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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개혁신학연구소 원문보기 글쓴이: 천지
시편의 구성적 접근를 통한 시편 107편의 이해
- 시편 제 4권과 5권의 전환적 위치에서의 시편 107편의 기능과 메시지를 중심으로 -
문은미 박사
1970년대 이후 활발해진 시편을 하나의 책으로 보는 전체론적 관점은, 한 편의 시를 주변의 시들과의 관계 속에서 또는 시편 전체의 틀에서 살펴봄으로 그 시가 갖는 기능과 메시지를 더 폭 넓게 이해하려는 시도이다.
시편 107편은 시편 5권에 속해 있지만 4권의 마지막 시들인 시편 105-106편과 깊은 관련을 갖고 있다. 즉, 이 세 시들은 함께 아브라함 언약부터 포로 귀환까지 이스라엘의 역사를 그리고 있다. 이 역사의 과정 속에서 시편 107편은 포로 귀환의 내용을 다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포로 귀환을 배경으로 할 때 시편 107편은 포로 후기 세대들에게 דסח를 베풀고 기이한 일(תואלפנ)을 행하셔서 그들을 구원하신 여호와를 찬양하라고 부른다.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의 역사 속에서 하나님은 변함없이 그의 백성에게 דסח를 베풀고 기이한 일(תואלפנ)을 행하셨지만 이스라엘은 죄악으로 인하여 결국 실패했던 것을 돌아보며, 그들의 삶에 놓여 있는 축복과 저주의 해결되지 않는 긴장을 묵상하게 한다. 시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그러한 긴장을 이해하면서 거역과 불순종으로 인한 실패의 역사를 반복하지 않고 순종의 새 역사를 열어 가도록 지혜의 권면을 한다. 과거 역사 속에서 베푸신 여호와의 דסח에 대한 찬양의 부름은 이제 미래를 바라보면서 여호와의 דסח에 대해 살펴보고 깨달으라는 지혜로의 부름으로 나아간다. 시편 105-106편과의 관련성 속에서 포로 귀환을 배경으로 할 때 시편 107편의 메시지는 더 폭 넓게 이해되며 main theme인 여호와의 דסח가 강조되어지는 의미를 훨씬 분명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여호와의 דסח를 깨닫고 이에 합당하게 반응하는 지혜로운 삶이 구체적으로 어떤 삶인지는 시편 107편에는 제시되어 있지 않지만 바로 뒤이어 나오는 다윗의 시인 시편 108편을 통해 다윗의 삶이 지혜로운 삶의 모델이 됨을 암시한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또한 독자로 하여금 다윗의 시를 포함한 5권의 시들이 지혜로운 삶을 제시해주리라는 기대를 갖게 해준다.
이와 같이 주위의 시들과의 관련성 속에서 즉, 문학적 context 속에서 시를 이해하려고 할 때 그 시의 의미와 기능이 더욱 폭 넓게 이해되는 것을 볼 수 있다.
1. 들어가는 말
1970년대 전까지 시편은 서로 관련성이 없는 다양한 시들로 구성되어 있는 하나의 시 모음집처럼 여겨져 왔다. 그러나 성경의 전체론적 연구가 시편 연구에도 적용되면서 1980년대 이후 시편 연구에 중요한 변화가 나타난다.
이 변화된 연구 방법론은 시편을 그 자체 안에 일관된 논리와 발전을 갖는 하나의 책으로 보는 것으로, 포로 후기 편집자(들)가 시들을 연속적으로 읽고 연구하고 묵상하게 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배열하였다고 본다. 즉, 현재의 배열을 가지고 있는 시편은, 편집자가 시들의 배열을 통해서 하나의 책으로서의 통일성 있는 구조와 신학적 주제를 고양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시편에 대한 새로운 연구는 각 시의 저자나 출처에 대해 관심을 갖기보다는 시편의 전체적인 구성, 내적 통일성, 편집자의 의도, 시편 전체를 일괄하는 메시지, 그리고 각 시들의 관련성과 작은 시 모음집들 사이의 관련성 등에 관해 집중되어진다. 시의 의도적 배열을 통해 시편을 그 구조와 메시지에 있어서 일관성을 갖는 하나의 책으로 보려는 이 전체론적 관점에 의하면, 주위의 시들과의 관련과 함께 시들의 배열은 시들의 신학적 의미를 고양시키고, 나아가 시편의 문학적 context안에서 의도된 시의 위치는 시의 내용 자체의 의미를 뛰어 넘는 시의 메시지와 기능을 제시한다고 본다.
이 연구는 이러한 시편 연구의 새로운 방법론 즉, 전체론적 관점 하에서 시편 5권의 첫 시인 시편 107편이 주위의 시들과의 관련 속에서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며 어떤 기능을 하는지를 살펴보려고 한다.
2. 시편 5권의 첫 시인 시편 107편의 위치
여기서는 시편 107편이 시편 4권의 마지막 시들인 시편 105-106편과 갖는 관련성과 시편 5권에 나오는 첫 번째 시로서의 서론의 기능을 살펴봄으로써 시편 107편의 위치가 차지하는 중요성을 이해하고자 한다.
2-1. 시편 4권과 5권 사이에서 갖는 시편 107편의 전환적 위치
전체론적 관점에서 시편을 보았을 때, 일반적으로 시편 1-2편을 서론으로 시편 146-150편을 결론으로 간주한다. 서론과 결론 사이의 본론 부분은 어떤 하나의 진행을 나타내 보이는데 이에 대해 Claus Westermann은 Lament에서 Praise로 진행해 나간다고 보았고
Walter Brueggemann은 Obedience에서 Praise로 진행해 나간다고 설명한다. 한편, Gerald H. Wilson은 시편의 진행을 이스라엘의 역사 진행과 일치시키면서 시편을 역사적으로 살펴봄으로써, 시편의 각 책을 연결하는 중요한 위치에 나타나는 제왕시를 통해 시편 안의 5권의 책들을 이스라엘의 다윗 왕조 시기, 포로기, 포로 후기와 관련시키고 있다.
Wilson을 비롯하여 시편을 전체론적 관점으로 보는 학자들은 대부분 시편이 그 형식과 내용에 있어서 1-3권과 4-5권으로 크게 나뉘어지는 것에 동의한다. 1-3권은 다윗 왕조의 통치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에 4-5권은 왕이나 정치적 주체가 없었던 이스라엘의 포로기와 포로 후기를 다룬다고 본다. 3권의 마지막 시인 시편 89편은 애 5:16-22과 병행하는 46절 이하의 고통스런 외침과 함께 다윗 왕조의 멸망으로 3권을 결론짓는다. 시편 89편은 바벨론 포로를 선언하는 것이다. 시편 90편의 제목이 “하나님의 사람 모세의 기도”이기는 하지만, 시편 89편 바로 뒤에 나오는 시편 90편의 배열을 고려해 볼 때 오히려 이 제목은, 모세가 살았던 가나안 땅도 성전도 왕정도 존재하지 않았던 이스라엘의 광야 시대에 상응하는 포로기를 배경으로 이 시를 읽으라는, 하나의 편집적인 sign으로 보게 한다. 이에 따르면, 4권은 이스라엘 역사의 포로기에 해당하고 5권의 첫 번째 시인 시편 107편의 내용을 볼 때 5권은 포로 후기를 다룬다고 할 수 있다.
