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에서 공주까지, 시가 이어지다
- 중앙대문인회 봄 문학기행을 다녀와서-
시인 이종문
신동엽문학관에 들어서면
말보다 먼저, 시인의 숨이 우리를 맞는다
낮은 목소리로 흐르는 시대의 울림
우리는 잠시, 그의 문장 속에 앉는다
하늘채의 점심은
단순한 한 끼가 아니어서
정갈한 접시마다 이야기가 놓이고
우리는 맛을 나누며
서로의 시를 천천히 풀어낸다
백제의 숨결 스민 구두래에서
시간은 한 걸음씩 뒤로 물러나고
발끝에 닿는 흙마저
낯설지 않은 문장이 된다
말 없는 조각들 사이를 거닐며
우리는 비로소 알게 된다
침묵 또한 얼마나 큰 언어인지
돌 속에 갇힌 시간들이
우리 안에서 다시 깨어난다
백마강은 흐르고
아무 말 없이, 그러나 또렷하게
지나온 이야기들을 품은 채
우리의 하루를 비추며
느리게, 아주 느리게 시가 된다
그리고 공주,
나태주문학관에 이르러
시는 다시 살아 있는 숨이 되고
짧은 문장 하나에도
우리는 오래 머문다
문인들이 함께 걸은 길 위에서
시는 더 이상 혼자의 것이 아니어서
눈빛과 발걸음, 침묵과 웃음이
서로의 문장이 되어 이어지고
부여에서 공주까지
하루의 여정은 끝났으나
우리 안에서는 아직
한 편의 시가
천천히, 계속해서 써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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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1 부여공주 문학기행
부여에서 공주까지, 시가 이어지다 / 시인 이종문
이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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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5.28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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