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6월부터 함께한 한양대 융합사 1기가 어느덧 1년의 시간이 지나 수료에 가까워졌다. 매주 수요일마다 강연이나 북토리를 함께하며 어느덧 1년이 흘러 이제는 수료가 다가왔다. 최근 바쁜 일정 탓에 수료 후에는 조금은 더 여유로워지리라는 생각에 홀가분하기도 하고, 끝난 것에 대해 아쉬움도 남을 것 같다. 내 젊은 날에서 하나의 터닝포인트 역할을 했던 융합사를 마치는 길에서 1년간 지나온 발자취를 되돌아보며 융합사를 수료하려고 한다.
첫 번째 키워드: 희망찬 출발
융합사에 처음 지원하게 된 계기는 학과 동기이자 설융2기로 활동한 채은이 덕분이다. 14년 5월, 아직까지 미래에 대한 절실함은 있되, 그 방법을 몰라 나아가지 못하던 시절이었다. 1~2학년 때는 일렉기타에 미쳐, 밴드활동만 열심히 했었고, 군대에서는 좋아하는 책을 많이 읽으며 행정병으로서의 일에 골몰했다. 3학년이 되어 학교로 돌아오니, 그 동안 외면했었던 취업의 문제, 꿈의 문제, 앞으로 내 커리어의 문제들이 밀려있었고, 내 대학생활은 중반부를 넘어서 있었다. 그 때만 해도 지금처럼 금융권, 투자업에서 내 꿈을 펼치겠다는 뚜렷한 목표가 없었다.
카페에서 언제나처럼 좋아하는 책을 읽으면서 쉬다가 우연히 채은의 카톡 프로필사진에 게재된 한융 모집 포스터를 보았다. 한양대 융합사는 창업에 특화된 클래스였고, 막연하게 대학생 창업가에 대한 환상이 있던 시절이었다. 문과학생으로서 창업은 정말 막연한 길이었고, "융합"이라는 기치 아래 모일 다양한 학과의 사람들 속에서 문과생으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야지라는 마음으로 지원하게 되었다. 면접에서 본 친구들은 모두 내가 초라하게 느껴질만큼 대단한 친구들이 많았고, 기가 죽으려다가도 오히려 배울게 많겠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학과 밴드동아리와 학과 친구들밖에 없던 나로서는 다른 학문을 배우고, 많은 것을 경험한 다양한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정말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 키워드: 북토리와 융합
북토리에서의 독서토론이 융합의 진정한 의미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독서를 좋아하고 이야기하고 토론하고, 의견을 피력하는 것을 즐기는 나에겐 북토리는 융합사 활동 중에서 가장 즐겁고 보람찬 시간들이었다. 같은 책을 읽고 다양한 배경을 가진 친구들과 대화를 한다는 것만으로도 어렴풋이 융합을 느낄 수 있었다. 같은 것을 다른 측면에서 본다는 것, 내가 속한 학과에만 있었다면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태균이와의 토론이 즐거웠다. 태균이는 자기 의견도 강하고 논리도 강하다. 자기주장에 있어서 고집스럽고 목소리 크고 말 많은 건 나와 태균이 둘다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같은 내용을 보고 다르게 생각하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태균이가 틀린게 아니라, 다른 것이라는 것을 많이 느꼈다. 태균이뿐만 아니라 다른 친구들과도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다양한 생각을 포용하는 능력이 키워진 것 같다.