시편 107편은 5권에 속해 있지만 4권의 마지막 시들인 시편 105-106편과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 먼저 시 107:1에서 뿐 아니라 시 118:1, 29; 136:1 등에서 나타나는 5권의 특징적인 찬양의 후렴이라고 할 수 있는 “여호와께 감사하라 그는 선하시며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가 시 106:1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시편 106편과 107편이 똑 같은 후렴으로 시작한다는 것은 두 시의 밀접한 관련성을 말해준다.
또한 시편 105-107편은 이스라엘의 역사를 아브라함 언약으로부터 포로 귀환까지를 연속적으로 그리고 있다. 즉, 시편 105편은 아브라함 언약으로부터 가나안 땅에 들어가기까지의 구원의 역사를 말하며, 시편 106편은 출애굽으로부터 포로로 잡혀감까지를 다루고 시편 107편에서는 포로 귀환을 노래하고 있다. 이에 대해 A. F. Kirkpatrick은 이 세 편의 시를 이스라엘의 역사를 연속적으로 다루는 “a trilogy”라고 설명한다.
이 시들에서 다루는 이스라엘의 구원 역사는 언약의 틀에서 이해할 때 여호와의 인애 또는 인자하심 (דסח)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시편 105편은 찬양으로의 부름 (1-6절) 바로 뒤인 7-11절에서 그리고 결론 (가나안 땅을 주심, 43-45ab절)과 찬양으로의 부름 (45c절) 바로 전인 42절에서 언약을 언급하고 있으므로 시편 105편의 본 내용을 언약의 틀에서 제시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더 나아가서, 레 26:42, 44-45을 생각나게 하는 시 106:44-46의 언약에 대한 언급은 언약의 틀이 확장되어 시편 105편과 106편을 함께 감싸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언약의 틀은 이스라엘 역사를 언약의 빛으로 읽을 것을 제시한다. 실제로 시 105편은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에게 하신 약속에 얼마나 신실하셨는지를 묘사한 반면, 시 106편은 이스라엘의 불신과 불순종을 그리고 있다. 시편 105편은 시작과 끝 부분에서 여호와께서 언약을 기억하셨음 (8, 42절)을 강조하고 있으며, “내가 가나안 땅을 네게 주어 너희 기업의 지경이 되게 하리라”는 11절의 약속이 44절의 “열방의 땅을 저희에게 주시며 민족들의 수고한 것을 소유로 취하게 하셨으니”에서 성취되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약속의 성취는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강조하는 것이다. 이에 반해 시편 106편은 여호와에 대해 이스라엘이 얼마나 성실하지 못한지를 보여준다. 이스라엘은 주의 기사를 깨닫지 못하고 그의 인자를 기억하지 않으며 홍해에서 거역하였고 (7절), 주의 행사를 쉽게 잊어버리고 그 가르침을 기다리지 않으며 (13절), 여호와를 시험하고 (14절), 호렙에서는 우상을 만들어 숭배하고 (19절), 그들의 구원자 하나님을 잊었으며 (21절), 낙토를 멸시하고 그 말씀을 믿지 않고 원망하며 불순종하였고 (24-25절), 바알브올과 연합함으로 주를 격노케 하였으며 (28-29절), 므리바 물에서 여호와를 노하시게 하였고 (32절), 멸망시키라는 여호와의 명령을 좇지 않고 열방과 섞여서 그들의 행위를 배우며 우상을 섬기고 어린아이로 사신에게 제사하였다 (34-38절). 한마디로 이스라엘은 그 행위로 더러워지고 그 행동이 음탕하였으며 (39절), 여호와께서 여러 번 그들을 건지셨지만 저희가 꾀로 거역하며 죄악으로 물들여져 있었다 (43절).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시편 105편과 106편은 여호와의 신실하심과 이스라엘의 신실하지 못함이 놀랍게 대조되어 있다. 말하자면, 이 두시는 언약의 틀 안에서 언약 당사자들의 언약에 대한 신실성을 대조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즉, 시편 105편은 언약 관계에 따라서 기사 (תואלפנ 2, 5절)와 이적 또는 표징(תפומ 5, 27절)을 행하시므로 그의 언약의 의무를 온전히 실행하시는 여호와의 신실하심과 그의 를 칭송하는 반면, 시편 106편에서는 언약 관계를 잊어버리고 반항함으로 그 의무의 실행에 실패한 이스라엘의 신실치 못함과 불성실함을 묘사하고 있다. 이렇게 볼 때, 시편 105편과 106편은 단순히 이스라엘 역사를 그린 것만이 아니고 두 언약 당사자들 즉, 여호와와 이스라엘의 언약에 대한 신실성의 정도를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두 시에 나타난 이스라엘의 역사를 언약의 빛으로 보았을 때 이 역사는 여호와의 인애 또는 인자하심 (דסח, 언약 관계 안에서 언약 당사자들이 상대방에게 행하는 “loving commitment”)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즉, 이스라엘의 역사가 진행되는 동안 계속해서 모든 세대에 보여 주셨던 하나님의 דסח를 강조하고 있다. 시편 105편에는 דסח라는 단어는 나오지 않지만, 위에서 말한 언약의 틀 안의 본문의 내용에서 보여주는 여호와의 행사는 언약 관계 안에서의 그의 דסח로부터 나온 것이다. 따라서 뒤이어 나오는 시편 106편은 여호와의 דסח에 감사하라는 부름으로 시작한다 (1절). 그리고 여호와께 대한 이스라엘의 반복된 불순종에도 불구하고 여호와께서 계속해서 그들을 구원하심 (8, 10[2x], 43절)을 통해 그의 דסח를 드러낸다. 즉, 이스라엘은 모든 세대에서 신실하지 못했지만 여호와께서는 그들이 부르짖을 때마다 그들의 고통을 보시고 언약을 기억하셔서 그의 인자하심에 따라 뜻을 돌이키셨음 (43-45절)을 언급하는 시편 106편의 내용은 오히려 여호와의 דסח를 강조하는 것이다.
시편 105편과 106편의 여호와의 דסח에 대한 암시적인 강조는 시편 107편에서 전면으로 드러난다. 시편 106편의 결론에서는, 신실하지 못했던 이스라엘이 결국 언약 관계에서 실패하고 열방에 포로로 잡혀감 (46-47절)을 서술하며, 그들을 구원하여 열방에서 돌아오게 해주실 것을 간구함으로 마친다. 시편 107편은 시 106:47의 응답으로 여호와께서 구원하셔서 포로된 상황에서 돌아오게 됨을 은유적으로 묘사하면서 여호와의 דסח를 생생하게 찬양한다. 또한 시 106:1과 같이, 여호와의 דסח에 감사하라는 부름으로 시작하는 시편 107편은 마지막 절에서 구속받은 자들에게 여호와의 דסח를 깨달으라고 권면함으로 시를 마친다 (43절). 말하자면 시편 107편에서는 דסח가 첫 절과 마지막 절에서 inclusio를 이루면서 강조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시편 105-107편은 4권과 5권의 두 책에 걸쳐 있지만, 함께 아브라함부터 포로 귀환에 이르기까지 연속된 이스라엘의 역사를 그리고 있고 그 역사는 언약의 틀에서 여호와의 דסח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면에서 세 시의 밀접한 관련성을 엿볼 수 있다.
