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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자 레스토랑>
탄두리 치킨, 갈릭란, 인도 라이스, 커리 등을 주문했다. 쌀밥은 일부러 고급쌀 인도라이스로 해서 우리 쌀밥과의 차이를 느껴보기로 했다. 본국 분위기와 음식맛을 잘 간직하고 있으면서도 우리 입맛에도 잘 맞는 집이다. 올 때마다 맛과 분위기가 만족스러운 집이다. 대화가 필요한 식사 초대에도 알맞다.
1. 식당 얼개
상호 : 긴자 레스토랑
전화 : 031-392-2203
주소 : 경기도 군포시 산본로 323번길 16-31
주요음식 : 커리, 탄두리치킨
2. 먹은 음식 : 탄두리치킨 18,000원, 갈릭 난 3,000원, 양고기 커리 13,000원, 새우 커리 14,000원, 인디안 라이스(바스마티 지라 라이스) 5,000원
먹은 날 : 2020.5.4.저녁
3. 맛보기
인도식당이라 이름 붙어 있어도 실제로 가보면 인도인이 아닌 파키스탄인이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두 나라 음식이 별로 차이가 없으므로 인지도 높은 '인도'를 더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다. 국내의 거주자도 인도 사람보다 파키스탄 사람이 훨씬 많아서 파키스탄인 운영자가 더 많다. 이곳도 파키스탄인이 운영한다.
외사씨왈, 이전 인도사람 두 사람이 손님으로 와서 이 식당에 와서 대접했더니 많은 음식을 직접 시켜고 허겁지겁 먹으며 맛있다는 말을 얼마나 많이 연발하던지, 가슴이 짠하고 인상적이었던 기억이 있다. 외국에 나와 오랜만에 제대로 된 고향음식을 먹으면서 마음의 허기를 채우고 감동에 젖었던 것이다. 대접하려고 이 곳에 왔으나 자기들 고향 음식이니 자신들이 대접하겠다며 굳이 음식값을 지불했다. 오히려 좋은 식당 소개를 고마워 하면서 말이다.
인도 본국인에게도 맛이 검증된 식당인 셈이다. 하지만 본국인 검증이 아니어도 먹어보면 대강 맛을 알 수 있다. 아무리 외국음식이어도 음식 자체가 맛이 나는지 나지 않는지는 만국 공통으로 대강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특수한 향신료나 요리법에 따른 차이를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지만 말이다.
주문한 음식은 모두 입에 맞았다. 입에 맞는 정도를 넘어 맛이 있다. 식당 사장님 아메드 씨는 주문한 음식을 내면서 손님들이 어떻게 요리했을 때 음식을 비우는지 끊임없이 탐색하면서 한국에서의 최상의 조리법을 모색해왔다. 그 때문에 우리 입맛에 잘 맞춘 덕분인지도 모른다.
커리는 새우과 양고기를 시켰다. 그런데 주재료 외의 미세한 수프 맛의 차이는 잘 감지하지 못했다. 둘 다 부드럽고 밥에도 란에도 잘 맞는다는 점에서는 동일했다. 커리는 현지 것을 직접 공수해서 그때그때 갈아서 최대한 향과 맛을 잃지 않도록 해서 조리를 한다.
우리는 카레라이스를 먹는데, 대기업이 만든 카레로 닭고기, 감자, 당근 조각을 넣어 수프를 만들어 밥에 끼얹어 먹는다. 이것은 인도에 정착한 영국인들이 만들어 낸 것을 일본으로, 다시 한국으로 가져 온 것으로 파악된다. 우리 카레는 주로 강황에 밀가루를 섞어서 만드는데, 인도에서는 강황을 비롯한 많은 향신료(마살라)를 섞어 만드는 것으로 아주 다양한 커리 요리가 존재하며 우리의 카레라이스와는 많이 다르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인도에는 카레가 없다고 말하기까지 한다.
이 커리도 우리 카레와는 색깔부터 다르다. 물론 맛과 향도 다르다. 그런데 부담스럽지 않고, 인도라이스와 란과 아주 잘어울리고 현지 풍미가 진하게 느껴진다. 색다른 음식을 찾고 싶을 때 먹어볼 만한 음식이다.
드라마 <하트 오브 저스티스> 15화에 '치킨 마살라'가 나온다. 아부다비를 배경으로 한 아랍 법정드라마인데, 상류층 가정에서 인도 여성 가정부가 치킨 마살라를 요리해준 것이다. 가족들은 맛있다고 환호를 하며 감탄한다. 아랍 일대에서도 즐겨 먹는 것을 알 수 있다. 파키스탄도 대부분 이슬람인 것을 생각하면 문화적 동질성 측면에서 이해가 된다.