북토리는 또한 책을 읽는 습관을 들여준다는 점에서 융합사 최고의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책을 1주일에 한권정도 읽는 편이라 북토리 때문에 책을 읽는 것이 어렵지는 않았다. 다만, 평소의 내 독서가 내가 선호하고 관심있는 분야에 한정되있었다면, 북토리 덕분에 독서의 폭이 넓어졌다. 1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1주일에 한권씩 읽고 있지만, 달라진 것이 있다면 4권 중에 1권 정도는 잘 모르는 분야의 책이나 다른 사람의 추천으로 알게 된 책을 읽고 있다는 것이다. 성공한 모든 사람들이 하는 대표적으로 진부한 말이 "책을 읽어라"일 것이다. 우리 모두 몰라서 못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책 한권이 얼만큼의 지혜와 지식을 쌓아줄지는 감이 안온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읽지 않는 것보다는 읽는 것이 조금이라도 나을 것이며, 분명히 책값과 책을 읽느라 쓰인 시간보다는 큰 값어치를 하리라는 믿음이다.
세 번째 키워드: 갈등
융합사에서 총무를 맡으면서 단체에서의 관리, 협업, 갈등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작다면 작은 단체지만, 회비를 걷는 일부터 하나의 행사를 기획하기 위한 준비작업, 의사결정과정이 쉽지만은 않음을 절실히 느꼈다. 다양한 친구들이 모인만큼 한명한명의 친구들이 융합사에 바라는 것, 하고 싶은 것, 각자 중요한 일정들이 당연히 달랐다. 나는 독선적인 면이 있는 사람이다. 매사에 미리 준비하고 철저하게 관리되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1년동안 함께 가야할 조직이 짜임새 있게 체계적으로 나아가길 바랬고, 총무를 지원했었다. 작년 하반기는 융합사에 거의 매진했다. 수업준비, 행사기획, 총무역할 등을 임원단과 함께하면서 많은 신경을 썼다. 내 독선적인 면 때문에 즐거워야할 융합사 활동이 점차 "일"이 되어가는 과정도 겪었었다. 그 와중에 여러 갈등과 위기가 있었고, 우리는 그 것을 잘 관리하지 못했다.
하나의 개별 융합사는 작은 단체지만, 역시 보통보다 활발한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이다. 사람이 모인 곳에 갈등은 필연적으로 발생하고, 융합사는 저마다 에너지가 넘치는 친구들이기 때문에 위기가 오기도 하는 것 같다. 하지만 그런 갈등들 속에서 특히 성준이형과 융합사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갈등상황이 없었다면 우리는 아마 조직, 단체, 여러가지 가치관과 생각들 중에 무엇이 옳은가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의견을 나눌 기회가 없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난하고 분위기 좋게만 흘러간 융합사였다면 그런 것들은 배우지 못했을 것이란 생각도 들었다. 이런 갈등상황마저 배우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잘 해결했다면 그러한 지혜를, 잘 해결하지 못했다면 무엇이 문제였는지를 배웠다.
네 번째 키워드: 내게 맞는 길
시대는 우리에게 "리더"이기를 요구한다. 자기소개서는 긍정적인 마인드, 원활한 인간관계, 출중한 리더십으로 우리를 소개하고 있다. 우리 모두는 획일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 각자 가진 성격, 자라온 환경, 잘할 수 있는 일, 잘하고 싶은 일이 모두 다르다. 어울리는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리더가 될 것이고, 누군가는 그 리더를 따르는 능동적인 팔로워가 되어야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내게 맞는 역할을 찾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융합사는 그런 길을 열어주었다. 다양한 분야의 연사님들의 강연을 통해 여러가지 성공한 모습들을 보았다. 그들의 성공방정식은 제각각이었다. 성공에는 획일적인 방식이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확신했다. 그들을 보면서 새로운 분야에 대해서 관심도 가지게 되었고, 그들의 성공에 중요한 포인트가 되었던 요소들도 알게 되었다.
융합사를 시작하기 전의 내 모습은 마음은 급한데, 갈 곳을 모르는 상황과 같았다. 성장하고 싶고, 커나가고 싶지만 목적지가 애매했던 것이다. 목표가 이미 있고 확고하다면, 그 것을 향해 최선을 다해 달려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러나 목표와 확신이 아직은 없었기 때문에, 목표를 찾기 위해 열심히 달려온 1년이었다. 융합사는 내게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것보다, 목표를 찾을 수 있게 도와주었다. 교수님께서 마련해주시는 다양한 분야의 강연, 조언, 책, 좋은 친구들은 견문을 넓혀주었고, 넓어진 시야로 목표를 찾게 되었다.
