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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부 회의를 통해 내년 전시 주제는 “추사 김정희를 쓰다”로 정했습니다.
구지 의미를 찾자면, 내년은 추사가 제주에 유배온 지 180년 되는 해입니다.
지금부터 차근히 준비하시면, 내년 봄에 어여쁜 꽃 한송이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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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瀛洲禾北鎭途中
영주 화북진 도중(瀛州禾北鎭途中)
마을 안 아이들이 무얼 보려 모였는지 / 村裏兒童聚見那
귀양살이 면목이 하도나 가증한데 / 逐臣面目可憎多
끝끝내 백천 번을 꺾이고 갈릴 때도 / 終然百折千磨處
임의 은혜 멀리 미쳐 바다 물결 아니 쳤네 / 南極恩光海不波
[주-D001] 귀양살이[逐臣] : 임금에게서 추방 당한 신하를 이름. 이백의 시에 “黃花哭逐臣”이 있음.
101 大靜村舍 대정촌사(大靜村舍)
녹반이라 단목이라 자금우(紫金牛)의 껍질로서 / 綠礬丹木紫牛皮
주묵이 어수선히 가로 세로 발라졌네 / 朱墨紛紛批抹之
공고(工庫)의 온갖 문서 너무도 빛을 내니 / 工庫文書生色甚
뒤집어 벽 발라라 시를 보나 마찬가지 / 背糊村壁當看詩
102 庭草 정초(庭草)
하나 하나 신발 자국 어제 지난 나머진데 / 一一屐痕昨見經
덥수룩이 그새 자라 섬 뜰을 입혔구나 / 蒙茸旋復被階庭
기봉은 가장 이 봄바람이 교묘하여 / 機鋒最有春風巧
붉은 색 발라 놓고 또 푸른 색 점을 찍네 / 纔抹紅過又點靑
103 冬靑葉大如手掌。可以供書。
동청 잎이 크기가 손바닥 같아 글씨를 쓸 만하다[冬靑葉大如手掌 可以供書]
산 중에도 우로(雨露) 은혜 깊다는 걸 스쳐 볼 만 / 想見山中雨露深
어여쁘다 앵록이 동심(冬心)을 안았구나 / 生憐鸚綠抱冬心
천연으로 갖추어진 좋은 종이 얻었으니 / 佳箋嬴得天然具
자유로운 춘앵 노래 받아쓰기 좋겠구만 / 供寫春鶯自在吟
[주-D001] 앵록 : 앵무새의 목털처럼 푸른 빛을 말함.[주-D002] 춘앵 : 당(唐)의 악곡사명(樂曲詞名) 중에 춘앵전(春鶯囀)이 있음.
104 玉美人 옥미인(玉美人)
옥으로 마름해라 참 성정 보이잔 것 / 裁玉方能敎性眞
미인을 끌어대어 고운 정을 골라 놨네 / 美人强得艶情勻
흡사 저 나부산(羅浮山)의 오색 갖춘 나비떼가 / 恰如五色羅浮蝶
고치 뚫고 나타나니 온 동산에 봄빛일레 / 放繭今朝滿院春
[주-D001] 옥미인(玉美人) : 화초의 일종.[주-D002] 나부산(羅浮山)의 …… 나비떼 : 중국 광동(廣東) 나부산에서 나는 나비. 크기는 한 자 정도임. 봄이 되면 번데기가 고치를 뚫고 나오는데 문채가 각각 달라 비록 수백 마리가 떼지어 있어도 한 마리도 같은 모양이 없으므로 산동 사람들이 소봉황(小鳳凰)이라 이른다고 한다. 《廣東新語》
105 映山紅 영산홍(映山紅)
꽃 붉으니 억지로 영산홍을 이름한 것 / 花紅强字映山紅
품격은 본래부터 한가지가 아니라네 / 品格元來自不同
화수(火樹)의 그림 속에 또 하나를 보충하니 / 火樹圖中須一補
봄바람의 꾸밈새는 공력이 따로 있군 / 別有春風點施工
[주-D001] 화수(火樹) : 영산홍의 꽃이 불같이 붉은 것을 비유한 것임. 백거이의 시에 “火樹風來飜絳焰 瓊枝日出晒紅紗”라 하였음.
