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강 성서란 무엇인가 1(구약 편)
평화목교회 성경공부를 재개하였습니다. 주일 예배 후에 적당한 시간에 약 30분 정도 공부하려고 합니다. 참석을 못하는 분들을 위해서 그날 공부한 내용을 정리하여 게시합니다. 오늘 첫 주에는 성서란 무엇인지 구약성경을 중심으로 설명해보겠습니다.
1. 경전을 가진 종교들
종교는 그 종교의 가르침을 담은 경전이 있습니다. 경전이 없는 종교들은 역사 속에서 그리 오래 지속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경전을 가진 유다교, 불교, 그리스도교, 이슬람교 같은 종교들은 현존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그 경전의 내용도 심오해서 경전에 대한 연구도 필요합니다.
기독교의 경전인 성경(성서)의 성격을 이해하는 데에 다른 종교의 경전과 비교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불교는 주전 500년경에 살았던 석가모니(BC 560-480)의 설법이 퍼져나가서 오늘날 불경들이 되었습니다. 넓은 의미에서 불경은 삼장(三藏)이라는 방대한 문서군(群)인데, 경장(經藏) 율장(律藏) 논장(論藏)으로 구분됩니다. 대장경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분량 때문입니다. 하지만 석가모니의 설법을 담은 것으로 여겨지는 경장이 엄밀한 의미에서 불경입니다.
경장들은 석가모니 사후 약 400년간 제자들에 의하여 구전으로 전해지던 것이 주전 1세기경에 문서화 되었다고 합니다. 그 내용은 사람들을 깨우쳐 부처(깨달은 자)가 되도록 인도하는 석가모니의 설법입니다.
유대교는 경전은 기독교에서 “구약”이라고 부르는 성경입니다. 율법서(Torah), 예언서(Neviim), 성문서(Kethuvim)의 첫 글자를 따서 타나크(TaNaK)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타나크도 저술되기에는 긴 과정이 있었습니다. 이스라엘은 여호와 하나님을 섬겼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의 종교를 여호와 종교라고 부릅니다. 북왕국과 남왕국으로 분열된 후에 남쪽 유대와 북쪽 이스라엘은 정치적으로도 대립했을 뿐만 아니라 종교적으로도 분열되었습니다. 남쪽에 위치한 예루살렘 성전(솔로몬 성전)에 대항하여 북이스라엘은 세겜을 중심으로 베델과 단에 산당을 짓고 금송아지를 만들어 예배의 중심지로 삼았으며, 훗날 사마리아인 들은 그리스 제국의 지배를 당하던 시대에 세겜의 그리심 산에 성전을 지었습니다. 여호와종교는 성전중심의 종교였습니다.
남 유다 왕국이 바벨론 포로에서 귀환한 주전 537년부터 예루살렘 성전이 재건되었으며, 이들은 구전되거나 부분적인 자료로 전승되던 하나님의 말씀을 모아서 토라(BC 450년경)를 완성하였습니다. 뒤이어 네비임(주전 2세기)이 마지막에 케투빔이 모아져서 유대인들은 AD 90년 얌니아 종교회의를 열고 타나크를 유대교 경전으로 확정하였습니다.
하지만 주전 330년경에 그리스어로 된 구약성경이 이미 만들어졌습니다. 히브리어를 읽지 못하는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이 사용한 것으로 70인 역(셉투아진타, Septuaginta)라고 부릅니다. 여기에는 원문이 원래 그리스어로 된 성경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타나크에 들어가지 못한 것들을 합치면 15권의 성경이 더 포함되어 있는데, 신약성경에서 언급하는 “성경”이라는 단어가 바로 이에 해당합니다. 그리스도교는 70인 역을 사용하였고, 주후 5세기경에 70인 역과 신약성경을 라틴어로 번역하여 불가타(Vulgata) 성경을 편찬하였습니다.
이 전승을 이어받아서 가톨릭교회는 유대교와는 다른 목록의 구약성경을 사용합니다. 가톨릭 종교개혁기에 열린 트렌트 공의회(1545-1563)에서 15개 중 에스드라 상하와 므낫세의 기도를 제외하여 현재는 12권이 추가되어 있는데, 개신교에서는 이를 외경(Apocrypha, 外經)이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70인 역을 알렉산드리아 정경이라고 부르고, 타나크를 팔레스타인 정경이라고 불러 구별합니다.
AD 90년 얌니아 종교회의의 주체는 바리새파 유대인들이었습니다. 바리새파는 로마제국의 지배와 어느 정도 타협하여 유대교의 명맥을 보존하려던 유대교 분파의 하나입니다. 그들이 당면한 과제는 점차 성장하는 그리스도교를 견제하는 것이었습니다. 신약성경에 나오는 유대인들의 박해가 바울 같은 전도자들을 얼마나 힘들게 만들었는지 이해가 됩니다. 그래서 유대교는 타나크 확정을 서둘러 마쳤던 것입니다.