치킨 마살라는 특히 영국에서 많이 먹는 요리, 인도의 요리를 영국식으로 개조한 요리는 영국 음식 '피시 앤드 칩스'보다 인기다. 런던에 인도 식당이 4천 개가 넘는다니, 인도에 식민 지배를 하러 들어간 영국이 확실히 음식은 인도의 지배하로 들어간 거 같다. 치킨 마살라는 닭의 살코기와 커리가 함께 나오는 요리, 여기서는 새우와 양고기 커리를 시켰지만, 다음에는 치킨 커리 마살라 주문을 계획해본다.
란은 갈릭란으로 했다. 살짝 마늘 냄새가 나면서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식감이 좋다. 란도 탄두르에 굽는데 반죽 과정부터가 예술이다. 북경의 인도식당에서 란을 만드는 요리사가 손님들 앞에서 마술처럼 란을 반죽하고 부풀려서 던져가며 모양을 잡아가던 모습을 시연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우리에게는 없는 음식이다.
타피오카로 만드는 월남쌈의 라이스페이퍼가 이제는 수퍼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이 나와 우리 식탁으로 들어오고 있다. 인도의 란도 그럴 날이 곧 올 것이다. 음식은 매우 쉽게 받아들이고 섞여서 자신의 음식문화 파이를 키워가는 것이 보편적이다. 우리가 외국 음식도 알아야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인도 란을 우리 음식으로 맞이하고 싶을 때, 이 식당의 란을 눈여겨 볼 것을 권한다. 란이라고 다 맛있는 것이 아니다. 부드럽고 졸깃거리는 맛을 제대로 내지 못하는 곳도 많다. 이집 란은 추천할 만하다.
인도 쌀을 제대로 먹어보고 싶어 일부러 두 곱도 더 비싼 바스마티 지라 라이스(Basmati Zeera Rice)를 시켰다. 최고급 인도 쌀이다. 인도 쌀알은 우리가 먹는 자포니카 쌀보다 훨씬 길다.
바스마티는 인도의 전통 쌀로 길고 향기가 나는 쌀, 향미이다. 바스마티 쌀 시장은 인도가 주도하여 해외 시장의 65%가 인도 쌀이다. '바스마티'는 힌디어로 '향기가 난다'는 뜻이다. 중동요리에서 널리 사용된다.
밥알이 푸석푸석하지 않았다. 동남아 쌀처럼 푸석거리지 않고 차졌으나 쌀과 쌀끼리 붙지 않았다. 찰기는 쌀알 내부로만 차 있어서 윤기가 나면서 쫄깃한 맛이 낟알마다에서 느껴졌다. 차진 자포니카 쌀맛과는 또 다른 고급한 맛이 났다. 왜 가격을 곱절이나 받는지 알 만했다.
밥알에 들어가 있는 까만 향신료는 커민 시드(cumin seeds)다. 양고기 요리에 많이 넣는 즈란 맛이 난다. 인도쌀 맛을 향긋하게 돋군다. 지라 라이스는 이 커민과 여러 향신료를 넣어 지은 밥을 말한다. 커민과 향신료를 버터에 볶은 후에 쌀을 넣고 볶다가 물을 붓고 밥을 지으면 된다.
탄두리 치킨은 향신료와 불맛이다. 펀잡지방에서 유래한 인도의 대표적인 요리로 탄두르라는 화덕에서 구워 탄두리 치킨이다. 탄두리 치킨은 또한 탄두리 마살라와 양념한 발효유에 재어 만들어서도 탄두리치킨이다. 울금과 칠리가루를 넣어 빨간 색이 난다.
꼬챙이에 꽂아 굽는 것이 보통이다. 여기서는 양상추등에 발사믹드레싱으로 맛을 내 야채를 곁들였다. 불맛과 향신료 맛을 감지해내고 즐길 수 있으면 인도 음식 미식가가 될 수 있다.
탄두리 치킨은 커리와 더불어 인도 대표 음식인데, 터키의 케밥처럼 많이 알려진 음식이다.닭요리는 금기로 삼는 나라가 거의 없다. 소, 돼지, 양고기는 종교상 금기나, 생산상의 문제로 먹지 못하거나 안 먹는 나라가 많지만, 닭은 어디서나 생산되고 종교적 금기가 없으므로 가장 보편적으로 먹는 육류식재료다.
그런 닭도 요리법은 수만 가지다. 탄두리치킨은 우리에게 전혀 새로운 요리법이다. 하지만 맛 자체에 대한 거부감은 거의 들지 않는다. 오히려 커리보다도 편하게 즐길 수 있다. 이 집 치킨은 마살라, 불맛 모두 아주 산뜻하게 다가온다. 좋은 음식이다.
*인도 요리에 쓰이는 향신료를 전시하여 놓았다. 이처럼 다양한 향신료(마살라)를 그때그때 갈아 쓴다.
* 실내 장식이 본토의 특색을 살리면서도 우아하게 꾸며 부담스럽지 않다. 살뜰하면서도 격조 있게 꾸미려 한 노력이 보인다. TV에서는 인도 드라마와 춤이 계속해서 나온다.