106 馬磨 二首 마마(馬磨)
말 하나로 해낼 것을 사람은 열이 드니 / 人十能之馬一之
세 가구 마을 속에 신기를 자랑하네 / 三家村裏詑神奇
대기는 대용이라 본래로 이러하니 / 大機大用元如此
종풍의 노고추를 도리어 비웃누나 / 還笑宗風老古錐
샘을 끌은 물방아는 이에 대면 거치른 것 / 引泉爲碓亦麤材
조잘대는 방아 노래 시새움 하지 마소 / 嘔哳舂歌莫見猜
선천을 향해 가서 지극한 상 탐구한 듯 / 似向先天探至象
용마가 그림 지고 나오는가 싶기도 / 怳疑龍馬負圖來
[주-D001] 마마(馬磨) : 연자방아.[주-D002] 대기는 대용이라 : 불가 용어로 대승법(大乘法)을 수지(受持)한 보살승(菩薩乘)에 이른 사람. 여기서는 연자방아의 효용을 말함.[주-D003] 노고추 : 노고는 존칭이고 추는 물건을 뚫는 것인데 기봉(機鋒)의 예리함을 비한 것임.[주-D004] 용마가 …… 나오는가 : 복희(伏犧) 때 용마(龍馬)가 하수(河水)에서 도서(圖書)를 짊어지고 나왔는데 이것이 역(易)ㆍ홍범구주(洪範九疇)의 근원이 되었음
107 次癸詹 三首 차계첨(次癸詹) 3수
동녘 바람 비 지난 뒤 서풍으로 바꿔지니 / 東風雨後換西風
뭉게 구름 활짝 걷혀 공중이 새파랗네 / 卷盡繁雲碧漾空
비올 때 비내리고 바람불 때 바람부니 / 雨雨風風如是好
사람 뜻을 따라서 하늘도 힘 돕는 듯 / 似隨人意補天功
이별 만남 슬픔 즐김 하루라 열두 때에 / 離合悲歡十二時
원결이 일회라면 생각이 일회라네 / 一廻圓缺一廻思
전신이 본래 저 천상에서 낼왔으니 / 前身本自來天上
임금님 제외하곤 누구도 모른다네 / 除却君王摠不知
종당에는 말을 타고 상전을 지나리니 / 行當騎馬過桑田
진 나라 동남동녀 약수배가 가소롭네 / 可笑秦童弱水船
삼신산이 별 곳 아님 비로소 알았다오 / 始識神山非別處
성은 입어 안 죽으면 이게 바로 신선이지 / 聖恩不死卽神仙
[주-D001] 상전 : 상전벽해(桑田碧海)의 준말.[주-D002] 진 나라 동남동녀 : 진 시황 시대에 불사약을 구하기 위해 보낸 진 나라 동남 동녀를 말함.
108 瀛洲偶吟 二首 영주우음(瀛洲偶吟) 2수
생각 돌릴 그때 그때 생각 따라 오활하니 / 轉想時時想轉迂
이 인생 어찌하면 고소에 간단말가 / 此生那得到姑蘇
봄바람 가는 돛에 꿈을 의탁코자 하니 / 歸帆欲託春風夢
싣고서 천인석을 향해 갈 수 없을는지 / 載向千人石上無
시역루라 그 안에서 묵륜을 돌려 보니 / 是亦樓中轉墨輪
구구의 밝은 달에 검지의 봄이로세 / 具區明月劍池春
우리 동한 장차에 구전의 법 알게 되면 / 東韓且解區田法
집집마다 소주의 반사인을 떠받들 걸 / 家祝蘇州潘舍人
[주-D001] 고소 : 중국 강소성(江蘇省) 오현(吳縣)에 있는 산 이름.[주-D002] 천인석 : 오현(吳縣)의 호구산(虎邱山) 중턱에 큰 돌이 있어 수십 묘(畝)에 널리 깔렸는데 신승(神僧) 축도생(竺道生)이 그곳에서 설법함으로 인하여 천인(千人)이 돌 위에 앉은 일이 있었으므로 이름이 된 것임. 《淥水亭 雜記》[주-D003] 구구 : 호(湖) 이름으로 오월(吳越) 사이에 있음.[주-D004] 검지 : 강소성 오현 호구산에 있음.[주-D005] 구전 : 적의한 지역을 가려 전(田)을 만들어 종곡(種穀)함을 이름.
