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후 평소라면 한적하던 학교가 오늘은 분주하다.
12박 13일의 제주도 현장체험학습을 떠나는 날이기 때문이다.
짐을 차곡차곡 적재하고 학교 식구 모두가 스타리아 차에 오른다.
오후 두 시가 조금 넘어서 학교 교문을 나서 여수로 향한다.
여수에서 제주 출발 새벽 1시 20분 배를 타기 위해.
여수에 오자마자 오동도로 향한다.
방파제를 따라 바닷바람을 맞고 걸으며 바다를 느낀다.
오동도는 여수 대표 섬으로 멀리서 볼 때 마치 오동잎처럼 보이고 오동나무가 ‘빽빽이 들어서 있다.’ 하여 오동도라 했다고 하나 지금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신우대가 섬 전체에 자생하여 죽도라고도 부른단다.
가서 직접 보니 신우대가 많긴 하더라.
오동도는 육지에서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곳이다.
섬 전체에 동백나무가 군락지를 이루고 있어 봄을 알리는 빠알간 동백꽃이 육지에서 가장 먼저 핀다.
여수를 가면 제일 먼저 오동도를 가보라.
가서 동백을 만나봐라.
많이 걸어서 그런지 배가 고파 이순신 광장으로 향한다.
거기에 맛집이 많단다.
많은 음식점 중 향토 음식점을 찾아 서대회, 장어탕, 갈치구이를 주문한다.
평소에는 접하지 못한 음식이라 걱정했지만 다들 배가 고팠는지, 아니면 진짜 음식이 맛있었는지 진짜 맛있게 먹는다.
나도 참 맛나더라.
학교에서 평소에는 많이 먹지 않던 상길이도 밥을 더 시켜 먹는다.
역시 현지 음식은 맛있다.
나오는데 딸기모찌 가게에 사람들이 줄을 길게 서 있다.
여수 명물이란다.
딸기모찌?
딸기 모양의 모찌?
딸기잼이 들어있는 모찌?
아니다.
모찌 안에 생딸기가 들어 있다.
긴 줄을 보며 고민을 많이 했지만, 학생들에게 여수 명물 한번 먹여보려고 미*쌤과 나는 30분 넘게 긴 줄 끝에 서서 기다린다.
긴 기다린 끝에 드디어 딸기모찌를 구입하여 학생들과 나눠 먹는다.
한입 베어 물더니 다들 감탄사 연발이다.
처음 본 맛인가 보다.
비록 오래 줄 서서 기다렸지만, 이 맛을 학생들이 맛있게 먹으니 잘했다 싶다.
역시 여행에 먹거리는 중요한 즐거움이다.
식사 후 소화도 할 겸 주변 산책을 한다.
바닷가를 따라 한참을 걸으니 빨간 하멜 등대와 하멜전시관이 있고 그 너머엔 요즘 여수에서 가장 핫하다는 낭만포차 거리에 도착한다.
어두운 저녁의 바닷가를 밝히는 불빛들에 사람들이 많이 몰려있다.
불야성이다.
학생들과 함께이기에 낭만포차에는 들르지 못하고 대신 와플 옥수수 아이스크림을 맛나게 사 먹으며 산책을 마친다.
캄캄한 저녁이 되어 여수의 바다 야경을 보고자 해상 케이블카를 탄다.
케이블카를 타고 저녁의 바다를 지나니 노래 '여수 밤바다'가 떠오른다.
이 여수 밤바다를 떠올리며 가수는 노래를 불렀을까?
역시 여수는 밤바다가 최고다.
제주 떠나기 전인데도 벌써 지친다.
오늘 한 15,000보는 걸은 것 같다.
발바닥이 뜨겁다.
첫날인데도 알차다.
비록 제주 가기 위해 배 타러 여수에 왔지만, 여수도 참 좋더라.
바다가 있는 매력 만점의 도시다.
다음에도 제주도에 갈 때는 또 여수를 통하리라.
이제 배를 타러 왔다.
여수 출발 제주 도착 골드 스텔라호.
숙소는 4인실의 침대방이다.
배는 아주 쾌적하다.
편의점, 식당, 오락실, 도서관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있다.
심지어 샤워실도 있어 얼른 따뜻한 물로 샤워하고 잠자리에 든다.
잠자리도 개인별로 넓고 쾌적하다.
마치 내방 침대에서 편히 잠자는 것 같다.
다들 피곤했는지 금세 코를 골며 꿈나라로 떠난다.
안전하게 도착하기를 바라며 나도 잠을 청한다.
아침이 되어 눈을 뜨면 제주가 바로 앞에 나타나 있겠지?
기대하며 오늘을 마친다.
#제주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