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두통의 개요
두통은 인류가 가장 많이 호소하는 증상 중 하나입니다. 두통의 원인 중 기질적인 원인이 있는 경우는 극히 일부분이고 두통 환자의 소수만이 의료인의 관리를 받고 있지만, 두통을 겪는 환자들은 대부분 그 원인이 심각한 뇌질환이나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이 아닐까 두려워합니다. 두통은 의사를 찾는 환자의 절반 이상이 호소하는 주증상의 하나로 서구화, 문명화와 더불어 증가하여 선진 외국의 경우 환자의 가장 흔한 불평(complain) 중 하나입니다. 미국의 경우 한해 1,800만 명 이상의 환자가 두통을 주 증상으로 병원을 찾으며 이는 인구 1,000명당 43.2명에 해당합니다. 이는 두통이 머리, 목 질환뿐 아니라 전신질환, 환자의 성격, 환자의 사회·경제적인 요인 등 여러 요인들에 의하여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 두통의 분류
두통은 기본적으로 원인 질환에 의하지 않고 두통 자체가 질환인 원발두통(primary headache)과 다른 원인 질환에 의하여 유발된 이차두통(secondary headache)으로 나뉩니다. 원발두통은 편두통이나 긴장형두통으로 대표되고, 이차두통에는 굴절장애나 녹내장 등의 안과질환, 턱관절 장애 등의 치과질환, 부비동염이나 중이염으로 대표되는 이비인후과 질환, 전신감염 등이 포함되며 뇌막염, 뇌종양, 뇌졸중 등의 두 개내 질환에 의한 두통도 이차두통에 포합됩니다. 두통의 대부분은 원발두통이고 따라서 진단의 90% 이상은 병력청취에 의하여 이루어져 뇌 영상 진단이나 실험실적 검사에 의하여 두통의 원인 질환을 진단하게 되는 경우는 드물다고 할 수 있습니다.
3. 두통의 유병률
두통은 1년 유병률이 45~70%인 흔한 증상이며 전체 인구 중 90% 이상이 일생에 한 번 이상 겪게 되는 증상입니다. 인구 집단에서 대부분의 두통은 편두통, 긴장형두통, 군발두통과 같은 특별한 원인 질환이 없는 원발투통 질환이며 다른 원인에 의한 이차두통은 그 원인질환에 따라 유병률이 차이가 나나 일반적으로 원발두통 질환에 비해 유병률이 월등히 낮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두통의 유병률은 47%이며, 편두통은 10%, 긴장형두통은 38%이고 만성 매일 두통은 3%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4. 두통의 진단 및 병력청취
두통의 병력청취는 다양한 원인 질환에 대한 적절한 접근이 없다면 불필요한 검사의 남발이나 필수적인 검사를 시행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또한 두통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두통의 원인과 발병기전을 이해하기 전에 진통제부터 투여한다면 의사는 환자에게서 진단에 도움이 되는 많은 부분을 얻기 못하게 될 것입니다. 병력청취의 내용은 일반적으로 전구증상, 흔한 유발인자, 두통의 위치, 악화 및 완화요인, 강도 또는 시간에 따른 강도의 변화, 시작의 양상, 기간과 정도, 발현시간, 두통에 동반된 여러 증상, 두통의 가족력, 다른 질환의 이환 여부 등이 포함되도록 합니다.
두통을 호소하는 환자에서 신경학적 혹은 이학적 검사상의 이상소견이 발견되는 경우는 흔하지 않고 가장 흔한 두통의 진단은 편두통, 그 변형으로 생각되는 군발두통, 그리고 긴장형두통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또한 두개내의 원인 질환에 의한 두통인 경우 환자는 두통 이외의 다른 증상을 호소하여 두통은 여러 증상 중의 하나인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두통 환자의 문진에는 반드시 다양한 신체증상의 유무를 확인하여야 합니다. 물론 두통만을 호소하는 환자라 하더라도 위험한 두통을 시사하는 소견, 즉 40~50대 이후에 처음으로 경험하는 새로운 종류의 두통이나 점차 악화되는 두통, 기존에 경험하지 못한 최악의 두통, 졸리거나 혼미한 증상이 동반되는 두통, 두통의 양상이 변화하거나 적절한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는 경우, 벼락이 치듯이 갑자기 시작된 두통 등에 대해서는 경각심을 갖고 조기에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정확한 원인 질환을 발견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5. 두통의 원인
두통을 유발하는 요인들은 매우 다양하지만 잘 분석하면 예방하거나 치료 방침을 결정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환자에게 두통 달력을 사용하여 두통의 발병 이전 상황, 특정한 음식물의 섭취 여부, 두통이 잘 발생하는 시기 등을 기록하도록 하는 것이 정확한 진단과 치료에 도움을 줍니다. 불규칙한 수면, 알코올, 저혈당, 혈압약 등 새로운 약물 복용, 광자극이나 심한 소음, 냄새 등은 편두통을 유발하는 중요한 인자들입니다. 특히 적포도주나 초콜릿, 아이스크림, 식품첨가제 등의 음식물과 커피나 차 등 카페인이 많은 기호식품의 섭취는 일상에서 편두통을 유발하거나 악화하기 쉬우므로 반드시 확인하여야 합니다. 월경은 많은 경우 편두통을 악화시키고 때로는 수영 등의 운동이나 성적 흥분 등에 의하여도 편두통이 유발되기도 하며, 군발두통은 흔히 알코올 섭취에 의하여 유발되거나 악화되는 경향을 보입니다. 턱관절 장애로 나타나는 두통은 딱딱한 음식을 오래 씹으면 유발되거나 악화됩니다.