지금은 내 목표인 금융권, 투자업을 향해 흔들림 없이 나아가고 있다. 예전과 달라진 것이 있다면, 다른 길은 별로 생각이 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공부가 재미있어졌고, 미래와 꿈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졌다. 교수님이 가르침 중에 가장 중요한 것, "우직함"을 마음에 새기며 나아가고 있다. 이제는 미래가 가끔 설레고 궁금하다. 10년 뒤의 나는 지금보다 더 다양한 경험을 쌓았을 것이고, 더 많은 책을 읽고 공부했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내가 원하는 분야에서 다시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을 것이다.
마지막 키워드: 성장
내가 생각하는 융합사의 가장 큰 목표는 "성장"이라고 생각한다. 1년간 융합사도 성장하였고, 나도 얼만큼인지는 모르겠지만 성장하였다. 지식을 배우기보단 기회를 얻고, 성장하는 방법을 얻어야 한다. 성준이형은 자신의 꿈을 찾기 위해, 그리고 원하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 도전을 결심했고, 그리고 지금은 실천하고 있다. 6개월 뒤 호주에서 돌아왔을 땐, 가슴 속에 무언가 채워서 돌아왔을 것이다. 태균이는 우리 중에서 유일하게 실제 창업에 도전하고 있다. 활발하고 어리기만 해보였던 태균이가 정장을 입고 영업을 하고 있다. 태균이 또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성장해나갈 것이다. 경현이는 융합사에서 가장 많이 긍정적으로 변화한 친구이다. 부끄럼많고 말도 없던 경현이가 사람들과도 능숙하게 잘 어울리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보여주는 것이 정말 큰 변화이다. 지현이는 얼마 전에도 함께 있는 자리에서 이야기했지만 정말 예뻐졌다. 여전히 하고 싶은 활동도 많고, 몸은 바쁘게 살아가고 있지만, 이제는 스스로 일정조절도 잘 하는 것 같고, 까칠하지 않고 잘 웃고 얘기잘하는 동생이 되었다. 연주는 보기완 다르게 활기찬 친구였다. 처음엔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서지 못했던 것 같다. 융합사에서 활동하면서 사람들과 즐겁게 어울리고 웃음을 주는 사람이 된 것 같다. 현수는 차분하지만 불안함이 많이 보였었다. 지금은 자기자신에 대해 표현도 잘 하고, 자신감도 많이 생긴 것 같다. 앞으로 지금처럼 자주는 보지 못하겠지만, 한 번씩 만났을 때 더 성장해 있을 모두의 모습이 기대된다. 더불어 융합사 또한 더 성장한 모습이 되가는 것을 지켜보고 싶다. 1년간 융합사를 이끌어주신 교수님, 그리고 함께해준 친구들에게 감사하며, 이 인연이 오래갈 수 있기를 바란다.
첫댓글한양대 융합사 끝가지 존재할 수 있었던 건 홍근이의 굳건한 믿음과 헌신이 있었기 때문이다..홍근아..아니 사랑하는 한융 제자들아.........이제 헤어진다니 너무 애잔하구나....시련이 컷던만큼 성장도 컷던 것 같다..끝까지 수료해준 여러분에게 최고의 박수를 보냅니다.더 큰 성장이 있기를...
첫댓글 한양대 융합사 끝가지 존재할 수 있었던 건 홍근이의 굳건한 믿음과 헌신이 있었기 때문이다..홍근아..아니 사랑하는 한융 제자들아.........이제 헤어진다니 너무 애잔하구나....시련이 컷던만큼 성장도 컷던 것 같다..끝까지 수료해준 여러분에게 최고의 박수를 보냅니다.더 큰 성장이 있기를...
홍그레형 ~ 수고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