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날개 달아준 마라톤
(2006.3.12.동아마라톤참가후기) 김인호
2006년 3월12일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 77회 동아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는 나의 각오와 목표는 컸다. 풀코스 네 번째 참가, 본 대회를 마치고는 곧 4월 12일 보스턴 마라톤 대회 참가 신청을 6개월 전에 해 두었기 때문에 내 나이 69세라 나이가 더 들기 전에 세계 최고의 대회 참가를 비롯하여 세계 메이저 6개대회 완주가 목표 였기에 조급해 졌기 때문이다. 이를 이루기 위해 지속적인 강화 훈련을 하였으며 2006년 서울국제마라톤대회에서 좋은 기록에 도전하는 목표를 세웠다. 과연 이룰 수 있을까 걱정은 되지만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2004년 공주 동아에서 풀코스 3시간 56분, 2005년 서울 동아에서 3시간42분, 세 번째 조선일보 춘천마라톤에서 3시간 32분, 1년 4개월 만에 24분을 단축하는 발전의 단계에 와 있었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하리라 기대하며 서울동아마라톤에 참가한 것이었다.
대회 당일 오전 4시 50분에 대전 한밭 운동장에서 버스를 타고 서울로 향했다. 걱정했던 날씨는 영하 7도의 추위였다. 바람만 심하게 불지않기를 기대했다. 좋았던 날씨도 꼭 서울동아마라톤 대회가 오면 한파가 몰아친다. 긴 소매 상의와 긴 바지 타이즈를 입고 달리기로 한다.
광화문광장은 참가자와 관중으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지금 내 컨디션은 최상이며 자신감에 차 있다. 추위를 이기기 위해 빨리 출발 준비를 마치고 기다렸다. 오늘은 특별히 새로운 기록에 도전하고 성취하여 4월 12일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 참가해 좋은 성적으로 완주하고 싶다. 영하의 추운 날씨를 극복하고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 나만의 마라톤 6계명을 만들어 꼭 지키도록 다짐했다. 그것은 '즐겁게 달린다. 감사하며 달린다. 어려움을 참고 걷지 않는다. 끝까지 달린다. 포기하지 않는다. 내 안의 나를 찾는다' 였다.
내 배 번호 22222 번을 가슴에 달고 C조 대열에 섰다. 내 참가번호를 본 러너들은 행운의 번호라고 영광이란다. 출발 전에 3번 함성을 크게 외치고 서브 3 주자들부터 조별 출발이 시작되었다. 멀리 남대문이 보이는 넓은 광화문광장과 도로를 매운 러너 인파는 장관이다. 두 번째 달려보는 서울 거리와 마라톤, 이제는 낯설지가 않다.
우리나라 제일의 국제대회를 이 나이에 참가한 것만 해도 나는 자랑스럽다. 4km를 지나면서 첫 번째 유턴을 하였다. 시청 뒤를 지나 우회전하여 청계천으로 진입한다. 동대문운동장 옆을 지나가면서 10km 통과시간 45분 10초, 정상적인 페이스에 기록도 양호하다.
왕십리 고산자교에서 좌회전하여 청계천 길을 달려 15km 통과 시간 1시간 7분 34초, 역시 기록 양호, 잠시 후 종각을 지나고 우회전하여 종로 길로 진입하여 동대문 흥인지문이다. 신설동 오거리 20km 통과 시간은 1시간 29분 45초, 잠시 후 하프 지점 전자게시판을 통과하였다. 하프통과 1시간 35분 25초, 아침 햇볕을 따뜻해지면서 연도에 나온 응원하는 시민들이 많아졌다.
