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층 및 성인층의 문해력 현황과 그 시사점
부산대학교 사범대학 석류알소식지
2021.10월호
기자 신하빈
안녕하세요, 사범대 학우 여러분! 혹시 ‘사흘’, ‘금일’의 단어 뜻을 두고 이루어졌던 논쟁을 기억하고 계신 분 있으실까요? 3일을 뜻하는 사흘을 4일로 이해하는 분들이 있었고, 오늘을 뜻하는 금일을 금요일로 이해한 분들이 있어 온라인상에서 크게 화제가 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이러한 화제로 인해 문해력과 문해력 교육 역시 화두에 올랐는데요, 이번 달은 한국 청소년층 및 성인층의 문해력 현황에 관하여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청소년층의 문해력은 어떠한지, 성인층의 문해력은 또 어떠한지를 살펴보고 문해력 향상을 위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1. 청소년 문해력 현황과 원인
청소년 문해력에 관해서는 독서력과 어휘력, 두 부분으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습니다. EBS의 ‘당신의 문해력’이라는 프로그램에서는 전국 중학교 3학년 2,40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문해력 평가를 3월 14일 공개하였습니다. 해당 결과, 중3 적정한 수준에 못 미치는 아이들의 비율이 27%에 달했으며, 11%의 아이들은 초등학생 수준의 문해력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어휘력 평가에서는 학생들이 학습도구어를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를 확인하였습니다. 이때 학습도구어는 교과서 등 학습할 때 자주 사용하는 단어로, 이러한 단어를 명확하게 모른다면 공부를 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전국 중학교 3학년 학생들 241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어휘력 평가에서 교과서를 이해하는 데 무리가 없는 학생들의 비율이 10%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즉, 90%의 학생이 교과서를 다른 이의 도움 없이는 읽고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러한 문해력 저하는 청소년들이 사이에서 유행하는 신조어들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상에서 긴 글이 게시되면 '세 줄 요약 좀', '스압(스크롤 압박)' 등과 같은 댓글이 달린 것을 확인하신 적 있으실 겁니다. 즉, 긴 글을 읽기를 거부하고 긴 글의 내용을 파악하기 어려워하는 모습을 흔한 신조어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청소년 문해력에 관한 기사들, 다양한 프로그램 내의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르면 청소년 문해력 저하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는 것은 스마트폰입니다. 스마트폰을 통하여 학생들은 다양한 미디어나 SNS에 접하게 됩니다. 그렇기에 책과 같은 긴 글보다는 매체에서 보여주는 짧고 중독성 있는 영상을 접할 기회가 많아졌고, 그런 영상에 익숙해지게 된 것입니다. 또한, 카톡이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로 이모티콘, 사진과 같이 간단하게 자신을 표현하면서 길고 논리적인 글을 써 볼 기회도 많지 않다고 합니다. 그래서 발달한 기술 환경을 문해력 저하의 큰 요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청소년 문해력 저하 현상에 대한 다음과 같은 의견도 존재합니다. 청소년층의 문해력 저하가 심각하다며 비판만을 가하기보다는 기성세대와 신세대의 문화 차이를 인정해 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자어를 잘 알고 있는 기성세대에 비해 그 필요성을 덜 느끼며 한자어를 잘 모르는 신세대의 상황은 문해력의 문제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시대 변화일 뿐이라는 것이 그 의견입니다. 또한, 글과 말, 책과 영상이라는 주요 표현 수단의 차이로 나타나는 어휘의 변화 양상이 존재하니 세대 사이의 이해와 존중이 필요하다는 것이 요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사범대생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2. 성인층 문해력 현황과 원인
그렇다면 성인층의 문해력은 어떨까요? 사실 성인층은 연령대가 매우 다양하기에 그 안에서도 각기 다른 양상이 나타납니다. 하지만 본 기사에서는 연령대별로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성인이라는 넓은 범위에서 현 상황을 보고 있다는 점 이해 부탁드립니다. 그럼 지금부터 성인층의 문해력 실태에 관하여 알려드리겠습니다.
