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암산(草庵山) 철쭉 / 애광 김현호
초록으로 물오른 고운 산마루
새색시 분홍 빛 치맛자락 사뿐히 앉았다
두근거리는 가슴
수즙은 첫사랑 빛깔로 물든 하늘정원
초막 셋을 짓고
오래오래 머무르고 싶었던
꿈같은 변화산 베드로처럼
분홍 꽃잎 뚝뚝 떨어지고
첫사랑 추억이 시들어 버릴 때까지
나 초암에 살거나
화무십일홍이라
꽃은 피었다 시들고
청춘은 가고오지 않는다 해도
첫사랑 아련한 기억 일깨우는
분홍물결로
초암에 철쭉이 핀다
*초암산:전남 보성군 겸백면에 소재/해발 576m
일림산 철쭉
일림산 철쭉 / 애광 김현호
봄바람 갯바람 불어
햇차잎 흔들어 깨우고
백두대간 호남정맥 끝자락 일림에 올라
봉화대 불씨 휘날려 꽃불로 탄다
잔등따라 드넓게 분홍빛으로 곱게 탄다
산죽 울안에
여태껏 감춰진 신의 정원
분홍빛 비단 물결로 넘실거린다
가지마다 그루마다
연둣빛 생기로 물오를 때
첫사랑 빛으로
가슴속 물들이며 철쭉이 핀다
분홍빛 선연한 꽃망울로
일림에 철쭉이 핀다
* 일림산: 전라남도 보성군 웅치면과 회천면 사이에 있는 산. 높이 664m
제암산 철쭉 2010
제암산 철쭉/애광 김현호
분홍 옷 갈아입고
임을 기다리는 봄 처녀
동트기 전에 만나러
어둑한 산길을 오르니
아침 햇살에 잠 깨인 그녀가
황홀한 분홍 물결로
기지개를 켠다
휘이 휘리릭 휘리릭
휘파람새 노래하는
제암산에 철쭉이 피면
그녀가 그립다
분홍빛 고운.
첫댓글 딸 連喜 유치원 시절 동네 예술회관에서 학부형 대표로 처음 부르던 '임이 오시는지'를 회상해봅니다. 첫사랑 손목 단 한번 잡아보고 헤어지던 날(1. 3) 생일로 맞은 기쁨 잇는 딸 볼 닮은 철쭉꽃을 담으셨습니다. 초막의 꿈 그리며 행복하신 예수 성심 유월 이루시기 바랍니다.
신새벽 어둔 산길 헤치고 산위에 올라 아침 햇살에 부시시 잠깨어 일어나는 분홍빛 수즙은 철쭉의 황홀한 장관에 절로 탄성을 질렀습니다. 신록의 계절 유월, 늘 행복한 날 되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