천호대교를 달려 25km 통과시간 1시간 52분 47초, 왼쪽으로 어린이 대공원이다. 27km 지점인 이곳에서 우회전하여 많이 보이는 곧은길 약간 경사진 주로가 피곤해진다. 성동교 사거리에서 좌회전 하면 30km 통과시간 2시간 16분 기록, 페이스 양호하다. 앞으로 남은 거리 12km 성수동 1가로부터 자양동 사거리까지 4km 우거진 가로수에 좁은 도로 피로감과 의지력이 약해져가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페이스는 그대로 유지하되 주법을 코스의 유형에 따라 바꾸며 힘차게 달렸다. 자양 2동 사거리에서 우회전 하여 약간의 오르막 잠시 35 km지점을 통과 2시간 40분 4초, 드디어 전방에 잠실대교가 보이면서 잠실운동장이 가까워진 것 같아 마음이 홀가분 해 졌다. 확 트인 한강의 공간에 마음이 시원해진다. 유유히 흐르는 한강물, 좌측으로는 잠실철교 올림픽대교 우로는 청담대교 영동대교 성수대교가 서울에 남북을 하나로 잇고 있다.
옛 이름 한양! 한반도의 젖줄이며 한강의 기적을 이룬 원동력의 한강줄기 잠실대교를 달리는 나는 영광의 다리를 달리고 있으니 행복하다. 약간의 내리막 35km 잠실역을 지나 석촌호수에서 우회전, 나 또한 25km를 지나면서 체력이 떨어져 가고 있어 구간마다 2분씩 늦어지고 있는 것을 인식하고 후반 5 km에 모든 것을 걸고 달렸다. 배명고등학교 로터리를 지나고 나머지 3km, 지금의 속도를 유지한다면 3시간 10분 내 완주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최선을 다하여 끝까지 달리자! 나에게 더 이상 이런 기회가 오지 않는다. 40km 통과시간 3시간 7분 15초... 이제 남은 거리 2km! 힘을 더 내어 달려나가자! 마지막 스퍼트로 초반 5분 페이스로 달리기로 하고 전력을 다했다. 69세의 노령으로 풀코스 세 번째를 달리면서 좋은 기록으로 무난히 달릴 수 있도록 강한 훈련을 해온 나 자신이 자랑스럽다.
아들뻘 되는 젊은이가 '아버님 대단하십니다' 해서 나는 그에게 의지하였다. 젊은이에게 나와 동반주 하여 주기를 부탁하였고 그 젊은이는 밝은 표정으로 나를 이끌어주었다. 운동장 외곽에서 왼쪽 방향으로 돌며 남은 거리 1km. 주로 연도 양편에는 가족과 응원의 인파가 파이팅과 박수소리에 귀청이 울려 정신이 없다.
잠실운동장 남쪽 문으로 들어서며 안내방송과 응원단 소리를 들으니 ' 아 이제 해냈구나;' 하는 기쁨에 힘이 절로 나왔다. 골인지점까지 남은 트랙 300미터... 최고의 스퍼트로 잠실 운동장을 힘차게 달렸다. 드디어 해 냈다는 기쁨에 힘이 솟는 듯하였다 .트랙 4코너를 돌아서 남은 거리 100m 전력질주 하여 양팔 높이 들고 멋지게 피니시 아치를 통과 골인했다. 3시간 18분 22초 의기록..... 하늘을 날 것 같은 이 성취감을 누가 알리요?
첫 번째 공주 동아마라톤 해서 3시간 56분 30초, 두 번째 서울동아마라톤에서 3시간 40분 1초, 14분 단축 세 번째 서울 동아에서 3시간 18분 22초의 기록을 세우며 1년 5개월 만에 38분을 단축하는 혁혁한 실적을 올렸다. 나는 왜 이렇게 기록과 성적에 연연 하는 것일까? 세계의 메이저 대회 참가와 문화탐방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6년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 77회 동아 마라톤 대회 참가는 성공적이었다. 첫째 목표했던 나의 최고 기록을 수립하였고, 둘째 3개월 후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 참가해 좋은 기록으로 완주할 기틀을 마련했으며, 셋째 마라토너로는 고령이지만 롱런할 수 있는 잠재력을 확인했다. 이렇게 후원해준 가족과 박원근 감독, 동호인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39.1.14생 대전거주회원 04.10.10 동아백제큰길마라톤대회에서 첫완주를 한후 125회를 완주하였다.
중등교장을 정년퇴직 최고기록 3시간18분22초로 대단한 기록을 가지고 있다.
해외에 19번이나 참가한 베테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