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역에서 만나 내려가는 휴게소에서.....홍식이 없다...
작년 중학총동창 모임 장소에 다시왔다.
7시간의 긴 여정 끝에 도착, 내리자마자 임도를 따라 편백향에 취하러 갔다.
방송을 탄 뒤부터 관광객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는다는 축령산
우리도 편백향기에 취해볼까나...
감의 주산지 답게 여기도, 저기도 감이 주렁주렁 ~~익어간다.
가을도 감따라 익어간다
미자랑 나도 가을 빛에 물든다.
비록 작은 한 그루의 단풍나무일지라도 가을을 느끼기 충분했다
쭉쭉 곧게 뻗은 편백나무와 나란히 서서 걸어본다.
미자랑 향동 머스마

너, 비록 바람에 몸은 휘어졌어도 예쁜 물을 들이고 있구나!
애들아, 뒤돌아 봐! 찰칵!
편백에 기대어 눈을 감고 사색하고,마음을 비우고...
가을 빛이로다
길 가에서는 잘 보이지 않아 휴휴산방을 우연히 찾기란 힘들겠다.
그래서 아는 사람만 찾아가겠지....
사립문이 닫혀 있어 들어가기가 좀... 올라갈 땐 그냥 올라갔는데
내려올 때는 염치불구하고 혹여 교수님이 계시나 하고 들러 보았으나 .
댓돌 위의 신발만 덩그러니 놓여있다. 까망 하양 한쌍의 고무신이 정겹긴 했으나
주인이 반겨주지 않으니 쓸쓸쿠나.

굴뚝도 예전 그대로이나
주인없는 방에 채워진 자물쇠를 보니 내맘도 닫힌다.
친구들은 무관심이다. 나 혼자만 휴휴산방을 서성이며 지난 시간을 주워담는다.

가스통이 고구마 두대통 두르듯 옛날의 옷을 입고 있다
처마 밑의 벌집 풍경이 소리를 감추고
수도승처럼 하룻밤만으로도 이런 집에 묵어봤음... ....
변함없는 택호 휴휴산방
누군가 다녀갔나 보다.
나닮아 부르기도 좋은 복분자 한 병을 놓고 갔다.
메모지를 슬쩍 보니 전화드리겠다고...
난 그냥 지난해 여름 오디 맛있게 먹었다는 맘속 말을 전하고 되돌아 나왔다.
한바탕 땀을 흘리고 내려왔더니 편백숲 무릉도원에서 진도,광주 친구들이 반겨준다.