2-2. 시편 5권의 서론으로서의 시편 107편의 기능
한편, 시편 107편은 5권의 첫 시로서 뒤이어 나오는 5권의 시들의 방향과 발전될 주제들을 제시하는 서론의 기능을 하고 있다. 시편 107편에서 제시되고 5권에서 계속 발전되는 주제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여호와의 דסח (시편 108, 109, 117, 118, 136, 143편); 창조와 구원에서 나타나는 여호와의 절대 주권 (시편 110, 113, 114, 118, 135, 136, 145, 147편); 지혜 또는 여호와 경외 (시편 111, 112, 115, 119, 128편); 가족과 땅에 대한 여호와의 축복 (시편 112, 115, 126, 127, 128, 132, 133, 134, 144편); 여호와께서 가난한 자를 곤경에서 구하시고 높이심 (시편 113, 140, 145, 146편) 등이다. 그리고 이 주제들 중에서 여호와의 דסח, 창조와 구원에서 나타나는 여호와의 절대 주권, 지혜의 주제들은 4권의 시들에서부터 이어지는 것들이다. 이러한 면에서 볼 때 시편 107편은 4권과 5권에서 전환적인 위치를 보여주고 있다. 다음은 시편 107편의 내용을 살펴봄으로서 5권의 서론의 기능을 더 자세히 알아보고자 한다.
3. 시편 107편의 구조 분석
시편 107편은 서론과 결론 외에 본론을 두 부분으로 나누어 다음과 같이 네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A. 여호와의 דסח에 감사하라는 부름 (1-3절)
B. 여호와의 구원하심의 네 가지 실례 (4-32절)
B'. 여호와의 절대 주권에 대한 묵상 (33-41절)
A'. 여호와의 דסח를 깨달으라는 권면 (42-43절)
3-1. 여호와의 דסח에 감사하라는 부름 (1-3절)
시 107:1-3은 이 시의 서론으로서 여호와께 구속함을 받은 자들에게 여호와께 감사하며 그가 행하신 일을 선포하라고 부른다. 1절에서는 이 시의 주요 주제인 를 소개한다. 시 106:45에 의하면 여호와의 는 여호와와 이스라엘의 언약 관계를 이끌어 가는 추진력이라 할 수 있다. 2절은 여호와를 찬양하도록 부름받은 자들을 소개하고 있다. 그들은 여호와에 의해 대적으로부터 구속함을 받은 자들이다. 2절에서는 의 대응되는 counter theme רצ (대적/고통)를 소개하고 있다. 이 주요 주제와 대응 주제의 두 단어 (인자하심)과 רצ (고통)은 여호와의 구원의 네 가지 실례를 다루는 부분 (4-32절)의 후렴에서 나타난다. 즉 רצ는 첫 번째 후렴에서 (6, 13, 19, 28절), 는 두 번째 후렴에서 나온다 (8, 15, 21, 31절). 3절에서는 구속함을 받은 사람들의 역사적 배경을 제시한다. 그들은 여호와의 구속함을 받고 동서남북 온 땅으로부터 모여 온 사람들이다. 바벨론 포로에서 귀환한 포로 후기 세대들이라고 할 수 있다. “여호와의 구속함을 받은 자"라는 표현은 구약 성경에서 시 107:2와 사 62:12에서만 나온다. 여호와와 이스라엘을 “구속자”와 “구속함을 받은 자”로 표현한 것은 여호와가 이스라엘을 바벨론 포로에서 구원하심을 출애굽의 paradigm을 따라서 그리고 있는 이사야 40-66장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사 51:10-11은 이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한편, 3절의 “동서남북 각 지방에서”라는 표현 중 “남북”은 히브리어로는 םימו ןופצט (북쪽과 바다, from the north and the sea)인데, 동서남북 사방의 방향을 맞추어 번역하려면 םימו (바다)를 ןימימו (남쪽, and from the south)으로 변경해야 한다. 그러나 ןופצמ םימו (북쪽과 바다)는 이스라엘의 포로 귀환을 다루는 사 49:12에서의 표현과 정확히 일치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를 변경할 필요가 없다. 뿐만 아니라 사 49:12에 근거해서 시 107:1-3에서 언급하는 ‘구속’과 ‘사방에서 모여 옴’은 바로 포로 귀환의 경험을 말하는 것이며 여호와의 구속을 받은 자들은 포로 후기 세대를 지칭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포로 귀환과 그 이후 시기가 시편 107편 뿐 아니라 시편 5권의 역사적 배경임을 확인해준다.
3-2. 여호와의 구원하심의 네 가지 실례 (4-32절)
시편 107편은 대표적인 네 가지 곤경으로부터 백성을 구원하심에서 나타나는 하나님의 인자하심을 찬양하는 회중 감사시라고 할 수 있다. 이 부분에서 나타나는 네 가지 곤경은 일반적으로 어디서나 있을 수 있는 경험일 수도 있지만, 위에서 본 바와 같이 2-3절에 근거해서 그리고 이사야 선지서에 나타난 포로 상황에의 암시를 통해서 포로와 포로 귀환의 상황으로 보는 것이 가능하고 또한 적절하다. 이 부분은 길이는 다소 다르지만 잘 구성된 형식을 갖춘 네 개의 연으로서 각 연은 네 개의 단위 즉, 곤경-간구-구원-찬양의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간구와 찬양의 내용에서는 각각 일정한 후렴을 갖고 있다. 이 네 개의 연을 분석해보면 다음과 같다.
곤경 4-5절 10-12절 17-18절 23-27절
간구 6a절 13a절 19a절 28a절
구원 6b-7절 13b-14절 19b-20절 28b-30절
찬양 8-9절 15-16절 21-22절 31-32절
3-2-1. 곤경
네 가지 실례의 첫 부분에는 사람들이 처한 곤경에 대해서 나오는데 광야에서 방황하는 자, 감옥에 갇힌 자, 미련한 자 또는 병든 자 그리고 바다를 항해하는 선원들의 위험한 상황에 관한 것이다.
[광야에서 방황하는 자]
4-5절은 어떠한 생물도 살 수 없는 죽음의 땅 광야에서 길을 잃고 거할 성을 찾지 못하여 방황하면서 주림과 목마름으로 기진한 상태에 있는 자들을 그린다. 그들은 방향 감각을 상실한 채 자신의 힘만으로는 도저히 그 죽음의 영역을 벗어날 수가 없는 상황에 있다. 이 곤경은 단순히 광야를 여행하는 어떤 이들의 경험일 수도 있지만, 이사야 선지자가 먼 나라로부터 광야를 거쳐 가나안 땅으로 돌아오는 여호와의 구속함을 받은 자들의 멀고 거친 여정 즉, 바벨론의 포로들이 광야와 사막에서 방황하는 모습을 묘사한 말씀을 생각나게 한다 (사 40:3-4; 43:19-20; 35:8). 뿐만 아니라 출애굽 이후 이스라엘의 광야 방황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이사야 선지자가 포로 귀환을 제 2의 출애굽으로 묘사하고 있음에서도 알 수 있듯이 국가적인 이 두 경험들에서 백성들은 모두 주림 (출 16:3; 사 49:10)과 목마름 (출 17:3; 사 41:17)의 어려움을 겪었다. 시편 107편의 광야에서 방황하는 고통은 이스라엘의 두 번의 국가적인 경험을 상기시키면서 “exodus"의 의미를 고양하고 있다.