인도 영화나 드라마에는 춤이 많이 나온다. 신명풀이를 기반으로 하는 우리 극예술과 달리 '라사'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라사'는 '만족스러운 느낌'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인도 영화는 갈등보다 화해가 중심이 되므로 편안한 느낌을 준다. 음식도 그러한가?
*식당 이름 '긴자'는 사장님 따님의 이름인데 꾸란에 나오는 말로 '돈이 많이 생긴다'는 뜻이라고 한다. 우리에게는 외국어 느낌이 나면서도 발음이 편해 쉽게 기억되는 이름이다.
4. 먹은 후
인도 음식이나 파키스탄 음식이나 우리가 잘 모르고 거리가 멀게 느껴지기는 매한가지지만, 어느 나라 음식이든지 경영자가 음식맛과 조리법을 아는지는 먹어보면 대강 알 수 있다. 천안 지역에서 맛본 한 인도 음식은 문외한이 먹어봐도 공감하기 힘들었다. 아무리 외국에서 개점하여도 음식을 아는 사람이 음식을 만들고 경영해야 하는 것은 똑같다.
한 2,30년 전에 캐나다에 가서 한 달쯤 머무른 적이 있었다. 여행 기간 외에는 토론토에 주로 머물렀는데, 캐나다 음식이라는 것이 감자튀김에 소스를 끼얹은 푸틴 외에 이렇다 할 것이 없고, 대부분 이민자들의 음식을 주로 먹고 사는 동네였다.
그럼 한인 음식점을 가보자 싶었다. 그래서 갓 개업한 한국식당에 갔는데 주 메뉴가 시래기탕이었다. 모양새부터 신통찮은 시래기탕을 한 입 떠넣으니 억장이 무너졌다. 그냥 날 배추국같은 시래기에 밍밍한 국물은 멸치 몇 마리도 들어가지 않은 거 같았다.
숟갈을 놓고 나오며 오만 생각이 다 들었다. 내가 날린 밥값과 시간이 아까운 것이 아니라 이것을 한국 음식이라고 캐나다에서 소개하고 있는 것에 분노가 치민 탓이었다. 분노를 가까스로 누르고 돌아왔는데, 그때 그 분노 조절이 잘한 것이라는 확신이 지금도 없다.
외국에서도 맛을 모르는 식당 경영인은 식당을 하기에 부적합하다. 물론 이익을 낼 수 없었을 테니, 자신이 먼저 손해를 보겠지만, 음식문화 선양에 매우 피해를 입히는 것이 더 근본적인 이유다.
인도 음식은 북경에서 여러번 먹어 보았다. 중국 소수민족 음식 중에도 비슷한 음식들이 있어서 북경 민족대학 부근에 가면 즐비한 여러 음식점에서 먹어볼 수 있다. 특히 란은 거의 같다.
케밥만큼은 아니어도 탄두리치킨도 많은 나라에 익숙한 음식으로 보급되어 있다. 커리는 카레라이스의 이름으로 들어와 있으나 두 번이나 굴절된 전달 과정을 거쳤으므로 이제는 원산지 맛을 접하고 직거래할 때가 되었다.
음식은 보다 쉽게 문화적 혼융이 이루어진다. 그것이 보편적인 발전과정이기도 하다. 광동음식에도 프랑스, 포르투갈 음식이 많이 들어와 있다. 프랑스 음식에는 알제리, 모로코에서 들어온 쿠스쿠스가 이제는 토종음식이 되다시피 하였다. 요즘은 케밥으로 프랑스를 중심으로 모든 유럽 음식의 지형이 바뀌고 있다.
우리 음식의 변화에도 이들 외국음식의 학습이 필요하다. 베트남의 월남쌈은 인도음식보다 훨씬 더 보편화되어 있다. 라이스페이퍼는 김이나 상추와는 또 다른 쌈밥의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내고 있다. 짜장면을 만들어 중국음식을 넘어섰듯이 베트남, 인도 음식을 먹어보고 한식의 지평을 더욱 넓혀보자.
그러기 위해 한식만을 고집하다 외국음식 코너를 열어 보았다. 성원을 부탁드린다.
* 아래
2022.2.18.점심
셋트메뉴 2인 35,000원
2022.7.2.점심
프로운 마샬라.
바베큐 양고기 20.000원
2022.8.9.
사모사 8,000원
인도식 튀긴 만두. 에피타이저로 먹는다.
역시 속은 카레지만, 후추 맛이 돋보이는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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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인도 음식을 먹어보지 못했는데, 날잡아 한 번 찾아가야 하겠습니다. 된장찌게와 김치에나 익숙하고 향내 나고 기름진 음식을 멀리하는 식성이라 제대로 먹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느끼하지는 않아요. 커리는 밥이나 란하고 먹어야 해서 결과적으로 탄수화물 섭취가 많아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기는 하지만요. 부담없이 만족할 만한 식사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도전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