109 題小癡指畵 소치의 지화에 제하다[題小癡指畫]
손톱 자국 나사 무늬 이야말로 별난 수법 / 爪迹螺紋是別傳
천연에서 나타난 이기와 휼궤로세 / 離奇譎詭自天然
만약 그림 속에서 삼매를 참할진댄 / 若從畫裏參三昧
천룡이라 일지선을 서슴없이 취하리다 / 卽取天龍一指禪
[주-D001] 소치의 지화에 제하다[題小癡指畵] : 소치는 허유(許維)의 호. 순조 때 사람으로 산수화를 잘 그렸음. 완당의 제자임. 지화는 지두화(指頭畫)를 이름.[주-D002] 이기(離奇) : 이리저리 구부러지고 엉킨 모양.[주-D003] 천룡이라 일지선 : 《전등록(傳燈錄)》 금화구지전(金華俱胝傳)에 “어느 중이 천룡을 찾아가니 천룡이 손가락 하나를 세워 법을 보여주므로 중은 크게 깨쳤다. 그는 죽으면서 하는 말이 ‘나는 천룡 일지두선(一指頭禪)을 얻어서 일생을 못다 먹고 간다.’ 하였다.” 하였음.
110 臘日戲題 납일희제(臘日戲題)
설날 아침 눈내리니 좋은 상서 증험이라 / 臘朝雪澤驗嘉祥
명년은 보리 풍년 즐거움 한량없네 / 麥事明年樂未央
늙은 나도 오늘따라 더욱더 반가우니 / 老子且將今日喜
동산 숲이 모두 다 백호빛을 발산하네 / 園林都放白毫光
[주-D001] 백호빛 : 석가 삼십이상(三十二相) 중의 하나인 호상(毫相)인데 발산하면 밝은 빛이 나온다 함. 여기서는 설날에 눈이 하얗게 내렸으므로 비유한 말임.
111 雪夜偶吟 설야우음(雪夜偶吟)
술 푸르고 등 파랗다 낡아 빠진 띠집 속에 / 酒綠燈靑老屋中
수선화 중얼중얼 영롱한 옥이로세 / 水仙花發玉玲瓏
심상한 저 설의도 관계가 많이 되니 / 尋常雪意多關涉
시경은 공몽해라 화경도 마찬가지 / 詩境空濛畫境同
수선의 천엽(千葉)을 옥영롱(玉玲瓏)이라 함. 이곳의 수선은 모두가 천엽임.
112 村舍 촌사(村舍)
장독대 저 동쪽에 맨드라미 두어 송이 / 數朶鷄冠醬瓿東
호박 넝쿨 새파랗다 소 외양을 타올랐네 / 南瓜蔓碧上牛宮
서너 집 마을 속에 꽃 일을 찾아보니 / 三家村裏徵花事
융규라 일장홍이 활짝 피어 있군그래 / 開到戎葵一丈紅
113 詠雨 三首 영우(詠雨) 3수
빗속에 든 산빛이 푸르러 에웠는데 / 入雨山光翠合圍
도화 바람 돛바람을 보내어 돌아가네 / 桃花風送帆風歸
봄 기러기 노정은 걸릴 게 전혀 없어 / 春鴻程路無遮礙
남으로 오자마자 북으로 또 나는구만 / 纔見南來又北飛
철 비 만나 산천이 오랜 침묵 깨뜨리니 / 時雨山川破久慳
샛바람이 새벽구름 힘껏 몰고 돌아오네 / 東風力斡曉雲還
한 오라기 한 방울도 모두가 고택이라 / 一絲一點皆膏澤
풀과 나무 심정도 일제히 우쭐우쭐 / 草木心情恰解顔
봄비는 아득아득 사립 닫힌 저녘 나절 / 春雨冥濛夕掩關
한 쟁기의 논 물은 아마 좔좔 흐르겠군 / 一犁田水想潺湲
웃건 짖건 내 맡겨라 여가의 마을길에 / 任他笑吠黎家路
당년의 동파 노인 삿갓 쓰고 돌아오네 / 坡老當年戴笠還
[주-D001] 여가 : 여자운(黎子雲)을 말함. 자운은 담주(儋州) 사람인데 집은 가난하였으나 학(學)을 좋아하여 형제가 함께 독서하였다. 소식이 담이(儋耳)에 있을 적에 한번 방문하니 자운은 예우가 극진하여 아우를 시켜 술을 실어오고 청익(請益)하기를 게을리 아니하므로 소식은 그 당액(堂額)을 재주당(載酒堂)이라 써 주었음.
