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결국
기어코
마침내
모로코에 오게 되었다.
20대 프랑스 유학 시절 부터 북아프리카 3국(모로코, 알제리,튀니지)은
꼭 가야하고, 쉽게 가게 되리라 담아 두었던 곳이다.
프랑스어를 공식언어로 사용하고,
이슬람 색채가 강하지만
프랑스와 스페인의 식만지 시절이 길었기에
유럽 문화가 꽤 많이 깔려있고,
지리적으로도 유럽 남단 스페인에서 직선거리 30km인 지브롤타 해협만 건너면 폴쩍 넘어가는 곳이기에.
그럼에도 차일피일 마루다 보니 이제야 모로코를 방문하게 되었다.
여행 적기 2월 선택은
이번 여행의 두기지 큰 계획:
아틀라스 산맥 최고봉인 텁칼(Mountain Toubkal 또는 Jabal Tūbkāl) 등정과
사하라 사막에서의 야영이라는
목표에 맞는 기후를 고른 결과였고,
아주 적절한 선택이었다.
해발 4,167m 고봉을 오르려면 만년설은 어쩔수 없다 하더라도
저지대 등산로의 잔설은 없어질 만큼 따뜻해야 하고,
뜨거운 사하라 사막으로 낙타를 타고 깊숙히 들어가려먼
범에도 섭씨 40도를 넘나드는 한여름의 열기는 곤란하니까
우리나라 초가을 같은 기온을 보이는 2월의 온화함이 우리 여행 적기였다.
여행 진행은
초반에 힘든 고산 등정을 마치고,
중반에는 다데스계곡과 토드라 협곡 트레킹에 이어
사하라 사막 체험을 하고,
여행 후반부는 페스, 탕헤르, 라바트 같은
유서 깊은 구도심과 신시가지를 여유롭게 거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한국의 추운 겨울을 피해서 열사의 아프리카로 날아온 것만도 감동이고
대서양 푸르름을 한껏 품은 아름다운 해안 도시 카사블랑카를 마주하면서
아프리카를 얕게나마 체험하게 될 이 여행이 얼마나 기대가 되던지...
마음을 가라앉히고 큰 숨을 한번 쉬고
발걸음을 늦추자고 스스로 진정하면서
시작된 이번 여행은
청명한 하늘 아래 푸른 바다위에 떠 있는 듯 지어진
핫산2세 모스크(Mosquee Hassan II)를 감상하는 것으로 출발~
여느 유럽 여행지와 닮은 듯 하다가도
전혀 다른 풍광과 도시와 사람들을 만나고,
고산병 예방약을 복용하고도 어지럼증과 숨가쁨에 힘들었던 산행을 하고,
어디에서도 볼수 없었던 협곡과 주변의 압도적 풍광에 빠져들고,
Old Town의 재래시장에서는 여전히 치열함과 고단함에 지쳐보이는
현지인들을 보며 주제 넘은 애처로움을 삼키기도 했다.
저마다 자신의 삶에 진심인 사람들은 감동이다.
그곳이 휘황찬란한 초문명 도시이거나
산골 오지 천막으로 가린 옹기종기 움막이거나
나귀 등 양쪽에 크지도 않은 등짐 2개가 살림의 전부인
베르베르 유목민의 이동 행렬이거나
우리들처럼 즐거움과 행복을 안은 가벼운 여행자 일지라도
그 속에서 정성을 기울여
타인만큼 나를 사랑하려고 또는
나만큼 타인을 사랑하려고
마음을 가다듬는 순간들이 느껴지는 시간어어서
2주간의 모로코 여행은 귀하고 아름다울 따름.
그날그날의 일정과 모습은 사진 후기방의 쏠라님 글을 보며
되짚어 보니
아득하게 먼 과거처럼
지난 2월의 모로코가 몹시 그리워진다.
모로코는 북아프리카 3국 중에서도 치안이 가장 안정되어 있어
처음 아프리카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가질 듯한 막연한 불안감이
다른 아프리카 국가에 비해 낮다
또한 사시사철 유럽 여행객이 많아서
생활이나 음식 또한 그리 이질적이지 않기에
좀 편안한 마음으로 아프리카 첫 여행지로 선택하면 좋겠다.
숙소나 관광지의 상인들도 상당히 차분하고
영어 사용에 크게 문제 없으며
여행지 물가도 바가지 걱정이 별로 없다.
종교적 색채를 확연히 드러내어 당황스런 경우도 없었고
숙소에서 특이점도 없었으며
음식에 강한 향신료가 거슬리는 경우도 없었다.
첫댓글 와~
난 그곳을 언제 가서 보게 될까?
그날을 기다리면서.. .
저도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