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컥 다시 글쓰기 시즌에 들어섰다. 그래놓고 오늘이 글을 쓰는 첫날이란 건 기억하지 못했다. 3월 1일이란 건 알았는데... 그 3월 1일과 글쓰기를 연결하지 못하고 있었다. 나의 밤들이 계속 늙어가고 있다. 나의 아침도 마찬가지겠지. 물리적 노화는 그러려니 하는데, 이건 좀 힘들다.
오늘만 해도 아이들과 영화 <파묘>를 보러 갔는데, 돌아와서는 바로 잠에 빠졌다. 한 거라곤 오직 영화 한 편을 보러 다녀온 것뿐인데 극도로 피곤했다. 어수선한 꿈에서 깨어나 식사를 한 후에는 장재현(영화 <파묘> 감독)의 <사바하>를 검색했다. 그의 <검은 사제들>은 봤는데 <사바하>는 안 봤다. <사바하>를 검색해서 볼 정도였으니 어느 정도는 <파묘>가 좋았던 걸까?
단정 지을 수는 없다. 비용을 아끼느라 조조 프로그램을 봤는데 난 굉장히 피곤했고, 중간 이후로는 졸리기까지 했다. 어쨌든 <사바하>를 다 보고 낮잠 자기 전에 돌려 놓았던 빨래를 세탁기에서 꺼내다가 불현듯 깨달았다. 난 글쓰기 시즌 14에 참가하기로 했고, 그 시작은 3월 1일이며 바로 오늘이 그날이라는 것을. 그래서 부랴부랴 글을 쓴다.
나의 아침과 밤이 늙어가듯이 내 글도 늙어갈까? <파묘>에는 젊은 그들(김고은, 이도현)과 나이 든 그들(최민식과 유해진)이 나온다. 개봉 9일만에 관객 400만을 모은 데에는 젊은 그들의 견인이 있었겠지만, 최민식과 유해진의 무르익은 연기가 영화의 중심을 꽉 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늙음은 무르익음으로 자연스럽게 갈 수 있을까? 일단 지금은 글쓰기 첫날을 지나가지 않은 것에 감사한다. 피곤하다. 그만 쓰련다. 늙은 밤이다.
첫댓글 안녕. 잘자요.
사바하가 장재현 감독의 최고작이라는 평들이 많더군요... 축구 보려고 큰 화면의 TV를 들여 놨는데, 영화도 언제가 볼 수 있으리라는 희망으로 삽니다. ㅎㅎ
축구를 좋아하시나 봐요. 다들 축구를 좋아하는군요^^
'늙은 밤', 제목이 좋습니다. 많은 것이 연상되는 제목이네요. ^^
감사합니다♡
어제 아침에 아는 분(내가 아는 가장 안티재팬이며 한 풍수 하시는 분)이 안부전화하셔서 안부는 별로 묻지도 않고, 풍수 영화 무섭지 않으니 꼭 보라고, 안볼거면 표라도 사라고 하셨다오. 건국전쟁에 지면 안된다고.. ㅎㅎ
어제 400만이었는데 오늘 500만! 솜사탕님이 표를 사셨나 봐요^^
500만 돌파 기념 포스터를 새로 제작했는데, 팬의 아이디어가 기반이라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