114 失題 실제(失題)
등 막대 날 붙들어 천태산에 올라가서 / 赤藤扶我上天台
만 송이 신선 구름 손수 헤쳐 물리쳤네 / 萬朶仙雲手撥開
골짝 속의 복사꽃 언제고 지잖는데 / 洞裏桃花長不落
무슨 일로 흘러 흘러 푸른 시내 벗어났노 / 何因流出碧溪來
115 題小癡墨芭蕉 소치의 묵파초에 제하다[題小癡墨芭蕉]
소치 화백 눈 속에 파초를 그려 내니 / 小癡雪裏作蕉圖
망천을 거슬러라 신운이 없을 수가 / 直溯輞川神韻無
연북에 피어 있는 삼백 송이 수선화는 / 硯北水仙三百朶
파초와 둘 아니다 문수에게 물어 보소 / 與蕉不二叩文殊
[주-D001] 망천 : 당 나라 시인 왕유(王維)의 별업(別業)인데 그는 시화(詩畫)로 유명하여 “詩中有畫 畫中有詩”라는 평이 있음.
116 漢瓦當 한와당(漢瓦當)
옛글을 동선에서 증명할 줄 알았을 뿐 / 知有銅仙證舊文
서경의 글자라곤 드물게 들었다네 / 西京之字罕前聞
천추 만세 내려가도 다함 없는 그 계획은 / 千秋萬歲無窮計
상기도 뭉게뭉게 먹구름을 뱉어내네 / 尙見熊熊墨吐雲
[주-D001] 한와당(漢瓦當) : ‘瓦當’의 ‘當’은 ‘鏜’인데 토기(土器)의 와(鍋)임. 한(漢) 나라 시대의 것을 말함.[주-D002] 서경 : 한 나라 서경의 예서(隷書) 임.
117 口號七絶。贈江亭金生。六首 칠절을 구호하여 강정 김생에게 주다[口號七絶贈江亭金生] 6수
찬 소나무 떨기 대는 피차가 다 여여라오 / 寒松叢竹叩如如
그댄 바로 전현(前賢)의 묵은 덕택 나머질세 / 君是前賢舊澤餘
구색이라 전분이 다른 체는 없고말고 / 邱索典墳無異體
북인도 별스러운 글 지닌 게 아니라네 / 北人非有別般書
첩괄이라 시투에 머리를 파묻으니 / 埋頭帖括套中詩
이괴와 촌우들을 한 웃음에 부쳤다네 / 里魁村迂付一嗤
남수의 묵은 초당 비바람이 하도 하니 / 楠樹草堂風雨甚
애들의 업신여김 무력한 탓이로세 / 只緣無力被童欺
눈 지난 봄강이라 개인 낮을 생각하니 / 雪後春江想晝晴
마을 빛 걸림 없어 거울 속에 환하구려 / 村光不礙鏡中明
복령이랑 마맥은 묻는 사람 별로 없고 / 茯苓麻麥無人問
은어만을 좋다 하니 세상 정은 아니로세 / 多是銀魚不世情
강 언덕에 집 빌리니 그림 속과 마찬가지 / 僦屋江干畫裏如
나의 뜻에 알맞아라 어초(漁樵)하는 여가로세 / 適情漁暇與樵餘
금년 들어 구전의 법을 새로 시험하니 / 今年新試區田法
안진경의 걸미서를 아니 써도 되겠구만 / 不作顔公乞米書
운자 내어 시 짓는 걸 촌동에게 가르치니 / 閒課村童趁韻詩
도도평장 일반이라 진실로 웃기누나 / 都都平丈儘堪嗤
고을 서당 한 걸음이 천상과 같이 뵈니 / 州庠一步如天上
대낮의 바람 처마 업신여김 두 번 보네 / 白日風簷再見欺
으시으시 봄추위 처음으로 늦게 개니 / 惻惻春寒試晩晴
노인성 비친 아래 작은 창이 빤하구려 / 老人星下小窓明
그대 오면 함께 가서 맑은 강빛 구경하며 / 君來携取淸江色
갈매기 해오라비 노는 정을 보자꾸나 / 眉眼留看鷗鷺情
