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의 여파인지는 몰라도 언젠가부터 아파트에서의 생활에 염증을 느끼고 있었다.
하여 우리 가족은 시골 주택 집으로 이사를 하기를 원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여러 가지 문제가 많더라.
나와 아내의 출퇴근 문제와 자녀들의 등하교가 가장 크다.
부수적으로 도시에서의 생활 습관이 몸에 배 아직 시골 주택 집에서 살기는 부담스럽고 겁이 났다.
하여 가족 모두와 상의한 결과, 계속 살 집이 아니라 주말에 혹은 휴일에 지낼 세컨 하우스를 알아보기로 하고 근처 부동산, 부동산 신문, 인터넷 사이트를 열심히 찾고 있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빈 시골집을 만났다.
처가에 갈 일이 있어 식사를 마치고 여기저기를 산책하던 중이었다.
참고로 처가는 전남 구례 산동에 있다.
계곡을 따라 난 데크길을 걸으며 한적하게 아내와 아이들과 이야기를 하며 걷고 있었다.
그러다가 계곡을 돌아서는 어느 골목에 빈집이 하나 보였다.
사람이 살지 않는지 마당에는 수풀이 우거져있고 집은 허름해 보이고 어두워 보였다.
하지만 난 거기서 뭔가를 보았다.
나의 눈은 번쩍 띄였다.
눈을 잠시 감았다.
마당에서 놀고 있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하하호호 웃으며 행복하게 지내고 있는 우리 5명의 모습이 보인다.
지금은 비록 허름하고 어두운 공간이지만 여기저기 치우고 정리하고 손을 조금 보면 아주 아늑한 공간이 될 것 같다.
아이들을 처가에 맡겨두고 아내와 나는 당장 근처 부동산을 찾아 그 빈 집에 관해 물어보았다.
나이가 지긋한 인자하게 생기신 부동산 할아버지는 우리를 한참이나 위아래를 훑어보더니 딱 한 마디 하신다.
“그 집이 주인을 이제야 찾는구만...”
그 말에 아내와 나는 마음을 당장 마음을 굳혔다.
이 집을 계약하기로.
지금은 여기에서 살지 않는 주인아저씨와 연락이 되어 부동산 할아버지의 도움을 받아 4년 계약에 1,000만 원 년세로 계약을 할 수 있었다.
계약할 당시 돈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물론 1,000만 원은 아내와 내가 월급에서 얼마씩 떼어 적금하여 모아도 여러 해가 걸리는 돈이다.
어떤지는 작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우리에게는 참 큰돈이다.
하지만 충분히 그 시골집이 마음에 들었고 그 4년의 시간을 행복하고 즐겁게 보낸다면 1,000만 원 이상의 가치를 할 수 있으리라는 확신이 들었다.
지난주에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돈을 보내는데 기분이 참 좋았다.
돈이 아깝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드디어 아파트에서의 생활을 넘어 시골집에서의 생활을 할 수 있다니...’
아내와 나 그리고 세 아이들은 기대에 부풀었다.
아내와 나는 돈을 모아 이렇게 크게 써 본 적이 처음이라 걱정도 되고 염려도 되었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니 잘했다 싶다.
일단 집에서 차로 20분 거리밖에 되지 않고, 처가는 걸어서 10분 정도의 아랫동네였으며, 집 앞에는 물놀이를 할 수 있는 계곡이 흐르고, 마당이 생각보다 넓으며, 텃밭도 있었다.
차로 조금만 내려가면 24시 편의점과 농협 하나로마트가 있고, 온천탕이 있어 목욕을 좋아하는 우리에게는 천혜와 같은 장소라는 것을 나중에서야 비로소 알 수 있었다.
아내와 나는 주말마다 시골집을 찾아 청소하고 마당을 정비하며 여기저기를 손보았다.
그래서 탄생한 집이 아래 사진의 집이다.
우리 가족의 새로운 아지트이자 세컨 하우스인 시골집이다.
집 주소가 ‘전남 구례군 산동면 대음리’라 우리는 이 집을 “대음집”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앞으로 이 대음집에서의 주말 생활이 기대된다.
평소에도 주말이 기다려지지만, 앞으로는 더욱더 주말이 기다려지겠지?
이제부터 우리만의 5인 가족 대음집 이야기가 시작된다.
#대음집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