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 등반 정보
크로아티아는 남한 면적의 반 정도 밖에 안되는 비교적 작은 나라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돌아다니다 보면 국토의 끝에서 끝으로 가도 몇시간 안 걸리겠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길이도 길이이고 도로도 덜 발달된 데다 지형의 영향도 있어서 우리나라보다 교통상황으로 보면 두배 이상 되는 나라로 느껴진다.
나는 이곳에 7월 한달간 머무르며 등반을 했고 렌트카의 계약 조건도 그렇게 되어있어서 다른 나라를 가지 않고 올곶이 크로아티아에만 머물렀다. 2일 등반을 하고 하루 쉬는 패턴으로 하였기 때문에 20일 정도 등반을 했다.
방문한 등반 지역은 다음과 같다. 각 하루씩 등반을 하였고 2일 이상 등반을 한 곳은 뒤에 숫자로 표시하였다. 대략적으로 북에서 남까지 주요 등반지를 따라 내려간 다음에 좋은 곳은 나중에 다시 방문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Buzetski kanjon(이스트라 반도)
Rovinj(이스트라 반도)
paklenica (최초 2일 이후 3일)
Chikola Celinka
Chikola Brstane
Omic (2일)
Omic (Deep water solo)
Split 시내 Marjan
Markezina grata, Klis성 근처
Gradic kuk
Golubinjak
Portafortuna
Vela Pesa
Kalnik (수도 근처)
유럽의 등반 여행을 다니면서 각 나라마다 다양한 특징이 있고 암질이 조금씩 다르며 나라의 국민성이나 국가적인 특징 사회적인 특징 등 다양한 재미를 느끼는 것이 상당히 큰 기쁨이었는데 크로아티아에 와서는 또 다른 스타일의 등반을 보면서 다시 한번 입이 벌어지는 부분이 있다. 크로아티아는 상대적으로 유럽에서 보면 크게 중요한 나라가 아니라서 상대적으로 프랑스나 스페인 혹은 독일보다 등반에 있어서 대단한 것이 있을까 싶은 생각을 했다. 그러나 다시 한번 놀라게 하는 부분들이 여기저기에 숨어 있다.
다른 지역들은 https://www.thecrag.com 에 얼마나 많은 방문이 있었느냐를 중심으로 선정하여 방문하였다.
가이드북은 비싸도 한국에서 구매해서 사용하였다. 파크레니카 지역은 가이드북이 따로 있지만 구입하지 않았다.
숙박은 반은 텐트 반은 부킹닷컴의 가장 싼 숙소를 예약해서 잤다. 캠핑장은 내가 방문했던 7월 최대 성수기 기준 최저가가 대략 10~30 유로이고 숙박은 2인1실 기준 30~60유로정도이다. 대부분의 숙박지에 취사시설(스토브, 냄비 등)이 있으나 없는 곳에서는 가져간 버너와 취사도구를 이용하였다. 오래된 콜멘 휘발유버너를 가져가서 자동차에 휘발유 넣을 때 페트병에 휘발유를 담아서 연료로 사용하였다. 렌트카를 했고 가장 저렴한 차량으로 풀 커버리지 보험을 포함하여 한달동안 대략 100만원이 조금 안되는 비용을 지불했다. 라면과 햅반 어느 정도 가져가서 먹었고 대부분은 현지식으로 우리나라보다 저렴한 빵, 치즈, 과일, 쨈 등을 주식으로 삼았다. 물은 수돗물을 그냥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장비는 60미터 자일 한동에 퀵드로우 13개 가져갔는데 긴루트의 경우는 퀵이나 로프가 조금 아쉽기는 했지만 큰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었다.
크로아티아는 유럽의 관광의 나라답게 등반지에서 만나는 클라이머중 로컬이 거의 없었다. 독일, 이태리 등의 서유럽도 많았고 체코 폴란드 등의 동유럽에서도 이곳 아드리아 해를 즐기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곳의 클라이머들을 많이 발견하게 된다. 장비점은 데카트론 이외에 그렇게 두드러지지 않는다. 장비점 사정은 별로 좋지 않다. 쉬는 날 돌아 다닐 곳은 많다. 천혜의 관광지다 보니 볼 곳, 갈 곳이 넘친다. 크로아티아가 좀 발달이 덜 된 부분이 있어서 아직도 현금을 사용하는 곳이 좀 많았다. 캠핑장, 음식점, 등등 관광지에서 당연히 카드가 될 줄 알고 아이스크림을 먹었다가 결국 공짜로 먹게 되는 상황도 있었다. 부킹닷컴의 숙소들도 예약만 앱으로 하고 현장에서 현금을 받는 곳도 있으니 2024년 년을 기준으로... 앞으로는 바뀔지 모르지만 현금을 어느 정도 준비해 가는 것이 필요하다. 페카리라고 부르는 우리로 하면 동네 제과점에서 맛난 빵과 조각피자 등을 파는데 대부분 현금을 받는다. 유로 사용 국가니 유로를 가져가면 된다. 신용카드는 나의 경우 트레블 월렛이라는 카드를 사용했다. 그리고 중간에 현금을 ATM에서 찾기도 했다. KentBank ATM에서는 트레블 월렛의 경우 수수로 없다. 다른 은행 ATM에서는 4~6유로 정도 하는 것에 비하면 상당한 이득. 물론 KentBank ATM은 다른 은행에 비하여 현저히 적고 대도시 중심지에만 있다는 단점이 있다.