[주-D001] 여여 : 《능가경(楞伽經)》에서 말한 오법(五法)의 하나로서 법성(法性)의 이체(理體)가 둘이 아닌 평등을 말한 것임.[주-D002] 구색이라 전분 : 고대의 서적으로 팔색(八索)ㆍ구구(九邱)ㆍ삼분(三墳)ㆍ오전(五典)을 말함.[주-D003] 첩괄 : 《당서(唐書)》 선거지(選擧志)에 “명경(明經)하는 자는 다만 첩괄만 기억한다.” 하였으므로 구속(舊俗)에 과거의 응시문을 첩괄이라 이름.[주-D004] 남수의 묵은 초당 : 두보 시에 “依江楠樹草堂前 故老相傳二百年”이란 어구가 있음.[주-D005] 애들의 업신여김 : 두보의 모옥위풍우소파가(茅屋爲風雨所破歌)에 “南村群童欺我老無力”이란 어구가 있음. 이 연(聯)은 자기의 신세를 두보에게 비하여 쓴 말임.[주-D006] 구전 : 주 202) 참조.[주-D007] 안진경의 걸미서 : 당 나라 안진경의 걸미서(乞米書)가 있는데, 그 내용인즉 “생계에 졸하여 온 집이 죽을 먹고 지내는데 이미 몇 달을 지내고 보니 지금은 그것마저 떨어졌다.”라고 하였음.[주-D008] 도도평장 : 문자도 분명히 가리지 못하는 몽학(蒙學) 선생을 말함. 옛날에 어떤 사람이 학동에게 《논어》를 가르치면서 “郁郁乎文”을 읽힐 때에 “都都平丈”이라 한 데서 나온 말.[주-D009] 노인성 : 남극성(南極星)의 이명. 병방(丙方)에서 떠올라 정방(丁方)으로 진다.
118 示島童 並序 시도동(示島童) 병서
유수암(流水巖) 강생(姜生)이 내가 쓴 글씨 두어 장을 벽에 붙였는데 그날 아침에 갑자기 무지개가 나타난 이상이 있어 마치 빛을 내뿜는 듯하니 보는 자는 놀라며 붓 정기에서 피어난 것이라 자랑하고 있다. 이것은 우연히 산곡간에 정기가 저축 배설되는 바 있어 서로 감촉한 때문이지 어찌 종이에서 무지개가 일어날 이치가 있겠는가. 이를 써서 도동에게 보이어 의심을 푼다. 저 오대(五臺)ㆍ아미(峨眉)의 불등(佛燈)도 역시 이와 마찬가지이다.
이두의 광망이란 따라갈 수 없거니와 / 李杜光芒未可追
미가의 서화도 어찌 감히 같을쏜가 / 米家書畫詎同之
우연히 흐르는 물 마을 집 바람벽에 / 偶然流水村家壁
하늘 솟고 별을 쏘는 기기(奇氣)가 보인 게지 / 有此干霄射斗奇
[주-D001] 이두의 광망 : 한유의 시에 “李杜文章在 光焰萬丈長”이라 하였음.[주-D002] 미가의 서화 : 송 나라 명필 미불(米芾)이 자기의 서화와 고서화를 배에 싣고 강에 떠다녔으므로 황정견은 시를 지어주기를 “澄江夜夜虹貫月 定有米家書畫船”이라 하였음.
119 元宵述懷 원소술회(元宵述懷)
북녘 땅도 집집마다 약밥이 붉은데다 / 北地家家蜜飯紅
아이들은 연줄 끊어 바람에 날리누나 / 兒童斷送紙鳶風
경루라 옥우의 둥글둥글 밝은 달은 / 瓊樓玉宇團團月
은혜 빛을 나눠 주어 바다에 이르렀네 / 分得恩光到海中
[주-D001] 원소(元宵) : 정월 대보름을 말함.
