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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게 한 발짝
-2019.5.14. 책 읽기 가치와 즐거움에 대해 알아보기
김나영 광동고등학교 1학년 4반 3번
오늘은 우리가 고등학생이 되고 첫 시험을 치른 뒤 첫 번째 맞이하는 수업이다. 그러다보니 다들 모든 것을 놓아버린 듯한 허탈함과 노는 분위기 속에서 아이들은 제각각 떠들고 있었다. 그 때 권향연 선생님께서 활기차게 문을 열고 들어오셨다
“안녕, 여러분~”
선생님은 각기 다른 생각에 잠긴 아이들을 데리고 재치있게 수업을 시작하셨다. 이번에는 시험을 잘 보자는 다짐을 하며 선생님 말씀에 귀를 기울였다. 선생님은 첫 시간부터 무거운 이야기가 아닌 가벼운 주제로 운을 띄우셨다.
“여러분 혹시 송혜교랑 강동원이 나온 영화가 어떤 영화인지 아는 사람?”
“<두근두근 내 인생>이요!”
잠시 생각에 잠긴 듯 했던 아이들의 입 속에서 곧 바로 많은 정답들이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나도 이 영화를 어디에선가 본 적이 있다. 선생님께서 이 영화의 줄거리를 설명해 주셨다.
“둘의 아들이 무슨 병에 걸렸는지 아는 사람?”
“빨리 늙는 병이요!”
어디에선가 봤던 이 영화의 장면이 머릿속으로 스쳐지나가면서 나도 모르게 입에서 튀어나온 말이었다.
“맞아요 그걸 조로증이라고 해요.”
<두근두근 내 인생> 이라는 김애란 작가님의 책을 원작으로한 영화는 조로증에 걸린 16살 소년과 그의 어린 부모의 슬픈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책의 작가이신 김애란 작가님을 아주아주 어렵게 모셔서 문학캠프를 진행하는데 많이 참가 해주세요~”
‘어, 나도 그럼 해볼까?’
나는 김애란 작가님의 문학캠프에 호기심이 들었다.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일 거라는 말에 홀린 듯 나를 포함한 몇몇 친구들이 술렁였다.
그리고 우리는 오랜만의 본 수업을 시작했다. 오랜만의 교과서 수업이다보니 여기저기서 탄식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수업이 시작되었다.
“오늘 우리가 배울 글은 ‘책 속에 길이 있다’ 라는 글이예요”
우리는 이권우 도서 평론가의 수필인 ‘책 속에 길이 있다’ 라는 글이 있는 22페이지를 펼쳤다. 선생님께서 글을 읽어주시며 우리는 함께 글을 분석해나갔다. 수업시간은 정신 없이 지나갔다. 이권우 도서 평론가는 이 글에서 책을 읽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고 자기가 책에서 느낀 기쁨, 격려, 흥분, 행복 이런 것들을 얘기하고 있었다.
‘나도 그랬던 적이 있었나?’
요즘은 그랬던 경험이 거의 없지만 어렸을 때 나는 ‘시간을 파는 상점’ 이라는 책을 꽤나 좋아하고 상상하는 즐거움을 느끼고 싶어서 여러번 읽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좋은 인생을 살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할까요?‘
“돈이요!”
“반려동물이요!”
“운동이요!”
선생님의 질문에 아이들이 여기저기서 정신없이 대답을 하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자신들 나름의 좋은 인생을 살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을 말했다. 선생님께서 우리가 좋은 인생을 살기 위해서 필요하다고 말한 것들을 칠판에 쭉 나열 하셨다. 돈, 명예, 사랑, 음악, 운동, 취미, 반려동물, 여행 등 다양한 것들이 우리가 좋은 인생을 살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라고 제목 붙혀 나열 되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좋은 인생일 거 같은 디테일 이예요. 여러분이 책을 가까이 했으면 좋겠어요. 가치 있게 만드는 책을 사보는 인생을 살아보면 좋겠어요.”
선생님께서는 지금 우리가 배우고 있는 ‘책 속에 길이 있다’ 라는 글의 저자가 얘기하는 ‘결핍을 채워 나갈 수 있는 것은 책읽기다’ 라는 의견에 동감하셨다. 선생님께서는 우리에게 책을 가까이 해보라고 사뭇 진지하게 권하셨다. 나 또한 이 생각에 동의한다. 우리 모두는 책을 가까이 해야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이것을 알면서도 귀찮아서, 읽기 싫어서 그냥 책 한 페이지 넘기는 것 조차 힘들어서 책을 멀리한다. 생각해보면 선생님이 우리에게 책 읽기를 권하신 것처럼 내 주변에는 내가 책과 가까워질 수 있도록 책에 대한 경계심을 풀어주시는 분들이 많다. 그래서 나는 오늘부터 김애란 작가님의 문학캠프에 참가하기 위해 ‘바깥은 여름’ 이라는 책을 읽기로 마음 먹었다. 내가 가진 결핍, 모자라고 부족한 부분들을 이 책에서, 또는 다른 책에서 채워 나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런 대화를 한껏 나누다보니 어느새 아이들은 수업의 긴장감을 내려놓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만들어갔다.
“여러분 <테스> 라는 영화를 아나요?”
이 때 이 분위기를 정리하려는 선생님의 질문이 던져졌다. 아이들은 생소한 제목에 의아해했다. <테스>라는 책을 원작으로한 이 영화는 테스라는 아름다운 여자가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돈을 벌러 어느 가정집으로 들어가면서 시작되는 비극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영화라고 하셨다.
“엥? 내용이 왜 이래?”
아이들은 줄거리가 끝나고 비극적인 결말에 충격을 받은 듯한 반응이 대다수였다. 나 또한 역시 그랬다.
‘테스 라는 여자는 자기 인생을 망친 남자와 계속 잘 살다가 왜 갑자기 그 남자를 죽여야만 했을까?’
나는 ‘테스’ 라는 영화도, 책도 보지 못했다. 그래서 나는 테스의 마음이 궁금해졌다. 그래서 지금 읽는 책을 다 읽고 ‘테스’ 라는 책도 읽어 보고 테스의 마음을 이해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테스>라는 영화를 보고 다른 사람의 고통을 어루만질 수 있는 힘이 생긴다 라는 것을 한 번 생각해보세요.”
선생님께서는 묵직한 말을 남기고 밝게 인사하시며 교실을 떠나셨다. 다양한 생각과 의문이 생기는 가운데 국어수업을 마치는 종이 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