[감옥에 갇힌 자]
10-12절은 어두운 감옥에서 쇠사슬에 매여 죽음을 앞두고 있는 죄수의 모습을 그린다. 감옥에 갇히는 것은 어떤 사람의 경험일 수 있지만 종종 바벨론의 포로의 곤경을 묘사할 때 감옥에 갇힌 것으로 표현한다 (사 42:7, 22; 45:13; 49:9; 애 3:34; 슥 9:11; 참고: 시 79:11; 102:20). 특히 흑암과 사망은 바벨론 포로 상황을 묘사할 때 쓰였다 (흑암: 사 42:7; 49:9; 애 3:2; 사망: 시 44:19; 렘 13:16). 11절에서 그들이 감옥에 갇힌 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거역하며 지존자의 뜻을 멸시했기 때문이라고 했는데 여기서 두 단어, 거역 (הרמ)과 멸시 (ץאנ)는 광야에서의 이스라엘 백성의 하나님께 대한 죄악을 묘사하는데 사용되었다. (הרמ: 민20:24; 27:14; 시 78:8, 17, 40, 56; ץאנ: 민 14:11, 23; 16:30). 시 106:43에서는 이스라엘이 열방의 압제를 받는 이유로 그들의 거역 (הרמ)의 죄를 언급한다. 따라서 시편 107편에서 거역과 불순종으로 말미암는 곤경 즉, 감옥에 갇힘은 포로 됨을 은유적으로 묘사한다고 볼 수 있다.
[미련한 자 또는 병든 자]
17절의 미련한 자는 18절에 각종 식물을 싫어함과 20절에 고침을 받았다는 표현을 통해 병으로 고통을 당하는 자라고 볼 수 있다. 이들은 범죄와 죄악으로 곤란을 당하여 사망의 문에 가깝다고 했는데, 이는 그들의 죄악을 범하는 삶이 자신들을 병들게 하였고 죽음에 이르게 하였으므로 미련한 자라고 말한다. 바벨론의 포로 됨은 자신의 죄악으로 인해 병든 것으로도 비유된다 (시 147:2-3; 사 57:18-19; 렘 33:6-8).
[바다를 항해하는 선원]
23-27절은 바다에서 배를 타고 영업을 하는 선원들이 노련한 항해 기술에도 불구하고 (27절) 광풍과 파도의 흉융함에 이리 저리 구르고 마치 취한 사람처럼 비틀거리며 정신이 혼미하게 되어 자신들의 힘으로는 도저히 어찌해 볼 수 없는 상황에 갇혀 있는 모습을 그린다. 이런 불가항력적 상황을 27절에서는 그들의 모든 지혜 즉 노련한 항해 지식과 기술이 다 삼킴을 당했다고 표현한다 (עבלתת םתמכח־לכו). 이런 선원들의 바다에서의 위험 역시 포로 생활의 어려움으로도 볼 수 있다. 사 54:11은 포로에 대해 “곤고하며 광풍에 요동하여 안위를 받지 못한 자”로 비유한다. 사 49:12은 포로들이 바다로부터 모여 올 것을 말한다.
네 가지 실례는 모두 사선을 넘나드는 극도의 위험을 경험하는 사람들을 다룬다. 여기서 네 가지 곤경은 교차적인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처음과 마지막 곤경은 광야와 바다를 여행하면서 “인간의 한계”에 의해서 당하는 곤경이고, 가운데 두 가지 곤경은 “인간의 죄”로 인한 곤경이다. 이에 대해 Jorge Mejia는 광야와 바다는 혼돈 (chaos)을 상징한다고 보고 이 네 가지의 위험은 인간의 존재를 위협하는 기본적인 세력으로서 혼돈과 죄로 요약된다고 보았다. 이를 교차적 구조에서 보았을 때 혼돈이 죄를 감싸고 있는 틀을 형성한다. 따라서 이 네 가지 곤경은 죄로 기인한 혼돈으로 볼 수 있으며, 이스라엘의 포로 상황과도 일맥상통한다고 할 수 있다.
3-2-2. 간구
죽음을 넘나드는 위협적 곤경 속에서 아무도 도울 수 없는 상황에서 그들은 여호와께 돌아와 도움을 부르짖는다. 여기서 간구는 일정한 후렴으로 네 가지 곤경에서 모두 동일하게 표현되고 있다.
3-2-3. 구원
아무도 도울 수 없는 절망적인 상황에서 여호와께 도움을 부르짖음에 대해 여호와의 응답이 곧바로 뒤따른다. 여호와께서 고통에서 그들을 구원하셨다. 짧은 후렴 “그 고통에서 건지시고”로 네 가지의 곤경에서 모두 여호와의 구원을 표현한 후에 각각의 곤경에 따른 독특한 구원의 행위가 뒤이어 설명된다. 광야에서 방황하는 자에게는 바른 길로 인도하사 거할 성에 이르게 하셨고, 감옥에 갇힌 자는 그 쇠사슬을 끊고 흑암과 사망의 그늘에서 인도하여 내셨으며, 병든 자는 말씀으로 치료하사 고치셨고, 항해하는 선원을 위하여는 광풍을 잠재우시고 파도를 잔잔케 하셔서 그들이 가려고 했던 항구로 인도해 주셨다. 여호와의 구원은 기이한 일 (תואלפנ)을 행하심으로 이루어졌다. 이 놀라운 구원의 기적은 구속함을 받은 자들의 찬양과 감사로 이어진다.
3-2-4. 찬양
언약 관계 속에서 여호와는 그의 풍성하신 인자하심 (דסח)에 따라 기이한 일 (תואלפנ)을 행하심으로 그의 백성을 멸망의 세력에서 구원하셨다. 여호와의 모든 구원 행위에는 두 가지 요소 즉, 여호와의 인자하심과 기이한 일을 행하시는 그의 능력이 포함된다. 구원하심에 이어서 여호와를 찬양함이 나타나는데, 이 두 가지 요소를 포함하는 찬양의 후렴이 네 가지 실례에서 동일하게 나타난다: “여호와의 인자하심과 인생에게 행하신 기이한 일을 인하여 그를 찬송할찌로다.” 여호와의 기이한 일(תואלפנ)은 그의 구원 행위의 요약이요 그의 인자하심 (דסח)의 표현이며 그를 찬양하는 근거가 되는 것이다. 이 찬양의 후렴 외에도 첫 번째와 두 번째 실례에서는 찬양의 독특한 이유가 덧붙여지고 (9, 16절), 세 번째와 네 번째 실례에서는 찬양 motif가 확장되는 것을 볼 수 있다 (22, 32절).