120 題彝齋書許維扇面後 二首 이재가 쓴 허유의 선면 뒤에 제하다[題彝齋書許維扇面後] 2수
번상의 운연이라 득의작을 살펴보니 / 樊上雲煙得意時
원기가 임리하여 바로 나의 스승일레 / 淋漓元氣是吾師
모를레라 녹야의 단청하는 그 솜씨도 / 不知綠野丹靑手
한 조각의 영대를 그려낼 수 있을는지 / 能狀靈臺一片爲
당조라 제일품인 재상의 시에다가 / 當朝一品集中詩
선면은 신선 부귀 겸비한 모습일레 / 扇面神仙富貴姿
복사꽃 오얏꽃이 천 백 길을 빛났으니 / 桃李光輝千百丈
어진 바람 들어다가 해천에 보여주네 / 仁風擧似海天時
[주-D001] 번상 : 지금의 서울 번동(樊洞)인데 권돈인(權敦仁)의 별장임.[주-D002] 녹야 : 당 나라 명상(名相) 배도(裵度)의 별장인 녹야당(綠野堂)을 말함.[주-D003] 한 조각의 영대 : 배도의 화상자찬(畫像自贊)에 “爾貌不揚 爾身不長 胡爲將 胡爲相 一片靈臺 丹靑莫狀”이라 하였는데 여기 보이는 영대는 마음을 말함. 이 시는 권돈인을 배도 에 비하여 지은 것임.
121 題慈屺便面 자기의 편면에 제하다[題慈屺便面]
상해의 지는 먼지 버선 밑에 녹혀 내며 / 桑海零塵襪底消
하늘 바람 오르내려 한마당 소요하네 / 天風上下一逍遙
맑은 가을 적도가 숫돌처럼 반반하니 / 淸秋赤道平如砥
노인성 앞머리서 잠시나마 맞아보세 / 壽曜前頭試暫邀
[주-D001] 자기의 편면 : 자기는 강위(姜瑋)의 호인데 일호는 추금(秋琴)임. 완당의 제자이고 시에 능하였음. 편면은 부채를 말함.
122 尤齋遺墟碑 우재의 유허비[尤齋遺墟碑]
길 가는 사람들도 단비 앞에 말 내리니 / 行人下馬短碑前
김환심의 집에서 옛 자취를 전해오네 / 金煥心家舊躅傳
귤림에 잔 올려 심사를 밝혔으니 / 一酌橘林明志事
생강 심던 그 해는 지금도 눈물짓네 / 至今彈淚種薑年
[주-D001] 우재의 유허비[尤齋遺墟碑] : 우재는 송시열(宋時烈)의 호. 송시열이 숙종 15년(1689)에 제주로 귀양을 갔는데 그곳에 세워진 비에 대한 시이다.[주-D002] 귤림에 …… 밝혔으니 : 송시열이 그의 아우와 손자에게 글을 주어 귤림서원(橘林書院)에 고하게 한 일. 이 서원은 충암(沖菴) 김정(金淨), 규암(圭菴) 송인수(宋麟壽), 청음(淸陰) 김상헌(金尙憲), 동계(桐溪) 정온(鄭蘊)을 향사하는 곳으로 숙종 21년(1695)에 송시열을 배향하였다. 《宋子大全 年譜 卷11》
123 汲古泉試茶 옛샘을 길어 차를 시험하다[汲古泉試茶]
사나운 용 턱 밑에 밝은 구슬 박혔으니 / 獰龍頷下嵌明珠
솔바람 석간수의 그림을 뽑아 왔네 / 拈取松風澗水圖
성 안팎의 샘 맛을 시험삼아 가려보니 / 泉味試分城內外
을라 땅도 차를 품평할 수 있겠구만 / 乙那亦得品茶無
[주-D001] 을라 : 제주도를 말함.
124 海上重九無菊。作瓜餠。
해상의 중구일에 국화가 없어 호박떡을 만들다[海上重九無菊 作瓜餠]
호박떡을 가져다가 국화 경단을 비교하니 / 南瓜餠賽菊花糕
마을 맛이 어찌하면 들 잔치를 높여주지 / 村味爭敎野席高
어리석은 생각을 평소의 그대로라 / 癡想平生銷不得
붉은 수유 하이얀 옛터럭에 꽂았다오 / 茱萸紅到舊鬢毛
[주-D001] 붉은 수유 : 중국의 옛풍속에 구월 구일이 되면 높은 곳에 올라 수유를 머리에 꽂고 액막이를 하는 고사가 있음. 왕유의 구일억산동형제시(九日憶山東兄弟詩)에 “遙知兄弟登高處 編揷茱萸少一人”이라 하였음.
