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가 학부모들의 많은 관심 사안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미세먼지 잡겠다고 공기청정기를 너도 나도 돌리면 어떻게 될까요? 공기 청정기 또한 전기를 사용합니다. 그런데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서 화석연료인 석탄이나 석유를 태웁니다. 미세먼지의 주범이 이들 화석연료 때문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내 가족의 건강을 챙기기 위해 공기청정기를 설치하고 가동하는 것은 사실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없을 것입니다. 깨어있는 학부모들이라면 학교에 공기청정기를 놓아달라는 요구에 그쳐서는 안 됩니다.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에너지 생산 시스템에서 대안적인 에너지 생산 시스템을 전환할 수 있도록 민주시민으로 발언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것은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 아이들이 그리고 우리 주변의 이웃들이 신재생에너지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에너지 절약과 에너지 자립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학교와 협력하고 지역사회와 협력하면 됩니다.
발표문에서 로컬 에너지 부분이 와 닿았습니다. 독일은 태양광 발전소의 50%가 시민소유이고 덴마크의 경우 풍력터빈의 80%가 협동조합 소유라고 하였는데, 저는 이 부분에 착안하여 제가 사는 마을에서 생태적 에너지 자립을 고민해 보았습니다. 프로젝트 학습 예시로 아파트 관리비를 말씀하셨는데 저의 경험을 말해보겠습니다. 제가 사무실이 필요하여 집 근처 아파트를 임대하여 사용한 적이 있습니다. 집기라고는 컴퓨터 2대, 냉장고, 청소기, 에어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해 겨울 관리비가 무려 40여만원이나 나온 적이 있습니다. 확인해보니 아파트가 지어진지 오래되고 중앙난방시스템이라 그렇다고 합니다. 더욱 문제는 중앙난방은 정해진 시간에만 난방을 가동합니다. 그런데 제가 하는 일이 매우 불규칙하여 정작 제가 있는 시간에는 난방을 틀어주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개별 난방기를 사용하였는데 이로 인해 전기료를 추가적으로 지불해야 했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아파트만 그런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물어보니 고비용 저효율의 문제는 마찬가지였습니다. 26평형 아파트 기준 작년 겨울에 34만원 이상이 나왔다고 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난방시스템을 전면 교체해야 하는데, 실소유자와 실거주자가 다르고, 아파트 자체가 너무 낡아서 공사 또한 쉽지 않다고 합니다. 게다가 아파트 주변에 학교가 많은데 입주자들이 아파트가 학교를 품고 있다는 이유로 들어옵니다. 아이들이 당장 갈 학교가 없는 상태이기에 기존의 아파트를 수리하거나 대보수 하는 것, 혹은 모두 멸실하고 새로 짓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을 해결하는 방안 중의 하나로 신재생 에너지인 태양에너지를 활용하는 것을 마을사람들에게 제안해보면 어떨까 고민 중입니다. 아파트 옥상 혹은 각 가정의 베란다 창문에 태양광발전시설을 설치한다면 중앙난방으로 인한 에너지 손실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각 가정의 노력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아파트 입주자대표자회의, 동주민센터 혹은 주민자치위원회(주민자치회) 등과 협력하여 그 지역에서 태양에너지협동조합을 결성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협동조합을 통하여 태양광에너지만 얻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과 자녀들을 대상으로 한 에너지절약 캠페인과 교육도 가능할 것입니다. 나아가 에너지 자립마을을 목표로 민 관 학이 공동의 사업을 전개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학교협동조합을 통하여 학교 옥상에 햇빛발전소를 설치하여 운영할 수도 있을 것이며, 학교와 마을이 손을 잡고 다양한 에너지 전환교육을 실시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