구단회(27)쌔는 “좁은 골목에 위치한 집이 많고 가끔 잘못된 주소 때문에 애를 먹기 일쑤”라며 “내비게이션 주소보다는 ‘역 앞 초록대문 왼쪽 첫 집’ 이렇게 설명하는 게 찾기 쉽다”고 설명하며 웃었다. 혹여 힘들게 찾아가더라도 집이 비었거나 귀가 어두운 어르신 홀로 집을 지키는 경우가 많아 배송확인 사인을 받아내기도 어렵다고.
이렇게 배달되는 만큼 꾸러미를 받는 가정의 반응도 각양각색이다. 무덤덤하게 맞는 아저씨가 있는가 하면, 오래 기다려온 소식이라도 전해들은 마냥 반갑게 맞는 어머니도 있다. 이번에 처음 결식아동 급식에 선정된 김○○(완주군 삼례리)씨네 가정은 꾸러미를 받아들고 “생각지 못한 깜짝 선물을 받은 것 같다”며 “맛있는 먹을거리가 들어 있어 우리 유진(가명)이가 좋아하겠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꾸러미를 전해주던 구씨도 “마치 산타클로스가 된 기분”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날도 어김없이 구불구불 골목길을 뒤져 임○○(완주군 삼례리)씨네를 찾았을 땐 좁은 앞마당에서 삼삼오오 김장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임씨는 꾸러미를 내려놓고 뒤돌아서는 배송담당 구씨를 붙잡고 “우리 집 김장김치 맛 좀 보고 가~”라며 갓 버무린 김치를 돌돌 말아 입에 쏙 넣어줬다. 되로 주고 말로 받는다는 우리네 속담처럼 꾸러미 한 상자 나누고 그 안에 돈독한 정을 듬뿍 담아왔다. 계속 이어지는 배달에 지칠 법도 하건만 구씨는 급식꾸러미를 받은 사람들의 고마운 눈인사와 “잘 먹겠습니다” 한마디에 힘이 난다고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건강한 웃음소리가 한가득”
오전 9시부터 시작된 꾸러미 배송은 4시가 훌쩍 넘어서야 끝이 났다. 슬슬 저녁 준비를 해야 하는 시간, 배달 가정마다 이날 받은 우리지역에서 난 싱싱한 먹을거리로 차려진 저녁밥상 앞에 가족들이 나누는 건강한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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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한밥상| 소식지 3호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