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진천군 초평초등학교(교장 김영근) 스쿨버스가 등장했다. 늘 교통사고의 위협에 시달려 통학로 설치를 끈질기게 요구해 왔던 결과이다. 진천군내 농산촌 지역 초등학교 중 유독 두 학교만 통학용 차량이 없었는데, 이웃 학교에서 승용차로 등교하던 학생 2명이 불행히도 목숨을 잃었다는 비보를 접한 지 5일 만인 지난 12일 드디어 숙원 사업인 스쿨버스 운행의 꿈이 이룬 것이다.
현재 설립 중인『초평면민 장학재단』이 첫 사업으로 차량을 임대하여 통학버스 운행에 들어가, 진천읍 인근 중석리에서 출발하여 가장 오지인 영구리 까지 두 코스에 걸쳐 운행하면서, 유치원을 포함한 전교생 102명 중 66명이 통학버스를 이용하게 됐다.
첫날 안전도우미로 승차했던 김영근 교장은 "우리 학교는 등교길에 통학로가 없기 때문에 목숨을 걸고 도로 위를 걸어 등하교를 하는 등 교통사고 위험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걱정으로 잠을 설치는 날이 많았는데, 주민들의 도움으로 이렇게 스쿨버스를 운영하게 되니 고맙고 감개가 무량하다."고 말하고, "학교에 날마다 한두 명씩의 전입생들이 꼬리를 물어 요즘은 새 책걸상을 교실에 들여 넣기가 바쁘다."며 기분좋은 소식을 전했다. 한편, 그 설립 과정이 전국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한 『초평면민 장학재단』은 친권자인 부모가 초평면에 살기만 하면 초등학교부터 대학교와 해외 유명대학으로의 유학까지 학비를 제공한다는데, 진천·음성 광역 쓰레기 처리시설을 수용한 초평면민들이 개인 욕심내지 않고 미래를 가꾸는 교육에 눈을 돌려 장학금 75억을 확보함으로써 지역 학교가 되살아나고 외지 인구 유입 효과로 인해 지역도 활성화 되고 있는 수범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초평발전협의회 임정렬(45) 사무국장은 "외지에서 이주해 오려는 사람들이 북새통을 이루는데 비어있던 농가주택도 이미 다 찼고, 이젠 오고 싶어도 정작 거주할 주택이 없어 발길을 되돌리는 이주 희망자가 매우 많다."며 며칠 후 장학재단 설립이 완결되고 본격적인 홍보에 들어가면 현재보다 수십 수백 배 많은 사람이 찾아 올 텐데 걱정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장학재단 설립에 앞장섰던 김문환(61) 씨는 "모교에 반가운 소식이 끊이지 않아 기쁘다."고 말하고, 앞으로 재단 자본금을 더 늘려 1차 목표 100억원을 확보할 것이라고 기염을 토했다. 조그마한 시골 오지 - 초평초등학교에 스쿨버스가 들어오던 날, 초평지역 주민들의 희망과 꿈도 함께 몰려 들어오는 아름다운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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