졸업 후 처음 만난 친구들도 있고 한번쯤 만났어도 이름이 가물거리기도 했으나
친구라는 이름으로 우린 반가웠고, 이물 없었다.
광주에서 달랑 세명만이 산다는데 준비를 참 많이 하고 잘했고 고생했다.
난 초등학교 동창회엔 처음 나가서 이름을 더 기억 못했다.
미안하기 그지 없으나 어쩌겠는가?
6년 동안이나 같은 교실에서 지지고 볶았지만 지난 세월이 그보다 몇 곱절 더 흘렀는걸...
서울에서 내려가는 봉고차를 운전한 홍식이는 서울을 누비는 기사님이시다.
베스트 드라이버인 그 친구한테
3개 차선을 넘나드는 S라인 운전을 배웠으나 써먹지는 않겠다.
간 떨어지게 무서워....
멀리 경상도에서 오선우도 왔다
우리들의 가을밤은 친구들의 이름을 부르며 그렇게 저물고 있었다.
쓰리고다! 향도 좋go, 공기도 좋go ,친구도 좋go.....
개는 생물이고 남자아이는 무생물이다...ㅋㅋㅋ
우리들의 회장님 옆에 아리따운 아가씨들...복도 많아...
준비하느라 고생많았다. 승환아,,,
그날 밤 다시 내려간 선우와 조문식.. 돌아가는 맘이 행복 가득했음 좋겠다.
회장님과 총무님...
우린 지금 저녁 먹으러 갑니다,
무릉도원으로 가는 흔들 다리에서 장가, 선우, 단옥이....
귀부인 처럼 예쁜 선화랑...
몸매 관리를 다들 잘하여 편백나무 처럼 늘씬늘씬한 여학생들
3년동안 편백향과 함께 익은 묵은지에 검은 콩으로 만든 두부에 막 담은 파김치....
모처럼 눈물나게 맛있는 만찬을 즐겼다.
내 식성이 원래 촌스러워 고기보단 채소 나부랭이가 좋다.
덕신산 아득한 품에 배움에 나래펴 ....교가도 부르고
우와! 교가를 다들 잘 부른다.
어느 학교라고는 밝히진 않겠지만
한 사람도 교가를 모르는 학교도 있던데...ㅎㅎㅎ 동하야,미안...
회의 진행하느라 진땀깨나 흘렸던 진이
오랜만에 만났으니 할 말들이 오죽 많았겠냐...
쉿!
군기 반장은 오선우....소리 한 번 지르니 조용~
진행하시지요. 총무님
삶에 대해 긍정적이고 바르게 살고 있는 선화를 기억한다.
지금도 예쁘지만 학교 다닐 때 정말 예뻤다고...
선우의 옆모습...지금도 잘 달릴까? 궁금타!
점점 더 예뻐지고 젊어져가고 있는 종심이..아주 착했던 그녀의 모습을 기억한다.
졸업 후 처음 만난 우금이..사업가로서 국내외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있다는 진정한 노블리스 오블리제....
친구들을 바라보고 있으니 향동국민학교의 모습이 지나간다.
봄이면 아름드리 벚꽃나무가 피어올리던 하얀 벚꽃 아래서 고무줄 놀이...
여름이면 벚나무가 만들어준 그늘에 앉아 공기돌놀이하다가
시작종을 땡땡치면 허옇게 드러나는 나무 뿌리 사이에 돌을 모아두고
뛰어서 교실로 들어가던 내 모습도 보인다
겨울이면 두껍게 꼰 새끼줄에 물을 묻혀 무겁게 만들어 단체 줄넘기도 했고...
맨날 노래방에서 살았나? 진욱이 노래실력 킹왕짱!
여름 장마철엔 운동장에 떨어진 버찌 주워먹으려고 새벽같이 학교에 가서
비바람 맞은 싱싱한 버찌를 어찌나 많이 주워먹었던지
입술이 검게 물들었던 것도 기억한다.
광락이가 집에 가는 우리들 뒤로 돌멩이를 던지고 잡아서 때리고...
그런데 일찍 하늘나라로 갔단다.
남자애들이 이유없이 훼방을 놓았는데 그게 누구였는지...
지금 한쪽에선 맛있는 음식들이 익어가고...
우리들의 밤은 반갑go, 신나go, 즐겁go ...또 쓰리 고!
1학년 담임 박정조샘, 2학년 담임 박남옥샘 3학년 담임은 어느 분이셨을까?
4학년은 박근량샘 5학년은 곽채정샘 6학년은 김상익 샘
손,발등의 때가 시커멓다 못해 쩍쩍 갈라지고 있을 때
향동 마을을 흐르는 시냇가로 데려가 돌로 빡빡 때를 밀게 했던 선생님은 어느 분이셨을까?
학교 다닐 때의 내 모습을 나는 모르겠다.
늘 수줍어하며 콧물 줄줄 흘리는 아이였을까?
친구들은 날 어떻게 기억할까?
나도 친구들의 모습이 희미한데 그들도 그럴까?
누군가는 단편적으로나마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을지도 몰라...
다음에 만나면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국민학교 시절의 모습을 친구들에게 들어봐야겠다.
어떤 일이 있었는지...어느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지...
선화는 학교 교문 앞에 우리 둘이 심었던 나무가 우리둘의 이름표을 붙인 채
자기 아들이 학교 다닐 때까지 있었다고 기억하는데...
난 왜 그 학교에 3년이나 근무했으면서 그걸 몰랐을까?
넌 대체 어느 학교에 다녔냐고 희맹이가 내 기억력을 탓했으나 어쩌냐...정말 백지인걸....
밤새 뛰어놀 태세다...그렇지만 비가 내렸다.
비가 굵어지니 방으로 철수했으나 그 여흥은 쭉 이어졌다
몇몇 친구들은 광주 노래방까지 다녀왔다니 난 그들의 체력과 젊음에 감탄 또 감탄!
옆방에서 선화랑 얘기하다 스르르 잠이 들었다
옷도 갈아입지 못한 채..잠 자러 왔냐는 친구들의 성화도 뒤로 한 채...
4시 쯤에 잠이 깼다. 친구들도 하나 둘 일어났다.
비는 계속 내렸고 창문을 열었더니 편백향이 기분좋게 코끝에 확~ 와서 매달린다.
차례를 기다려 세수하고 단장하고...
아침 스트래칭도 하고...
사는 얘기도 나누고...참 편한 시간이었다.
실가리 된장국 & 파김치에 아침밥 한공기를 똑딱! 아 정말 맛있는 아침이었다.
커피도 마시면서 헤어질 준비를 한다.
편백나무를 깍아서 모아두니 향이 짙다.
내년에 진도에서 다시 만나기로 하고...
귀여운 재성아, 잘 가라
종심아,내년에 보자
친구들이 가지고 온 선물 나눠주고...
아! 편백나무 잎의 은은한 향....
상상속에서 코끝으로 전해져 온다...
한자루 둘러메고 오고 싶었다.
방안에, 교실에 놓았두면 공부가 저절로 되고 머리도 맑겠다
어젯밤 내리던 그 속도로 비는 계속 내리고, 우리가 타고 갈 차위에도 빗줄기가 데려온 낙엽이 흩어져 있다.
1박2일을 끝까지 함께한 친구들
비가 오지 않았음 편백 숲에서 숨박꼭질이라도 했을텐데....그랬음 더 좋았을걸...
단촐한 우리 여학생들
다들 착한 우리 남학생들
안녕!
첫댓글 선배님 귀한 사진 잘 보았어요
아는 선배님도 많이 계시네요
저희들도 즐건 시간을 마니 만들어야 할까봐요
선배님 따라서
항상 건강들 하세요
사진구경 잘 하고 우리 영민이 동생 동창회가 잘 운영되고
있는것을 보니 형으로써 흐뭇하고 어렸을 적에 보고 처음
보는 얼굴들이지만 사진으로만 봐도 반갑고 마음 속으로 흐뭇하구나...
선배님 넘 좋아보이네요
우리동창회도 선배님들처럼 되었으면좋겠네요
다들 좋아보이네요.. 두해 선배님들...우리 형아인 씨돌이 형두 있구....보기 너~~엄 좋습니다.
근디...자운영님은 누구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