9월 7일 교육부와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은 한국 성인의 기초 문해 능력 수준을 조사한 제3차 성인 문해 능력조사 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문해 능력은 연령이 높을수록, 월 가구소득이 낮을수록, 학력이 낮을수록, 농산어촌에 거주할수록 낮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학력별, 월 가구소득별 문해 능력 격차가 가장 크게 나타났습니다.
위의 표는 교육부에서 발표한 보도자료로 문해 능력 수준별 분포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기본적인 읽기와 쓰기, 셈하기는 가능하지만 일상생활에 활용하기엔 미흡한 '수준2'는 185만 5661명(4.2%)입니다. 단순 일상생활에서는 불편함이 없지만 공공·경제생활에서는 어려움이 있는 '수준 3'은 503만 9367명(11.4%)라고 추정됩니다. 2017년에 실시된 검사와 비교하자면 수준 1, 수준 2에 해당하는 비율은 줄어들고, 수준 3, 수준 4에 해당하는 비율은 늘어났으나 성인 문해력을 향한 관심이 여전히 더 필요하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와 바로면접 알바콜은 직장인과 자영업자 등 1,310명을 대상으로 ‘현대인의 문해·어휘력 실태’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하였습니다. 그리고 해당 조사는 위의 인포그래픽과 같은 결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응답자의 과반이 비즈니스 문서를 읽을 때 어려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또한, 그렇다고 응답한 사람의 89.4%가 학창시절 때보다 그 수준이 낮아졌다고 응답하였습니다. 문해력이 낮아졌다고 평가한 이유로는 SNS 활용으로 언어생활이 단조로워졌을 뿐만 아니라 독서 부족을 꼽았습니다. 업무와 공부를 제외한 독서와 같은 자발적인 글읽기를 하느냐라는 물음에 20.1%가 거의 하지 않는다고 답하였고, 38.2%가 일주일에 한 번에서 세 번가량 한다고 답하였습니다. 매일 글을 읽는다고 응답한 사람은 25% 정도였습니다.
두 설문조사의 통계를 통합하여 살펴볼 때 성인 문해력을 향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나 성인층이 연령과 학령, 소득에 따라 문해력의 격차가 크게 나타나고 스스로의 어휘력 수준이 낮아졌다고 생각하는 만큼 이에 맞춘 문해력 프로그램 혹은 문해력 증진을 위한 지원이 필요할 것입니다.
3. 문해력 저하 현상과 사범대생
‘문해력 저하’라는 상황이 과장된 것이라 주장하는 의견 역시 존재합니다. 국제 학업 성취도 평가인 PISA에서 OECD 국가의 순위를 비교해보더라도 한국의 읽기 점수는 여전히 상위권이며, 다른 국가의 점수가 하락한 것에 비해 한국은 하락 폭이 더 적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또한, OECD가 발표한 국제 성인 역량조사(PIAAC)을 참고할 때 OECD 기준 한국의 문해력은 평균 수준치이며, 독일과 프랑스 같은 서구의 선진국들은 도리어 한국보다 평균 문해력이 낮다는 것 역시 이유 중 하나입니다. 그렇기에 막연하게 한국인의 문해력이 낮다고만 말할 수 없으며 이 문제를 구체적으로 진단해야 한다고 합니다. 문해력을 둘러싼 구체적인 쟁점이 무엇인지, 정말 문해력이 문제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짚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 해당 주장의 요지입니다.
사범대생 여러분들께서는 문해력 저하 현상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더불어 스스로의 문해력은 어느 정도 된다고 생각하시나요? 현재 EBS의 ‘당신의 문해력’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성인 문해력 테스트(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e3kPuPKgDcq8H9eMD-lgYqmGs-tyVWns_NL0_qF9LomzQOMw/viewform)’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되신다면 재미 삼아 스스로의 문해력을 확인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테스트를 진행해보시면서 문해력에 관한 고민을 같이 이어나가셔도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학교 교육뿐만 아니라 평생 교육의 측면에서도 문해력은 중요한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은 삶과 맞닿아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미래 교사로서, 교육에 참여하는 사람으로서 낮은 문해력과 관련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문해력을 둘러싼 구체적인 쟁점은 무엇일지에 관해 고민해볼 기회가 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이번 달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