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만 5세 입학 논란, 무엇이 문제였을까?
부산대학교 사범대학 소식지
석류알 9월호
기자 신하빈
안녕하세요, 사범대 학우 여러분. 두 달 간의 방학이 끝났습니다. 다들 방학은 잘 보내셨나요? 학우 여러분의 방학이 보람찼기를 바라며, 이번 달은 한 질문으로 시작하려고 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나이가 학교 교육을 받기에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시나요? 대개 교육의 시기를 두고 언제가 학교에 입학하기 적당한 시기인가, 언제가 공식적인 교육을 받기에 적당한 시기인가에 대해 많은 의견이 나타나곤 합니다. 그러나 이는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기에 쉽게 결론 내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최근에는 교육부에서 이 문제와 관련된 학제 개편을 발표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철회한 바가 있습니다. 아마 여러분도 알고 계시리라고 생각합니다만, 바로 초등학교 5세 입학인데요. 이번 9월호에서는 이 이슈에 관해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7월 29일 교육부 장관 박순애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만 6세에서 만 5세로 낮추는 학제 개편 방안을 보고하였습니다. 취학 연령을 1년 앞당김으로써 영·유아 단계에서 국가가 책임지는 대상을 확대하고, 출발 선상이라 볼 수 있는 유아 단계의 교육격차를 해소하고자 한 것입니다. 해당 정책은 결과적으로 졸업 시점도 1년 앞당겨 사회에 진출하는 입직 연령 또한 낮추어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이러한 취지를 바탕으로 2025년부터 조기 입학을 시행하려는 계획을 세웠는데요, 해당 계획은 발표에서부터 강한 반대와 마주했습니다.
학제 개편에 반대하는 의견은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사교육 조장입니다. 유치원 학부모들은 사교육을 앞당기는 정책이 될 것이라며 위와 같은 학제 개편을 반대하였습니다. 학교 수업을 따라가기 위해서 취학 전에 한글을 마치지 않을 수 없는 게 현실이라는 것입니다. 즉, 취학 연령이 당겨지면 만 4세부터 사교육이 시작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또한, 이르게 입학하는 것이 이후의 사교육을 더 심화시키리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연령을 낮춰 입학한다면 해당 년도에 대학 입시를 치르는 학생들이 더 많아지고, 이는 입시 경쟁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보다 더 어린 나이에 입시 교육을 시작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겁니다.
두 번째는 학생들의 발달 단계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2017년 한국교육개발원(KEDI)는 학제개편의 쟁점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해당 보고서에서는 취학 연령 조정 시 발달심리학적 측면에서 아동의 정서적 유대감, 자아정체감 확립이 우선이라고 지적하였습니다. 초등학교 교사 대부분도 5세 유아가 입학할 시 지도가 어려우리라고 의견을 냈습니다. 특히나 만 5세 입학 시행 첫 세대가 코로나의 영향을 직격으로 받은 세대라는 것이 새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코로나 확산으로 언어 발달이 상대적으로 늦고, 놀이 위주의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학생들을 이르게 입학시킨다는 것은 아동발달의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청년 취업난과 저출산은 경제 상황적인 요인과 관계가 있지 학제 문제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인구정책 전문가들은 노동시장 진입 시기를 앞당긴다고 해서 앞으로 닥칠 노동력 부족을 메울 정도가 되기는 어렵다고 의견을 밝혔습니다. 따라서 저출산 시대에 인재를 잘 키워야 한다는 의미에서 일찍 초등학교로 편입시키기보다는 유아교육부터 충실히 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위와 같은 논란에 관하여 박순애 교육부 장관은 출발선상에서 아이들이 공정한 교육기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나온 정책이라고 앞서 밝혔습니다. 저출산 문제 및 입직 연령 단축은 부차적인 결과일 뿐이지 그에 대한 해결책으로 검토된 개편 방안이 아니라고 덧붙인 것입니다. 또한 수업 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하여 만 5세 학생들의 초등학교 적응을 돕고, 초등 1~2학년에 대해서 저녁 8시까지 돌봄을 보장한다는 초등 전일제 확대 방침을 통해 학부모들이 돌봄 공백을 겪지 않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 발표하였습니다.
하지만 반대 여론이 끊이지 않자 박순애 교육부 장관은 8일 자진사퇴 하였습니다. 또한, 8월 9일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국회 교육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만 5세 입학 정책을 지금 이 자리에서 폐기하겠다, 더 이상 추진하지 않겠다는 말씀은 드리지 못하지만, 현실적으로 추진하기 어려워졌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실상 정책 폐기 방침을 밝힌 것입니다.
이 논란을 통해 우리 사회는 교육의 의미와 그 목적이 무엇인지, 교육에서 무엇을 고려해야 하는지에 관해 깊이 논의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현재로서는 만 5세 입학 학제 개편의 대안으로 유치원 의무교육 유보통합이 다시 등장하여 화두가 되고 있기도 합니다. 이 주제에 관해서도 9월호에서 함께 준비하였으니 유보통합에 관한 기사까지 이어보시고 우리 교육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를 다시 한번 고민해보는 기회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달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참고문헌>
2022.07.29. 연합뉴스, 초등학교 입학 1년 빨라진다… 이르면 2025년부터 7세 입학 추진 (원문 링크 : https://m.yna.co.kr/view/AKR20220729043000530?input=1195m)
2022.08.01. 뉴시스, 박순애 "만5세 초등 입학, 왜? …공정한 교육출발 위해서" (원문 링크 : https://mobile.newsis.com/view.html?ar_id=NISX20220801_0001962866)
2022.08.06 헤럴드경제, "'만 5세 입학' 저출산 해결 위한 대안 아냐…논리 오류" (원문 링크 : http://mbiz.heraldcorp.com/view.php?ud=20220806000014#;)
2022.08.06. SBS NEWS, '만 5세 조기입학' 엄마들은 왜 분노하나? (원문 링크 :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6850501&plink=ORI&cooper=NAVER#&plink=COPYPASTE&cooper=SBSNEWSEND
2022.08.05. 노컷뉴스, '만5세 입학'으로 인구문제 해결?…"여성 경제활동부터 늘려라" (원문 링크 : https://m.nocutnews.co.kr/news/5797907)
2022.08.09. 연합뉴스. '만5세 입학' 사실상 폐기…교육차관 "현실적으로 추진 어려워" (원문 링크 : https://m.yna.co.kr/view/AKR20220809068100530?input=1195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