주후 135년 경 로마제국은 팔레스타인에서 유대인을 추방하는 정책을 사용합니다. 유대교는 성전도 파괴당하였기 때문에 경전 중심의 종교로 전환하였지만, 결국은 고향을 떠나야하였고, 현재는 전 세계에 약 1400만 명 정도의 유대인이 살고 있다고 합니다. 그들은 타나크와 생활규정을 담은 미쉬나 그리고 유대교 생활지혜를 담은 탈무드를 그들의 경전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세계 종교인구 분포는 대략 그리스도교 25억 명, 이슬람교 19억 명 힌두교 11억 명 그리고 불교 5억 명 정도라고 합니다. 가톨릭이 12억, 개신교가 6억, 정교회가 3억 그리고 그 나머지 4억 여명정도는 독립교인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이슬람교 19억 명의 위세역시 대단합니다. 이슬람은 모하메드(AD. 570-632)를 예언자로 여기는 아랍의 종교로 꾸란(Quran, 읽기)이 그 경전입니다. 모하메드가 죽은 뒤 그 제자들이 모하메드가 23년간 받은 신의 계시를 모아서 기록한 경전입니다. 그 분량은 신약성경의 약 80% 정도이고, 모하메드가 어렸을 때부터 들은 유대교 경전과 신약성경의 내용들이 자신의 깊은 명상의 내용과 더불어 등장합니다. 그래서 꾸란을 읽으면 구약성경의 내용과 신약성경이 들어있어서 친숙하기도 하고 또 혼란스럽기도 합니다. 상세하게 비교하면 성경과 일치하지 않는 서술도 다수 발견됩니다. 어쨌든 팔레스타인과 로마제국에서 그리 멀지 않은 지역인 아라비아에서 발원한 종교여서 매우 유사한 관점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오늘날 그리스도교권과 이슬람권은 역사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정치적인 이유로 인해서 서로 원수가 되어버렸습니다. 하지만 그 경전의 내용들은 평화와 관용을 더 많이 담고 있습니다.
다른 종교의 경전에 비교하여 그리스도교 경전이 독특한 점은 경전 안에 “역사”가 다수 포함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여기서 “역사”란 하나님과 하나님의 백성들 사이에 벌어진 일을 종교적인 관점에서 서술한 기록들입니다. 종교적 계율을 둘러싼 관계의 역사입니다. 그래서 일반역사에서 말하는 “사실”과 섞여있어서, 당시의 다른 역사에서 확인 할 수 있는 내용도 있고 확인할 수 없는 것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성서는 생동감이 살아있는 경전이라는 점입니다. 좋은 내용만 기록에 남기거나, 계율과 가르침만 전승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있는 백성들이 그들의 창조자인 하나님과 어떤 관계로 살아가는지를 그대로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개신교는 종교개혁자 루터가 가톨릭의 구약성경 목록에서 외경을 제외시켰습니다. 외경은 읽으면 좋은 책이지만, 성경에 포함되기에는 부족하다고 판단하여서 팔레스타인 정경을 선택하였습니다. 왜냐하면 루터가 반대하는 가톨릭 교리 중 상당부분이 외경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고, 유대교의 경전도 외경을 제외하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개신교는 팔레스타인 정경 가운데 일부를 상하권으로 분리하였습니다. 그래서 타나크가 24권인데 비하여 개신교의 구약은 39권으로 표기합니다. 동시에 구약성경목록의 순서도 다르게 하였습니다. 유대교 경전이 율법서, 예언서, 성문서 순서로 만들어진 것과 달리, 개신교의 구약은 율법서, 역사서, 성문서, 예언서의 순서로 만들어졌습니다.
아, 구약(Old Testament)라는 이름은 예레미야 31:31절에 나오는 “새 계약”이라는 말에서 나왔습니다. 계약(berith)은 라틴어로 testamentum입니다 여기서 영어의 Testament가 나왔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이 맺은 새 계약의 주인공이 그리스도교인이기 때문에 신약(New Testament)라고 부르게 되어서, 자연스럽게 유대인의 경전을 구약(Old Testament)라고 이름붙인 것입니다. 개신교인은 구약 39권 신약 27권을 합하여 총 66권으로 된 <성경전서>를 사용합니다.
다음 시간에는 신약성경에 대한 안내를 하겠습니다. 그러고 나서는 신약성경 중에서 루터가 가장 사랑했던 <갈라디아서>를 읽고 강해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