6. 위치에 따른 두통의 감별
두통은 위치에 따라 구별을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두통이 편측성(unilateral)인가 양측성(bilateral)인가의 여부는 편두통과 긴장형두통의 감별진단에 중요합니다. 양쪽이 아프다고 하더라도 좌우를 번갈아 아프거나 혹은 주로 한 쪽이 아픈 경우는 편두통의 편측성에 해당합니다. 군발두통은 짧고 뚜렷한 편측의 안구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편두통은 두부와 얼굴 어디에나 나타날 수 있으나 대부분의 경우 관자부나 안구의 동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안구나 부비동염 등에 의한 두통은 이마나 앞 이마부위가 아픈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뒤통수나 목 부분으로 전이되어 나타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턱관절의 이상으로 나타나는 두통은 초기에는 씹을 때 소리가 나고 귀 앞쪽으로 통증이 국한되기도 하나 시간 경과와 더불어 관자부 혹은 전체적인 두통으로 발전하기도 합니다. 뇌종양의 경우 윗머리뼈우묵(posterior fossa) 부위의 종양은 뒤통수에, 천막위종양(supratentorial tumor)읙 uddn는 초기에는 이마나 마루점 부위에 두통이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거미막밑출혈(지주막하출혈, subarachnoid hemorrage)에 동반되는 두통은 대부분 만성적이며 지속적이지만 간헐적일 수도 있으며 대부분 병변부위 쪽으로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간질발작 후에 나타나는 두통은 편두통과 유사한 양상을 가지며 발작의 발생 위치와 동측의 두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긴장형두통은 대부분 목이나 뒤통수, 어깨 등의 통증을 호소하나 시간의 경과와 함께 이마 두통이 뚜렷하게 되는 경우도 있고 머리 전체의 두통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7. 두통의 종류에 따른 특성과 강도
두통의 종류에 따라 독특한 특성이나 강도를 지니고 있습니다. 편두통이나 감염에 의한 두통은 특징적으로 맥박이 뛰는 듯한 혹은 콕콕 쑤시는 두통으로 표현되고, 긴장형두통은 누르거나 조이는 듯한 혹은 띠를 두른 듯하거나 머리가 맑지 못하고 무거운 멍한 두통을 호소합니다. 군발두통은 눈을 쑤시는 듯한 심한 안구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녹내장으로 인한 두통은 안구의 뻐근한 통증과 이마의 심한 통증을, 관자동맥염으로 인한 두통은 초기에 관자부의 심한 두통을 호소하게 됩니다. 수막염으로 인한 두통은 목이 뻣뻣하고 이학적 검사에서 경부경직(neck stiffness)을 보이면서 전체적인 비박동성의 심한 두통을 호소합니다. 뇌종양이나 농양, 뇌출혈, 부비동염이나 치아의 질환으로 인한 두통은 심한 두통을 일으키지는 않으나 뇌출혈의 경우 뇌실이나 뇌척수액으로 퍼지는 경우 심한 두통을 일으키게 됩니다. 뇌졸중이나 뇌종양 등에서는 대부분 두통의 정도가 심하지 않고 편두통과 유사한 박동성 두통이나 긴장형두통과 유사한 압박성 두통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다른 특성을 고려하여 진단에 주의를 요하여야 합니다.
8. 빈도나 양상에 따른 두통의 감별
두통이 나타나는 빈도나 양상이 진단에 도움이 되는 경우도 흔합니다. 군발두통은 수십분에서 수시간 지속되는 두통이 하루에도 여러 차례 반복됩니다. 편두통은 대부분 한 달이나 1년에 수차례 발생하지만 만성화되면서 두통의 빈도는 증가하고 강도는 약화되는 경향을 보입니다. 대부분 4~72시간 정도 지속되나 수십분에서 일주일 이상 나타나기도 하지만 대부분 24시간 내외로 수면 후에는 완화되는 특징을 갖습니다. 또한 주로 주말이나 휴가 초기 등에 더 자주 발생하고 월경의 주기에 나타나는 경우에는 편두통의 진단이 더욱 신뢰성을 가지며 이러한 경우 예방치료가 가능합니다. 편두통의 또 다른 특징은 두통 사이에 뚜렷이 두통이 소실되는 시기를 갖게 되며 이는 종양 등의 기질적인 요인에 의한 두통이나 긴장형두통과의 큰 차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긴장형두통은 하루 중에 변화를 보이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지속적이고 주중의 평상시에 더 자주 나타납니다. 편두통이나 고혈압에 의한 두통은 주로 아침에 일어나서 심한 두통을 호소하기도 하고, 군발두통이나 수면두통은 수면 이후에 나타나 수면을 방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뇌종양에 의한 두통도 주로 오전에 흔한 특징을 가지고, 뇌압이 증가한 경우 구역이나 구토 등의 증상이 동반됩니다.
9. 두통의 유전성
흔히들 “두통은 유전일까요?” 라는 질문이 많은데, 편두통의 경우는 가족력이 뚜렷한 뇌의 유전 질환입니다. 부모가 편두통을 갖는 경우가 반 이상의 경우에 발견되며 80%에서 가족력을 보입니다. 그러나 가족 내의 두통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유전적인 요인에 의하지 않고 동일한 환경에 의한 두통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부적응(adjustment failure) 또한 두통의 중요한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환자의 최근 상황, 직업이나 가족 내 혹은 사회적인 갈등 등에 대하여도 알아보아야 합니다.
가장 흔하지만 반대로 가장 원인을 분석하고 치료하기 어려운 질환인 두통으로부터 해방되기 위해서는 자세한 병력청취와 함께 전문의를 통한 적절한 치료, 주변 생활환경 및 생활습관의 변화 등이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대구한의대학교 부속대구한방병원 침구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