125 題小癡指畵 소치의 지화에 제하다[題小癡指畫]
백 천 가지 변상이 손가락에 나타나네 / 變相百千到指頭
둥글고 뾰족하고 딱딱하고 굳건하게 / 圓尖硬健漫悠悠
점금이라 표월도 지취 응당 같으리니 / 點金標月應同趣
마고 신선 다시 빌려 숫대 하나 더 써보소 / 更倩麻姑試一籌
[주-D001] 점금이라 표월 : 묵은 것을 바꾸어 새롭게 만드는 것을 이름.[주-D002] 마고 신선 : 마고산(麻姑山)에 사는 여신. 안진경의 《마고선단기(麻姑仙壇記)》에 “손톱은 새발톱과 같다.” 하였는데 여기서는 지두화(指頭畫)를 말한 것이므로 빌려 쓴 것임.
126 癸詹從漂船歸人。得日本刀而見示。漫此走呼贈之。
계첨이 배가 표류되어 돌아온 사람에게서 일본도를 구득하여 보여 주기에 부질없이 이 시를 주호하여 주다[癸詹從漂船歸人 得日本刀而見示 漫此走呼贈之]
도랍을 살펴 보니 진 나라 때 유물이라 / 情知刀臘是秦餘
대식이랑 홍모도 같지 못할 뿐이겠나 / 大食紅毛不啻如
부사산 산 빛깔이 푸르러 눈에 드니 / 富士山光靑入眼
불에 탄 이전 글을 자네 다시 찾아보게 / 煩君更覓火前書
[주-D001] 도랍 : 양면에 날이 있는 칼. 《주례(周禮)》 고공기(考工記)주(註)에 “도씨(桃氏)가 칼을 만드는데 납(臘)의 넓이가 2촌 반이다.” 하였고, 소(疏)에 “양면에 다 날이 있음.”이라고 하였다.[주-D002] 대식이랑 홍모 : 서쪽 나라를 이름.[주-D003] 불에 탄 이전 글 : 진화(秦火) 이전 글을 말함.
127 喚風亭 환풍정(喚風亭)
환풍정 올라 하니 망양대와 맞닿어라 / 喚風亭接望洋臺
굽어 보니 홍모의 돛 그림자 떠오누나 / 俯見紅毛帆影來
안계를 상량하면 단번에 들이킬 만 / 眼界商量容一吸
손 가운데 술잔에 해와 달은 들고 나네 / 兩丸出入掌中杯
128 題贈延曦閣主人
연희각 주인에게 제증하다[題贈延曦閣主人]
노인성 아래서 잠깐 동안 소요하니 / 老人星下暫浮由
자라 등의 신산이라 백척의 누대로세 / 鰲背神山百尺樓
상전벽해 잠깐이란 이상한 일 아니거니 / 桑海須臾非異事
머지않아 말을 타고 영주를 지날 걸세 / 卽看騎馬過瀛洲
[주-D001] 자라 등의 신산[鰲背神山] : 발해의 동쪽에 산이 있어 물결을 따라 오락가락하므로 상제(上帝)는 서극(西極)으로 흘러갈까 두려워하여 거오(巨鰲) 열다섯 마리로 하여금 머리를 쳐들고 등에 이게 하였다고 함. 《列子 湯問》
129 示雲衲。仍證明史。
운납에게 보이며 눌러 명사를 증명하다[示雲衲仍證明史]
다섯 천축 손바닥 사이에 들어 있어 / 五天竺在掌中間
여덟 물 세 봉우리 갔다 왔다 하곤하네 / 八水三峯往復還
발등 보여 조인을 전수한 일 믿지 마소 / 莫把示跗傳祖印
금신은 석란산에 탈없이 누워 있네 / 金身無恙錫蘭山
[주-D001] 다섯 천축 : 인도를 말함[주-D002] 여덟 물 : 인도의 팔대하(八大河). 팔대하의 제1은 항하(恒河)임.[주-D003] 발등 보여 …… 일 : 《전등록(傳燈錄)》에 “불(佛)이 사라진 뒤에 제1조인 가섭(迦葉)이 쌍림(雙 林)의 숲 사이에 가서 부르짖어 울기를 마지 아니하니 불은 금관(金棺) 안에서 두 발을 나타내 보였다.” 하였음.[주-D004] 금신은 석란산 : 금신은 여래(如來)의 금신. 석란산은 인도양 가운데 있는 섬.