식당음식은 겁나게 짜다. 일요일날 쉬는 슈퍼가 많다. 토요일 오후가 되면 값싼 빵이 품절이 되기도 한다. 그러니 미리 미리 준비해야 한다.
렌트카를 하는 경우 연료비는 우리나라의 1,5배 정도이다. 당시 1리터에 1.6 유로정도, 주유소는 충분하고 왠만한 주요소에는 타이어 공기 집어넣는 시설이 있다. 화장실과 편의점도 주유소에 있다. 속도는 엄청나게 내며 운전한다. 나는 과속은 별로 안했지만 한달만에 처음으로 만난 경찰의 스피드 건에 걸려서 30유로를 현장에서 지불하였다. 한국인, 동양인에게 우호적이라 이들이 더 미안해하는 듯했지만 굳이 비굴을 떨고 싶지 않아 쿨한 척하고 30유로 지불했다.
주차는 등반지 근처는 외딴곳이 많아 문제가 없지만 시내나 다른 곳에서는 상당히 신경이 쓰였다. 우리나라처럼 자리만 있으면 요리 조리 구겨 집어넣는 풍토가 거의 없다. 특히 시내에서는 조심해야한다. 잘 찾아보면 시내에서 조금 벗어난 곳에 무료 주차지가 있으니 잘 이용하시라. 일요일 날은 보통 시내 공용주차장이 무료다.
고속도로 통행료가 비싼 편이다. 해안도로가 국도이고 내륙도로가 고속도로인 곳이 많아서 남쪽으로 내려 갈때는 국도를 이용해서 경치 구경을 하고 올라 올 때는 부분적으로 고속도로를 이용하였다.
이곳 사람들 영어 잘한다. 지방이나 나이든 사람들은 잘 못하는 편이고 주로 독일어를 외국어로 하지만 젊은이 들이나 대도시는 영어 사용이 어렵지 않다.
이곳의 역사가 아주 재미나다. 1991년 독립을 했고 전쟁도 겪었다. 주변 나라들과의 관계를 읽고 이들과 같이 대화를 하다보면 한국과 일본의 라이벌 의식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발칸반도의 뿌리깊은 갈등의 역사가 그대로 느껴진다. 역사와 현 상황을 좀 공부해 가면 재미난 볼거리, 이해거리, 이야기거리들이 넘쳐난다.
각 등반지에 대한 간단한 커멘트
Buzetski kanjon(이스트라 반도) , Kompanj라고 하는 장소가 더 유명한데 겨울 등반지라 그 주변의 Buzet이란 마을의 협곡으로 와서 등반했다. 바로 앞에 물이 흘러서 등반 후 수영가능
Rovinj(이스트라 반도) -관광지이기도 한곳으로 시내 한가운데 있는 공원에 있다. 쉬운 루트도 많고 경치가 좋고 접근성이 아주 좋다. 그냥 공원 안이다. 이스트라 지역의 번호판을 단 차는 공원 주차장이 무료다.
Paklenica (최초 2일 이후 3일)
크로아티아 등반의 가장 유명한 장소라고 할 수 있는 파클레니카 국립공원에 왔을 때 여기는 음... 그야말로 모든 형태의 등반을 너무나 편하게 즐겁게 할 수 있는 그런 장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등반의 천국... 대구 연경 도약대를 처음 갔을 때, 이런 형태의 암벽공원이 있다는 것이 참 좋다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파클렌시아 바위의 규모는 연경 도약대의 만배 정도의 규모이다. 수백미터의 멀티피치와 단피치들의 루트가 수백개 혹은 천개가 넘어갈지도 모를 정도의 규모로 만들어져 있고 화장실 시설과 기념품 시설 바로 옆에서 빌레이를 보고 등반을 한다 등반의 난이도도 우리나라처럼 5.9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쉬운 것은 5.3 5.4 여기 그레이드로 4나 5 정도로 시작하는 루트들도 엄청나게 많아서 아이들과 초보자들이 부담없이 하기도 좋고 특히 이런 루트들이 경사는 제법 90도에 가까운데 홀드가 너무 좋고 그 홀드 자체가 너무 튼튼해서 여러가지 면에서 재미를 더하는 등반을 할 수 있다. 즉 초보자들도 많은 성취감을 느끼면서 다양한 등반을 접할 수 있다. 물론 13대 14대의 루트들도 많다. 바로 옆이 경치가 대단한 협곡으로서 돌들의 웅장함을 느낄 수 있다. 우리나라로 하면 만물상이라고 할 수 있는 그런 형태의 돌들이 다양하게 존재한다. 특히 또 다른 좋은 점 중에 하나가 협곡이기 때문에 오전에는 한쪽 벽이, 오후에는 다른 벽이 그늘이 되어 계절에 따라 골라 등반할 수 있다. 