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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하나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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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게시글
연간집 원고방(2020년) 2020 하나문학 작품집(10/20)
이삭 추천 0 조회 143 20.03.01 14:45 댓글 3
게시글 본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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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20.08.31 19:27

    첫댓글 *특집 1. 참여시

    염포동 신전시장/

    엊저녁 잠시 나가서 본 울산대교 조명등은
    수평선을 지워버렸고
    먼 데 있던 다리 긴 새가 물고기를 한입에 잡아먹는 모습을 애써 외면하고
    허청허청 돌아왔다

    -그래
    세상사 요동쳐도
    장미가 장미일 때, 노을이 노을일 때 가장 아름답구나
    코로나19로 주머니가 차가워도
    마음만은 따스하자
    목소리도 더 높이자
    염포산 꾀꼬리 보다 맑은 소리로 장사하자

    오소 보소 사소
    안 사도 괘안으니 어서들 오소.


    염포 신전시장 화요장
    생선 다듬는 김 씨 칼질에 따라 뚝뚝 잘라져 나가는 생선 꼬리와 지느러미와 머리가
    긴 여정을 내려놓는다.


  • 20.08.31 19:44

    *특집 2 자유시 1.
    꿈/


    어젯밤엔
    내가 나를 칭찬하며 아주 달콤하게 잤어

    처음 자전거를 혼자 탔을 때
    하얀 종이에 서툰 문체로 꾹꾹 눌러 연서를 썼을 때
    첫 월급을 타서 책방으로 달려갔을 때
    아, 심장이 터지도록 내달린
    첫눈 내리던 강가

    나는 내가 그리워
    휘파람에 나를 싣고 초원을 건너
    바다에 다달아
    파도
    늘 신경통을 앓는 창백한 얼굴의 파도들에게
    안녕
    안녕은 약속이었다가 이별이기도한 걸
    비밀스레 알려주고

    나는 내게서 가장 멀리 떠나려는
    나를 보며
    다시 파도
    미래에서 오는 전보.

  • 20.08.31 19:29

    자유시 2.

    꽃과 꽃 사이엔 사람이 피어나네 /




    어떤 사람인들 어떠리

    꽃 사이에 사람들이 핀다

    사람 속은 본디 향내가 나는 걸
    미혹과 욕정으로
    할퀴고 찢어져서
    빛이 가리어져 있을 뿐

    천지에 봄꽃 활짝 핀 날
    미소 지으며
    님을 노래하면

    꽃 속에 벌레 있어도
    잎 위에 먼지 덮여도
    눈 밝아져 참빛을 보노니

    꽃 보다 예쁜 당신 하나
    잠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세상은 이미, 충분히 아름다워서

    고마움에 눈가 젖어오는 풍경

    꽃과 꽃들 사이에
    피어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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