130 水仙花 수선화(水仙花)
한 점의 겨울 마음 송이송이 둥글어라 / 一點冬心朶朶圓
그윽하고 담담하고 냉철하고 빼어났네 / 品於幽澹冷雋邊
매화가 높다지만 뜨락을 못 면했는데 / 梅高猶未離庭砌
맑은 물에 해탈한 신선을 보겠구려 / 淸水眞看解脫仙
131 偶題 二首 우제(偶題) 2수
훈각의 명잔지는 그림 격이 참스러운데 / 薰閣名箋畫格眞
반천이라 섬죽은 기묘하여 신 통했네 / 半川剡竹妙通神
묵연이 바다 밖에 유전된 지 오래라서 / 墨緣海外流傳久
반기는 눈 서로 보네 만리 밖의 사람들은 / 靑眼相看萬里人
이 한잔 길이 서로 잊지를 말자꾸나 / 長毋相忘此一杯
봄 돛은 틀림없이 바람 함께 돌아오리 / 春帆定逐好風回
어화라 강풍이라 가련한 그곳이여 / 可憐漁火江楓處
장계의 시 속에서 날마다 오가거든 / 張繼詩中日往來
[주-D001] 섬죽 : 중국 섬계(剡溪)의 등지(藤紙)ㆍ죽지(竹紙)를 말함.[주-D002] 장계의 시 : 장계는 당 나라 시인. 그의 풍교야박시(楓橋夜泊詩)에 “月落烏啼霜滿天 江楓漁火對愁眠”이라 하였음.
132 水仙花在在處處。可以谷量。田畝之間尤盛。土人不知爲何物。麥耕之時盡爲鋤去。
수선화가 여기나 저기나 곡으로 헤아릴 만하고 전묘의 사이에는 더욱 성한데 지방 사람들은 무슨 물건인지도 알지 못하고 보리 갈 때면 다 파버린다[水仙花在在處處可以谷量 田畝之間尤盛 土人不知爲何物 麥耕之時盡爲鋤去]
푸른 하늘 한바다에 낯같이 확 풀리니 / 碧海靑天一解顔
선연이란 끝내는 인색한 게 아니로세 / 仙緣到底未終慳
호미 끝에 버려진 심상한 이 물건을 / 鋤頭棄擲尋常物
창 밝고 궤 조촐한 그 사이에 공양하네 / 供養窓明几淨間
133 年前禁水仙花
연전에 수선화를 금하다[年前禁水仙花]
별시라 진작 신산에 가보지 못했지만 / 鼈廝曾未到神山
옥이 솟아 쭝긋쭝긋 옛얼굴 알겠구려 / 玉立亭亭識舊顔
천파 자체 모든 것에 물들지 않았는데 / 一切天葩元不染
세간이라 또 다시 온갖 곤경 다 겪누나 / 世間亦復歷千艱
[주-D001] 별시 :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 광리왕소(廣利王召)에, “내 일찍이 취하여 누워있는데 꿈에 어두귀신(魚頭鬼身)으로 생긴 자가 해중(海中)으로부터 와서 광리왕(廣利王)이 부른다고 말하여 내가 따라서 수정궁전(水精宮殿)에 나아갔었다. 광리는 패검관복(佩劍冠服)으로 나오고 뒤이어 동화진인(東華眞人) 및 남명부인(南溟夫人)이 나와 한 발 남짓한 교초(鮫綃)를 내놓으면서 나에게 명하여 시를 쓰라고 하기에 나는 부(賦)하기를 ‘天地雖虛廓 惟海最爲大 聖王皆祀事 位尊河伯拜 祝融爲異號 怳惚聚百怪 …… 若得明月珠 可償逐客債’라 하여 써서 올리니 광리 제선(廣利諸仙)이 보고 모두 묘(妙)를 칭(稱)하는데, 옆에 한관 잠자(冠簪者)가 있어 별상공(鼈相公)이라 이르며 진언(進言)하기를 ‘객(客)이 기휘(忌諱)를 피할 줄 모릅니다. 축융(祝融)이란 글자가 왕(王)의 휘(諱)를 범했습니다.’ 하자, 왕이 대로(大怒)하였다. 나는 물러나와 탄식하기를 ‘가는 곳마나 상공(相公)의 시괴(廝壞)를 당한다.’고 하였다.”라고 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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