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물치
한국, 러시아[3]부터 동남아시아, 인도, 아프리카 등에 서식하는 등목어목 가물치과 토종 담수어이다.
화석상의 기록으로는 파키스탄 펀자브 주 아톡시 칼라 치타 산맥에 있는 시신세 초기인 5천만년전에 형성된 쿨다나 지층에서 안치찬나 쿨다넨시스와 에오카나 초라키엔시스 이라는 멸종된 가물치 화석이 발견되면서이다.
동아시아권과 동남아으로 퍼지게 된 것은 800만년 전으로 지각변동과 기후 변화으로 인해서이다.
중앙아시아, 동유럽, 일본과 미국에는 외래종으로 도입되었으며, '가물치'라는 이름은 '검다(黑)'의 유의어인 '감다'에 물고기를 의미하는 '-티'가 붙어서 생긴 '가모티'가 17세기 이후 나타난 '가믈티'에서 유래되었다.
즉, 검은 물고기라는 뜻. 끝에 '치' 자가 붙은 물고기 이름은 순 우리말일 가능성이 높다.
영어권에서는 Snakehead, Gamulchi 적당히 번역하면 뱀머리고기쯤으로 부른다.
가물치류가 '스네이크헤드'라고 불리는 이유는 아무래도 얼굴이 꼭 비단구렁이나 보아뱀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다른 지역 가물치는 그냥 얼굴만 뱀을 연상시키지만, 확실히 한국에서 서식하는 가물치는 머리부터 몸의 무늬까지 몸 전체가 비단구렁이를 물고기로 바꿔놓은 듯한 외형이다.
친척으로는 버들붕어, 구라미, 샴싸움고기(베타)가 있다.
우리말 속담에는 "오동 숟가락에 가물칫국을 먹었나."하는 말이 있다.
까만 숟가락을 사용해 까만 가물치로 만든 국을 먹었느냐는 데에서 피부가 검은 사람을 놀림조로 이르는 표현이다.
한국에서는 메기와 함께 초대형 담수어종이자 먹이사슬 최상위에 있다.
민물 생태계에서 수달과 왜가리, 황새, 물수리 다음 가는 포식자이다.
보통 탁한 시냇물 밑이나 습지, 연못, 저수지, 물풀이 무성한 곳에 살지만, 하천이나 강에도 나타나기도 한다.
한국에서는 보통 여름철 보양식 또는 산모의 산후조리 음식으로 유용하다.
간혹 애완용으로 기르기도 하지만, 거의 대부분은 식용이다.
큰 덩치와 사나운 외모, 그리고 특유의 점박이 무늬가 인상적이라 환경을 제대로 갖춰주면 꽤나 볼 만한 관상용 물고기.
심심할 때는 그저 천천히 물 속을 배회해서 순해 보이지만, 만일 산 먹잇감을 넣어주면, 크기가 가물치 보다 더 작은 경우 순식간에 먹잇감이 싹둑 잘린다
가물치는 민물어류계의 최상위 포식자이며, 스피드도 웬만한 민물고기들보다 빨라서 한 두번의 입질로 치명적인 상처를 입혀 사냥감을 서서히 죽어가게 만든다.
미국에서는 커다란 자태와 Badass한 성질머리가 매력이라며 애완용으로 인기가 발군이라서 매니아층이 꽤 있는 편이다.
다 자란 가물치의 평균 길이가 45-80cm에 달하는데, 종종 1미터가 넘는 개체도 포획된다.
큰입우럭(배스)조차 가물치에게는 피식자에 불과하다.
큰입우럭보다 필요한 산소량이 적어서 서식지 점유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고, 평균 크기가 많이 차이가 나며 공격성, 힘, 이빨 등, 신체조건에서도 가물치가 배스를 압도한다.
40cm짜리 배스와 20cm짜리 가물치를 같은 수조에 풀어놨는데, 배스가 가물치를 먹으려고 입질했다가 가물치의 반격에 혼쭐이 나서 꽁무니를 빼버렸다는 설도 있다.
미국에서는 아예 가물치가 배스와 블루길을 닥치는 대로 잡아먹어서 문제가 될 정도.
가물치는 성어가 되면 기본적으로 자신의 영역 안에서 단독생활을 하는데, 원체 성깔이 상당히 드러운지라 어쩌다가 자기 영역 안으로 다른 가물치가 들어오면 죽자살자 싸우거나, 아예 한 쪽을 잡아먹는다.