9절과 16절에서 부가된 찬양의 이유는 각각 하나님의 구원 행위를 덧붙여 설명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9절은 바른 길로 인도하셔서 거할 성에 이르게 하셨을 뿐 아니라 (7절) 주리고 목마른 자들에게 좋은 것을 주셔서 만족하게 하셨다고 말한다. 하나님의 이러한 기적적인 인도와 그 필요를 채워주심은 이스라엘의 광야 생활에서도 있었고 (신 8:15-16; 느 9:20), 바벨론의 포로들이 이스라엘로 돌아올 때도 경험한 일이었다 (사 41:17; 43:19-20; 49:9-10). 16절 역시 14절의 보강으로서 얽은 줄은 끊고 흑암과 사망의 그늘에서 인도해내실 때에 놋문을 깨뜨리시며 쇠 빗장을 꺾으셨음을 설명한다. 16절에 “놋문을 깨뜨리시며 쇠 빗장을 꺾으심”은 사 45:2에서 고레스를 통해서 이스라엘의 포로들에게 자유를 주시는 것과 동일한 표현으로써, 이 곤경을 이스라엘의 포로 상황으로 이해할 것을 제시한다.
22절과 32절에서는 여호와의 놀라우신 일에 합당하게 응답할 것을 요청하면서 찬양의 motif가 확장되고 있다. 22절에서 죽을 병에서 고침을 받은 자는 감사제를 드리며 기쁨의 노래를 불러 하나님의 놀라우신 일을 선포하도록 부름을 받는다. 22절과 함께 세 번째 실례를 렘 33:4-13에 비추어 보았을 때 세 번째 실례 뿐 아니라 시편 107편 전체를 포로와 포로 귀환의 상황과 연관 짓지 않을 수 없게 한다. 렘 33:6-8은 이스라엘 백성이 범한 모든 죄악을 용서하심으로 포로들을 귀환하게 하실 것을 병을 고치시는 비유로 설명하고 있다. 즉, 렘 33:6-8, 11은 병든 자에 대한 세 번째 실례를 포로와 포로 귀환의 상황으로 해석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정리하면, 렘 33:4-13에 근거했을 때, 시 107:1-3의 여호와께 감사하라는 부름 (“여호와께 감사하라 그는 선하시며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렘 33:11), 시 107:17-20의 병든 자를 고치심의 영상 (렘 33:6, 8), 시 107:22의 감사의 제사를 드림 (렘 33:11) 등은 모두 포로 귀환의 상황을 반영한다는 것이다.
시가 진행해 감에 따라 찬양의 motif가 점점 강화되는데 32절에서는 그 절정에 이르고 있다. 찬양의 motif는 먼저 2절에서 “여호와께 구속함을 받은 자는 이 같이 말할찌어다”로 시작한다. 그리고 22절에서는 “노래하여 그 행사를 선포할찌로다”로 발전되며 32절에서는 “백성의 회에서 저를 높이며 장로들의 자리에서 저를 찬송할찌로다”로 절정에 이른다. 32절과 함께 네 번째 실례에서 한 가지 언급해야 할 것은 지혜 motif의 등장이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27절에서 폭풍 치는 바다 한가운데에서 선원들의 모든 지혜가 아무 소용이 없었고 (עבלתת םתמכח־לכו) 결국 그들은 하나님의 간섭하심으로 그 위급한 상황에서 구원을 받았다. 그들은 예배의 회중에게 그리고 장로들 앞에서 이러한 하나님의 구원을 증거하여 하나님을 높이고 찬송하라고 부름을 받는다. 여기서 םינקז이라는 단어는 노인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장로’라는 특수화된 의미를 갖기도 한다. 장로는 백성을 인도하는 지도자 그룹의 일원 (사 9:14-16)으로서 조언이나 권면을 하는 역할을 감당한다. 이러한 역할을 감당하는 장로는 지혜자로 여겨졌다 (cf. 겔 7:26과 렘 18:18; 욥 12:20; 겔 27:9). 따라서, 선원들은 지혜의 구현이라고 할 수 있는 장로들 앞에서 위급한 상황 속에서 자신들의 지혜가 전혀 쓸모없었음을 말하고 하나님의 기적적인 도움으로 생명을 구하게 되었음을 증거하는데, 여기서 “진정한 지혜는 무엇인가?”하는 의문을 갖게 할 뿐만 아니라 43절에서 말하는 “지혜 있는 자”에 대한 이해를 추구하게 한다.
네 가지 곤경 속의 모든 사람들은 죽음의 문턱에서 생명의 위협을 경험한다. 하나님의 구원이 없었다면 그들은 살 수 없었다. 그들은 죽음에서 생명으로 옮겨진 것이다. 그리하여 그들의 고통과 찬양은 놀라운 대조를 보인다.
3-3. 여호와의 절대 주권에 대한 묵상 (33-41절)
시 107:33-41은 자연과 인간의 세계에서 다스리시고 섭리하시는 여호와의 절대 주권을 다룬다. 먼저 이 단락을 앞의 여호와의 구원의 네 가지 실례를 다루는 단락과 비교해 볼 때주제나 운율 (3+3)에 있어서는 유사성이 있지만 길이나 그 형식에 있어서는 매우 다르다. 앞 단락은 잘 조직된 일정한 구조를 갖추고 있지만 이 단락에서는 그 규칙적인 구조가 깨어진다. 그리고 앞 단락의 후렴들도 사라져 버린다. 사실 앞 단락은, 곤경에 처한 사람들이 여호와께 부르짖었고 이를 여호와께서 들으시고 구원하셨으며 구원받은 이들이 여호와를 찬양하는 내용으로 마침으로써, 이것만으로도 하나의 시로 충분하다 할 수 있다. 따라서 비평 학자들은 대부분 Hans-Joachim Kraus의 주장에 동의하는데, Kraus는 시 107:33-41은 “보충적인 시" (supplementary poem)로써 포로 후기에 감사의 제사를 드리기 위해 원래의 예배 의식문 (1-32절)을 교회학적으로 해석한 것 (ecclesiological interpretation)이라고 주장한다. Mejia 역시 원래의 본문 (4-32절)을 새로운 context 즉, 포로와 포로 귀환의 context에서 다시 읽도록 2-3절과 33-43절을 덧붙여 지금의 시편 107편이 되었다고 본다.
그러나 Artur Weiser는, 시편 107편은 하나의 시로써 예배에서 사용되었는데 1-32절은 제사장의 감사기도의 부름과 응답의 교창이고 33-43절은 제사장의 부름에 대한 응답으로써 회중의 간증이라고 주장한다. 한편 Erhard Gerstenberger는, 앞 단락의 네 가지 실례는 포로 후기 세대의 경험과 믿음의 본을 제시하기 위해 이상적으로 그들의 삶의 상황을 그린 것이며, 뒷 단락 33-43절은 앞 단락의 해석이 아니고 광야에서의 방황을 그린 첫 번째 실례의 회상 (reflection) 즉, 구원을 받은 의인의 회중에 관한 이스라엘 역사의 역사적 신학적인 면을 묵상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John Roffey도 시의 통일성을 주장하면서 뒷 단락은 앞 단락의 구속의 기억을 토대로 여호와의 인애를 묵상하도록 권면하는 가르침으로 보았다. 앞 단락 4-32절과의 관계에 대한 이와 같은 다양한 의견을 고려하면서 33-41절의 내용을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이 단락은 아래와 같이 두 개의 작은 단락으로 구성되어 있다:
A. 자연의 세계를 다스리시는 여호와의 능력 (33-35절)
a. 저주 (33-34절)
b. 축복 (35절)
A'. 인간의 세계를 다스리시는 여호와의 능력 (36-41절)
b'. 축복 (36-38절)
a'. 저주 (39-40절)
b''. 축복 (41절)
3-3-1. 자연의 세계를 다스리시는 여호와의 능력 (33-35절)
첫 번째 소단락에서는 땅을 변화시키는 하나님의 제한 없는 능력을 축복과 저주의 motif로 표현한다. 하나님은 어떤 조건의 땅이든지 그 반대의 상태로 변화시키실 수 있다. 강을 광야로, 샘을 마른 땅으로, 옥토를 염밭으로도 변화시키시고 광야를 못으로, 마른 땅을 샘물로 되게 하시기도 한다. 인간의 삶의 터전인 땅을 광야로 마른 땅으로 염밭으로 만드시는 것은 소돔과 고모라 성에서와 같이 (창 19장; 신 29:22-23) 그 땅에 거하는 사람들의 죄악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 구절들은 바벨론 포로 상황을 연상하게 한다 (사 50:2; 렘 12:4; 17:6). 광야를 못으로, 마른 땅을 샘물로 만드시는 것은 이사야 선지자의 포로 귀환의 예언과 일치한다 (사 35:7; 41:18; 43:19-20).
