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의 계절이다.
사진 속 국수는 전분이 첨가되지 않은 순 메밀가루로만 뽑은 막국수다.
막 만들어서 막 먹는다는 말 그대로 메밀가루를 치대어 막 뽑아낸 국수는 일반 막국수 집에서 먹는 국수와는 전혀 다르다.
면발이 다소 거칠고 쫄깃한 맛이 거의 없어서 쉬 끊어진다.
100% 막국수라고 홍보하는 음식점들을 더러 만난다.
호기심에 먹어보면서 어떤 방법으로 만들기에 일반 막국수와 비슷하냐고 물어보면
자기들만의 특별한 비법으로 반죽하여 뽑기 때문에 매끄럽고 쫀득한 맛을 낼 수 있다고 자랑한다.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메밀가루로만 반죽하여 뽑아낸 국수를 먹어본 사람은 여전히 의구심이 남는다.
달고, 시고, 맵고, 얼큰한 맛에 길들여진 우리들의 입맛 탓이다.
순 메밀가루로 만든 국수가 처음엔 거부감이 들지만 몇 차례 먹다 보면 개운하고 구수한 뒷맛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쫄깃한 면발이 입에 당기는 건 어쩔 수 없다.
*봉평
먹을 게 시원찮던 시절
구황작물의 선구자였던 메밀이 변신을 하더니 현대인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일등공신이 되었다.
이효석의 소설 속에 등장하는 소금을 뿌린 듯한 메밀꽃의 풍경은 전국의 사람들을 끌어모으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입성이 풍부해지면서 마지못해 먹던 음식들이 인기를 끌고 호랑이가 살았음직한 산골엔 멋진 집들이 들어선다.
오랜만에 자신이 살던 산골로 찾아간 귀향객에겐 그야말로 혀를 내두를만한 변신이다.
쥐구멍에도 볕 들 날이 있다는 말은 진리다.
첫댓글
먼 곳까지 찾아와 글을 읽으시니 영광입니다.
고맙습니다.
딸 경식이랑 전철로 약지러 아산병원에 갈때면 잠실나루역에서 내려 역 앞에있는 건물 지하상가에있는 봉평 막국수 집에서 한그릇 먹고갑니다
메밀가루가 그래도 많이 들어간 편이라 손님이 많아 어떤땐 줄서서 기다렸다 먹고 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