심지어 사람이 죽은 사례까지 있는데, 신빙성이 약간 떨어지지만 디스커버리 채널의 River Monsters에서 동남아시아산 가물치를 사냥하다가 사람이 나온다.
예외라면 번식기의 암수는 같이 생활하며, 공동으로 육아를 하기에 이 경우에는 두마리가 같이 붙어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보통 육식어류를 포함한 육식동물들은 자기와 크기가 비슷한 개체와는 싸움을 피하는데, 성질이 더러운 가물치는 자기 영역에 뭔가 보이면 일단 물어보고 본다.
물론 자기보다 작은 어종이야 당연히 한낱 한끼 식사감으로 취급을 하는데, 황소개구리 같은 대형 양서류라도 사냥하고 나면 족히 두세 마리 정도는 가볍게 먹는다고 한다.
또한 스스로 먹이를 찾아 덮치기도 한다.
이를 제일 쉽게 관찰할 수 있는 건 바로 사육 시 수조 안. 먹이용 물고기를 넣어주면 다가와 한입 먹고 물러나서 이리저리 구경하듯이 따라다니다가 마무리한다.
산란철에는 옆에 있기만 하면 누구든 공격한다.
인간도 결코 예외가 아니다.
물리면 '아 따거!' 정도로 절대 끝나지 않는다.
다행히 실제로 보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고…
원래 맹수에 해당하는 포유류도 배가 고프지 않은데도 포식 외에 경쟁자 제거로 비교적 약한 다른 종을 공격하기도 한다.
가물치도 포유류에 대입하면 사자나 호랑이와 같은 맹수니까 배가 불러도 경쟁자 제거선에서 공격함은 이상할 것도 없다.
주식으로는 작은 물고기와 개구리 정도이며, 아주 가끔은 큰 놈이 작은 놈을 먹기도 한다.
아가미의 성능이 좋은 덕분에 수질이 몹시 나빠도 잘 견딜 뿐만 아니라 물 밖에 꺼내 놓아도 사흘 정도는 살 수 있다.
심지어 자기가 살던 곳이 마음에 안 들면 하천이 범람할 때 물 밖으로 기어가서 틱타알릭? 서식처를 옮길 수도 있는 등 말 그대로 폭군 외에는 뭐라 형용할 단어가 없다.
물론 덩치로만 따지면 더 큰 초어나 잉어가 있지만, 이들은 온순한 탓에 가물치를 상대하기 보단 피한다.
쏘가리는 물론 자기 자기와 크기가 비슷한 물고기도 잡아먹을 정도로 힘이 장사라서 충분히 맞설 수 있겠지만, 얘도 체급 면에서부터는 아무래도 많이 밀리는데다 중류의 맑은 물에서만 살 수 있는 어종이라 물이 조금이라도 더러우면 못 살아서 서식지가 안 겹쳐서 마주칠 일이 없다.
반대로 어디서고 적응력이 좋아 더러운 물에서도 잘 사는 가물치가 바로 홈그라운드 이점을 먹는다.
또다른 대표적인 육식 어종이고 덩치도 엇비슷한 메기가 유일하게 동등한 상대라고 볼 수 있는데, 이는 종간의 우위가 아니라 개체간의 문제다.
일단 사이즈가 크면 반은 잡고 들어가기에 종보다는 개체의 체급이나 성격이 우위를 정한다.
이처럼 가물치는 국내에서 굉장히 입지가 넓은 생물이다.
물론 이런 가물치도 천적이 없는 것은 전혀 아닌데, 수달과 대형 물새, 물고기를 주식으로 하는 일부 맹금류들은 기회가 될 때마다 가물치를 사냥한다.
외국의 가물치들은 수달과 왜가리, 맹금류 뿐만 아니라 늑대거북, 악어거북, 악어, 대형 고양이과 동물 등 다양한 포식자들에게도 잡아먹힌다.
하지만 가물치에게 있어서 더 무서운 가장 최대의 천적은 단연 인간이다.
남성의 자양강장을 위한 보약재와 여성의 산후조리용 식재료로 남획당하는 편이지만, 그만큼 엄청나게 양식하는 어종이기도 하다.
실제로 건강원 등에서 즙으로 만들어 팔기도 한다.
수산시장에 가면 어떤지 볼 수 있는데, 간혹 새로 들어와 팔팔한 녀석들이 덮개가 없는 수조를 탈출해 주인과 술래잡기하는 사태가 일어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