3-3-2. 인간의 세계를 다스리시는 여호와의 능력 (36-41절)
두 번째 소단락에서는 인간의 삶의 영역에서의 여호와 하나님의 절대 주권을 그린다. 땅에 대한 하나님의 축복은 그 거민과 바로 연결되어 인간의 영역에서는 축복의 motif가 먼저 나온다. 하나님께서 축복하셔서 땅이 기름지고 물이 풍부하므로 (35절) 주린 자가 거할 성을 짓고 밭에 파종하며 포도원을 재배하고 가축을 기른다 (36-37절). 하나님의 축복 아래 그 성의 거민이 번성하며 그들의 가축조차도 감소되지 않는다. 여기에서 여호와의 인자와 기이한 일을 행하심의 축복이 절정을 이룬다. 36절의 “주린 자” (םיבער)는 5절과 9절에서, “거할 성” (בשׁומ ריע)은 4절과 7절에서 반복되어지므로, 36-38절의 축복된 땅에 들어와 사는 자들은 첫 번째 실례의 광야에서 방황하는 자들 (4-7절)과 일치한다. 나아가, 36-38절의 내용은 이스라엘의 역사의 경험 중 가나안 땅에 정착함을 암시한다. 특히 38절은 신 7:12-14의 언약의 context에서 여호와의 약속의 말씀을 생각나게 한다. 39절의 저주는 34절의 “거민의 악”에 비추어 볼 수 있으며 그들의 악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 아래에서 사람들은 압박과 곤란과 우환을 당하며 비굴하게 된다. 방백들은 능욕을 당하고 길 없는 광야에서 방황하게 된다. 이 역시 바벨론 포로 상황을 암시한다. 41절에서 다시 축복의 motif로 바뀌는데 압박과 곤란과 우환의 소용돌이 속에서 궁핍한 자와 그 가족은 여호와의 보호하심을 받아 안전히 거할 것을 말한다. 여기서 궁핍한 자는 2절의 “여호와의 구속함을 받은 자”요 곤경에서 아무도 도울 자가 없어 오직 여호와께 도움을 부르짖었던 자(들)이요 여호와의 인애와 기이한 일을 체험한 자(들)인 것이다. 즉, 바벨론에서 귀환한 포로 후기 세대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서 나타난 과정 즉, 주린 자가 성에 거하며 받는 축복으로부터 (36-38절) 백성과 방백의 저주를 거쳐 (39-40절) 궁핍한 자의 축복에 이름 (41절)은 가나안 땅의 정착으로부터 포로시기를 거쳐 포로 귀환에 이르기까지의 이스라엘 역사의 요약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여기에 나오는 단어들 (תורהנ, רבדמ, ןואמצ, ץרא, בשׁומ, ריע, םימרכ), imagery (광야, 방황, 거할 성에 정착), 개념들 (변화됨, 축복, 번성, 양무리)이 이스라엘 역사의 경험들을 반영하고 있음을 볼 때 이 단락을 역사의 요약으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함을 보여준다. 33-41절의 내용이 이스라엘 역사를 요약하고 있다면 결국 이 소단락은 아브라함 언약부터 바벨론 포로 귀환까지 다루고 있는 시 105:1-107:32의 요약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33-41절의 내용은 이스라엘의 역사를 돌아봄으로써 여호와의 변화시키시는 능력과 절대 주권 그리고 이스라엘 역사에 나타난 축복과 저주사이의 “해결되지 않는 긴장”에 대한 묵상의 mood를 갖게 된다. 이러한 묵상은 이스라엘 역사의 빛에 비추어 축복과 저주의 긴장 속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결론적 교훈을 예견하게 한다. 그리고 이 역사의 초점이라고 할 수 있는 궁핍한 자에게 관심을 집중하게 한다.
한편 33-41절에서도 지혜 motif를 엿볼 수 있다. Mejia는 “낮은 자는 높아지고 높은 자는 낮아지는” 삶의 전환을 다루는 주제는 전형적인 지혜 motif라고 말한다 (cf. 삼상 2:4-8; 시 113:7-9; 욥 5:11-16; 12:19). Roffey는 삶의 전환의 주제 뿐 아니라 축복과 저주의 주제도 “의인의 길과 악인의 길”의 주제와 긴밀히 연결되는 것으로 지혜의 전통에 포함된다고 주장한다. 또한 40절의 상반절은 욥 12:21a와 일치하며 하반절은 욥 12:24b와 정확히 일치한다. 이러한 지혜 문학과의 관련성은 지혜 motif를 강화하고 있다.
3-4. 여호와의 דסח를 깨달으라는 권면 (42-43절)
시편 107편은 여호와의 인자하심을 인하여 여호와께 감사하라는 부름으로 시작한다. 여호와의 구원을 경험한 자들은 이스라엘 역사 속에서 열조에게 베푸셨고 또한 그들에게도 베풀어 주신 인자하심(דסח)과 기이한 일(תואלפנ)을 인하여 여호와를 찬송한다. 그들의 찬양은 하나님의 절대 주권과 그리고 축복과 저주의 긴장 가운데 있는 삶에 대한 묵상으로 한 단계 나아간다. 그러한 긴장은 지혜로운 삶을 살라는 도전을 하도록 이끌었고, 따라서 시는 여호와의 דסח를 깨달으라는 부름으로 마치게 된다.
학자들은 33-41절이 궁핍한 자들에게 격려와 위로를 주는 것으로 보았다. 궁핍한 자들을 하나님의 축복으로 삶의 전환을 경험한 (41절) 포로 후기 세대라고 할 때, 42-43절은 격려와 위로를 넘어 그들에게 도전과 권면을 주고 있다.