겨울에는 햇빛이 드는 쪽으로 여름에는 햇빛이 들지 않는 쪽으로 골라서 등판을 할 수 있다라는 너무나 편리한 장점이 있다. 굳이 단점이라고 한다면 입장료가 비싸다 하루 11유로다.(일인 입장료 10유로 + 주차료 1유로) 조금 돈이 들긴 하지만 10유로를 내고 이 정도 환경에서 하루를 즐길 수 있다면 나같은 짠돌이도 그리 큰 불만이 안된다. 3일 입장권을 사면 20유로, 5일 입장권은 30유로로 가격을 깎아준다. 일년치 회원권이 60유로이니 일주일 이상 있겠다고 하는 사람들은 이걸 구매하고 편하게 다녀도 된다. 아침 일찍 오면 위쪽에다 주차를 할 수 있는데 위쪽에 주차를 하면 좋은 것은 등반지에서 조금 더 가깝다. 그래 봐야 가깝다는 것이 3분을 걷느냐 5분을 걷느냐 정도라서 사실 큰 의미가 있지는 않다. 주변에 값싼 캠핑장도 있다. 크로아티아는 숙박비가 비싼 편인데 등반객들이 주로 이용하는 Paklenica Climbing Gekko(Paklenička ul. 17, 23244, Starigrad, 크로아티아)에서는 일인 하루 10유로로 편안한 캠핑을 할 수 있다. 스토브, 냄비, 후라이팬, 그릇 등 완비, 화장실 샤워실 깨끗, 이곳에 클라이밍 가이드들이 장박을 하고 살고 있다.
Chikola Celinka – 사막과 같은 곳을 10여분 걸으면 갑자기 땅이 꺼진 곳에 장관이 펼쳐지고 협곡이 나타난다. 그곳에 등반지가 있다. 오후가 되면 해가 들어 등반이 힘들다.
Chikola Brstane – Chikola Celinka 옆 섹터로 갈림길에서 10분 정도 더 걸아가야 한다. 이곳은 여름등반지로 딱이다. 이런 장소가 있을까 하는 곳에 마치 전쟁이 나면 피난 오면 될 것같은 느낌의 장소가 나타난다. 고난이도 등반 루트가 많다.
Omic (2일) - 오미쉬 도시 자체가 휴양지인데 큰 길 옆으로 등반지가 발달되어 어프로치 제로의 이점이 있다.
Omic (Deep water solo)- https://www.thecrag.com/climbing/croatia/dalmatia/area/2837949834
쉬운 몇 개의 루트와 어려운 것을 만들어서 등반할 수 있다. 가벼운 딥워터를 즐기기에 딱 좋은 해변이다.
Split 시내 Marjan
시내 한켠에 있다. 바다를 배경으로 하고 있고 접근성도 좋다.
Markezina grata, Klis성 근처
Gradic kuk
파크레니카 근처의 독립봉으로 우리나라 인수봉과 울산바위 중간 정도의 느낌이다. 파클레니카등반 하다가 국립공원 입장료 내기 싫은 날, 새로운 환경을 보고 싶은날, 아드리아 해가 배경에 펼쳐진 인생사진 찍고 싶은날 가면 된다. 산 위에 있다 보니 가는 길 자체에 경치가 죽인다. 나는 가는 길에 어슬렁대는 곰을 목격하였다. 신기하고 값진 경험이었다.
Golubinjak
이곳에 와서 이곳을 왜 늦게 알았는지 후회되는 곳이다. 지도상으로 보면 다른 곳과 별 다르지 않아보이는데 기온 상으로는 10도 가까이 차이가 난다. 고도때문이다. 즉 더위와 상관없이 쾌적한 등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공원 안에 있고 접근성도 좋아 어프로치 제로에서부터 길어 봐야 평탄한 등산로로 5~10분 정도이다.
Portafortuna
일정이 몇 일 더 주어진다면 이곳에서 등반하고 싶다는 아쉬움이 남는 곳이다. 다리로 연결된 Krk 섬에 있는데 적당한 경사를 가진 곳을 10여분 오르면 장관이 펼쳐진다. 오후부터 왼쪽 섹터서부터 차례대로 그늘이 드리운다. 길고 쾌적한 등반지다. 보는 순간 설레는 마음이 드는 곳.
Vela Pesa
작은 등반지라 큰 기대를 하지 않고 갔는데 아담해서 좋았다.
Kalnik (수도 근처)
수도인 자그레브에서 한시간 거리, 옛날에 성이었던 곳인데 거의 폐허가 되어 성을 끼고 등반이 이루어진다. 접근성이 좋고 경치도 좋은데 오후가 되면서 생기는 옹색한 그늘에서 등반을 해야 한다. 등반성 자체는 별로이지만 크로아티아 수도의 클라이머들이 가는 대표적인 곳이고 그곳 나무그늘에서의 전경이나 여유가 좋아서 권해주고 싶은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