42절은 정직한 자와 악인을 대조하면서 지혜를 촉구하는 결론적 평가를 제시한다. 하나님이 거민의 죄악에 대해 심판하시는 중에도(34, 39-40절) 궁핍한 자를 보호하시고 복주심을 보고 정직한 자는 기뻐하지만, 악인은 그의 입을 막으리라고 한다. 정직한 자와 악인의 반응이 찬양의 motif와 연결되어 시 전체를 통해 뚜렷이 대조된다. 앞에서 여호와께 구속함을 받은 자들의 찬양의 motif가 점점 강화되는 것을 살펴보았다: “이 같이 말할찌어다” (2절)가 “노래하여 그 행사를 선포할찌로다” (22절)로 진행되었다가 “저를 높이며 . . . 저를 찬송할찌로다” (32절)로 발전되었는데, 42절에서의 악인의 반응은 이와 극명하게 대조되어 그의 입을 막게 되리라는 것이다. 이러한 대조는 시의 문학성의 풍부함을 드러낼 뿐만 아니라 정직한 자의 삶과 악인의 삶에 대한 교훈적 효과도 강화시키고 더 나아가 시의 통일성을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또한 42절에서도 욥기로부터의 인용을 살펴 볼 수 있다. 42절의 상반절은 욥 22:19a와 일치되고 하반절은 욥 5:16b와 거의 일치된다. 이러한 욥기를 인용한 것, 정직한 자와 악인의 대조, 삶의 전환의 주제 등은 지혜의 motif를 강화시킨다. 여호와의 דסח를 중심으로 시의 전반부에서는 찬양의 motif가 강조되었다가 시가 진행됨에 따라 지혜의 motif가 점점 강화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시의 마지막 절인 43절에서는 지혜의 주제가 전면에 등장한다. 즉 시인은 모든 말을 마치고 마지막에 지혜로운 사람에 대해서 짧게 언급한다. וננובתיו הלא־ רמשׁיו םכח־ימ הוהי ידסח (“지혜있는 자들은 이 일에 주의하고 여호와의 인자하심을 깨달으리로다”). 한글 개역 성경은 םכח־ימ을 관계절로 해석을 했는데 이를 의문문로도 해석할 수 있다: “누가 지혜로운가? 그는 . . .” 물론 여기서는 사람들 중에 누가 지혜로운 자인지를 묻는 것이 아니고, 지혜자의 특성을 묻는 것이다. 이처럼 의문문으로 해석해 볼 때, 도전과 권면의 분위기가 훨씬 생생하고 역동적으로 나타난다. 말하자면, “누가 (또는 어떤 사람이) 지혜로운 사람인가? 지혜로운 사람은 . . . 한 사람이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43절의 지시 대명사 “이 일”은 시의 앞부분에서 다루었던 핵심 내용을 가리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시의 핵심 내용이 네 가지 구원의 실례와 이스라엘의 역사 속에서 강조되었던 여호와 하나님의 דסח (인자하심)이므로 “이 일”과 “여호와의 인자하심”이 일치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지혜로운 자는 이스라엘의 역사 속에서 그리고 그들의 삶 속에서 끊임없이 실행되었던 하나님의 דסח를 깨닫는 자라고 말한다. 즉, 지혜는 이스라엘의 구원 역사 속에 나타났던 여호와의 דסח를 이해하는 것으로부터 온다는 것이다.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시인이 하나님이 이루신 구원의 역사를 돌아보고 여호와의 דסח를 찬송하며 묵상한 후에 시의 마지막 절에서 지혜에 관해서 언급한다는 것이다. 시인은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전체적으로 시편 107편은 포로 후기 세대의 경험을 토대로 했으며 또한 이들을 대상으로 지어졌다고 볼 수 있다. 시인은 사람들에게 דסח를 베푸시고 기이한 일(תואלפנ)을 행하셔서 그들을 바벨론 포로에서 돌아오게 하신 여호와를 찬송하라고 부른다. 그리고 시인은 하나님의 절대 주권과 역사 속에서 보여지는 축복과 저주의 끊임없는 긴장, 그리고 그러한 긴장 가운데 궁핍한 자가 하나님의 דסח와 기이한 일의 수혜자가 되었음을 묵상하도록 부른다. 마지막으로 시인은 지혜가 무엇인가를 물으면서 지혜는 하나님의 דסח를 깨닫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시인은 역사로부터의 교훈을 강조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시편 107편은 직접적인 찬양이나 기도가 아니고, 오히려 하나님께 감사하라는 부름, 찬양하라는 부름, 그리고 하나님의 דסח를 깨달으라는 부름을 그 내용으로 한다. 즉, 시인은 사람들로 하여금 역사 속에서 나타난 하나님의 구원을 묵상함으로써 여호와의 דסח에 적절하고 바르게 응답하게 하려는 교훈적 의도를 가지고 있었으며 그 적절한 반응을 지혜라고 말하고 있다. 시의 진행에서 여호와의 דסח를 찬양하라는 부름은 여호와의 דסח를 깨달으라는 부름으로 나아간다. 여호와의 דסח의 찬양은 과거 구원의 역사를 돌아보는 것이지만 여호와의 דסח를 깨달음 즉 지혜로의 부름은 미래를 바라보는 것이다. 그들 삶의 축복과 저주의 해결되지 않는 긴장을 극복하는 것은 과거에 구원을 이루신 여호와의 דסח를 찬양하는 것을 넘어서는 어떤 것이다. 즉, 여호와의 דסח를 주의 깊게 살피고 깨달아 이에 합당하게 반응하여 살아가는 것이다. 시인은, 주의 기사 (תואלפנ)를 깨닫지 못하고 주의 많은 인자 (דסח)를 기억지 아니하고 거역하여 (시 106:7), 여호와께서 여러 번 그들을 건지셨으나 그들이 꾀로 거역하고 죄악으로 물들어져 낮아짐을 당한 (시 106:43) 그들의 열조들처럼 불순종의 역사를 반복하지 말 것을 당부하는 것이요, 여호와의 דסח을 깨달아 순종의 새로운 세대를 열어가기를 권면하고 도전하는 것이다. 축복과 저주의 가능성으로 그들 앞에 놓여 있는 미래를 지혜로 열어갈 것을 호소하는 것이다. 이것이 포로 후기 세대를 향한 시인의 마음 중심의 메시지이다.
여기서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여호와의 דסח에 합당하게 반응하는 자들 즉, 지혜로운 자들은 바로 하나님의 דסח의 수혜자인 궁핍한 자라는 사실이다. 궁핍한 자들은 아무의 도움을 받을 수 없어서 오직 하나님 한 분만을 의지하며 하나님께 부르짖어 그의 דסח와 기이한 일을 통하여 구원을 받은 자들이다. 일반적으로 구약 성경에서 궁핍한 자 (ןוימא) 또는 가난한 자(ינע)는 아무런 재산이 없고 자신의 안전과 필요로 하는 모든 것, 심지어 매일의 생존을 위해 필요한 것조차 다른 사람이나 공동체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신 24:14-15). 이런 궁핍한 자 또는 가난한 자는 자신의 안전을 보장해 줄 수 있는 권력, 재산, 사회적 신분 등을 아무 것도 소유하지 못하므로 여호와만을 바라보고 의지하는 자이다. 시편에서는 궁핍한 자와 가난한 자의 의미가 은유적으로 사용되어, 하나님을 그들의 구속자로, 필요를 채우시는 분으로, 보호자로 삼고 오로지 하나님만을 의지하고 찾는 자를 말한다. 삶의 모든 영역에서 겸손히 하나님만을 의존하는 자인 것이다.
시편 107편의 마지막 절인 43절은 “누가 지혜자인가?”를 물으면서 하나님의 דסח와 기이한 일의 수혜자인 궁핍한 자에게 주의를 집중하게 한다. 그리고 그 다음 시인 시편 108편은 다윗의 시로 이어지는데 이는 시 107:43의 질문의 대답으로서 다윗을 지혜자의 모델로 제시한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다윗은 자신이 가난하고 궁핍한 자라고 고백하고 있다. “가난하고 궁핍한 자”라는 표현이 시편에 8번 나오는데 (시 35:10; 37:14; 40:18; 70:6; 74:21; 86:1; 109:16, 22) 그 중에 4번이 “나는 가난하고 궁핍한 자”라고 말한 다윗의 직접적인 고백으로 나타나고 있다 (시 40:18; 70:6; 86:1; 109:22).
시편 107편은 여호와의 דסח를 주의하여 살피고 깨닫는 지혜로운 삶에 대해 권면하고 도전을 주지만 사실 구체적으로 지혜의 삶이 어떤 양태로 나타나는지는 다루고 있지 않다. 여기에서 시편 107편은 서론으로서의 위치와 기능을 드러내고 있다고 본다. 즉 앞으로 5권의 시에서 전개될 주제를 제시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서론인 시편 107편에서 도전하고 제시한 지혜로운 삶은 시편 5권의 시들에서 중요한 주제로 다루어지고 전개되어질 것이다. 그러므로 시편 107편 바로 뒤에 다윗의 시가 나오는 것을 볼 때 독자로 하여금 지혜로운 삶을 다윗의 삶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을 기대하게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즉 가난하고 궁핍한 자로서의 다윗의 삶, 다시 말해 삶의 모든 영역에서 오직 하나님 한 분만 의존하여 사는 다윗의 삶은 지혜자의 모델로서 포로 후기 세대들에게 제시되어지면서 이것이 구체적으로 5권의 시들에서 발전될 것을 암시하고 있다. 5권의 시들 중 다윗의 시들 외에도 시편 11, 112, 115, 119, 128편 등에서 지혜의 주제가 발전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4. 나가는 말
1970년대 이후 발전하기 시작한 시편의 새로운 연구 방법론인 전체론적 관점으로 주위의시들과의 관련성 속에서 시편 107편을 살펴보았을 때, 시편 107편의 위치와 기능 그리고 그 메시지를 훨씬 더 풍부하고 폭 넓게 이해할 수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시편 107편은 시편 5권에 속해 있지만 시편 4권의 마지막 시들인 시편 105-106편과 함께 아브라함 언약부터 포로 귀환까지의 이스라엘 역사를 연속적으로 그리고 있다. 시편 105편은 아브라함 언약부터 가나안 땅에 들어가기까지 시편 106은 출애굽으로부터 포로로 잡혀가기까지의 역사를 다루며, 시편 107편은 포로 귀환을 그린다. 이 세 시편이 함께 언약의 틀에서 여호와의 דסח에 초점을 맞추어 이스라엘의 역사를 연속적으로 그리고 있다는 사실을 배경으로 했을 때 시편 107편의 main theme인 여호와의 דסח가 강조되어지는 의미를 훨씬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즉, 앞의 시들과의 관련성을 고려하지 않고 시편 107편만을 살펴볼 때는 시편 107편의 4개의 구원 사건에서 나타나는 דסח로만 국한되어 이해되어지지만, 시편 105-107편을 “trilogy"로써 함께 고려할 때는 דסח가 4개의 구원 사건을 포함할 뿐 아니라 이스라엘 역사 전체에서 나타났던 דסח를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시편 107편에서의 여호와의 דסח의 찬양과 דסח를 깨달으라는 권면은 이스라엘 역사 전체를 배경으로 하는 것으로서 דסח의 의미를 폭 넓게 이해하게 된다.
또한 시편 107편만을 독립적으로 다루게 될 때는 4-32절과 33-41절의 내용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파악하기 어렵다. 그러나 시편 105-107편을 함께 고려할 때 33-41절의 내용이 시 105:1-107:32까지의 이스라엘 역사의 요약임을 알 수 있고 4-32절과의 연결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뿐만 아니라 시편 107편만을 따로 떼어 해석하려고 할 때, 마지막 43절에서 갑자게 언급되는 지혜의 권면을 이해하기 어렵다. 그러나 시편105-107편 전체를 배경으로 했을 때 그 이해가 가능하다. 즉, 시 107:33-41은 시 105:1-107:32까지의 역사를 요약하며 그 속에 나타난 여호와의 절대 주권과 이스라엘 백성의 삶에서 보여지는 축복과 저주의 끊임없는 긴장을 묵상하도록 인도한다. 그러한 긴장을 이해하면서 그들의 열조들처럼 거역과 불순종의 역사를 반복하지 말고 순종의 새 세대를 열어 가도록 여호와의 דסח를 살펴 깨달으라는 권면으로 시인은 지혜의 도전을 주고 있는 것이다.
시편 107편에서는 여호와의 דסח를 깨닫는 지혜로운 삶이 어떤 양태의 삶인지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지만 시편 107편 바로 뒤에 다윗의 시인 시편 108편의 나오는 것을 통해 다윗의 삶이 지혜로운 삶의 모델이 됨을 제시해 주고 있다. 이와 같이 주위의 시들과의 관련성 속에서 시편 107편을 살펴 볼 때 이 시편은 포로 후기 세대들에게 가나안 땅에서 새로운 세대를 열어 가기를 지혜의 관점에서 권면하고 도전하는 메시지로 이해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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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Compositional Study of Psalm 107:
Focusing on the Function and Message of Psalm 107
as an Introduction to Book V of the Psalter
Until the late 1970s, the Psalter was treated as a disjointed collection of assorted diverse compositions. However, since the 1980s there has been a major shift in emphasis in psalms studies. Namely, psalm scholars pay attention to the Psalter as a coherent literary whole. This holistic approach understands the Psalter as a book and searches for the message and function of a psalm in the relation of the neighboring psalms and in the context of the whole Psalter.
Interestingly, Psalm 107 belonging to Book V has close relation with Psalms 105-106, the last psalms of Book IV. That is, the three psalms trace the history of Israel from the covenant of Abraham to the return from exile. In the progression of this history, Psalm 107 deals with the return from exile.
In the context of the return from exile, Psalm 107 calls the post-exilic community to do three things: First of all, the psalm summons the people in the community to praise Yahweh for his steadfast love (דסח) and wonderful works(תואלפנ) by which they could return from exile. Then, the psalm leads them to reflect Yahweh's sovereignty, especially his limitless transforming power extending over the land and human life, and further, to meditate Israel's history in fluctuation between blessing and curse according to Yahweh's transformation. Finally, from the reflection on “unresolved tensions" between blessing and curse in their history, the psalmist challenges them to get wisdom by giving heed to and understanding Yahweh's דסח. That is, when properly responding Yahweh's דסח, they can overcome the tensions. As seen throughout the history, only the needy had enjoyed Yahweh' דסח. The wise understand that the needy are the only beneficiary of Yahweh's . Thus, the psalmist challenges the post-exilic community to follow the way of life proper to Yahweh's דסח.
Psalm 107 proceeds from the call to praise of Yahweh's דסח demonstrating in the past history to the call to understanding of Yahweh's דסח for the future. In Psalm 107 there is no mention to the way of life proper to Yahweh's דסח. However, the fact that Psalm 108, the next psalm of Psalm 107, is a Davidic psalm suggests that David is a model of the wise. Also, when considering the fact that Psalm 107 is an introduction to Book V, the reader anticipates that the psalms in the book demonstrate the life of the wise.